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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터즈] Chapter 6: 소여 백작의 초대, Episode 22

Papillon, 2020-11-06 18:00:18

조회 수
144

병원에서 있었던 작은 소란은 다행히 에스텔의 설명으로 해결되었다. 그녀가 말하길, 어린 시절 보모 역할을 했기에 어머니 같은 사람이라고 했을 뿐, 실제로는 소여 가의 가신이라고 하니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닌 모양이다.


뭐 오드리가 지나칠 정도로 안심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찌 되었든 오드리는 그 얘기를 듣자 곧 진정되었고 나는 에스텔과 함께 처음 오는 카페를 방문했다.


, 이런 곳도 카페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지.’


분명 문 앞에 있던 간판에는 카페라고 쓰여 있건만, 어째 손님이라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거친 용병이다. 거기에 메뉴판에 쓰여 있는 차랑 커피는 각각 하나뿐. 나머지는 주류와 안주뿐이니 솔직히 카페가 아니라 펍이라고 부르는 쪽이 더 적합하겠지.


뭐 영주님의 정책 때문이겠지만 말이야.’


전에 듣기로는 영지민 건강을 위해 주점에 추가적인 세금을 내도록 법령을 정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그걸 피하기 위한 위장인 모양이다. 영지 관리들이 잡으려고 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겠지만, 당장 창가 쪽 테이블에서 술을 퍼마시고 있는 게 경비대장이라는 걸 생각하면, 경비병들 입장에서도 술집 단속이 그리 달갑진 않은 모양이다.


영지 꼴 잘 돌아간다.’


그래 봐야 내 일도 아니지만.

나는 내 앞에 나온 차라는 이름만 붙은 찻잎 씻은 물을 홀짝거리며 옆에 앉은 에스텔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 또한 이 차라고 하기도 힘든 모욕적인 물건이 마음에 들진 않는 모양이지만, 접선자의 요망을 거절할 순 없었나 보다.


그나저나 대체 언제 오는 거야?’


현재 테이블 건너편 자리는 텅 빈 상태. 그쪽에서 먼저 우리와 만나고 싶어 했으면서 약속 시각이 한참 지나도 모습을 보이질 않는다.

이렇게 기다리게 할 거면 괜찮은 가게나 고르지.

입으로 내뱉지는 못하지만, 마음속 창고에는 불만이라는 이름의 짐이 끝없이 쌓여만 갔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


내 감각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잡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 친구의 감각에.


사람이 있다고?’


나는 허공을 날아다니는 자그마한 내 친구, 한 마리 이름 없는 파리가 내는 소리를 듣자 테이블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전히 텅 빈 의자.

감각을 집중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하나, 사람과는 전혀 다른 감지 능력을 지닌 동물이 그렇게 말했다면 아무래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을 터.


먼저 와 계셨으면 말을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도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입을 열었고,


감지 능력은 제가 예상한 것 이상이군요.”


다행히 이는 성공했다.

상대가 입을 여는 것과 동시에 눈앞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시야왜곡술.

길드에 설치된 환영미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술식의 흔적. 그게 본인의 능력인지 아니면 마도구의 기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한참 전에 이미 자리에 와있었던 모양이다.

지잉.

이윽고 눈앞을 채우던 일그러짐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테이블 건너편에는 내가 본 적이 없던 한 여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갈색 피부와 백발. 마도기사로서 상당한 수행을 쌓은 것을 보여주는 단련된 탄력적인 몸. 그리고 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메이드 복이라는 파격적인 복장.


로즈마리라고 합니다.”


로즈마리, 에스텔의 유모이자 옛 교관은 나를 향해 인사를 건네 왔다.


?

***?????? ***

?


생각보다 빨리 찾아냈군.’


로즈마리는 자신의 뇌내 인물도표에서 그레고르의 평가를 살짝 상향 조정했다. 본디 그녀의 예상에 따르면 그레고르가 그녀를 눈치채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본 그레고르에 대한 자료만 봐선 절대 이런 능력이 있을 수가 없었으니까.

상대의 전공은 둔갑술.

그것만 보아도 좋게 볼 연유가 없었다. 노인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20년 전부터 미래가 없다 여겨지던 전공이다. 그런 것을 택하다니……, 그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거기에 더해 직업은 심부름꾼.

