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군들은 혹시 이 말을 믿는가?
네다섯 다리를 건너면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과 이어진다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처음에 들었을 때에는 믿지 않았지. 세계 인구가 이미 70억명도 더 되는데, 그렇게 간단히 이어질 리가 있을까 하고. 그런데 요즘은 돌아보니까 그 말을 마냥 부정하기에는 현실에서의 경험이 반례로 작용하더군. 여름에 있었던 도쿄 진보쵸에서의 그 소동과 호죠로우를 연회장소로 채택한 그 센트럴 파워즈가 에이잔 에츠야 덕분에 이어지고, 92기생이 고등부 1학년을 맞이하면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유키히라 소마와 나키리 아자미와도 이렇게 접점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나는 이제 그 연결고리가 실재한다고 믿고 있어.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아무래도 시간에 여유가 있다 보니까, 나는 호죠로우에서 큰 행사가
연속되지 않는 한은 일단 국내 각지역을 다니면서 외지연수를 하지. 특히, 여러 지방의 독특한 식재료, 조리방법 등을 직접 체험해
본다든지, 전혀 다른 지역에서 같거나 비슷한 종류의 식재료가 생산되는 경우에는 그 식재료들을 구해서 요리연구에 테스트한다든지.
중화요리는 역시 발효가 큰 비중을 차지해. 두반장(豆板?), 도치장(豆??), 굴소스(牡蠣油), XO장(XO?) 등의 각종 소스류는 말할 것도 없고, 식재료에서도 금화햄(金華火腿)이나 피딴(皮蛋), 취두부(臭豆腐) 등도 빼놓을 수 없지. 우롱차(烏龍茶) 등의 차음료 및 각종 주류에서도 이것은 공통적. 하지만 그에 비해서는 의외로 누룩을 활용한 레시피가 적기도 하고, 대체로 강력한 화력으로 단시간에 조리하여 불맛을 입히는 과정이 중시되다 보니 중화요리에서의 저온조리는 만두 등의 점심요리라든지, 면요리의 국물을 만드는 등의 분야에 국한되기 쉬운 편향성도 분명히 있어. 특히 쿠가 테루노리(久我照紀) 선배가 한동안 중화연을 사천요리 위주로만 이끌어놓은 문제도 있다 보니, 내가 나중에 중화연을 장악한다면 보다 다채로운 요리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중화연을 재건하고 싶기도 했고, 그래서 오이타로 갔지. 온천현이라고 불릴 정도로 온천이 많은 오이타현은 온천의 열을 이용한 지옥가마(地獄釜)같은 저온요리방식도 성행해 있는데다, 전국적 소금누룩 붐의 발상지인 사이키(佐伯) 또한 현내의 지역이라서 탐방해 볼 가치가 있었으니까. 물론 오이타현 앞바다인 분고수도(豊後水道)에서 잡히는 고급 고등어 및 전갱이를 이용한 요리 등도 본고장에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었고, 대만 각지의 우롱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삼국지(三?志) 등도 빼놓을 수 없었지. 사실 좋은 우롱차 차엽은 루피시아(LUPICIA) 같은 데서도 구매가능하고 요코하마 중화가에서도 발품을 잘 팔면 되는데다 호죠로우의 거래처에서 들여오는 것도 품질로서는 타협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이타에서는 또 다른 방향으로 차 문화가 발달해 있었더군. 큐슈에서는 이례적으로 차 재배가 적은 오이타현이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아무튼 요코하마 중화가의 명문 호죠로우라도, 우롱차의 차엽에 대해서까지 100% 이 삼국지에 이긴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는 건 분명했다 보니 제대로 배울 수 있었어. 바로 이게 외지연수의 성과이자 보람.
