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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나 영화 같은 거에서 보면, 초월적으로 강력한 최종보스를 무찌르는 방법은 크게 다음 두가지가 되겠죠.
1. 주인공과 동료들이 힘을 모아 무찌르는 전개. (파워레인저가 가장 대표적이겠네요. 홀로 싸우는 법이 없으니까요.)
2. 주인공이 기적의 힘이나 전설의 검 같은 것을 받아 그 힘으로 최종보스를 무찌르는 전개
어느쪽이나, 강대한 적을 비교적 약한 주인공이, 동료의 힘이나 기적의 힘같은 것으로 무찌르는 전개가 되기에 인기가 많은 전개죠.
생각해보면 이 전개는 여태까지 온갖 적들을 쓰러트려 온 주인공과, 그에 비견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막대한 힘을 가진 최종보스와의 싸움에서 벌어지는 클리셰죠.
이게 좀 더 극단적으로 가면, 이러한 전개까지 나옵니다.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주인공이 막대한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는 전개와는 다르게,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인이, 막대한 힘을 가진 상대를 용기와 계략으로 쓰러트리는 전개.
제목에서 말한대로,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과도 같은 상황이죠.
흔한 전개는 아니에요. 제가 알고 있는 경우만 해도 3가지 밖에 안 되네요.
그런데 그 힘의 격차만큼이나 인상 깊은 장면이었죠. 전부 해당 작품의 명장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래에서는 이 명장면들을 만든 "다윗"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너의 편을 들어주는 운명 따위... 너에게 올지 어떨지 모르는 기회 따위... 지금 여기에 있는 정의의 마음에 비한다면 쥐꼬리만한 힘이야! 확실히 여기에 있어! 지금 분명히 여기에 있는 마음에 비한다면 말이지!" - 카와지리 하야토, 죠타로 일행에게 끝내 몰리고 만 키라 요시카게에게. |
죠죠 4부의 조연이자 평범한 초등학생이지만, 최종보스인 키라 요시카게에게 한방 먹이고 키라가 패배하는 시나리오의 서막을 연 인물입니다.
연쇄살인마 키라 요시카게는 죠타로 일행에게 쫒겨 자신의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살인을 계속하는) "평온한 일상"이 영원히 무너질 상황이 되자, 평범한 회사원인 카와지리 코사쿠를 살해, 스탠드 "신데렐라"의 츠지 아야를 협박해 자신의 얼굴을 카와지리 코사쿠로 바꾸어 그의 집으로 숨게 됩니다.
(죠타로 일행 = 쿠죠 죠타로, 히로세 코이치, 히가시카타 죠스케, 니지무라 오쿠야스, 그리고 키시베 로한. 4부의 주인공은 죠스케지만, 키라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죠타로이기에 편의상 죠타로 일행으로 적습니다.)
카와지리 하야토는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으며, 부모의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음침한 소년.
몰래카메라를 보던 하야토는 코사쿠(=키라)의 수상한 행동을 하나씩 눈치채고, 어느날 코사쿠를 미행하다가 "자신의 아버지는 아버지가 아니라" 연쇄살인마 키라 요시카게라는 사실을 깨닿죠.
이 사실을 갖고 협박하던 하야토를 실수로 죽이고 만 키라는 겨우 찾은 자신의 평온함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새로운 스탠드, 사건이 일어난 시간 자체를 폭파시켜 증거를 인멸, 죠타로 일행에게서 완벽히 숨을 수 있는 완전범죄도구 "바이츠 더 더스트"를 손에 넣습니다.
이를 이용해 하야토를 살리고, 동시에 바이츠 더 더스트를 부비트랩처럼 하야토 속으로 숨겨 죠타로 일행을 몰살시키려고 하죠.
바이츠 더 더스트는 시간을 되돌리는 스탠드, 즉 부비트랩으로서 작동하면 바이츠 더 더스트를 본 사람들&하야토에게 키라의 정체를 묻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고, 시간을 되돌려 "바이츠 더 더스트로 인해 죽었다"는 사실을 없애지만 "죽었다"는 것은 운명으로 고정되게 되어, 결과적으로 죠타로 일행은 영문모를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하야토는 자신의 눈 앞에서 만화가 키시베 로한이 죽음을 맞이하고, 되돌려진 시간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오전 8시 30분"이 되면 무조건 키시베 로한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더불어 다른 죠타로 일행까지도 바이츠 더 더스트에 의해 희생되는 결과를 보고 말죠.