사회적 명예는 없다시피 하고, 고객에게는 늘 고개를 숙여야 하는 마법사 세계 최말단에 자리하는 직업. 그렇다고 돈을 잘 버냐 하면 그 역시 아니다. 최소한의 자본금만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의 공방을 차리고, 영지에서 나오는 지원금으로 먹고사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지다.

그야말로 최악.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만날 상대를 솔직히 얕잡아보고 있었다. 만약 그가 계속 그녀를 눈치채지 못했다면 이렇게 대화를 할 필요도 없었을 터.


과연 사도는 사도라는 것인가?’


사도 특유의 감지 능력 혹은 둔갑술과 별개로 익힌 부전공 술식. 그녀는 두 가지 가능성 중 어느 쪽이 옳을지 잠시 고민했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 잊어버리기로 했다.


애초에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녀가 받은 임무는 다른 것이니까.


그래서 무슨 일로 오셨나요?”


마침 상대 역시 계기를 마련해주었으니, 지금은 그저 일에 집중하면 그만이다.


제가 여기에 온 것은 두 분께 전해야만 하는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서 온 전언을 말씀하시는지……,”

당연히 제 주군입니다.”


소여 백작. 소여 가의 가주이자 4대 귀족의 일좌.

그의 명령이라는 사실을 언급하자 에스텔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확실히 소여 가에 소속된 그녀로서는 이 명령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이 되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와는 달리,


백작님이 어째서?”


저 우둔한 사도는 그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너무나 태연한 그의 모습에 로즈마리의 무표정한 표정에 살짝 노기가 서렸다. 상대 역시 소여 가문의 가주가 어떤 위치인지 알 터인데 저렇게 가벼운 태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사도라는 것 때문에 생긴 오만일까요? 아니면 아가씨를 믿고 있는 것일까요?’


전자라면 갑작스럽게 얻은 힘에 취한 애송이요, 후자라면 에스텔의 눈치조차 살피지 못하는 머저리다.

그녀의 머릿속 도표에서 그레고르의 위치가 다시 내려갔다.


일단 임무를 계속하죠.’

백작께서는 이드라 님의 사도가 된 이의 의견을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말했지만, 아무래도 목소리에 담긴 냉기만큼은 감추기 어려웠다. 그 때문인지 상대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어렸지만, 로즈마리로서는 인제 와서 그를 편하게 해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호오, 소여의 아이가 본녀의 사도를 찾고 있는 게냐?]


예상외의 상대가 끼어들기 전까지는.

이드라.

본디 소여 가가 모시던 신이자, 눈앞에 사도와 계약한 옛 군주.


[그런데 그런 연유로 온 아해면서 어이하여 본녀의 사도에게 그런 기운을 풍기는 게냐? 그게 소여의 새로운 예식인 게냐? 본녀로서는 영문을 알 수 없느니라.]


처음부터 듣고 있었는지, 이드라는 로즈마리가 말 속에 담긴 냉기에 대해 추궁했고, 그와 동시에 로즈마리의 척추를 공포라는 이름의 벌레가 타고 내려갔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신. 그리고 소여라는 가문이 힘을 얻을 수 있던 근원. 대다수의 평범한 가신은 이드라의 존재조차 모를 테지만, 로즈마리와 같은 고위 가신에게 이 옛 존재에 대한 정보는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정보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이드라의 가문 내에서의 직위.


원칙적으로 가주님보다 위에 서 있는 분.’


로즈마리의 무표정한 얼굴 위로 식은땀이 흘렀다. 가문의 원칙상 이는 죽음으로 사죄해도 모자란바.


[, 말해보거라.]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이드라는 로즈마리에게 대답을 종용했다. 그와 함께 구릿빛 피부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띌 정도로 창백해지는 그녀의 얼굴.


그만하죠.”


다행히도 로즈마리에게 가해지던 압박은 한 사람의 개입으로 쉽게 끝을 맞이했다.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요, . 귀족들은 원래 자주 그럽니다.”

[하나 그대는 본녀의 사도이니라.]

그러니까 더 그렇겠죠. 소여 가의 입장에서 보면 저는 찬탈자이니까요.”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실에 어깨를 으쓱거리는 그레고르.


[. 지켜보겠노라.]