수도권과 오이타현은 항공으로 1시간 30분에 연결되지. 오이타공항이 쿠니사키시(?東市)에 있다
보니 오이타시(大分市)나
벳푸시(別府市) 같은 현내 주요도시에 간다면 자동차로도 1시간은 넘게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총소요시간은 3시간을 근소히 넘지. 이건 코쿠라역(小倉?)을 중심으로 한
도카이도-산요 신칸센(東海道?山陽新幹線)과 특급 소닉(ソニック)의 환승의 경우인 6시간 가까이보다는 확실히 빠르다만, 그러면 왜 철도를 이용할까? 도중에 환승역 주변지역을 탐방하기도 좋고, 게다가 각종 물품을 구매해서 갖고 가기에도 역시 항공보다는 철도가 편리하니까. 물론 택배발송을 쓰는 선택지도 있긴 하지만, 나는 호죠로우의 일원이 아니라 나 호죠 미요코로서 외지연수를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계통분리를 해 두는 것도 있다만. 그렇게 돌아오면서, 코쿠라(小倉)에서는 야키우동을, 모지(門司)에서는 야키카레를, 시모노세키(下?)의 리틀부산에서는 다양한 한국요리를 먹고 오고 그랬어.
소금누룩 관련으로 상당히 특기할만한 일이 있었기에 소개해 두지.
사이키 시내의 전문점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있었거든. 보통 소금누룩 하면 니이가타(新潟) 등의 북부지방을 연상하기 마련이고 나 또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풍토가 정반대로 다른 남쪽의 큐슈에서 성공적으로 소금누룩의 제조 및 레시피 개발이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어. 게다가, 니이가타 쪽의 여러 소금누룩 제조업자들 중에서도 발효집 본점 사카키 일가(?酵屋本??一家)라는 곳이 레퍼런스로서 자주 언급되는 것도 신기했고.
사카키, 들어본 적이 있을거야. 92기생의 그 사카키 료코(??子). 청초하면서도 온화한 이미지의 미녀이자 인망도 두터운, 쿄쿠세이 기숙사의 거주자이자 아자미 정권에서 반역자연합에 있었던 그녀가 그 발효집 본가 사카키 일가의 일원. 정작 같은 학교 학생이면서도 마주칠 일이 없었던 그녀와의 접점이 저 멀리 오이타현에서 생기다니, 그러니 그 연결고리를 믿지 않는 것도 이상할테고.
(7화 후기)
이번에는 일본의 지역사정 관련이 다소 많이 나왔길래 해설을 부가해야겠어요.
먼저, 실존하는 브랜드 등에 관해서.
삼국지(三?志)는 오이타현 오이타시에 있는 대만우롱차 전문점으로, 다양한 대만우롱차는 물론 중국차, 각종 다기도 취급하고 있어요. 영업점은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본점,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내의 하카타한큐백화점 및 텐진다이마루백화점의 지점이 있어요.
루피시아(LUPICIA)는 일본 전국에 지점이 분포하는 각종 차 전문점으로, 녹차나 우롱차 등도 취급하지만 주종은 홍차 및 각종 허브차예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등에 입점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일본내의 대도시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차 전문점 체인이기도 하죠.
오이타현의 고등어는 분고사바(豊後さば), 전갱이는 분고아지(豊後あじ)로 불리는데, 그 중에서도 오이타시 사가노세키(佐賀?)에서 그물 대신 낚시로 잡아서 손상을 최소화한 고급품은 고등어는 세키사바(?さば), 전갱이는 세키아지(?あじ)로 불리고 있어요. 세키사바 및 세키아지는 등록상표.
지역사정에 대해서는 이렇게 밝혀둘께요.
코쿠라 및 모지는 행정구역상으로는 후쿠오카현 키타큐슈시(北九州市)에 속하지만, 키타큐슈시 자체가 처음부터 단일도시가 아니라 모지(門司), 코쿠라(小倉), 토바타(?畑), 야하타(八幡), 와카마츠(若松)의 5개 시를 통합하여 1963년에 조직한 시이다 보니 각지역의 풍토가 꽤 다른 편이죠. 모지는 일본에 바나나가 최초로 수입된 곳인데다 유명 향토요리로는 야키카레(?きカレ?)가 있고, 코쿠라는 야키우동(?きうどん)의 발상지.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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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0-06-21 20:35:30
이야... 사전조사 같은 건 다 어떻게 하셨지요? 아무튼, 이런저런 아는 이름들이 많이 나와 흥미로웠습니다.
