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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간만에 폴리포닉 월드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석유의 성인설(成因説) 및 합성석유 관련입니다.

현실세계에서의 석유관련 정설은 일단 유기성인설(有機成因説)입니다. 즉 유기물의 축적에 의한 변형이 석유의 생산으로 이어졌다는 것. 즉 이 유기성인설이 참이려면, 석유는 반드시 퇴적암층(堆積岩層, Sedimentary Rock Layer)에서 발견되어야 하며, 그 퇴적암은 해성층이든 육성층이든 간에 형성과정에서 지표에 노출되어 각종 생물이 살고 죽으면서 유기물의 축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퇴적암층에서 석유가 발견되더라도 지표에 노출된 적이 없다면 석유의 부존가능성은 정설에 따르면 없습니다. 게다가 지구상에서 발견된 석유의 성분에 대체로 유기물에서만 생성된 화합물이 있다는 것도 유기성인설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소수파이기는 하지만, 무기성인설(無機成因説), 즉 무기물에서도 석유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화성암 기반암의 아래에서 생성된 석유도 있으며, 그렇게 기반암 등의 균열을 통해서 석유가 기반암 위의 지층, 지표 등으로 용출되는 과정에서 퇴적암 속 유기물이 혼입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무기성인설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게다가, 대학생 때 상당히 관심을 갖고 본 분야 중에 석탄액화 등의 합성석유의 제법 관련이 있습니다. 청운의 꿈 차원에서 끝났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롤모델로 본 인물 중에 벨기에의 화학자 에르네스트 솔베이(Ernest Solvay, 1838-1922), 벨기에 출신의 미국인 화학자로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발명자인 레오 베이클랜드(Leo Baekeland, 1863-1944), 미국의 거대화학기업 듀폰(DuPont) 재직중 나일론을 발명한 월레스 흄 캐로더스(Wallace Hume Carothers, 1896-1937) 등이 있었을 정도로 화학 관련을 좋아했고 관심도 많았던 터라, 이미 1990년대 후반에 사양산업이 된지 오래된 석탄산업의 다른 방향으로의 재흥, 그리고 무기성인설이 주목받을만한 근거 등에 주목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2010년대가 되고, 동생과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그래서 에너지자원 관련에서 석유의 무기성인설을 폴리포닉 월드의 정설로 채택한 것은 물론 석탄과 중유를 이용한 합성석유 제조법으로 1913년에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베르기우스(Friedrich Bergius, 1884-1949)가 개발한 베르기우스 공법(Bergius Process)에 이어, 1925년에 독일의 화학자 프란츠 피셔(Franz Fischer, 1877-1947)와 한스 트롭쉬(Hans Tropsch, 1889-1935)가 일산화탄소, 수소 및 다량의 열을 사용하여 각종 석유제품을 합성해 내는 기술로 개발한 피셔-트롭쉬 공법(Fischer-Tropsch Process)에 이르기까지 합성석유 관련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폴리포닉 월드에서도 천연석유는 쓰입니다. 합성석유의 생산비가 높은데다, 석유가 유기물은 물론 무기물에서도 만들어지니까 불순물이 많고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자면 결국 석유광업으로도 이어지니까 이것도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참고로 유황 생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원유나 천연가스 등에 존재하는 황화수소입니다.


대학생 때의 관심사가 직업으로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기반이 된 것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경이로운 일입니다.



어제 올렸던 글을 조금 손봐서 이렇게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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