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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스탠드사 : Break Down The Door
(13) 실버 채리엇
? ? ? 지난 화까지의 이야기는…… 킹 크림슨!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현재 상황을 보도록 하겠다!
? ? ? *
? ? ? 식당 안은 바깥과 마찬가지로 으리으리했다. 모토코는 인테리어만 봐도 지금 들어와 있는 곳이 일년 중 명절이나 가족들의 생일에나 겨우 올 엄두를 낼 법한 가격의 고급 식당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죠셉의 재력에 속으로 혀를 내두르며 일행이 앉은 곳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렸다.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서 레인보우가 기둥과 승부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은색 머리칼을 빳빳하게 새운 남자 옆의 1인석을 차지하고 앉아, 당장이라도 승천할 것처럼 행복한 표정으로 지복(至福)을 묘사하며 딤섬을 베어 물고 있었다.
? ? ? "후후……. 스네오(비실이) 가라사대, 노비타(노진구) 주제에 건방지다고 했지. 그럼 나는 레인보우 주제에 건방지다고 하겠다!"
? ? ? "쟈이안(퉁퉁이) 가라사대, 네 건 내 거, 내 것도 내 거! 그러므로 레인보우 건 내 거, 주인님 것도 내 거!"
? ? ? "식당에서 소란피우지 마. 밥 못 먹을 줄 알아."
? ? ?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고 하지만, 스페셜즈는 레인보우를 놀려먹을 생각으로 가득한지 모토코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킬킬대며 모토코의 뒤에서 나타나더니 레인보우에게 겨울 메기처럼 조용히 다가가려다 말 한 마디로 제지당하고 입술…… 이 있다고 추측되는 부위만 삐쭉댔다.
? ? ? 레인보우가 앉은 1인석을 지나쳐 오른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테이블에는 후레우가 시비를 걸었다가 도리어 제압을 당하고 혼쭐이 났던 이탈리아 출신 청년들이 있었는데, 합석하려는지 테이블로 다가가는 새까만 머리카락을 단발로 자르고 끝을 일자로 가지런히 정리한 흰 정장의 청년과 앞머리가 기묘하게도 소용돌이처럼 말리고 가슴팍과 복부에 무당벌레 모양 브로치를 단 금발의 소년이 제일 눈에 띄었다.
? ? ? '왠지 죠타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 ? ? 기이하게도 금발의 소년을 보고 있으면, 일본에서 봤던 리젠트 머리의 남학생과 마찬가지로 죠타로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이탈리아 청년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는 죠타로의 형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외모도 느낌도 굉장히 비슷했으나 죠타로보다 훨씬 자유분방하고 날라리 같은 분위기의 청년, 정숙하고 온화한 인상이지만 엄격한 면모도 있어 보이는 기품 있는 노부인과 까불까불한 인상의 흑인 소년이 앉아 있었는데, 옆 자리에서 흑인 소년을 못마땅하는 눈치로 계속 흘깃거리던 백인 남자들이 괜히 흑인 소년에게 시비를 걸다가 죠타로를 닮은 청년에게 걸려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 ? ? "오, 모토코! 이쪽이다!"
? ? ? 죠타로를 닮은 청년이 시비 걸던 남자 둘을 한 번에 때려눕히는 바람에 기겁한 종업원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장면을 보고 시선을 슬그머니 돌린 모토코는 다른 일행도 왔는지 물어보려고 레인보우 쪽으로 다가가다, 죠셉의 목소리가 들리자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약간 구석진 곳에 있는 테이블에 일행이 각자 의자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모토코는 자연스럽게 카쿄인의 옆에 있는 빈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 ? ? "제가 늦었나요?"
? ? ? "아니, 우리도 방금 막 들어왔단다. 그럼 다 왔으니 이야기를 시작하마."
? ? ? 모토코가 자리에 앉자 깍지 낀 손을 테이블 위로 올리고 몸을 기댄 죠셉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 ? "우린 더 이상 비행기로 이집트에 갈 수 없게 됐다. 만약 또 그런 스탠드사와 비행기에서 만났다간, 그땐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말려드는 대참사가 일어나겠지. 그러므로 육로나 해로를 통해서 이집트로 가는 수밖에 없어. 앞으로 제일 안전하게, 최단거리로 이집트에 도착하기 위해선 이래저래 책략을 쓸 수밖에 없다. 무고한 희생자들이 더 나와서는 안 되기도 하고 말이지."
