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년기 및 청소년기에 전국적으로 불어닥쳤던 언어관련 운동 중에는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한심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전에 Tofu는 일본어니까 틀렸다? 주장에의 회상 제하로 썼던, 두부, 보자기 등의 동양 문물에 대한 미국에서의 영어표기에 대한 미국 한인사회 내에서의 반일감정에 따른 주장이 완벽하게 무시당한 사례 또한 있었고, 그에 좀 앞서는, 국내의 각종 시민단체들이 추진했다가 완벽하게 묻혀버린 TV의 순화어로서 "바보상자" 를 제안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거칠게 말해서 이런 것입니다.
TV의 방송을 보면 그냥 무비판적으로 보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어서 시청자를 바보로 만든다. 그러니까 바보상자가 옳다고.
그리고 그것을 학교 내에서 주장하는 학생이나 교사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화어 제안은 전혀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그들의 주장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비하의 의도가 선명히 드러나 있어서 채택되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배격되어야 할 어휘입니다. 게다가 TV 방송의 시청을 결정하는 주체는 시청자이지 TV 자체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니까 부당한 것임은 물론이고 방송에는 역기능뿐만 아니라 순기능도 있으니 이렇게 바보상자 운운하는 어휘로 폄하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또한 방송컨텐츠 및 TV 하드웨어 제작자들을 무시하는 발언이 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또한 시대가 달라져서 TV 하드웨어가 더 이상 상자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먼 곳에 떨어진 것(Tele)을 본다(Vision)라는 기능만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데, 예의 "바보상자" 가 채택되었더라면 그것의 수명 또한 금방 한계에 부딪쳤을 것도 보입니다.
한때의 해프닝이었던 "바보상자" 소동은, 그런데, 놀랍게도 어딘가에서 부활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건 다음 기회에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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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키
2020-04-11 08:08:44
그러고보니 제 학창시절 때만 해도 옛날엔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 정도의 취급이었다가 어느 순간 멸종해버렸더라구요.
SiteOwner
2020-04-11 13:40:13
잊을만하면 예의 바보상자 담론이 다시 부활하는 건가 보군요.
그런데 역시 태생적 한계가 있다 보니 역시 소리소문없이 멸종하는 것도 정해진 수순인가 봅니다. 하긴 그런 게 다시 살아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이긴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음 글 예고를 조금 해 두겠습니다.
요즘 상황에 또 순화어랍시고 이상한 말을 들이미는 움직임이 문체부와 국립국어원 주도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왕고래
2020-04-12 13:54:46
바보상자. 그냥 거의 재미있는 별명 그 수준으로밖에 기억나질 않네요.
생각해보면 그 바보상자 바보상자 하던 사람들도, 바보상자를 열심히 보고 있었죠.
바보상자가 영향을 준다고 해봤자 사람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허수아비만 열심히 때리는 느낌일지도...
SiteOwner
2020-04-12 20:15:08
그렇습니다. 아무리 좋게 봐줬자 그 바보상자라는 표현은 주류가 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단지 TV에 대한 인식 중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는 어휘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바보상자 운운하는 것도 결국은 실체없는 적을 만들어서 공격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전에 언급했던 등록금 민주납부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그런 소리를 하려면 처음부터 대학을 가지 않았어야 맞을텐데 자기모순을 범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결국 사라질 운명에 있었다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