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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드래곤 걸 ?腕火龍小姐 10. 심포지움(Symposium)

마드리갈, 2020-08-18 16:40:10

조회 수
147



아이언 드래곤 걸 ?腕火龍小姐 10. 심포지움(Symposium)

사카키 료코의 돌발적인 제안, 그리고 그 곁에서 강아지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응 하고 있는 요시노 유키의 그 눈빛은 도저히 저항할 수가 없었던 것. 게다가 이미 호텔은 체크아웃해 있었고, 갈아입을 옷도 모두 체크아웃 전날에 세탁, 건조해서 캐리어에 수납한 상태라서, 료코의 집에서 하루 더 머무른다 한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수락했어.
집에 전화를 하고 있는 도중 료코가 전화를 잠깐 바꿔달라고 요구했어.
료코는 역시 목소리가 아름다운데다 뭐랄까, 영업용 스마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상냥한 기질 그 자체가 구체화된 듯한? 역시 토오츠키 학원 내에서 인망이 높은 이유를 알 수 있었지.

대체 새로이 시도하는 요리란 무엇일까.
그리고, 발효와 지비에, 대체 어떤 접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물론 무관하다고는 단언할 수 없는데다 어떤 것인지도 대략 짚이긴 하지만.
게다가, 견학만이 목적이었고 그 외에는 전혀 상정하지 않았던, 그리고 학교에서도 접점이 없었던 나에게 이 두 사람은 친절하다. 그리고 신작요리까지 대접하겠다는데...

"음...그 신작요리, 도울까 싶은데..."
"괜찮아요. 일부러 여기까지 오셨으니, 오늘은 손님으로서 즐겨 주세요."
료코가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서 요리를 하고 있던 도중, 유키가 호지차를 내어 왔어.
따뜻한 호지차. 깊고도 부드러운 맛에 끝에, 인공적으로 첨가해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독특하게 품위있는 단맛.
"이 호지차, 혹시 카고시마현의 치란차로 만든?"
"우왓, 정답!! 호지차의 원산지를 맞춘 사람, 미요콧치가 처음!!"
"미요콧...치...??"
"미요코니까 미요콧치!! 그럼 다시 주방에 갈께!!"

순간 당황해 하는 나만 방에 남아서 호지차를 마시고 있고, 주방에서는 료코와 유키가 같이 요리를 만드는 상황...
다 완성되었다고 료코가 부르길래 식탁으로 갔는데, 료코와 유키가 7가지의 요리를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어.
스타일은 양식 3가지, 중화 2가지 및 일식 2가지.
양식은 베니즌 스트로가노프, 키마카레 및 훈제말고기 카나페, 중화는 사슴고기 힘줄의 중화수프 및 사슴고기를 이용한 회과육(回鍋肉), 일식은 산포마부시(山?まぶし) 및 호지차와 사슴고기로 만든 츠쿠다니(佃煮). 일단 향에서는 통상적인 지비에 요리의 관념인, 수렵육 특유의 미묘한 야생의 냄새를 억제하기 위해 다소 과도하게 쓰인 향신료의 그 향이 아니었어. 게다가 보통 스트로가노프 하면 쇠고기로 만든 비프 스트로가노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멧돼지고기로 만든 스트로가노프도 있지만 이건 또 다른...

일단 중화수프부터 먹어본 나는 순간 말을 하지 못했어.
역시 조금 전까지 호지차를 마시고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확실히 따뜻하고, 또한 그와 동시에 확실히 포근하다!! 그리고 끝에 느껴지는 기분좋게 깔끔하면서 깊은 맛의 요소는 2가지. 하나는, 사용된 사슴고기가 숙성을 거쳐서 감칠맛이 수렵직후의 상황보다 배증되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금누룩을 적량적소로 사용했다는 것.
게다가, 또 놀라운 것은, 향신료를 사용하되 남용하지도 아끼지도 않고, 식재료 자체의 맛을 잘 구현하되 미묘한 야생의 냄새를 잘 가공해서 오히려 묘하게 끌리는 듯한 향으로 전환시킨 것. 기존의 지비에의 관념을 깬다는 건 실천하기 어려운 것인데, 이것을 주된 식재료인 사슴고기를 숙성시키는 방법으로 역발상을 실천한 것이었어. 일단 7-8일 정도 드라이에이징을 거쳐서 부드러움과 탄력의 경계선만큼 사슴고기를 숙성한 것 같았어. 고기를 다소 크고 넓게 썬 베니즌 스트로가노프, 조직이 살아 있을 정도로 분쇄한 키마카레, 가늘고 길게 썰어 볶는 회과육에도 부드러움과 씹는 맛을 양립시킬 수 있게 그 경계까지 숙성을 정확히 완성시킨 솜씨가 역시 굉장했어.