? ? ? 여기서 튀어나와 '그래도 비행기!'라고 주장했다간 파문을 사용한 모토코뿐만이 아니라 스탠드를 동원한 다른 일행한테도 꿀밤 한 대씩 맞을지도 모르므로 스페셜즈는 나오지 않고 얌전히 있었다.
? ? ? "하지만 DIO도 저희를 처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술수를 부려댈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우리의 발을 묶어두는 짓도 서슴없이 하겠죠. 만약, 50일 이내로 DIO와 만나지 못한다면……."
? ? ? DIO가 보낸 자객의 악랄함은 물론이요, 비행기로 갈 때와 다른 교통 수단을 사용했을 때 걸리는 기간의 차이를 잘 숙지하고 있는 압둘은 우려를 표하다가 일행이 가정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상상되자 안색이 어두워지며 죠셉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카쿄인도 마찬가지로 그 비행기가 도중에 추락하지 않았다면 지금 카이로에 도착했을 거라며 탄식했고, 죠타로는 표정이 평소보다 더 딱딱하게 굳었으며 모토코도 어두운 표정으로 차만 연거푸 들이켰다. 죠셉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시키려고 가볍게 윙크하며 말을 돌렸다.
? ? ? "알고 있다. 하지만 조바심 내기엔 아직 일러. 한 세기 전에 나온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는 기차나 증기선을 타는 시대였는데도 80일 안에 4만 km를 여행했지. 비행기가 아니더라도 50일만 있으면 1만 km가 남은 이집트까지 충분히 갈 수 있다."
? ? ? "그런데 필리어스 포그는 처음에 방해하던 픽스 형사가 중간부터 열심히 도와줘서 여행을 기한 내로 무사히 마쳤지만, DIO의 자객들은 기를 쓰고 무조건 방해할 텐데 괜찮을까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몇 번이나 증명됐는데……."
? ? ? "잘 알고 있구나. 물론 우리를 도와줄 사람은 많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다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거든. 여행 경비도 내가 포그보다 부자라고 단언할 수 있으니 문제는 없고. 우선 우리의 루트는 이렇단다."
? ? ? 독서가 취미인 모토코는 죠셉의 비유를 응용해서 자신이 우려하고 있는 점을 표현했지만, 죠셉은 걱정 말라며 재킷 안주머니에서 지도를 꺼내 테이블에 펼쳤다.
? ? ? "홍콩은 해로를 타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기도 하지. 내가 생각하는 루트는 이렇다. 적당한 크기의 배를 임대해서 말레이 반도를 돌아 인도양을 가르지르는, 이른바 바다의 실크 로드를 건너는 거다."
? ? ?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육지는 국경이 있어서 입출국 절차가 성가시고 히말라야 산맥이나 사막도 있어서, 만약 문제가 생기거나 함정이라도 있다간 영락없이 발목을 잡힐 테고 위험도 큽니다."
? ? ? "전 양쪽 다 경험이 없으니 뭐라 할 수 없군요. 두 분 의견을 따르죠."
? ? ? "마찬가지다."
? ? ? "저도요."
? ? ? "하지만 역시 제일 위험한 건 DIO가 보내올 '스탠드사'다. 어떻게 안 들키고 이집트까지 갈 수 있을지……. 다들 좋은 생각 없나?"
? ? ? 압둘에 이어 학생 삼인방도 동의를 표해서 의견이 통일되자 죠셉은 가장 큰 위험 요소인 DIO가 보내는 스탠드사를 피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며 제안했다. 육신의 싹에 조종당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도 있고 그 시기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치욕스러운 것도 있지만, 놈의 공포에 굴복해버린 그때의 굴욕을 갚을 수 있다면 '흙탕물에 세수라도 할 각오'가 있는 카쿄인은 흐릿한 기억을 뒤적이다 원하는 게 걸리자 천천히 입을 열고 가장 먼저 의견을 제시했다.
? ? ? "기억이 뚜렷하지는 않습니다만…… DIO가 부하들에게 선금을 줄 때 잠입이나 첩보 활동에 쓰라는 용도로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우선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죠. 되도록이면 SPW 재단을 통해서 이동하고, 숙박 시설을 이용할 때도 재단의 시설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재단에서는 신분이 검증된 사람들만 고용할 테니, 만에 하나 DIO의 자객이 잠입하더라도 쉬이 움직이기는 어렵겠지요."
