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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대왕조에 대한 짧은 생각

마드리갈, 2013-04-11 20:18:32

조회 수
435

중국의 역대왕조의 문화적 특징을 한번 이야기해볼까 싶어요.


중국사를 보면 차례대로 하, 은, 주의 고대왕조가 있었고, 춘추전국시대를 거쳐서 진으로 재통일되었지만 곧 무너지고...

한 왕조가 오래 갔다가 무너지면서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의 시대로 연결되어 위진남북조시대가 열리지요. 그리고 단명한 수 왕조 이래로 당이 오래 가고, 송이 당을 잇지만 정복왕조인 금에 밀려서 남으로 쫓겨나가고, 그 정복왕조는 원으로 이어져서 오래 가는가 싶더니...

한족 마지막 통일왕조인 명, 그리고 다시 정복왕조인 청으로 교체되고, 신해혁명에 왕조시대가 끝나지만 이 중화민국도 만신창이인 채로 이리저리 쓸려다니다가 국공내전에서 패해 대만으로 쫓겨가고, 중국 본토는 모택동이 건국한 인민공화국이 이어지고 있어요.


일단 하, 은, 주는 어떤 시대인지 제대로 감을 못 잡는 시대니까 패스하고...


춘추전국시대, 진대는 철기가 등장해도 여전히 청동기가 일반적인 시대인데다 이 시대의 시문학을 보면 중간에 兮를 넣어 쓰는 식의 것이나 4언시가 유행했어요. 일단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을 읽으면 별로 옛날 느낌이 안 나는데, 이것을 묘사한 일러스트를 보면 확실히 옛날 느낌이 많이 나고 있어요.

그리고 제자백가로 불리는 갖가지 사상을 보면 이미 그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그 시대를 말세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보면 확실히 뭔가 역동적이지요.

게다가 춘추전국시대 500여년간 등장하는 인재풀이 100년 안에 모두 압축된 것 같고, 실생활에서 등장하는 갖가지 권모술수인 간흉계독이 모두 등장하는데다, 전쟁, 복식 등에서 동아시아적인 표준이 나오고 있고, 게다가 제갈량의 남만정벌에서 나오는 시각을 보면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정립된다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춘추전국시대 때의 이민족은 그냥 적이었는데, 여기서는 왕화(王化), 즉 중국의 지방으로 편입시킨다는 의지가 투영되고 있으니까요.

이 시대는 각종 고사성어가 대량으로 생기게 되고, 중국 문화의 근간이 만들어지게 되었지만 시문학을 읽어보면 아직 원시적인 요소가 있어요.

놀라운 것은, 이 시대에 이미 석유를 발견해서 쓰고 있었다는 사실!!

오늘날의 유정용 펌프 시스템은 한대에 발명된 것과 원리가 전혀 다르지 않아요.


당대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왕조였다고 생각해요.

메트로폴리스, 세계도시의 개념이 만들어지고, 문화의 국제화 스펙트럼 및 자국 문화의 깊이가 엄청나게 넓어졌으니까요.

당시 수도 장안은 이미 인구 100만명의 대도시로, 유라시아의 인재들과 물자가 몰려드는 세계도시였어요. 지금도 인구 100만을 넘는 도시가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장안은 정말 엄청났을 거예요. 당이 사라진 지가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큰 화제를 장안의 화제라고 할 정도잖아요? 타임머신이 있다면 장안의 거리를 가 보고 싶어요.

이 시대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5언시와 7언시의 형식이 완성된 것도 있어요.

투박한 4언시 등의 각종 고체시보다 운율이 살아있고 세련미를 보여주는 당대의 한시가 참 좋아요.

게다가 이 한시의 세계를 파헤쳐 보면, 신라의 최치원이나 일본의 아베노 나카마로 등의 인물도 등장하는 것을 알고 있어요.


송대는 고도산업화사회라는 점이 주목할 만해요.

이 시대로 오면 제조업의 분업화가 고도로 진행되고, 각종 발명품이 많이 등장하죠.

중국의 요리문화에도 특히 분업체제가 정착되어, 이 시대의 기록화에 잘 묘사되어 있기도 하고 있어요.

그 이외에는 당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어요.


원, 명, 청대로 와서는 글쎄요.

