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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H] 35화 -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어하트어택, 2020-07-31 07:12:00

조회 수
126

“뭐야... 도대체 이건!”
세훈의 등뒤에 도사린 서늘하고, 으스스하고, 불길한 기운. 뒤돌아보니...
거울 속의 세훈이, 세훈을 노려보고 있다! 그것도, 두 손의 주먹을 굳게 잡은 채로!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거울 속 자신이 나를 저렇게 적대적으로 노려보고 있다니! 설마, 거울을 통한 술수라도 부리는 건가? 세훈 역시 주먹을 꽉 쥐는데...
이상한 예감이...
아래쪽...
온다...
훅-
세훈이 미처 아래쪽을 내려다보기도 전.
순간, 세훈의 몸이 붕 떴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다. 급한 대로 팔다리를 뻗어 본다. 하지만... 안 닿는다. 이상하다. 분명, 팔다리를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인데... 팔을 버둥거려 보지만 소용없다.
이건 또 뭐란 말인가. 벽이, 저절로 달아나다니? 그것도 마치, 이 엘리베이터 자체에 의지가 있는 것처럼, 세훈의 손이 닿으려고 하기만 하면 저절로 멀어진다니!
몸의 피가 위쪽으로 쏠린다...
가까워진다...
바닥에...
쿵-
세훈의 몸이 엘리베이터 바닥에 널브러진다. 온몸에 충격이 전해져 온다.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으으...”
세훈이 신음소리를 흘리며 손으로 바닥을 짚고 일어나려고 할 때.
“잊었나 본데...”
미나코의 목소리가, 세훈의 바로 위에서 들려온다.
“여기는 내가 지배하는 공간이야. 중력이든, 점성이든, 무게든, 어떤 법칙이든, 이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내 마음대로라고. 알겠어?”
미나코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치 자신이 이미 이겼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세훈의 주위를 한 바퀴 돌며 말한다.
“너를 여기서 먼저 처리한 다음, 네 그 잘난 여자친구한테 너의 끔찍한 몰골을 보여 줄 거야. 어때, 기대되지?”
“너 말이야.”
세훈이 신음소리를 삼켜가며, 미나코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나한테 괜히 집적댔던 녀석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아, 너한테 집적댔던 녀석들이라고? 누군지 알지.”
미나코의 입에서는 바로 답이 나온다.
“내가 아는 애들만 해도, 빈센트 클라인, 김예준, 고한영 같은 애들이, 너한테 당했지. 내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
“모를 것 같아서 말해 줬는데, 잘 아네.”
세훈은 코웃음을 치며 말한다.
“혹시나 모르면 친절하게 말해 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내가 네 속셈을 모를 것 같아?”
세훈을 노려보는 미나코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올라간다.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끈 다음, 내 등 뒤를 노리려는 수작은, 벌써 간파했다고!”
순간, 세훈의 오른손에 전해져 오는...
“큭...”
마치 공업용 프레스로 손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
세훈은 이를 악문다. 앞을 본다. 미나코가 오른발로 세훈의 오른손을 밟고 있다.
“네가 그 애들 이름 꺼낸 속셈도 알지.”
미나코는 오른발을 세훈의 손에서 떼며, 팔짱을 끼고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쓸데없는 짓 집어치워라. ‘그분’의 강함은 그런 애들에 비견될 만한 게 아니니까!”
“훗... 너도였냐?”
바닥에 널브러져 있으면서도, 미나코의 입에서 ‘그분’이라는 말이 나오자, 세훈은 실눈을 뜨고는,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남한테 조종이나 받는 주제에.”
“뭐어어어어!”
세훈의 도발에, 미나코의 얼굴이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일그러진다. 동시에 미나코가 세훈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그 순간, 세훈은 재빨리 옆으로 피한다. 방금의 공격에 이곳저곳 쑤시기는 하지만, 그것도 못 피할 정도는 아니다. 스윽- 하고, 미나코의 주먹이 세훈의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동시에, 세훈의 눈앞의 시야가 왜곡되는 것처럼 보인다.
세훈이 겨우 몸을 일으키고 미나코를 노려보자, 미나코는 표정을 바로 하고 말한다.
“제법인데? 이런 것도 못 피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몸이 꽤 쑤실 텐데. 안 그래?”
“고마운데. 그런 칭찬을 다 해주고.”
“하지만 말이지...”
미나코는 비틀거리며 서 있는 세훈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진짜 공격은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무슨 말인지 알아?”