? ? ? "그건 그렇지. 재단은 인재 채용을 할 때 아주 철두철미한 검증을 거쳐서 고용하니 말일세."
? ? ? "또 우리가 들었던 말이 사실이라면, DIO의 부하들은 서로 협력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하나 '뭉치면 서고 흩어지면 쓰러진다'는 말대로, 어떻게든 우리가 뿔뿔이 흩어지도록 유도하고 각개격파를 시도할 거라 생각됩니다. 일본에서 실제로 자객들이 그런 식으로 공격한 적이 있으니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순 없겠지요. 가능하다면 최소 2명씩 짝을 지어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 ? "그것도 좋은 생각이군."
? ? ? 되도록이면 배경과 신분이 검증된 SPW 재단의 힘을 빌리자는 카쿄인을 이어 이솝 우화의 격언을 인용한 압둘이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최소 2인 1조로 다니는 방안을 제안하자, 죠셉은 긍정하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둘의 의견을 듣고 뭔가 좋은 의견이 없을지 고민하던 모토코는 차를 마시려다 찻주전자가 가벼워진 걸 느끼고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놓았는데, 마찬가지로 뚜껑을 기울이던 카쿄인은 죠타로와 시선이 마주치자 슬쩍 웃으며 차를 리필해 달라는 사인이라고 설명했고, 지나가던 청록색 치파오 차림의 점원이 차를 채워주자 두 사람은 동시에 검지로 테이블을 두어 번 톡톡 두드렸다.
? ? ? "차를 따라줬을 때, 손가락으로 톡톡 2번 치는 것은 '고맙습니다'라는 사인이지."
? ? ? "박식하네. 혹시 해외 여행이 취미야?"
? ? ?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모토코는?"
? ? ? "외할아버지가 의료 봉사를 자주 다니셔서. 이것저것 들은 게 많아."
? ? ? "멋진 분이시네."
? ? ? 카쿄인이 순수하게 감탄하자 모토코는 외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솟구치면서 입꼬리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려고 하자 올라가는 입꼬리를 가리려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자스민 계열인지 화사하고 산뜻한 꽃 향기가 입 안에서 은은하게 맴돌았다.
? ? ? "실례합니다. 잠시 괜찮을까요? 저는 프랑스에서 온 여행잔데 한자가 너무 어려워서 메뉴를 읽을 수가 없네요. 좀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 뒤쪽에서 갑자기 프랑스어 특유의 혀를 굴리는 발음이 듬뿍 첨가된 목소리가 들리자 일행은 대화를 잠시 중단했다. 말을 건 사람은 레인보우 옆의 1인석에 앉아 있던 그 남자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은색 머리카락을 한 가닥도 튀어나오지 않도록 아주 꼼꼼하게 무스를 발라 기둥처럼 세웠으며 반으로 갈라진 하트 모양 귀걸이를 양쪽에 나눠 걸고 있었다. 체격은 죠타로 못지 않게 건장했으나, 가쿠란으로 꽁꽁 싸맨 죠타로와 달리 어깨를 시원하게 드러낸 검은 탱크톱을 입고 있었으며 하의는 활동성을 강조한 카고 팬츠였다.
? ? ? "귀찮아. 저리 꺼져."
? ? ? 중요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이었고 어차피 식당에 다른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다른 데 가서 물어보라는 의미를 담아서 죠타로가 심드렁한 태도로 딱 잘라 거절하자, 기둥 머리의 남자는 울상을 지었다. 우거지상에 가깝게 변한 남자의 표정을 보고 죠셉이 죠타로를 나무랐다.
? ? ? "이봐, 죠타로. 뭐 어때서 그러냐. 괜찮으니까 빈 자리에 앉게나. 난 홍콩에 여러 번 와서 메뉴판의 한자는 대충 읽을 수 있거든."
? ? ? "Merci beaucoup, Monsieur(대단히 감사합니다, 선생님)."
? ? ? 앉으라는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는지 남자는 죠셉의 합석 권유가 나오자마자 안색이 환해지면서 마침 비어있던 모토코의 옆자리에 부리나케 앉았다. 메뉴판을 뒤적거리던 죠셉은 일행에게 넌지시 물었다.
? ? ? "어디 보자……. 자네들은 뭘 먹고 싶나?"
