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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그녀석은 초능력자] 35화 - 거울 속으로(3)

시어하트어택, 2020-03-18 19:39:27

조회 수
135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낸 결과에 따르면, 다니엘의 공간 안에 들어가고 나갈 수 있는 건 다니엘이 허락한 것만 가능해. 우리가 아무리 들어가려고 해도 다니엘이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는 거지.”
“그런데, 어떻게 밖을 보고 들여보낼지 말지를 결정하는 거죠?”
“거울에서 보이는 건 보이는 대로 들여보내는 거고, 또, 거울로 이어진 거 있지? 그건 연락책이 거울 옆에 서서 전화로 통화하는 것 같더라. 그렇게 이어진 거울이 몇 개는 되는 것 같고.”
“그러면... 그 연락책은 도대체 누구죠?”
“그 연락책을 여기로 데리고 왔지.”
앨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또 세훈의 앞에 걸어 나온다. 총 3명의 여학생이다... 양옆의 두 명은 보아하니 레아와 사이. 둘이서 가운데의 한 명을 끌고 온 듯하다. 가운데에 있는 여학생은...
“날 왜 여기로 끌고 온 거야?”
첼시가, 주위에 둘러선 사람들을 보고 몸을 떨며 말한다.
“이렇게 마주치고 싶지는 않았는데...”
“너, 솔직히 말해. 부스 안에서 누구의 지령을 받고 있었지?”
세훈은 애써 태연한 목소리로 첼시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한다.
“말하라고. 다 알고 물어보는 거니까.”
“너를 다니엘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니엘과 연락을 맡고 있었어. 빈센트 선배님이 나하고 칭칭, 마히로가 용서를 받으려면, 이걸 해서 성공해야 한다고 했어. 그렇지 않으면...”
“허, 그러면 어차피 버림받을 운명이라는 거잖아.”
“네가 어떻게 그걸 알고...”
“잡혀 왔지. 그럼 뭐겠어? 실패했다는 거잖아.”
“아직 2명이 너를 노리고 있을 텐데...”
“아니, 그게 아니지. 나는 오늘 저녁에 클라인을 대면할 거라니까? 그러니까, 잘 생각해 보라고.”
“뭐를?”
“전에 말했잖아? 네가 이중간첩 노릇을 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이야.”
첼시는 말이 없다.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입은 꽉 다물고 있다. 세훈은 재차 묻는다.
“어떻게 할 거야, 첼시?”
“나... 나는... 이중첩자 같은 건... 안 해.”
“안 한다고?”
세훈이 능청스럽게 말한다.
“할 수밖에 없을 텐데. 선택할 기회는 지금뿐이야. 현명한 판단을 부탁하지.”
첼시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무 말 없이 이를 꽉 다물 뿐이다. 머릿속에 잠시 폭풍우가 몰아친다. 첼시는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매고 몸을 떤다. 그리고 잠시 후. 첼시는 세훈을 돌아보며 말한다.
“아... 그래... 이번뿐이야. 하지만 알아 둬.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야. 나는 떠밀린 거라고. 알겠어?”
“뭐, 누구한테 떠밀린 건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
세훈은 확인을 받아내기라도 하는 듯 주위 사람들을 모두 한 번씩 돌아보고, 첼시는 조금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러면...”
세훈은 민에게 조용히 웃으며 눈짓을 보낸다. 민은 알겠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일어난다.
“내 친구의 형이 위험하니까 도와주는 거라고.”
민이 나서려는 순간, 반디가 민을 막아서고 앞에 선다.
“어? 누나, 왜?”
“굳이 네가 나설 필요까지는 없어. 모기를 잡는 데 총을 쓰면 되겠어?”
“아...”
민은 뒤로 물러서고, 반디가 손거울을 첼시에게서 넘겨받는다. 이윽고, 세훈과 반디, 앨런이 지켜보는 가운데, 첼시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 잠시 후.
“다니엘? 나야, 첼시.”
”네, 선배님. 혹시 그 선배를 유도해 오셨나요?“
하야토는 태연하게 다니엘이 말하는 것처럼 목소리 톤을 올려서 말한다.
“아, 데리고 왔지.”
첼시는 심장이 쿵쿵 울리고 부들부들 떨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 연기한다.
“이제 네가 허락만 하면 세훈이 녀석을 거울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다고.”
뭐... 뭐라고... 안돼... 세훈 선배가...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 바깥의 상황을 알 리 없는 하야토는, 자기도 모르게 놀라서 소리 지른다.
“아... 안돼!”
하야토가 놀라는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는 한영은, 다니엘을 보고 느긋하게 웃으며 말한다.
“드디어 세훈이 녀석을 여기로 유도해 오는 데 성공했나 본데.”
“그러게요. 마침내 성공이군요.”
“그런데... 혹시 이런 가능성도 있지 않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네 전화로 연결해서 첼시, 칭칭, 아니면 마히로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있다든가...”
“그럴 리는 없죠. 누가 전화하는 건지는 여기 AI시계에도 뜨는데요.”
다니엘이 AI시계를 한영에게 보여 준다. ‘첼시 선배로부터의 전화’라는 문구가 보인다.
“그럼... 됐네요. 세훈 선배가 저의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요.”
다니엘의 말과 동시에, 누군가가 거울 속 세계로 빨려 들어온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이상한 사람이 손을 흔들고 있다. 웬 후드티를 입은 20대 여성이...
“누구야? 이 사람은...”
“글쎄요... 분명히 저는 세훈 선배를 들어오라고 했을 텐데...”
그때, 다니엘의 머리에 떠오르는 게 있다. 이 사람, 분명 5학년의 누구와 같이 다녔던 사람인데... 얼굴이 닮았던데... 아!
“당신 분명 5학년의 독고민과 같이 다녔죠.”
“어, 맞아. 나 걔 누나야.”
“그럼,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죠.”
다니엘은 반디를 보고 살기를 띤 눈을 하며 말한다.
“오늘 당신의 동생 녀석한테 당한 걸 그대로 되돌려 드리죠.”
“뭘 당했는데? 내 동생한테 아부하던 거?”
반디는 황당한 표정으로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내 동생은 널 건드리지도 않았다는데? 네가 알아서 딸랑거려 놓고 인제 와서 무슨 소리야?”
“여기는 나만의 공간... 오늘 설욕해 드리죠!”
“쓰러뜨려 봐. 해 보라고.”
다니엘은 반디를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쥔다.
“그만해, 허세 부리지 말고.”
그때, 옆에서 한영이 다니엘을 보고 핀잔을 준다.
“설마 네가 설욕했다고 해도,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오늘은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해.”
“아니오... 저는... 저는... 절대!”
다니엘은 오른손에 주먹을 꽉 쥐고, 그대로 반디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그대로 반디의 얼굴에 주먹이 정확히 들어간다! 됐다! 쓰러졌다!