다행히 이드라 역시 그냥 넘어가기로 했는지, 이내 침묵을 유지했다.

이후 잠시 이어지는 정적.

로즈마리가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는 것을 기다려준 것인지 그레고르와 에스텔 역시 맛없는 차를 홀짝이며 로즈마리의 답을 기다렸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로즈마리는 고개를 숙였고,


가주께서는 당신을 처리하기 위해 저를 보내셨습니다.”


말하고 싶지 않았던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

***?????? ***

?


처리요?”


순간 그녀가 내뱉은 말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단어의 의미 자체가 떠오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리 어려운 말도 아니고, 직업이 삼류일 뿐 학력까지 삼류는 아닌 내가 이해하지 못할 단어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의미일 뿐.


죽이겠다는 말인가?’

설마 아버지께서……?”


에스텔 역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는지 얼굴이 눈에 띌 정도로 창백해졌다. 의외로 과격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나랑 생사를 함께하던 그녀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을 아닐 터였다.


“…….”


로즈마리는 에스텔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저건 에스텔이 아닌 나와 대화하겠다는 의미일 터.


무슨 의미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 말 그대로 당신이라는 존재가 소여 가의 앞길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만들라는 지시셨습니다. 그 방법은 주어진 세 가지 중 제가 택하도록 하셨습니다만.”

잠깐, 소여 가는 일단 저랑 같은 편 아니었나요?”


애초에 나는 에스텔을 구하려고 목숨을 걸고 싸우기까지 했는데?

나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는 것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적으로 여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나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가 당황한다고 해봤자 에스텔 수준은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하늘이 무너진 것을 바라본 사람이 이러할까?

혼이 빠져나간 채 움직이는 좀비 같은 저급한 활시인처럼 에스텔은 썩은 눈으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거 진짜 괜찮은 건가?’


가문이 자신과 뜻을 달리한 게 저 정도로 충격적일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서 세 가지 방법이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첫째는 단순하게 암살입니다. 당신이 저를 눈치채지 못했다면 이미 당신은 살아있는 자가 아니었겠지요.”


그 말을 듣자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거기에서 파리가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고 명을 달리했을 터. 사도가 강력하다고는 하지만 변신하지 않은 상태의 나는 여전히 나약하기 그지없는 만큼, 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것이다.


둘째는 도주 유도입니다. 당신이 사도야행에서 도망치도록 하라고 하더군요. 저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만.”

인제 와서 도망칠 리가 없잖아요?”


지금 도망칠 거면 애초에 살인귀와의 싸움에서 도주했겠지.

소여 가에서 무슨 수를 쓴다고 해도 녀석보다 더 두려운 존재가 될 거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셋째는 회유입니다.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든 당신을 소여 가의 혈족으로 만들라더군요.”

굳이 혈족으로 만들 필요는 없을 텐데요?”


그냥 동맹만 맺으면 되는 거 아닌가?

애초에 에스텔 때문에라도 어지간하면 소여 가를 적대할 일 따위는 없을 텐데.


주군께 동맹이란 존재치 않습니다.”

?”


저게 뭔 소리야, 대체? 동맹이 없으면 다른 4대 귀족 가와는 무슨 관계인데?


주군께서는 진정한 아군이란 혈족 외에는 없다고 여기십니다. 피를 나누지 않은 이를 믿을 수 없다고 여기시는 거죠. 그렇기에 저 같은 신하들 역시 따지고 보면 소여 가의 사생아들입니다.”

그거참 대단하네요.”


에스텔을 바탕으로 소여 백작에 대해 떠올린 이미지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를 완전히 수정해야 할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혈족으로 만든다는 건.


결혼……인가?”


설마 에스텔하고?


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내 시선이 에스텔을 향하는 것을 눈치채자 로즈마리의 한심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그녀의 얼굴을 돌아보니 무표정하면서도 눈매에서 혐오감마저 뿜어내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츠러들 정도다.


에스텔 아가씨는 직계. 당신 같은 이와 맺어질 존재가 아닙니다.”


그야 그렇겠지.

솔직히 나 같은 거랑 맺어지기에는 에스텔이 지나칠 정도로 아깝다.


그래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실 건데요?”

아직은 보류입니다. 본래 첫째와 둘째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셋째는 당신에게서 그만한 가치를 찾지 못했거든요.”

