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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1도 없다" 라는 표현은 과연 틀린 것일까 제하로 글을 썼는데, 오늘 마침 언론에서 이 표현을 다룬 것이 있더군요.
오늘인 2020년 7월 28일 조선닷컴에 게재된 [기자의 시각] 나는 "1도 없다"에 분개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요즘 들어 확산되고 있는 "1도 없다" 라는 표현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의제한 듯한 분노가 노정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국문법에서 명사와 수사가 반드시 따로 구별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명사(名詞, Noun)와 수사(?詞, Numeral)는 같은 품사일 수도 있고, 다른 품사일 수도 있습니다. 즉 이것을 문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어디까지나 가변적이고, 이것은 다른 언어체계에서 또 다르게 나누듯이 횡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고, 또한 한 언어체계에서 시대에 따라 문법적인 표준이 달라지듯이 종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수사는 명사와 완전히 독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명사에 두루 포섭되는 개념이다 보니 그 양자를 명백하게 달리하는 것은 사실상 실익이 없습니다.
또한, 이전 글에서 이미 논했습니다만, 수량, 정도 등을 의미하는 데에서 계수방법에 따라 그 진리값이 달라진다고 보는 자체가 무리수투성이입니다. 그러니 이 점에 대해서 납득할만한 논증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1도 없다" 만이 틀리다고 주장해서 그게 받아들여질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정말 분개해야 할 부분에 침묵하는 것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국어환경에서 개탄스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매스미디어에서 잘못된 조어인 "역대급" 등을 남발한다든지, 학생 사회에서 쓰이던 은어인 "왕따", 인터넷 은어인 "신박하다", "내로남불" 등의 어휘를 무분별하게 유입시켜서 은어에 면죄부를 부여했다든지, 억지 신조어인 "베이글녀", "닭볶음탕" 등을 언중에 강요한다든지, 인물의 도량을 나타내는 금도(襟度)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로 매번 잘못 쓰이는 등의 현실에 제대로 비판을 해 오기라도 했습니까. 과문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 것 거의 못 봤습니다.
또한, 규칙을 위한 규칙의 남발과 그 결과인 중국어 제일주의, 무분별한 사이시옷, 아무도 쓰지 않는 순화어 등의 것들은 아예 비판해서는 안될 금과옥조라도 된다는 것입니까. 이런 말까지 쓰면 좀 그렇습니다만, 결국 이것도 선택적 분노같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옳다는 가정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제가 잘못되면 결론도 잘못되고, 예의 칼럼은 바로 그것의 좋은 예가 되었습니다. 사례가 더 불어나는 건 원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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