“어?”
이상하다. 다니엘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분명 반디를 쓰러뜨렸을 텐데...
“쓰러뜨려 봐. 해 보라고.”
뭐... 뭐야?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그만해, 허세 부리지 말고.”
한영의 목소리도 들린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설마 네가 설욕했다고 해도,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오늘은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해.”
“아니오... 절대 안 돼요!”
다니엘의 눈이 오기로 불탄다. 이번에는 온몸을 날린다. 온 힘을 쏟은 날아차기에, 반디의 몸이 힘없이 쓰러진다...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또다시 그 시점이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쓰러뜨려 봐. 해 보라고.”
“그만해, 허세 부리지 말고.”
또다시, 반디와 한영의 말이 차례로 들린다.
“설마 네가 설욕했다고 해도,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오늘은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해.”
“절대 안 돼요, 절대애애애애애애!”
주먹도 안 된다, 발차기도 안 된다, 마구 패는 것도 안 된다... 그렇다면! 다니엘은 곧장 반디에게 달려가 반디를 번쩍 들어, 위에서 찍어누른다. 쿵! 하고 지면이 울린다. 성공이다!

“쓰러뜨려 봐. 해 보라고.”
또다...
다니엘은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돌아 버릴 지경이다. 이 1분도 안 되는 시간을 반복한 것만 벌써 수백 번이다. 여기서 나갈 수나 있는 건가? 제발 뭐라도 좋으니 이 지긋지긋한 순간에서 나갈 수 있었으면...
“그만... 그만! 이제 그만!”
다니엘은 울상이 되어 반디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빈다.
“제발요... 부탁드립니다. 뭘 해도 좋으니... 여기서...”
“어, 그래?”
반디는 한심하다는 듯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다니엘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지금 당장 네 능력을 해제해.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털끝 하나라도 손상이 가면, 이 지긋지긋한 걸 100년은 반복할 줄 알아.”

잠시 후...