? ? ? "저는 돼지고기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 ? ? "저희도 가리는 건 없습니다."
? ? ? "그럼…… 새우랑, 오리랑, 샥스핀이랑 버섯 요리로 해볼까?"
? ? ? 무슬림인 압둘이 자신은 계율에 따라 돼지고기 섭취를 금하고 있다고 말하고 카쿄인도 다른 일행을 대신해서 아무거나 괜찮다고 대답하자 죠셉은 일행을 한 번 슥 둘러보더니 거절의 기색이 보이지 않자 곧바로 주문하려 했으나, 얼어붙은 강 속의 겨울 메기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것처럼 스페셜즈가 우르르 몰려나와 죠셉의 등 뒤에 서더니 각자 죠셉의 귓가에 소곤거렸다.
? ? ? "피딴니우로우쪼우(皮蛋牛肉粥)!"
? ? ? "카오티안찌(?田雛)!"
? ? ? "쭈뻬이쯔(煮貝子)!"
? ? ? "메이츠밍니아오유우(梅子明?鳥魚)!"
? ? ? "그냥 다 시켜줘요. 부자잖아."
? ? ? "다, 다 맛있어 보이는 이름들인데……."
? ? ? 스페셜즈가 죠셉에게 착 달라붙어서 자기들이 먹고 싶은 음식인지 아니면 그냥 보이는 대로 찍는 건지 알 수 없게 음식 이름을 줄줄이 나열했고, 그 모습을 본 모토코는 압둘과 죠타로와 카쿄인의 '할 말은 많지만 하지는 않겠다'는 심정이 담긴 시선이 느껴지자 말없이 머리를 싸맸다.
? ? ? 죠셉은 스페셜즈를 슬쩍 곁눈질하더니 인심 좋게 웃었지만, 그 웃음은 아무리 봐도 '꿈 깨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서 종업원을 손짓으로 호출하고 자신만만하게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척척 짚으며 요리를 주문했으나 정작 나온 음식은 완전히 달랐다. 주문을 받은 종업원은 죠셉의 뒤에 서 있던 스페셜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에 스탠드사일 리는 추호도 없겠지만, 신기하게도 스페셜즈가 소리쳤던 삭힌 계란 쇠고기죽(피딴니우로우쪼우), 개구리 통구이(카오티안찌), 조개찜(쭈뻬이쯔), 석반어찜(메이츠밍니아오유우)이 그대로 나왔다.
? ? ? "쇠고기와 생선과 조개와, 개구리 요리로 보입니다만?"
? ? ? "확실히…… 전혀 다르네요."
? ? ? "내 이럴 줄 알았지."
? ? ? "맘마미아……."
? ? ? 일행이 각자 한 마디씩 하고 합석한 프랑스 남자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입만 멍하니 벌리고 있자, 죠셉은 모조리 헛다리 짚었다는 무안함을 만류하기 위해 어색하게 허허 웃으면서 홍콩 음식은 뭐든 맛있으니까 식기 전에 먹자고 재촉하며 가장 먼저 수저를 들었다. 시각적으로 아주 강렬한 인상을 가진 개구리 통구이만 빼면 다 군침이 돌게 만드는 먹음직스러운 모습이었기에 모토코는 다른 일행을 따라 군말 없이 젓가락으로 조개를 집었고, 맛은 죠셉이 보장한 대로 '므아아아쉬이이써어어어!'라는 감탄사가 맛있다고 생각한 순간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훌륭했다.
? ? ? 죠셉의 근처에서 안절부절하는 스페셜즈가 한 입만이라도 먹게 해 달라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지만, 모르는 사람과 합석한 상태에서 음식을 먹였다간 아무도 없는데 음식이 저절로 사라지는 광경 때문에 소란이 발생할 게 뻔했기에 모토코는 저녁에 실컷 먹게 해주겠다며 눈빛으로 이야기해서 스페셜즈를 불러들이고 식사를 계속했다. 저 개구리 통구이를 젓가락으로 쿡 찌르면 메메타아 소리가 나지 않을까?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탱글탱글한 조개살을 다 먹은 모토코는 조개 껍데기를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 ? ? "개구리는 닭고기 맛이라고 했던가……."
? ? ? "Petite Mademoiselle(꼬마 아가씨), 개구리 요리에 관심이 있어? 저건 프랑스에서도 취향을 많이 타는 건데."
