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철도대국 일본의 각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철도사고 중 근래에 급증하고 있는 것이 사슴과의 충돌사고. 선로에 사슴이 서 있다가, 또는 사슴이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열차와 충돌하여 때로는 수시간 이상 열차운행이 끊기는 등의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에는 의외의 사안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사슴 수렵이 규제되다 보니 사슴의 개체수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1980년대 이후부터 일본 국내에서는 혼슈 및 이남지역의 일본사슴(ニホンジカ)이 300만 마리, 북해도의 에조사슴(エゾシカ)이 65만 마리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추정치는 어디까지니 꽤 보수적입니다. 게다가 에조사슴은 바다를 헤엄쳐 건너 북해도에서 혼슈로 건너가서 대량증식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왕성하게 번식하여 불어나는 사슴은 각지의 농경지를 헤집어 놓는다든지, 로드킬을 당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북해도 동부의 네무로진흥국(根室振興局)에서는 연간 300-400건 정도 사슴과 열차가 충돌하기까지 합니다. 이렇게까지 사슴 충돌문제는 일상화되어 있고, 북해도같은 인구과소지역은 물론, 인구 2500만명 규모의 칸사이광역권같은 곳에서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사슴일까요? 게다가 왜 하필이면 철도일까요?
그 문제는, 사슴의 습성에 있습니다. 사실 정확히는 사슴만의 사안인 것은 아닙니다만, 일본 국내의 대표적인 야생의 대형 포유류가 사슴과 일본전록이고 험한 산악지대에 주로 사는 일본전록과는 달리 사슴은 평지에도 많이 살다보니 특히 사슴의 습성으로 구분지어도 좋겠습니다.
사슴은 철분을 필요로 하고, 고도로 정제되고 강도증가를 위해 특정 원소가 소량 혼입되어 가공된 레일은 사슴에게는 탁월한 철분 공급원. 그래서 사슴은 철도의 레일을 핥으며 철분을 보충하는데, 달리는 열차가 고속이거나 소음이 적다면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해 버리고 말아 버립니다.
게다가 사슴은 그다지 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기관사가 사슴을 보고 경적을 울려 대어도 도망가지 않고 그냥 서 있다가 충돌하여 죽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철도도 이런데 도로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대책이 강구되어 왔습니다.
사자의 분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슴은 본능적으로 사자의 배설물 냄새를 경계하기에 이 냄새를 접하면 공포에 질려서 바로 도망가게 되고, 실제로 몇몇 철도회사들이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공급 문제가 있습니다.
신칸센처럼 철저히 외부에서 사람이나 동물이 드나들 수 없는 선로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다릅니다만, 산골을 달리는 지방철도에까지 그렇게 차단용 울타리를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보니 울타리 또한 한계는 있다 보니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사슴이 철분을 레일 이외의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JR서일본과 JR도카이에서는 사슴을 유인할 수 있는 일종의 대체물질을 채택했습니다
이것은 일본제철의 계열사인 일철건재日鉄建材)에서 개발한 유쿠르(ユクル)라는 상품으로 철분과 염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미 2016년 일본내에서 굿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일단 이것으로 사슴이 레일을 핥으러 철도변에 몰리는 현상은 완화할 수 있지만 그래도 가을에 유독 사고가 급증하는 현상은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사슴, 곰, 멧돼지, 다람쥐 등이 월동에 도토리를 많이 필요로 하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가 하는 추측은 있습니다만 이것도 완벽한 설명은 되지 못합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사슴 및 그것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여러 대책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마냥 사슴이 접근하지 않게 하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사슴이 철도에 올 필요 자체를 삭감할 방법이 이렇게 실용화되고 있었다는 것도 신선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데에는 아래의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사슴과 열차의 충돌급증은 왜? 철분보급이나 도토리 부족설도, 2019년 12월 21일 교토신문 기사,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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