시계는 9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다.
현애는 미린역 개찰구를 나와, 바로 연결된 RZ백화점 지하 출입구로 들어간다. 아직 아침 시간이라, 사람은 많지 않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옆에 안내판이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찾는다.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나온다. RZ시네마는, 8층에 있다고 나온다. 엘리베이터로 간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현애 혼자밖에 없다.

♩♪♬

전화 수신음이 들린다. 알렉스로부터의 전화다.
“여보세요?”
“어, 너 어디쯤 오고 있어?”
“이제 엘리베이터인데. 금방 가.”
“정말? 빨리 오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알렉스의 목소리는 밝기는커녕, 오히려 초조하다.
“참, 세훈이하고는 연락이 돼?”
“글쎄, 아직 안 되네. 세훈이 어머니도 연락이 안 되는 것 같고.”
“정말? 하... 30분밖에 안 남았는데 안 오면 어떡하지.”
알렉스는 잔뜩 초조함을 집어먹은 목소리다.
그렇게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 어느새 8층이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RZ시네마 매표소, 매점,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 옆의 매점에서 팝콘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도 보이고, 워너비 걸의 등신대 앞에서 사진을 찍는 꼬마들, 사진을 찍어주는 엄마 아빠의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어! 현애 왔구나!”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현애를 부른다. 캐릭터가 새겨진 셔츠를 입은 금발의 남학생, 틀림없는 알렉스다. 그리고 그 옆에는 미셸, 레지나, 니라차도 와 있다.
“생각보다 빨리 왔잖아.”
“맞아. 40분 정도에 온다고 해 놓고서는.”
레지나와 니라차가 한 마디씩 하자 현애는 말없이 웃기만 한다.
“세훈이는 아직 연락 없지?”
알렉스가 어두운 표정을 하며 말하자, 현애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그렇게 말하며, 알렉스는 팔찌 형태로 된 티켓 2개를 내민다.
“자, 세훈이 것도 같이 챙겨.”
현애는 티켓을 받아든다. 문득 걱정된다. 세훈은 지금 어떤 상황일지 말이다. 누구한테서 공격을 받고 있는지는 알겠는데, 전화를 해 보려고 해도 할 수가 없고...

어느덧, 9시 47분.
일행은 매표소 옆 벤치에 앉아 있다. 다들 팝콘과 콜라를 하나씩 들고 있다. 니라차는 먹는 걸로만 시간을 보냈는지 팝콘 하나가 다 비었고, 8,000리라를 주고 팝콘을 또 하나 샀다. 그걸 또 먹으려다가 현애에게 핀잔을 들었다.
현애는 틈틈이 만화 <라리의 모험>을 보는 중이다. 물론 세훈 걱정 때문에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기는 하지만. 메시지도 3분마다 해 보는데, 통 답이 없다.
알렉스는 그 와중에도 시사회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주목하고 있는 영화만 20여 개.
“안 오네.. 세훈이는.”
한참 AI폰을 보던 알렉스가 엘리베이터 쪽을 보며 중얼거린다.
“전화도 계속했는데 안 받고.”
“슬슬 들어갈 시간 아니야? 9시 50분이 다 됐다고.”
레지나는 손에 든 팝콘을 하나둘씩 집어 먹으며 초조하게 말한다.
“마냥 기다리고 그럴 수는 없잖아.”
옆에 앉은 미셸과 니라차도 말은 하지는 않지만, 알렉스와 레지나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9:50 <워너비 걸>, 입장 바랍니다.]

안내 문구와 하나둘씩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보고 있자니 더욱 초조해진다. 현애는 엘리베이터도 신경 쓰이고, 상영관 입구도 더욱 신경 쓰인다. 세훈은 도대체 왜 안 오는가... 설마 중대한 일이라도 벌어진 것 아닌가...
그때다.