이 절망적인 결과에서 하야토는 절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절망하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죠타로 일행 중에서 제일 먼저 죽는 키시베 로한의 사망시각 "8시 30분" 전에 키라 요시카게를 죽이기만 하면 바이츠 더 더스트는 해제되고, 죠타로 일행은 무사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하야토는 온갖 준비를 거치고서 키라를 죽이기 위한 계획을 짭니다. 그러나 키라가 죽을 운명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키라는 죽지 않고, 하야토가 이렇게까지 발악할 정도면 죠타로 일행이 전부 죽을 운명에 처했을 거라는 것까지 추론, 너무 신난 나머지 이렇게 외치죠.
"나 키라 요시카게에게, 운이 한 편이 되어주고 있어!"
하지만 하야토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한가지 카드를 숨겨두고 있었습니다.
미리 히가시카타 죠스케에게 연락을 취해, 일찍 올 수 있도록 수를 취한 것.
죠스케는 키라의 위 발언을 듣게 되고 키라의 정체를 알게 되었지만, 하야토를 통해 안 것도 아니기에 바이츠 더 더스트는 불발, 키라는 자신에게 덤벼드는 죠스케를 막기 위해 바이츠 더 더스트를 해제합니다.
동시에 죠타로 일행은 죽을 운명에서 벗어나게 되고, 키라는 자신의 완전범죄도구를 영영 잃게 되었으며 더불어 죠타로 일행에게 얻어맞다가 지나가던 구급차에 깔려 죽어버리죠.
카와지리 하야토는 성격이 음침하지만, 스탠드도 없는 그냥 평범한 초등학생이었죠.
키라 요시카게는 닿는 것을 폭탄으로 바꾸는 강력한 스탠드 킬러 퀸 + 상술한 완전범죄도구 스탠드 바이츠 더 더스트를 지닌 무서운 스탠드사이면서, 15년간 자신의 범행을 들키지 않고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는 연쇄살인마. 일반인으로서는 상대하기가 힘든 인물이죠.
그 키라 요시카게가 패배하고 죽은 이유는 구급차에 치였기 때문에, 죠타로에게 손이 부러지고 날아가서, 코이치 때문에 바이츠 더 더스트가 봉쇄되어서, 오쿠야스에게 비장의 카드인 "고양이풀"을 빼앗겨서, 죠스케에게 미친듯이 얻어맞아서 등등을 논할 수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아무 능력 없는 초등학생 하야토가, 키라와 바이츠 더 더스트에 대한 공포에 굴복하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이겠죠.
사실상 키라 요시카게는, 하야토 때문에 퇴치된 거에요.
"내게는 경험이 있어. 그리고 인내심도. 그 두가지면 뭐든지 가능하지." - 비밀문서를 어떻게 해독했는지 묻는 하이드라 요원의 질문에 대한 대답. |
영화 시빌워의 흑막이자, 초능력도 초월적인 신체능력이나 무력도 없이 히어로 집단인 어벤저스를 공중분해시킨 엄청난 인물입니다.
이 인물이 모든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전 영화인 "어벤저스 2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원래 이 인물은 가상의 국가 소코비아의 전직 특수요원이었고, 울트론이 일으킨 사태에서 어벤저스가 울트론을 물리쳤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가족은 구출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에 분노를 품게 됩니다. 그래서 어벤저스를 무너트리기 위해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어벤저스 = 슈퍼 솔저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 강력한 아이언맨 슈트를 지닌 토니 스타크, 그 외 온갖 특수능력과 특수무기를 가진 인물 다수. 반면에 헬무트 제모는? 전직 특수요원이었지만 그거 뿐이었고 그가 가진 건 오로지 근성 뿐이었죠.)
우선, 캡틴 아메리카의 친구이자 ("하이드라"에 세뇌당해) 테러리스트로 활동했었던 버키 반즈=윈터 솔저로 분장해 테러를 저지릅니다.
