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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드래곤 걸 鉄腕火龍小姐 1. 중화연의 후배 제군.
토오츠키학원 중화요리연구회, 약칭 중화연의 후배 제군.
이 시점에서의 중화연 신임부장 호죠 미요코(北条美代子)다.
이 글을 읽을 때면 나를 비롯한 92기생은 모두 졸업하여 다들 각자의 길을 가 있을 것이다. 제군
중에는 나를 기억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사람도 있을테니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기는 취지에 이해를 바란다. 그리고,
격식없이 평소의 화법으로 써 나갈테니 양해를.
세간에서는 토오츠키학원 92기를 옥의 세대라고 부른다.
물론 여러 경로로 들은 주지의 사실이겠지만, 인재가 많았던 것 자체는 부정할 수는 없겠지.
나키리 센자에몬의 손녀이자 이 글을 쓰는 시점의 신임 총수인 나키리 에리나는 요식업계의 향방을
좌우하는 신의 혀이자 절대권력 여왕님인 것은 모를 수가 없을 것이고, 십걸평의회 제1석인 유키히라 소마는 정통파 하이테크니션이
아닌 가장 이질적인 올라운더 요리사. 그리고 그 외에도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알디니 형제, 한때 낙제생으로 여겨졌다가 십걸평의회
제10석이 된 타도코로 메구미 등 걸출한 학생들이 많았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제군, 전국시대의 고사인 화씨지벽, 그리고 그것에 유래한, 삼국지연의에도 등장하는 전국옥새를 기억하는가?
초나라 사람 변화가 발견한 옥돌은 처음에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었고, 그래서 초왕에게 진상은 했으나 임금을 능멸한 죄를 뒤집어쓰고 월형을 당했다. 선왕이 죽고 후임의 왕이 즉위한 뒤에도 그 변화는 그 옥돌을 끌어안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하였고, 그 소문을 들은 왕이 자초지종을 물은 후 그 옥돌을 가다듬게 하자, 미증유의 진귀한 보물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게 이 이야기의 전말이자 완벽이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하지.
그리고, 수백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삼국지연의에 재등장한, 그 화씨지벽으로 만든 전국옥새 또한 여러 비극을 만들었다.
낙양의 우물 속 궁녀의 시체에서 발견된 그 전국옥새에 얽힌 영웅호걸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 손견은 황조의 복병에 걸려 참살당했고, 원술은 그 손견이 진상한 옥새를 근거로 칭제했다가 파멸을 자초한...
비록 변화가 발견한 그 옥돌이 천하의 보물로 판명되었다 한들, 그가 버텨야 했던 인고의 세월은 어떻게 보상될 것이며, 만일 영영 인정받지 못하고 죽었더라면 어떻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라. 옥이 옥으로 인정받으려면, 옥쇄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92기생은 옥의 세대라 불릴만큼 인재가 나타난 반면, 마구잡이로 퇴학당해서 버려진, 그야말로 쪼이고 부서지고 가루난 돌 취급을 받은 인재들도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92기생은 옥의 세대이자 동시의 옥쇄의 세대였다.
92기생이 고등부 1학년이었던 그 파란의 한 해를 회상해 보자.
갑자기 나키리 센자에몬 총수가 실각하고 그의 사위이나 나키리 에리나의 친부인 나키리 아자미가
총수가 된 것, 그리고 센트럴 어쩌고 하는 기관이 학내에 생기면서 온갖 학생자치조직이 식극을 통해 존폐가 결정되기도 했고, 결국은
연대식극까지 갔다가 연대식극에서 센트럴이 패배하면서 현 체제가 성립한 것까지.
다들 그랬지. 각종 연구회 등이 사라지는 것에 반발하고...
그런데, 나키리 아자미의 센트럴의 방침에 금방 포섭되더군. 하이테크니션 기량을 고효율로 익힐 수 있다고. 물론 그렇게 해서 학생들의 요리기량이 증대된 것 자체만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리고는 또 언제 그랬다는 듯이 태세전환. 반역자연합과의 연대식극에서, 사회자 카와시마 우라라의 선창을 따라 객석에서 "세세세 세엔트럴 하이" 를 연호하고 센트럴의 압승과 반역자연합의 참패를 응원하고는 그랬지만, 정작 연대식극이 반역자연합의 승리로 결착나고 나키리 아자미가 패퇴해서 대회장을 떠나자 아무도 따라나서지 않았지. 나 또한 현장에 있었기에 과문의 탓도 아니고. 그리고 현역 학생인 나키리 에리나가 토오츠키 학원의 총수가 된 미증유의 상황이 시작되면서 센트럴의 시대는 봉인된 흑역사가 되고, 나키리 아자미의 이름은 무언의 금지어가 되어 버렸지. 그게 이어지는 거고...
그렇게 대격변의 1년을 보내고 난 직후인 그때를 다시 떠올려 보자.
아자미의 그 센트럴 체제도 답이 아니었지만, 식극이 난무하던 예전의 센자에몬 체제,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답습한 에리나 체제가 이상향이라고 누가 단언할까?
한때 십걸평의회 제1석을 지망했던 나 호죠 미요코는 그 숙원을 접고, 남은 학교생활을 개인적으로는 요리기량의 향상 및 미래의 현역종사자로서의 역량강화를 위해,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는 중화연의 재건을 위해 전력을 다하기로 하였다. 그런 취지에서, 중화연 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로서, 그때 기억이 저 편에 사라지기 전에 이렇게 나의 토오츠키학원 생활기를 남기기로 하였다.