"이 사슴고기, 7-8일 정도 드라이에이징을 거친 것, 맞나요?"
료코, 유키 모두 살짝 놀라면서 인정했어. 그러면서, 내가 요리를 하나하나 맛보고 있는 것을 보고 희색이 만면해가고 있었지. 내가 먹으면서 느끼는 것이 상당히 기분좋게 보였는지, 그녀들도 그렇게 만든 7가지의 요리를 먹으면서 예상보다 더욱 잘 된 것 같다고 감탄하고 있었고.
게다가 츠쿠다니의 주재료로 호지차와 사슴고기를 쓴 것도 탁월한 선택. 호지차의 탄닌 및 사슴고기의 철분이 반응하면, 사슴고기 특유의 쇠고기와 비슷한 듯 묘하게 다른 저항감이 풍부하고 온화한 풍미로 바뀌지만 일단 사슴고기 자체가 별나게 여겨지다 보니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츠쿠다니 자체를 그냥 일식메뉴에만 한정해서 생각하다 보니 중화나 양식 등의 다른 분야에 적용하지 않으려는 고정관념도 꽤나 강하지. 료코와 유키는 그런 고정관념을 넘어서, 다른 분야의 요리와도 잘 어울리게 만든 것이었어. 신작요리라는 게 기존에 아예 없었던 요리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것을 재해석하여 재창조한 것을 빼면 정의가 협소해지지 않겠어? 바로 그런 것.

마무리는 산포마부시 및 훈제말고기 카나페.
나고야(名古屋), 기후(岐阜) 등에서 특히 인기있는 장어덮밥인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를 만드는 방식으로 각종 산채, 버섯, 그리고 사슴고기를 이용하여 만든, 글자 그대로 산의 보물을 모은 이것을 먹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 버렸어.



(10화 후기)
이번의 10화는 9화에서 1개월이 넘는 오늘에야 완성하게 되었어요.
중간에 집필계획의 변경, 포럼관리 관련의 내부처리사항 및 일신상의 여러 사정 등으로 10화의 완성이 늦어졌음을 알려드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0-08-19 09:08:51

오랜만에 잘 봤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절로 돌았습니다.


저는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20-08-19 13:02:35

군침이 절로 돌 정도...

요리에 대한 묘사가 박진감있게 느껴진 것이군요. 다행이예요.

감상평과 격려의 말씀에 모두 깊이 감사드려요.


이번 회차에서는 저희집의 취향이 꽤 많이 반영되어 있어요.

사슴고기는 어릴 때부터 먹어본 적이 많다 보니 꽤나 익숙한 식재료였어요. 단 수렵으로 확보한 것은 아니고 살던 동네에 사슴농장이 있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구입하기 좋았다 보니까요. 게다가 일본 중부내륙지역인 나가노에 있을 때 말고기 요리를 처음으로 접했던 것도 있고, 비프 스트로가노프와 회과육은 자주 만들어 먹는 요리이고 호지차는 거의 매일 마시는 차 음료니까, 그리고 향신료가 너무 과하게 쓰이는 건 꺼리니까 그렇게 취향을 반영하여 이야기를 구체화했어요.


또한, 등장하는 요리는 원작의 내용도 재해석하여 반영한 것이죠.

산포마부시의 원형인 히츠마부시는 원작에서 잇시키 사토시가 관서식으로 조리한 히츠마부시로 등장하고, 츠쿠다니와 비슷한 조림인 시구레니는 타쿠미 알디니가 피자를 만들 때 응용하고 있어요. 게다가 씹는 맛과 부드러움의 경계는 유키히라 소마와 미토 이쿠미가 식극을 벌일 때 소마가 내놓은 샬리아핀 스테이크덮밥에서 나온 것이고, 카레는 가을 선발전에서 호죠 미요코 및 식극의 소마 주요 캐릭터들에게 주어진 과제메뉴예요.

수렵육 특유의 냄새 문제는 유키히라 소마와 하야마 아키라의 대결에서도 등장하는 것.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돈코츠라멘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이치란 라멘(一蘭ラ?メン)이 처음에는 살짝 누린내가 나는 감각이 있는데 다른 브랜드와는 달리 국물까지도 그런 맛이 나는 건 절대 아닌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돈코츠라멘의 깊고 풍부한 맛을 극대화하는 것 또한 비슷한 원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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