이 덕에 버키 반즈는 범죄자가 되었고, 그를 지키기 위해 공권력마저도 등지게 된 캡틴 아메리카와 그래도 공권력을 따르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토니 스타크는 서로 의견이 엇갈리게 됩니다. 결국 캡틴을 따르는 어벤저스 일원들은 감금되고, 캡틴은 범죄자 신세가 되죠.
이후 버키 반즈를 찾아가, 하이드라 요원을 살해하고 얻은 세뇌 어구를 이용해 버키를 다시 세뇌, "1991년 12월 16일 작전 보고서"의 내용을 알아내고 버키를 폭주시켜 어벤저스들의 발을 묶습니다.
그가 버키에게 얻어낸 정보는 1991년 12월 16일 작전보고서 뿐만 아니라, 버키보다도 더욱 강력한, 그러나 다룰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서 하이드라에 의해 봉인된 5인의 윈터 솔저들이 있는 기지였습니다.
제모의 목적이 그 윈터솔저들을 이용해 어벤저스를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한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 반즈는 이를 미리 막기 위해 그 기지로 이동하고, 모든 일의 전말을 뒤늦게 깨달은 토니 스타크도 그 기지로 이동합니다.
거기에 있던 것은 역시나, 냉동수면 중이던 5명의 윈터솔저들이었습니다.
머리에 총구멍이 난.
그 윈터솔저들은 제모의 목적이 아니었던 겁니다. 애초에 하이드라도 못 다뤄서 봉인한 인간병기를, 전직 특수요원일 뿐인 헬무트 제모가 다룰 수는 없었거든요.
제모의 목적은 그저 "1991년 12월 16일"에 버키 반즈가 수행한 임무에 대한 기록 뿐이었습니다.
토니 스타크의 부모인, 하워드 스타크와 마리아 스타크가 버키 반즈에 의해 피살된 영상기록이었죠.
"바깥에서 강한 힘으로 무너진 제국은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지... 하지만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면 어떨까?" - 헬무트 제모 |
토니 : ...알고 있었어? 캡틴 : 그(버키)가 그런 줄은 몰랐어. 토니 : 개소리 하지 마, 로저스. 알고 있었냐고!? 캡틴 : ...그래. |
제모가 보여준 영상은 토니를 분노하게 하기에는 딱이었습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자가 버키 반즈라는 것과, 캡틴이 그 사실을 자기에게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토니는 결국 분노해 캡틴, 버키와 싸우게 되고, 이렇게 어벤저스는 내분으로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어벤저스의 주축인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둘 다 강력한 무력을 지녔죠.
기타 다른 어벤저스 멤버들도 만만치 않은 무력을 지녔거나, 인간을 뛰어넘은 초능력을 지닌 자들이었고요.
어벤저스가 여지껏 물리친 빌런들도 반쯤 신이나 마찬가지인데다가 치타우리 군대를 지휘하던 로키, 비브라늄으로 몸을 구성한 울트론과 하이브 마인드로 연결된 울트론 군단들로 만만치 않은 적들이었고요.
그런데 헬무트 제모는, 아무런 무력도 초능력도 없는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인 제모는, 혼자의 지략만으로 어벤저스를 간단하게 무너트렸습니다.
자신의 계획을 모두에게 속이는 계략을 통해 어벤저스가 자신을 뒤쫒게 만들고서는, 곧장 내분을 일으켜 어벤저스를 무너트렸죠. 멤버들의 절반을 범죄자로 만든 것은 덤.
그렇기에 제모는, 아무런 힘도 없지만, 역대급으로 위대한 빌런입니다.
"무능한 이 나보다도... 더 무능한 너희들이라니." - 기지로 침공해온 최후의 대대 밀레니엄들에게. |
원탁회의에 속한, 해군 중장 직위를 지닌 높으신 분...이지만 사실 그 자리는 허울.
실제로는 소심하고 무능한, 가문 때문에 높은 자리에 앉은 낙하산이었죠.
하지만 그의 용기는, 신체를 흡혈귀로 개조한 전 나치 소속 최후의 대대 일원들을 뛰어넘었습니다.
최후의 대대 밀레니엄은 나치 소속의 인물인 전쟁광 "소좌"가 이끄는, 자신의 신체를 흡혈귀로 개조한 괴물 군단들.