키타큐슈의 통합은 제가 익히 아는 이야기지요. 아직 가 본 적은 없습니다만, 5개의 도시가 합쳐진 곳이니만큼 지역색도 꽤나 다양한 곳이겠지요.
마드리갈
2020-06-22 13:05:13
우선, 찬사에 감사드려요!!
사전조사에 대해서는 2계통으로 설명을 드릴께요.
우선은 요리 및 식재료 관련으로. 일단 저희집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여러 이국적인 조리법이나 식재료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이전에 쓴 글인 글로벌한 주방에서 드러나 있듯이, 조리법, 식재료 관련은 경험의 소산인 것이죠.
그 다음은 지역. 언급되는 지역은 여행 때 가 본 곳이고, 여행을 할 때에도 현지의 향토요리 사정에 대해서 파악해 두고 있어요. 2000년대 후반은 주로 동일본 각지역, 2010년대에는 서일본 각지역을 주로 다녔어요.
원작에서 사카키 료코의 출신지는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기숙사생이니까 지방 출신인 것으로 전제되긴 해요. 이것을 바탕으로 출신지 후보로서 선정한 곳이 소금누룩, 일본주 및 발효카레로 유명한 니이가타현(新潟?), 핫쵸미소로 유명한 아이치현 오카자키시(愛知?岡崎市), 일본 간장의 본산 와카야마현 유아사쵸(和歌山?湯?町), 2010년대의 소금누룩 전국유행을 이끈 오이타현 사이키시(大分?佐伯市) 등에서 고민했는데, 그 중 니이가타현이 조건을 완벽히 만족하고 있다 보니 사카키 료코의 출신지도 니이가타현인 것으로 정했어요. 작중에서 사카키 료코가 기숙사내에 소금누룩 제조공방을 운영중이고, 연대식극에서 반역자측의 잇시키 사토시가 칸사이풍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나고야식 장어덮밥)를 만들 때에 그녀의 미완성 상태의 밀조주를 부재료로 썼다든지 하는 게 나온데다 또한 그녀가 가을 선발전에서 선보인 카레요리가 니이가타 발상의 발효카레인 것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이렇게 되면 사카키 료코와 특히 친하면서 야생동물 수렵육을 주재료로 쓰는 지비에(Gibier) 요리에 능한 요시노 유키가 나가노현(長野?) 출신인 것도 만족되어요. 실제로 나가노현은 일본내에서 지비에요리로 명성이 높고 지비에 진흥협회 또한 나가노현내에 있으니까요. 또한 이 경우 신칸센 운행계통에서도 공통점이 생기고 있어요. 이 점은 다음 회차에서 다루어질 거예요.
키타큐슈시는 영역도 넓은데다 각 구가 크게 달라서 공통점이 많지 않아요.
코쿠라역 주변 및 키타큐슈 고속철도 연선지역인 코쿠라남구는 꽤나 퇴락한 곳이 많아요. 특히 탄가시장(旦過市場)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 비위생과 무질서는 오사카 츠루하시시장(鶴橋市場)이 나아 보일 정도였어요. 이에 반해 모지코역 주변의 모지코레트로지구는 전통과 현대가 잘 조화되어 있는 쾌적한 관광지로서 야키카레, 크래프트맥주 등이 성업중인 완전히 다른 지역인데다 바다 건너 시모노세키와의 교통은 도로, 철도, 해운은 물론 도보로도 가능해요. 도보해저터널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시모노세키는 풍토와 문물이 또 크게 달라서 큐슈와 혼슈가 이래서 다르구나 하는 것도 여실히 보여요. 과거 야하타제철소 및 인근지역인 쿠로사키 부도심, 그리고 학원도시인 오리오 지역은 모두 키타큐슈시이면서 다른 도시라는 색채가 분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