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 11월 11일, TV뉴스를 보면서 기가 막힌 표현을 봤어요.
대체 솽스이는 뭐고 매맷값이라는 건 또 뭔지...
어문정책과 공영방송이 미쳤다고밖에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싫은 소리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솽스이라는 말이 뭔지를 보니, 11월 11일을 중국에서 말하는 거라네요?
한자로는 双十一이라고 써서 그것의 중국어 발음이 솽스이라는 것이죠. 전에는 광군제라는 중국어 표현을 썼는데, 이게 사라져 가니 솽스이라는 표현을 이식하네요. 여담으로 조금 더 따지자면, 광군제도 한국식 발음은 아니죠. 한자가 光棍節이니 정확히는 "광곤절" 이 되는 것이지만.
게다가, "매맷값" 이라는 해괴한 표기도 등장.
사이시옷을 안 쓰면 삼대 구족이 맞아죽는 것인지, 아니면 사이시옷을 남발하면 누가 돈을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이시옷을 마구잡이로 쓰는 언어생활이 정말 바람직하거나 아름답다고 여기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자들에게, 사이시옷의 용법이 틀릴 때마다 머리 위에 철퇴가 떨어진다는 조건을 붙였을 때도 찬성할까를 반문해 보고 싶어지기까지 하네요.
그리고, 참으로 저 어휘를 밀어붙이는 행태가 어리석은 게, "매매가" 보다 획수도 적고 쓰기도 말하기도 좋은 게 분명한데 무리하게 사이시옷을 적용한 "매맷값" 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렇게 생각한다면 머리가 없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기들의 신념에도 없는 어리석은 행동을 타인에 강요하는 무의미한 행위에 다름아니예요.
중국어 제일주의와 사이시옷 남용에 대해서 이것만 더 이야기하죠.
그렇게 금과옥조로 여기는 중국어에는 사이시옷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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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0-11-13 23:15:12
무슨 뉴스길래 솽스이가 나온건지 모르겠네요. 중국 명절에 대한 뉴스? 중국에서 11월 11일에 축제를 했다는 뉴스?
만일 그런 뉴스였고, 다른 나라의 축제도 그 나라의 발음 그대로 해준다면 저는 불만없어요. 근데 11월 11일이라고 해도 무방한, 그냥 중국하고 우리나라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언급하면서 솽스이라고 굳이 언급하는 건...
그 경우에도 다른 나라하고 우리나라간의 일이, 그 나라의 특정 명절에 일어났을 때, 그 나라의 발음대로 그 명절을 칭한다면 "그래 뚝심은 있구나"하고 판단할 수는 있겠는데, 그렇지는 않은 거 같아요.
매맷값은 자기들만 쓰는 표현 같은데요. 뭐라 말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억지 사이시옷이네요.
마드리갈
2020-11-13 23:28:20
문제의 솽스이니 광군제니 하는 것은 모두 중국의 유통업체들이 11월 11일을 맞아 벌이는 정기적인 바겐세일 행사인데, 이것은 중국어를 남발하는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언론의 공정성에서도 또한 문제가 있어요. 간접광고를 극단적으로 죄악시하여 일반소비자의 구매가능성이 전혀 없는 제품군에 대해서조차 기업명을 복자처리하면서 이런 것을 보도할 때만큼은 중국의 유통업체인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이름은 그냥 노출되어버리거든요. 예전에 썼던 글인 TV 프로그램에서 기업의 이름은 감추어야 할까? 에서 나타난 온갖 복자처리도 중국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히 예외같네요. 게다가 언론보도에서도 맥락은 전혀 언급없이 그냥 대뜸 솽스이 어쩌고...
진짜 사이시옷 남발은 쓸데없는 짓이죠. 국립국어원이 하는 게 어디 멀쩡한 게 있었을까요.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으로 억지로 바꾸지 않았다라고 해도 역시 문제를 일으켰을 거예요. 예의 닭도리탕을 "닭도릿탕" 이라고 써야 한다고 억지를 부린다든지. 이참에 국립국어원도 "국립국엇원" 으로 개칭했으면 싶네요.
마드리갈
2021-06-17 17:38:54
2021년 6월 17일 업데이트
사이시옷에 대한 생각의 부재가 결국은 이런 괴상한 표기를 이끌어내네요.
이하의 기사를 보시면 제목에서 바로 이상한 점이 보일 거예요.
서울 아파트 매맷·전셋값 상승폭 확대…재건축 신고가 이어져, 2021년 6월 17일 노컷뉴스 기사
매매라는 단어는 있어도 매맷이라는 단어는 없어요. 애초의 그 문제의 "매맷값" 이라는 단어는 "매매" 와 "값" 의 합성어로, 그 두 단어 사이에 사이시옷이 붙은 것이니 제목처럼 저렇게 표현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진짜 저런 표현, 안 만들어내면 목숨이 위험한 사람이 있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