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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과 수학여행의 기억 제하로 3부작으로 기획한 이 시리즈의 마지막편은 이제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1990년대의 소풍과 수학여행은 불량학생들의 주먹자랑의 마당이 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다소 다른 점이 있었다면, 소풍은 주로 학내폭력인데 반해 수학여행은 학교간폭력이었다는 것. 특히, 술을 숨겨와서는 소풍이나 수학여행 장소에서 마신 뒤에 취기를 올려서 싸움을 하러 종횡무진 다니던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맨주먹으로만 싸운다는 보장은 없다 보니 잭나이프, 도끼, 유리병, 철근, 벽돌, 각목, 크로우바(통칭 빠루), 망치 등을 휴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발적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이렇게 증명됩니다.
물론 싸우는 장소가 노상이라는 법도 없습니다. 다른 학교의 수학여행단 숙소를 습격하여 패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고, 이런 것을 그 당시에도 이미 레이드(Raid)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그 레이드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천만다행일 따름이었습니다.
대체 뭐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던 것일까요.
폭력에 중독되었다 싶을 정도로 이런 일이 빈번했다 보니 시대 탓을 해야 하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 시대를 돌아보면 이렇습니다.
소풍에서는 학내폭력.
수학여행에서는 학교간폭력.
대학에 진학하면 운동권들의 폭력.
직장에 가면 노사분규라는 이름의 폭력.
국가기관에서는 여러가지의 폭력. 하긴 그 시대에 "농약을 안 쓰고 농사를 한다" 그러면 빨갱이라고 잡아가기도 했다 보니 말이지요.
그런데 시대 탓을 하기에는 요즘도 폭력이 넘쳐납니다.소풍, 수학여행 등에의 참가가 불의의 사고, 재난 등으로 배제된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이 경우를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씁쓸해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암살교실 애니를 다시 보는데, 교토로의 수학여행 에피소드를 보고 떨떠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즐거워야 할 소풍과 수학여행이 얼마든지 끔찍할 수도 있다는 게 최근의 창작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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