애석한 일이긴 하지만, 여기에는 전임부장이자 중화연을 나에게 맡기고 십걸평의회 제3석에 취임한 쿠가 테루노리에 대한 비판도 가감없이 담을 것이다. 지금 나의 위치의 근본을 망각하는 배은망덕한 조처로 보여도 할 수 없고, 우리의 지향점이 선배들의 유산에 대한 무비판적인 답습도 아니기에, 부득이 나 자신이 역사의 악역을 자처했으니 비판은 내가 떠안겠다. 제군들은 나 호죠 미요코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라.
이제, 나의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풀어놓겠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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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대왕고래
2020-04-04 22:17:35
처음부터 문을 크게 세우고 시작하는 느낌이네요. 중화풍의 거대한 문.
인트로인데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니까, 다음 부분은 어떨지 기대가 되네요.
마드리갈
2020-04-05 20:45:52
굉장히 잘 연상하셨어요!!
사실, 식극의 소마 애니에서 호죠 미요코 관련을 다룰 때도 중화풍의 거대한 문이 나와요. 요코하마 중화가에 있는 중화가 입구를 장식하는 거대한 문. 그리고 그 거리에 있는 유명 중식당으로 가족이 경영하는 호죠로우(北条楼)가 나오기도 해요. 다른 경우에는 큰 키와 힘이 강조된다든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잘 쓰는 것이 남았어요. 최대한 열심히 써 보려구요.
시어하트어택
2020-04-04 23:22:17
우와, 첫 시작부터가 비장하군요... 소재 자체는 그렇게 비장한 게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말이죠...
일단 다음 화가 되어 봐야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겠군요. 기대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20-04-05 20:56:50
대결구도가 많은 창작물에서는 흔히 주인공이나 승자 등에만 관심을 가지기 쉬운 법이죠.
하지만 이걸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그만큼 중도에 탈락하거나 희생되거나 한 캐릭터들도 많다는 의미. 식극의 소마 또한 이 구도에서 자유롭지 않은데다, 기존의 나키리 센자에몬 및 그 구체제를 계승한 에리나 체제도 잠시 등장했던 나키리 아자미 체제도 결코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여지가 많으면서도 주인공과 접점이 있고 또한 각종 좌절을 맛본 캐릭터의 관점에서 원작을 재해석해 보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실행에 옮긴 것이었어요. 그래서 비장감 또한 느껴질 거예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부탁드려요!!
Lester
2020-04-06 03:21:49
자서전의 도입부에서 흔히 보이는 '나는 이렇게 살았다' 같은 당당한 말투가 먼저 눈에 띄네요. 원작을 안 봐서 호조 미요코의 성격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말투나 단어 선택 등에서 이런 성격이구나 하는 것은 확실히 느껴집니다. 맞는 건 맞고 아닌 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는 스타일. 아마 요리도 어줍잖게 섞기보다는 개성이 강렬할 것 같네요.
두 번째로 눈에 띄이는 것은 원작의 스토리와 세계관에 대한 요약과 비유. 화씨벽이라는 유명한 사례를 통해 당시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원작을 읽지 않아도 누가 옳고 그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총수 등 상하관계나 십걸 등에 대한 설명은 없는 게 살짝 아쉽네요. 뭐 이름만 봐도 뭔가 한가닥 하는구나 싶은 건 알겠지만요. 뭐 본 소설에서 다루지 않으니까 넘어가신 것일 수도 있고.
다른 분들 소감처럼 다음 화를 읽어야 어떨지가 자세히 보이겠네요.
마드리갈
2020-04-06 14:05:03
애니에서의 호죠 미요코는 여장부 이미지가 원작에 비해 특히 강화되었고, 담당 성우인 세토 아사미(瀬戸麻沙美)가 여자다움을 포기하지는 않지만 거칠고 직설적인 말투를 연기하는데다 어중간한 태도를 상당히 싫어하는 터라 그 성격과 말투를 최대한 재현했어요. 게다가 등장할 때에도 두 남학생들이 타도코로 메구미에 대해 험담하는 것을 보고 "닥쳐, 이 말라 비틀어진 새끼들아, 알겠나, 선발전 출장자들은 그냥 성적순으로 선정되는 게 아냐. 요리인으로서의 개성, 장래성 등 여러 관점에서 평가받는 것. 점수만 잘 받으면 된다는 놈들이 애초에 뽑힐 리가 있나?" 라고 일갈해요. 즉좌에서 깨진 남학생들이, 호죠 미요코가 분노에 차 지면을 발로 찍을 때 땅이 깊게 파진 것을 보고 괴력이라고 놀라고 굉장히 무서워하면서 필사적으로 도망가 버렸어요.
화씨지벽 관련이 좋았군요. 선택하기를 잘했네요. 다행이예요. 이것은 나키리 센자에몬의 옥과 돌 발언, 그리고 92기생에 대한 학내외의 평가인 "옥의 세대" 에 착안해서 추가했어요.
총수, 십걸평의회 체제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일부러 설명을 빼고 3화에서 원작의 주인공 유키히라 소마와의 접점, 그리고 4회에서 나키리 아자미 및 에이잔 에츠야 관련 언급과 함께 서서히 등장시킬 예정이예요.
특단의 사정이 없으면 2화는 주말까지는 올라올 거예요. 그때에도 잘 부탁드려요!!
참고를 위해, 호죠 미요코가 등장하는 짧은 장면의 영상을 소개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