본편 시점에서 이들은 런던을 침공할 예정이었죠. 단순히 아무런 사상도 없이 그저 전쟁과 파괴를 위해.
밀레니엄의 별동대가 펜우드 경이 있는 곳을 침공할 예정이었지만, 그는 도망치기는 커녕 제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왜냐면, 아무리 무능하고 무력해도 본인은 어쨌든 해군 중장, 지휘부 기지의 지휘관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부하들과 끝끝내 저항하지만 결국 밀레니엄 별동대는 지휘부를 장악하고, 부하들은 흡혈귀에게 물려 구울이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자결해서 본인만 남은 상황.
그러나 펜우드는 이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었고, 미리 기지 내에 C4를 잔뜩 깔아두었죠. 스위치는 펜우드 본인이 든 채로.
밀레니엄 지휘관 : 안돼, 당장 멈춰!! 펜우드 : 싫다! 그 부탁, 절대 들어줄 수 없지! |
결국 펜우드는 기지와 함께 자폭해서, 밀레니엄 별동대를 몰살시켜버립니다.
부하들에게도, 동료들에게도 무력하고 무능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었지만, 인간을 뛰어넘은 괴물들 앞에서 절대 굴복하지 않는, 용기있는 남자. 그래서 펜우드가 멋지죠.
일단은 이렇게 세 명이네요. 주인공 편인 조력이 둘, 메인 빌런이 한명.
셋 다 적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무력했죠. 하지만 절대 굴하지 않고, 근성을 갖고 노력하고, 용기를 갖고 행동한 결과 적들을 무너트릴 수 있었고, 그래서 대단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에요.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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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05:58:54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빌런이 제모와 스파이더맨 홈 커밍의 벌처였죠.
제모도 일의 경위는 소코비아에서 잃은 가족(아내)에 대한 복수였고 시빌워는 아무리 초인이라도 내면은 결국 감정적인 인간일 뿐이라는걸 잘 보여줬죠. 결국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시빌워는 똑같이 가족의 복수를 하려다 진상을 알고 복수라는 이름의 사적제재가 무의미하다는걸 깨달은 블랙팬서가 제모에 대한 복수를 접고 응당한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하며 마무리되죠.
반대로 벌처는 토니가 뒷수습을 위해 만든 대미지컨트롤에 일거리를 빼앗긴 소시민으로 묘사되는데, 그도 결국 빌런이긴 하나 적어도 그 이유는 그저 집세와 학비를 벌기위해서라는 무척이나 소시민적인 가장의 애환이었죠. 또한 불필요한 살생은 최대한 자제하고 피터의 정체(스파이더맨)를 알고도 짐짓 모른 척 넘어가주고 그러고도 마지막에 딸과 빌런인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피터의 선함에 대한 빚으로서 뒤에 교도소 면회를 온 스콜피온이 자신이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알더라는 말에 대해 "그랬으면 갠 진작에 내 손에 죽었지"라고 모른척 해주는 등 본성은 아직 선한 사람임을 묘사하는 장면이 백미.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주인공 에미야 시로는 무한의 검제란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은 10대 청소년. 서번트를 상대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고 하물며 상대가 길가메시라면 말 그대로 골리앗에 덤벼드는 다윗. 하지만 이야기 막판에 시로는 인간의 힘과 기술로 길가메시 코앞까지 당도하고 당황한 길가메시는 시로 따위에게 무심코 자신의 지보인 에아를 본능적으로 꺼내지만 그러고도 순간의 빈틈을 보이는 바람에 에아를 든 팔이 잘리며 사용조차 못하고 패배하죠. 시로같은 잡종을 상대로 본능적이라지만 에아를 쓰려했다는 굴욕적인 결과에 스스로의 자존심 싸움에서 패배한거나 마찬가지인 길가메시는 "인정하마. 지금은 네가 나보다 더 강하다."고 시로를 순순히 인정하며 소멸하죠.
대왕고래
2020-02-09 23:00:54
둘 다 일반인으로서 악역이 되어서, (영화 속의 비현실적인 기술들만 제외하고 본다면) 현실적인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 그 와중에 인간미가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죠.