이상한 곳이다.
다니엘은 머리를 흔든다. 행사장은 아니고, 복도 같은데...
“네가 다니엘 올손이냐?”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세훈이다! 다니엘은 금방 머리를 굴린다. 이건... 이건 기회다! 이만한 기회가 없다...
“좋아... 선배... 선배를 거울 속으로...”
하지만 다음 순간, 다니엘은 뭔가 이상한 걸 눈치챈다. 주위의 사람들... 아까 본 얼굴들에, 구경나온 사람들까지... 모두 자신을 둘러싸고 있다!
“거울 속이 뭐 어쨌다고?”
“아... 아니... 저.. 저는...”
다니엘은 땀을 뻘뻘 흘리며 얼버무린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다니엘은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그대로 어디론가 도망가 버린다.
“뭐야, 죽을 둥 살 둥 달려들 줄 알았는데...”
한편, 바로 그 시각, 행사장의 거울 앞.
“어... 뭐지...”
주리는 갑자기 바뀐 주변을 돌아본다. 분명히... 거울 밖이다. 글자는 뒤집혀 있지 않다. 다행이다. 다니엘의 거울 속 공간이 사라졌다!
“하... 다행이에요. 이렇게 잘 끝나서.”
하야토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지만 안도도 잠시. 주리는 자기 옆에 누군가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는 걸 눈치챈다.
“주리라고 했지?”
“고한영 선배... 맞지?”
“아, 그래. 원래 우리 계획은 다니엘의 거울 속 공간 안에 세훈이 녀석을 끌어들여 그대로 빈센트 앞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는데... 그건 실패했군.”
“하... 그랬어? 역시 그 선배답네.”
“그럼, 세훈이 녀석한테 전해. 오늘 저녁 8시에, 중앙공원의 ‘아모르 숲’에서 보자고 말이야.”
“이... 이봐... 거기는...”
“그럼, 나는 돌아가 봐야겠군. 이만.”
한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진다.
“선배님... 아모르 숲이라니요? 거기 연인들 자주 가는 데 아니었나요?”
“맞아... 그렇기는 한데...”
주리는 전에 앤드루를 병문안 갔을 때가 떠오른다. 주리는 세훈을 믿고 있기는 하지만, 혹시나 세훈이 앤드루처럼 될까 걱정된다.
“일단은... 만화부 부스로 돌아가자.”

잠시 후, 만화부 부스. 주리와 하야토는 세훈이 오자 둘을 반갑게 맞으며 말한다.
“무사했구나... 걱정했는데.”
“아니... 내가 걱정했지.”
세훈은 웃음을 띠며 말한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는 건 딱 질색이거든.”
“그건 그렇고... 이따가 어쩌게?”
“당연하지... 애초에 그 녀석의 목표는 나인데, 굳이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기는 싫어... 어떤 사람이라도 말이야.”
“괜찮겠어?”
“괜찮고말고. 나 혼자서 잘 대처해 왔잖아.”
“점원 씨!”
바로 그때, 누군가가 세훈을 부른다. 돌아보니, 메이링이 부스 앞에 근처에 서 있다.
“어? 메이링 씨...”
“엘더 박사님이 너를 찾으셔. 너하고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시는데...”
“아... 정말요? 알았어요.”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SiteOwner

2020-03-19 21:39:01

공격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허상이고, 그 허상이 밑도 끝도 없이 나타난다면 정말 질릴 것입니다.

게다가 공격자의 마음은 자신감과 호승심에서 공포와 도피심리로 바뀔 것입니다.

비겁해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이런 태세전환은 이미 첼시가 마지못해 이중간첩 임무를 수락한 것에서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입니다.


하카타 돈코츠 라멘즈에서, 천재 해커 에노키다에 대해 어느 적이 했던 말 한 마디가 생각납니다.

"그 버섯머리 녀석, 아무리 천재 해커일지라도, 컴퓨터가 없으면 그냥 흔한 인간에 불과하다."

마드리갈

2020-03-20 13:36:27

첼시를 보면 인간적으로 측은하다고 할까, 저러고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지 모르겠네요.

자신이 자신이 아니라, 그저 강한 누군가의 수하로 부려먹히는 삶이 무슨 가치가 있다고...

하긴, 그렇게 살기로 자신이 결정했다 보니, 이번에도 결국 마지못해서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중간첩으로 부려먹히네요. 쓸모가 있으면 양쪽에서 대우받겠지만, 용도폐기되면 양쪽에서 서로 제거하려고 드는...그래서, 한번 배반한 자가 두번 세번 못하겠냐는 말이 여전히 통용되는 건가 보네요.


게다가, 다니엘은 교만의 대가를 치르네요.

공격했던 반디는 허상이고, 결국 자신이 했던 행위는 허상에 그저 헛수고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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