서구문물의 유입이라든지 고증학의 발전, 서체의 확립 등과 같은 외형적인 발전상은 있었는데, 내실이 크게 다져지지는 않은 것 같아서 전반적으로는 외화내빈이 아닌가 하는 평가를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포럼의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중국의 역대왕조는 어떤 모습인가요?

들어 보고 싶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8 댓글

대왕고래

2013-04-11 20:28:21

수업시간 때 들은 게 있어서 그런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고, 확실히 공감했어요.

문화로서는 확실히 그런 것이 있어서, 그 때가 최고였을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중국은... 옛날에는 오야붕이었고 지금은 그에 비하면 좀 그런 거 같아요 ㅇㅅㅇ 국제적인 관계가 전체적으로 옛날과는 다르게 바뀐 것도 있지만, 옛날 우리나라 내의 중국의 인식이 "오오 대륙 오오" 이랬다면 지금은 "어어 그래 대륙 그래" 이런 느낌이 들어요.

마드리갈

2013-04-11 21:58:31

지금의 중국을 보면 문화빈곤이 아주 뚜렷해요.

뭐랄까, 가진 게 돈밖에 없는 무뢰배가 명검을 휘두르는 모습이랄까요.

세계의 소프트파워 부문에서 전혀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복제, 모조, 위조 등으로 연명하는 것이 언제까지나 갈지가 아주 의심되고 있어요. 그리고 하는 것마다 문제덩어리...

대마불사를 믿다가는 정말 큰일나는데, 그걸 정신차릴 생각도 하지 않는 듯해요.

중국은 중국이라는 게 한계, 그래서 대국이 못된다는 말도 있어요.

하네카와츠바사

2013-04-11 20:59:41

후한 말기, 삼국시대라고 불리던 이 시기는 정말 신이 작정하고 올스타 배틀이라도 벌이려고 한 게 아닐까 싶은 시대였죠. 불과 100여년 사이에 많은 나라들이 생기고 사라지며, 결과적으로 후한 -> 진이 되는 전형적인 왕조 변화의 시대이지만 이 시기에 나온 수많은 천재와 기재와 영웅과 간웅과 맹장과 용장들의 온갖 방식의 배틀은 지금까지도 수없이 회자되고 연구될 정도죠. 삼국지를 읽으면 누구든 자기 취향의 인물이 한 명은 나올 정도로, 정말 이후에 다시 없을 인재 폭발의 시대였습니다.


다른 시대에 대해서는 딱히 코멘트할 게 없는데... 아, 송 시대에 유채씨 기름 짜는 법이 개발되면서 튀기는 요리법이 개발되었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오르네요.

마드리갈

2013-04-11 22:02:08

올스타 배틀!! 맞아요. 정말 그 100년 사이에 등장한 각 분야의 인재들은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그 인재들의 각종 문제해결방식은 지금도 정말 엄청난 케이스스터디 자료이기도 하구요. 이 시대를 넘는 인재풀과 다양한 전략전술이 범람하는 시대는 다시 안 올 것 같아요.


송대에 튀기는 요리법이 나왔군요. 그럼 그때부터 현재의 중화요리의 기본이 다져졌겠어요.

중화요리에 기본으로 쓰이는 조미료인 호유는 19세기 후반에 광동에서 등장했구요.

aspern

2013-04-11 21:15:18

문제는 영웅들이 말 그대로 엄청났던 삼국시대 이후에 이어지는 시대는 적어도 정치적인 면에서 보면 혼란에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는 시기였지만요.


당의 시스템은 참 재밌다보니 재미있는 왕조라고 생각합니다. 

aspern

2013-04-11 22:06:19

간단히 생각하면 견당사라는 요소를 통해 낭이 일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요소죠.

뭐 솔직히 동아시아국가치고 당나라 영향 안 받은 국가가 어디있겠지만요.

하네카와츠바사

2013-04-12 00:24:55

카라아게(唐揚げ)가 생각나네요.

마드리갈

2013-04-11 22:04:58

삼국지 이후는 정말 계보도 보는 것조차 어질어질해요. 그 혼란상을 재통일한 수, 그리고 그 기반 위에 다채로운 문화를 꽃피운 당은 정말 알아갈수록 놀라운 점이 많아요.

일본어에서 외국을 의미하는 카라(唐)가 바로 당의 그 한자라는 것도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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