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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거리

마드리갈, 2020-02-08 23:49:43

조회 수
175

오늘 외출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요즘의 중국 폐렴 문제로 추위가 상당부분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욱 많아져서 아예 일상으로 정착했다는 것. 그리고 저 또한 그러했어요. 일단 집에 비치해 둔 KF80 황사마스크를 쓰고 다녔죠. 주말에는 보통 집에 있지만 오늘은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할 상황이다 보니 다른 선택지는 없었지만요.

바다 건너 먼 곳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세계를 위협하고, 그리고 그 여파로 인해 사용기회가 제한된 마스크가 이제는 생활필수품으로 정착해 있기도 하고, 그래서 마스크를 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많이 보이는 이런 현실이야말로 "이전 세대까지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첫 세대" 를 사는 우리의 현실이라고 해야 하겠죠. 그런 점이 상당히 섬뜩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판데믹 관련으로는 더 자료와 생각을 정리해서 쓸까 싶어요.
제목은 아마 이렇게 될 것 같아요.
"판데믹은 인간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마키

2020-02-09 09:47:26

근래의 생활상을 보면 크레용 신짱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에 등장한 켄의 사상이 공감이 되기도 해요. 그의 사상은 한마디로 "지금의 21세기는 우리가 꿈꾸던 꿈과 미래가 넘치는 세상이 아니라 그저 추할 뿐인데 그렇다면 안락했던 20세기의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주장이죠. 그가 이끄는 단체가 Yesterday once more(지난 날을 다시 한번, 카펜터즈의 히트곡명이기도)인 것도 의미심장한 부분.


공교롭게도 영화의 개봉년도는 새천년의 시작이었던 2001년. 그리고 작품의 주 소재인 오사카 만박 같이 경제발전으로 잘 나가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쇼와 시대와 대조적으로 거품경제가 붕괴된 이후의 헤이세이 시대의 젊은 사람들에겐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삶의 문제로 대두되었죠.


노하라 일가는 최종적으론 결국 영화의 주제이기도한 "아무리 괴로운 삶이라도 미래가 있기에 살아간다"는 정 반대의 대답을 내놓고 그 이유로 든 것이 바로 '가족간의 정과 사랑'이었죠. 안락한 과거에 안주하는걸 포기하고 현재와 맞서며 미래로 나아감을 결심한 가족에게 켄은 자신의 사상이 노하라 일가의 가족애에 졌음을 인정하고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모두에게 돌려주며 퇴장하죠.

마드리갈

2020-02-09 13:29:10

말씀하신 그 어른제국의 역습에서 비춰지는 그 생각에서 여러모로 섬뜩함을 느끼고 있어요.

철저히 현실주의적이면서도 동시에 이상주의적이고, 또한 나름대로의 선택을 비하하거나 문제삼을 수도 없겠죠. 게다가,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미래이고...


그 작품에서 19년이 흘렀고, 세계가 그 당시보다 확실하게 나아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빠졌는가, 그러면 과거로 돌아가겠는가 등을 질문받는다면, 저 또한 이렇게 대답할 것 같네요. 그렇지만은 않다, 그리고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미래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판데믹이 인류를 앞질러 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된 오늘날을 살고 있지만, 그런 것도 역으로 생각하면, 살아남아서 미래로 가야 하니까 취하는 행동이겠죠.

대왕고래

2020-02-09 23:10:11

처음에는 안전불감증이라고 해야하나, 깜박하고 마스크를 안하고 가는 경우가 있었죠. 회사 사람들도 그러더라고요.

그러다가 조금 지나니까 너나할거없이 전부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더라고요. 마스크 안 쓴 사람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가장 문제는 이게 은근히 돈이 나가서... 어쩔 수 없긴 한데 뭔가 추가적인 지불이 생긴다는 그 부담감은 좀 그렇더라고요.

마드리갈

2020-02-10 17:29:59

예기치 않은 질병의 대확산 등의 돌발변수는 많은 것을 바꾸어 버리죠.

이번의 중국발 신종코로나 사태가 바로 그것이고, 이전에는 어디서나 저렴한 가격에 바로 구입할 수도 있는데다 필수품으로 여겨지기도 않던 마스크가 정작 찾으려 하니 없고 새로 사려니 돈이 많이 들고 사용하지 않으면 또 찜찜한...


중세유럽에서 흑사병이 돌고 나서 큰 변화가 생겼어요.

일단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 사람이 부족해졌어요. 그래서 사람의 노동력을 쓰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주고 고용을 해야 했죠.

게다가, 아무리 지체높은 왕족이나 귀족도 흑사병 앞에 용감하지 못했고, 신의 힘이 절대적이었다고 하지만 교회는 별다른 큰 역할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각 방면에 종사하는 직업인들이 마냥 천하고 하찮은 사람들이 아니라 모두가 중요한 사람으로 격상되었어요. 밭을 갈고 가축을 기르는 농부, 칼과 갑옷과 연장을 만드는 대장장이, 나무를 베고 집과 수레와 배를 만드는 목수, 빵을 굽거나 고기를 파는 상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싸우는 기사, 관혼상제를 거행하는 교회의 목사 등...

서양인의 인명에 직업명이 들어간 경우는 이렇게 자신의 집안이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높아졌는가를 반영하는 것이 되기도 했어요. 그럼 저 직업들에서 파생된 이름을 좀 볼께요.

당장 영어만 하더라도 농부는 파머(Farmer), 대장장이는 스미스(Smith), 목수는 카펜터(Carpenter), 빵장수는 베이커(Baker), 도축업자는 부쳐(Butcher), 기사는 나이트(Knight), 목사는 채플린(Cha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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