♩♪♬♩♪♬♩♪♬

현애의 AI폰이 울린다. 알렉스, 레지나, 미셸, 니라차가 모두 돌아본다. 현애의 AI폰을.
침을 한번 삼키고, 입을 연다.
“여보세요?”
“아... 현애구나. 나 세훈인데...”
분명, 이건 세훈의 목소리가 아닌가? 그런데 세훈의 목소리에, 힘이 조금 없는 듯하다.
“뭐... 뭐야! 너 지금... 어디 있어?”
“여기...? 여기... 엘리베이터...”
“뭐어어어? 엘리베이터어어어?”
엘리베이터라는 말을 듣자마자, 현애의 목소리가 올라가고, 친구들도 일제히 현애를 돌아본다. 다들 현애의 입, 그리고 전화 너머의 세훈의 목소리만 주목하고 있다. 심장이 불안감에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입술과 전화를 든 손도 떨리기 시작한다.
음량을 최대한 키워 본다.
“맞아. 엘리베이터야.”
“너, 그럼, 설마...”
“그 녀석... 그 녀석한테 엘리베이터 습격을 당해서...”
세훈의 목소리는 중간중간 툭툭 끊어지는 듯하고, 거친 숨소리가 수시로 들린다.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설마, 몰래 전화를 걸었단 말인가?
“왜 그래? 지금 정확히 무슨 상황인데?”
“아, 말도 마. 후... 지금 그러니까, 말을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니까... 후...”
옆에서 현애의 전화를 듣고 있던 알렉스를 비롯한 친구들 역시 불안한지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가 빨리 가서 도와주거나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맞아. 보통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까 말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현애는 한숨을 푹 쉬며 벤치에 등을 기댄다.
모두가 걱정스럽게 현애를 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한 사람이 타고 있다.
그리고 거기서 내리는 사람은...

“늦어서 미안!”
세훈이다. 아무 소식도 없다가, 1분 전쯤 갑자기 전화해서 헐떡이는 목소리로 전화하던, 세훈 말이다! 얼굴은 온통 벌겋고 이마에는 땀이 흐르는지 여기저기가 축축해 보이고, 두 손도 역시 그렇다. 마치, 마라톤에서 완주하고 막 들어온 마라톤 선수를 보는 것만 같다.
“야 인마, 조세훈!”
엘리베이터에서 숨을 헐떡이며 내리는 세훈을 보더니, 현애가 소리를 내지른다.
“뭐 하는데 이제 와!”
“하... 급하게 뛰어오느라고...”
세훈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도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알렉스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세훈을 멀뚱멀뚱 본다.
“아니, 어떻게 된 건데 전화도 안 하고 말이야!”
“전화가... 전화가... 그... 전화가 말이지...”
“그래도 한번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미... 미안해... 생각도 못 했어... 빨리 와야 하겠다는 생각만 하느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세훈이 숨을 헐떡거림에도 불구하고 현애는 따지듯 말한다.
순간 세훈의 피부에 확 닿는다. 현애의 차가우면서도, 어딘가 따뜻한 아우라가 말이다. 현애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조금 듣기가 그렇기는 하지만, 세훈의 땀을 식혀주는 그 냉기만큼은 고맙다.
“하아아아,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말이지...”
세훈은 조금은 숨을 고른 듯, 심호흡을 하며 말한다.
“설명해 줄게. 설명해 줄... 테니까... 하... 하...”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0-07-31 16:42:08

읽어 내려가다가, 끝에 와서는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하고 머리속에 의문만 잔뜩 남기고 있어요.

결과로 봐서는, 엘리베이터를 탄 세훈을 제압하려던 미나코의 시도가 무력화되었고, 상황이 평정된 다음에 세훈이 피해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것인데, 저 무서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이 자신에게 적의를 드러내는 것,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은 징그러운 상황이었어요.

눈빛이 날카롭고 표정이 별로 없는 저로서는 더더욱 경계심이 커지는...

시어하트어택

2020-08-01 23:12:12

물론 거울 속의 상을 왜곡해서 보여 준 것도 공간 지배 능력의 일부입니다만, 실제 거울이 저런다면 좀 무섭기는 하겠죠...


세훈과 미나코의 대결이 어떤 방식으로 끝났는지는 다음 화에 보면 나올 예정입니다.

SiteOwner

2020-07-31 20:22:03

생각해 보면, 엘리베이터는 정말 위험한 공간입니다.

문으로 열고 닫히며 폐쇄된 공간이지만 믿을 수 있는 것은 와이어 및 제어시스템뿐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언제 어떻게 얼마나 방해받을지 탑승자는 알 수 없으며 만일 견인와이어가 끊어지든지 하면 그 뒤의 상황은 절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그럴텐데, 미나코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길래 그 공간 내부를 임의로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인지...


잘 마무리되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현애의 냉기능력은 이럴 때도 빛이 납니다. 최소한 세훈을 시원하게 해 주는 데에 공헌할 수 있으니...

시어하트어택

2020-08-01 23:14:27

엘리베이터라는 게 우리 생활에 매우 유용하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위험한 곳이 될 수도 있죠. 범죄도 일어날 수 있고, 안전사고도 일어날 수 있고, 아무튼 사고가 한번 나면 위험합니다.


더운 데서 땀을 뻘뻘 흘리고 와서 맞는 에어컨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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