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각종 안내문에서 의문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분명
그 안내문 자체는 특정사항에의 "안내" 가 목적입니다. 물론 "안내문" 이라는 존재 자체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내라는 행위 자체가
성립할 수도 없습니다만, 일부러 안내문을 안내문이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닌 한 "안내문" 의 존재 자체를 강조해야
할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보고 있기에, 아무래도 의문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다지 유의미한 논의는 아닐 수 있더라도, "안내" 와 "안내문" 에는 어느 정도의 구분은 존재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용에 중점을 둔다면 안내, 한편으로 사물에 중점을 둔다면 안내문으로.
이런 상황의 발화를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상황 1.
"방문자에의 안내는 이 안내문의 내용에 따르면 됩니다." 라고 말할 경우.
이 경우는 안내라는 행위와 안내문이라는 사물이 명확히 구분됩니다. 게다가 방문자에의 안내라는 행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안내문 자체가 아님도 드러납니다.
상황 2.
"안내문을 200장 복사해 오시겠어요?" 라고 말할 경우.
이 경우는 안내문이라는 구체적인 사물만이 목적이 됩니다. 그리고 안내문의 내용은, 원본이 올바르다는 전제가 확실한 이상 문제되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하다 보면, 영어에서 잘 다루어지는 가산명사(Countable Noun)와 불가산명사(Uncountable Noun)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잘 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 또한 기회가 닿는대로 이어서 해 보겠습니다.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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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0-03-08 00:32:34
글을 쓰다보면 이런 경우가 있죠.
"이 안내문을 보시오"라고 하는 대신 "이 안내를 보시오"하는 경우. 사실 이건 어느쪽도 말이 되니까 괜찮기는 하죠.
예시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 안내를 200장 복사해와"라고 말하면, 일단 시켰으니 하기는 하지만 "이 사람은 한국어를 할 줄 모르나?"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긴 하겠어요.
SiteOwner
2020-03-10 20:36:53
그렇습니다. 동일한 사물을 가리키는 복수의 어휘가 존재할 때 그 어휘를 어떻게 잘 가려 쓰는가가 중요합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200장 복사할 대상은 안내가 아니라 안내문이 되고, 그것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면 언어사용능력에 의심을 받게 될 위험이 배증합니다.
세간에서 국영수 교육 위주 운운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정작 이렇게 어떤 어휘를 어떤 상황에서 골라 써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하는 것 같습니다. 국어교육도 이런데, 영어교육이 잘 될 리가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