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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지리 관련 이야기들.

시어하트어택, 2020-09-19 23:21:17

조회 수
136

1. 독일에는 지금도 체코의 조차지가 있습니다.

바로 몰다우하펜(Moldauhafen, 체코어로 Vltavský přístav)이라는 곳인데, 함부르크항의 몇몇 구역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구글 지도 같은 걸로 보면 그냥 컨테이너와 크레인 같은 것만 있죠.

여기가 왜 이렇게 되었냐면, 베르사유 조약에 의거해서 체코슬로바키아는 1929년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으로부터 함부르크, 슈테틴(지금의 슈체친) 등의 항구 몇 곳을 99년 동안 조차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체코슬로바키아는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창구가 생기게 되었죠. 2차 세계대전 이후 슈테틴은 폴란드에 넘어가게 되면서 이곳의 조차지는 포기하고 함부르크의 조차지만 남았고,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가 해체되면서 조차지는 체코가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2028년 조차가 끝나게 됩니다.


2. 영국 웨일스에는 흘란바이르푸흘귄기흘고게러훠른드로부흘흘란더실리오고고고흐(Llanfairpwllgwyngyllgogerychwyrndrobwllllantysiliogogogoch)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마을의 이름이 원래 있던 이름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원래 이름은 'Llanfair y Pwllgwyngyll'였는데, 1860년경에 마을의 어떤 재단사가 저렇게 지었다는군요. 이유는 그냥 '가장 긴 기차역 이름이 갖고 싶어서'.

노래도 있으니 들어보시면 괜찮을 듯합니다.

https://youtu.be/1BXKsQ2nbno


3. 캄보디아에는 힌두교 시바신을 모시던 '프레아 비헤아르'라는 사원이 있습니다. 캄보디아와 태국이 서로 사원의 주변 부지를 놓고 분쟁중인데, 지도를 보면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태국 땅이고 사원만 캄보디아 땅입니다. 캄보디아는 사원 주변 땅까지 캄보디아 관할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태국은 주변 부지는 자기 땅이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일단 국제사법재판소는 2013년 캄보디아의 손을 들어 주긴 했습니다.


4. 모로코 앞바다에는 '플라사스 데 소베라니아'라는 스페인령의 작은 섬들이 있습니다. 세우타나 멜리야와는 달리 민간인 거주는 없고 군사기지 등으로 활용되는 곳입니다. 바르바리 해적 등을 막기 위해 거점으로 사용되었던 곳들입니다.

이 중에 '페뇽데벨레스데라고메라(Peñón de Vélez de la Gomera)라는 곳은 1934년까지는 바다와 떨어졌으나 이후 폭풍우 등으로 지형이 바뀌어 모로코 땅과 연결되었습니다. 이곳의 400m 정도의 국경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국경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오스트리아의 '푸킹' 마을 이야기를 좀 해 보고 싶었는데... 이건 다음에 해 봐야 할 것 같군요.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0-09-20 15:07:42

이번에도 재미있는 지리관련 정보를 소개해 주셨네요.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국제법 관련의 이야기가 꽤 있네요.

사실, 그로티우스의 공해자유론(Mare Liberum)에 따라 공해는 어느 나라에게든 개방되어 있고, 이것은 내륙국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어요. 그래서 스위스처럼 바다로 통하는 라인강 수계가 있고 바젤에 항구가 설치된 국가도 있고, 몽골처럼 편의치적국인 경우도 있고 그러해요. 체코의 경우는 그 경우에 더해서, 독일의 항구도시 함부르크의 항구 일부분을 2028년까지 조차중...


태국과 캄보디아의 프레아 비헤아르, 또는 비헤아 프레아 사원 사건(Temple of Preah Vihear Case)은 아주 유명하죠. 국제법을 공부한 사람이면 모를 리가 없는 유명한 영토분쟁인데, 이것은 국가원수의 능력과 의지, 그리고 국제법에도 시효취득의 개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사례이기도 해요.

사실 이건 1962년에 이미 결론이 난 사건이기도 하죠. 단지 태국이 불복했을 따름.

문제의 사원이 지도상에 표시된 것에 대해서 태국(당시 시암) 측은 잘못된 국경선에 대해서 항의조차 하지 않았고, 1930년, 시암의 왕자가 사원을 방문했을 때 당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부분이었던 캄보디아측에 프랑스 국기가 게양된 것도 묵인, 그래서 결국은 1904년의 프랑스-시암 조약에 따라 프랑스의 해당지역 관할에 대해서 시암이 일관된 태도로 묵시적으로 승인했다 보니 그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승계국인 캄보디아의 시효취득이 인정된 것이죠. 그래서 국제사법재판소가 1962년에 캄보디아의 손을 들어줬고, 그 뒤에도 태국이 불복하는 태도를 보이자 2013년에는 태국의 주둔군 철수를 명령했어요.

이걸 참조하셔도 좋아요(국제사법재판소 웹사이트의 해당사건 페이지, 영어)


웨일즈의 마을 이름, 재미있어요. 그리고 노래를 부른 사람 목소리가 참 좋아서 반하겠어요!!

웨일즈어의 발음은 묘하게 독일어같기도 하고, 스웨덴어같기도 하고...


모로코 앞바다의 스페인령 플라사스 데 소베라니아는 이름 그대로 주권집락이네요. "여기는 스페인의 주권하에 있는 마을이다" 라고 주장하듯이. 게다가 사주가 생겨서 국경이...참으로 기묘하게 형성되었어요.