다만 제모는 역시 "어벤저스라는 거대한 조직을, 본인의 계략만으로 무너트렸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벌처는 주인공인 피터 파커처럼 소시민에 불과하고, 한 가장의 아버지로서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말 그대로 일반인스러운 면이 인상적이었죠.
페이트의 시로의 경우는 말 그대로 용기로 길가메시를 이긴 인간... 대단하네요.
마드리갈
2020-02-09 19:08:19
먼저, 게시물의 기술적 문제를 운영진 권한으로 수정해 두었음을 밝혀 둘께요.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시사해 주는 점이 아주 많아요.
일단 크고 강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죠. 하지만 그러한 외적조건에 위축되지 않은 용기, 힘을 적재적소에 투자할 수 있었던 지혜 그리고 모인 힘으로 다윗은 거인 골리앗을 쓰러트리고 이길 수 있었죠. 현대에도 그런 경우가 참 많이 있고, 창작물에서도 그런 사례는 큰 재미와 감동을 주기 마련이죠.
카와지리 하야토는 찬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놀라운 소년 캐릭터였어요.
스탠드 능력이 없으니까 스탠드가 보일 리도 없는데다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평소부터 배양해 둔 관찰력 및 실체를 알 수 없는 위험에 맞서는 용기를 통해 키라 요시카게의 흉계를 저지하는 데에 성공했어요. 인간찬가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 준 캐릭터라고 평가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
헬무트 제모의 역발상에 대해서는,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것 두 가지가 생각나네요.
하나는 갖추어 수비하면 약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명제. 즉, 중요한 것은 튼튼하게 외적을 막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여 최악의 결과를 면하는 것.
다른 하나는 내분, 간첩, 화공 등의 각종 돌발변수의 중요성. 진짜 무서운 것들은 강한 적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데에서 드러나요. 내분으로 어벤저스를 뒤흔들고 쪼개 놓은 그런 지략이야말로 가공할 위력인 것이죠.
셸비 M. 펜우드 경은 지도자의 위상과 품격이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네요.
장렬한 최후에서 갑자기 울컥하는 것을 겨우 참았어요.
명장면을 만든 다윗 캐릭터 리뷰, 정말 좋았어요!!
대왕고래
2020-02-09 23:03:37
설명을 잘 해주셨어요. 글이 댓글 덕에 더 풍성해진 느낌이네요.
하야토는 용기만으로 살인마를 무찌른 꼬맹이. 제모는 지략만으로 어벤저스를 무너트린 일반인. 펜우드는 책임감을 다해 나치를 무찌른 지휘관. 각각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확실한 건 그들은 다윗, 골리앗을 쓰러트릴 수 있는 평범하지만 대단한 사람들이었다는 거겠죠.
SiteOwner
2020-02-13 20:25:29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그렇습니다. 인류가 사실 최강의 생물이라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끈질기게 살아남았기에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류에게는 200만년 내외의 역사에 걸쳐서 이러한 지혜를 축적하여 생존의 원천으로 만들었고 실천해 오고 있으며 창작물에서도 이렇게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서 말하는 인간찬가라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2부의 죠셉 죠스타는 궁극생물 카즈와, 3부의 쿠죠 죠타로는 1세기만에 부활하여 세계를 위협하려 든 디오와, 4부의 히가시카타 죠스케와 주변 사람들은 미스터리 속의 실종사건이 횡행하는 모리오쵸에서 알 수 없는 공포에 맞서 키라 요시카게와, 그리고 5부의 죠르노 죠바나는 폭력단 파시오네의 보스이자 정체불명의 인물인 디아볼로와의 일전을 거쳐 결국 이깁니다.
소개해 주신 헬무트 제모, 그리고 셸비 펜우드 경도 굉장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이니까 가능하겠지요. 역발상도, 그리고 자기희생도.
골리앗을 쓰러트린 다윗 하니까 생각난 게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켈라 다비드(קלע דוד), 즉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라는 이름의 미사일 요격체계가 있습니다. 사드(THAAD)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이것은 2017년에 실전배치되어 이듬해인 2018년에 시리아에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막아냈습니다. 작은 국가이지만 수십배의 영토와 인구를 내세운 아랍 각국의 적대에도 굴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실력을 보여주는 무기체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