“…….”

그러니 이 일은 미루고 다음 임무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치 철벽을 치듯 그녀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말을 끊고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이 향한 곳은 여전히 멍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에스텔.


이번에는 아가씨에게 드리는 임무입니다.”


그 말이 들리자 다시 에스텔의 눈에 생기가 돌아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마도기사로 오래 살아서 그런가?’


순간 떠오른 실없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려던 찰나,


가문에 복귀하십시오.”


이어진 말에 내 표정이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

Papillon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20-11-06 23:45:56

다행히 오드리가 에스텔의 발언을 오해한 건은 풀렸지만, 이후의 일이 산 넘어 산이네요.


영지는 편법이 넘쳐나지만 관리를 기대하기는 힘드네요. 영주의 통치방침 자체가 탁상공론이라서...

그러고 보니 생각난 게 있어요. 조선시대의 송금절목은 소나무 보호를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었지만 실제로 소나무가 보호되기는커녕 불타 없어지는 결과만 초래했어요. 엄벌을 받지 않기 위해 백성들이 일부러 산에 불을 질러 소나무를 태워 없애버렸으니까요. 또한 일본의 에도시대에는 현재의 오카야마현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향토요리인 카에시즈시(返し?司)가 발명되었는데, "서민은 사치스러운 식사를 하지 마라" 라는 영주의 명령에 반발한 지역민들이 도시락을 만들 때 호화로운 구성의 식재료는 도시락 아래에 깔고 위에 밥을 덮어서 만든 것이었어요.


로즈마리의 등장목적이 이렇게 드러나네요.

인간을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 보는 사고방식 자체도 끔찍한데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까지 보이고 있어요.

Papillon

2020-11-07 03:41:01

사실 영지가 이 모양이 된 것은 카다스 4대 귀족(소여, 보어헤스, 크루거, 마이어스)와 영주의 공동 책임입니다.

그레고르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인물이라 그리 세세하게 나오진 않겠지만, 지금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국가는 봉건제에서 중앙집권적 관료제로 변화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왕이 임명한 영주와 영지 내의 실권자이자 토착귀족이 따로 있는 형국이죠. 일반적으로는 어느 정도 영주와 토착 귀족이 타협을 보면서 영지를 운영해 나가야 하는데, 문제는 현 영주가 부임할 무렵부터 4대 귀족이 사도야행 준비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사도야행을 위해서는 영지가 어느 정도 혼란스러운 것이 이득이다보니, 4대 귀족은 영지 안정화에 완전히 손을 놔버렸고, 카다스에 아무런 연줄도 없는 현 영주는 맨땅에 부딪히며 영지운영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인거죠. 만약에 영주가 경험 많은 정치 귀족이라면 이것도 해결할 수 있긴한데, 지금 영주는 유감스럽게도 영지 운영 경험이 없는 애송이이다보니 저런 바보 같은 정책을 내놓곤 합니다. 여기에 이런 영주와 4대 귀족의 상황을 눈치챈 영지 내 병사들과 관료들은 자기 마음대로 날뛰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이지요.

SiteOwner

2020-12-14 20:42:28

왜곡으로 가득한 이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살기가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결국 거창한 명목은 항상 다른 의도를 가리기 위한 그럴듯한 구실이고, 그게 사회의 공공연한 비밀로 정착해 있는 이런 부조리투성이의 사회는 사람들마저 이상하게 만들고, 귀족가문이라고 해서 예외도 아닌 것 같습니다.


역시 이드라는 강력하군요. 게다가 왜 신이라고 하는지도 잘 알 수 있겠습니다.

로즈마리의 등장 목적은 "처리" 라는 말로 요약되는데, 인간성이라는 게 이렇게까지도 철저히 객체화되어 버리는군요. 그것도 그레고르같이 신분이 낮은 사람은 물론 에스텔같이 귀족가문의 일원에게도. 왜곡과 불평등이 만연하지만 이런 것만큼은 철저히 평등한, 그야말로 태평천하입니다.

Papillon

2020-12-20 03:45:07

이 세계 자체가 혁명 직전의 제정 러시아 수준으로 막장인 상황이니까요. 물론 그보다 희망은 보입니다만, 어찌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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