이상한 이름의 지명,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오스트리아의 푸킹은 물론이고, 제가 아는 것으로는 호주 및 바누아투의 에로망가, 캐나다의 옐로나이프, 에티오피아의 왈왈, 아르메니아의 로리, 필리핀의 시발롬, 미국의 푸우오오 화산(이전 글 참조), 몽골의 헙스굴 호수 등이 있어요.

SiteOwner

2020-09-21 21:12:22

재미있는 것들이 4가지나 있군요. 잘 읽고 있습니다.

각 항목에 대해서 보충도 좀 해 둘까 싶습니다.


독일의 16개 연방행정구역 중 함부르크와 브레멘은 독립적인 자유시의 지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 함부르크에는 체코의 조차지인 몰다우하펜이 있고, 또한 베저 강 하구에는 브레멘의 항구인 브레머하펜이 있는데 브레머하펜은 브레멘의 일부이면서 연속적이지 않고 니더작센주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것 또한 외국과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역사는 1653년 스웨덴이 해당지역을 점령했던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지금의 지위는 1827년에 하노버 산하에 있던 해당지역을 브레멘 시에서 사들여서 편입하여 정해졌습니다. 두 자유시가 모두 외국과 관련있되 함부르크의 몰다우하펜은 내륙국인 체코의 영향하에 있으면서 현재진행형이고, 브레멘의 브레머하펜은 해양에 접한 스웨덴의 영향하에 있었던 역사가 있는 점에서 극명히 대조적입니다.


몰다우하펜의 체코어 표기를 보면 "블타프스키 프리스타프" 로 읽힙니다.

그렇습니다. 스메타나(Bed?ich Smetana, 1824-1884)의 교향시 몰다우(Moldau)는 체코어로는 블타바(Vltava)입니다.


웨일즈는 현재의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이 만들어지기도 훨씬 전에 복속되어 8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래도 웨일즈어가 저렇게 쓰이는 건 분명 경이로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로 된 세계에서 가장 긴 이름의 철도역...이렇게 웨일즈어가 잊힐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래도 꽤 좋군요. 미성입니다. 역시 동생이 좋아할만한 목소리...

반대로 가장 짧은 역 이름을 거명해 본다면, 제가 아는 한은 일본 미에현의 츠역입니다. 한자표기가 津, 가나표기가 つ 이렇게 됩니다.


많이 길어지다 보니 나머지 사항은 분할해서 코멘트하겠습니다.

SiteOwner

2020-09-21 21:31:55

그러면 이번에는 두번째 코멘트를 이어나가겠습니다.


세계 각국의 여러 대립사안은 식민주의의 산물인 경우가 상당히 많고, 특히 국제법, 국제정치학의 영역에서는 동아시아 출신의 인재보다는 라틴아메리카 및 아프리카의 인재가 두드러지게 많이 보인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국제회의에서도 그런 경우가 매우 두드러집니다. 또한 법적 분쟁도 매우 잦은데,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 과거의 유산이 참 무섭다는 게 보입니다.


위에서 동생이 프레아 비헤아 사건에서도 언급했듯이, 국가원수의 능력과 의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국의 영토에 다른 나라의 국기가 걸려 있는 것도 모른다면 그런 지도자가 자격이 있을지는 심히 의문스럽습니다. 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배를 당하지 않았다는 역사를 상당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짙어서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던 인접국 베트남, 캄보디아 및 라오스에 대해, 그리고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던 인접국 말레이시아 및 미얀마에 우월감을 지닌다든지 합니다만, 그게 자신들이 강성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단지 영국과 프랑스의 세력균형을 위한 완충지였을 따름. 그래서 1930년에 시암 왕자가 저지른 실책은 그 무능의 대가 치고는 가벼운 편 같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연안 각지에 점재하는 각종 소국이나 유럽국의 거점 또한 식민주의의 소산.

과거의 범선이나 증기선은 항속능력이 약했고, 범선시대에는 식량과 식수를, 그리고 증기선이 등장하면서는 석탄의 보급도 중요해졌다 보니 보급거점은 항상 중요했습니다. 기니비사우, 적도기니 같은 소국들이 그러한 거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스페인은 여전히 아프리카 대륙연안에 그러한 거점을 보유중입니다. 세우타 및 멜리야는 아주 유명한 사례이고, 언급하신 플라사스 데 소베라니아는 여전히 군사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중이군요.

그러고 보니, 두만강 하구의 녹둔도 또한 대조되는 사례가 될 것 같군요.

녹둔도는 지형의 변화로 이제는 러시아 쪽으로 붙어버렸습니다. 이미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획정을 통해 녹둔도는 러시아령이 되었고, 러시아가 최근의 헌법개정으로 영토의 타국할양 자체를 금지했다 보니 남북통일이 된다 한들 녹둔도가 우리나라로 귀속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사실 있어도 가치는 없는데다, 러시아가 국제법을 지키는 나라가 아니니 무시하면 그만이라서 그냥 녹둔도는 앞으로도 러시아령으로 남을 것입니다.

시어하트어택

2020-09-22 23:05:20

저런 것들을 알아보다 보니, 비록 단편적이기는 합니다만 지리에 대한 지식도 쌓이게 되고, 역사에 대한 지식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더군요. 물론 그런 게 축적되다 보면 지식이 풍부해지기는 합니다.


이런 게 바로 지리덕후의 즐거움이자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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