? ? ? "……그냥 호기심이 생겨서."
? ? ? 기둥 머리의 남자가 사용한 호칭을 듣고 모토코의 눈썹이 팍 찌그러졌다. 모토코가 젓가락으로 석반어 살을 능숙하게 발라내고 원수의 뼈와 살이라도 되는 것처럼 굉장히 전투적으로 씹자, 사냥을 끝마치고 포식을 시작한 살쾡이를 떠올린 남자는 모토코에게 대화를 더 시도해보는 대신 젓가락으로 석반어찜 머리맡에 올려진 별 모양으로 잘린 당근 장식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렸다.
? ? ? "오오, 이건 꽤 공을 들여서 만들었군요. 그런데, 이 당근 모양…… 별 모양…… 어디서 본 것 같은데."
? ? ? 젓가락이 다기 그릇에 부딪치며 나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일제히 멈추면서 냉수라도 끼얹은 것마냥, 죠스타 일행이 앉은 테이블에만 침묵이 가득 차올랐다. 남자는 일행이 각자 경악하는 눈빛을 내보이거나 싸늘하게 정색하거나 표정이 딱딱하게 굳자, 그 반응을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별 모양 당근 장식을 자신의 목덜미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 ? ? "그래…… 맞아. 내 지인이, 목덜미에 이거랑 같은 모양의 반점을 가지고 있었지……."
? ? ? 고고고고고고고고……. 누구인지 콕 집어 말하지 않았으나,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이 절대로 모를 수 없는 한 남자를 언급하는 기둥 머리 남자의 새파란 눈동자에는 이전에 육신의 싹이 박혔던 카쿄인과 마찬가지로,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흑암(黑暗)이 자리잡고 있었다.
? ? ? "네놈, 새로운……!"
? ? ? 스타 플래티나가 육신의 싹을 뽑아내기 전까지의 자신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모습에 카쿄인이 가장 먼저 침묵을 깨고 분노를 표현하려 했으나, 남자는 카쿄인을 보고 피식 비웃으며 들고 있던 당근 장식을 목에 갖다붙였다.
? ? ? 그러자 간헐천이 폭발하기 직전처럼 액체가 불길하게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죠셉의 앞에 놓인 쇠고기 죽에서 레이피어를 쥐고 금속 건틀릿을 낀 손이 그릇을 꿰뚫고 나타났다. 가장 먼저 반응한 압둘이 위험하다고 소리쳤으나, 레이피어를 쥔 손이 일행의 반응 속도보다 한 발 앞서서 죠셉을 어깨에서부터 동강내려 들었다. 죠셉은 황급히 왼손으로 레이피어를 막았는데, 기가 막히게도 레이피어의 검신은 중지와 약지 사이에 끼이면서 멈췄고 죠셉의 손은 레이피어에 베였을 게 분명한데도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았다.
? ? ? "매지션즈 레드!"
? ? ? 테이블을 뒤엎으며 일어선 압둘이 불러낸 맹금류와 인간을 뒤섞어 놓은 모습의 스탠드가 맹렬한 불꽃과 함께 나타나 입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레이피어를 아예 통채로 녹이려 했으나, 압둘은 레이피어를 쥔 손이 보인 신기(神技)를 보고 순간 말을 잃었다. 매지션즈 레드가 내뿜은 불꽃이 레이피어가 그리는 궤적을 따라 회오리를 그리더니 아예 검신에 장식처럼 휘감겨버렸고, 잠시 후 남자의 등 뒤에서 투구와 철갑으로 완전무장한 중세 시대 기사의 모습을 한 스탠드가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 ? ? "새로운 스탠드사로군!"
? ? ? 이어서 남자의 스탠드는 압둘의 외침에 행동으로 긍정하듯이 눈으로 쫓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속도로 레이피어를 휘둘러, 죠스타 일행의 테이블에서 소란이 발생하자 패닉 상태에 빠지거나 난장판에 휘말리는 것은 사절이라 앞다투어 나가던 다른 손님들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연달아 발생했음에도 이성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손님들을 대피시키려던 종업원들의 발길에 휘말려 쓰러진 옆 테이블에 불꽃이 숫자와 초침과 분침을 대신하는 시계를 새겨넣었다. 비록 적이지만 남자의 스탠드가 선보인 검술은 감탄하지 않고는 못 배길 훌륭한 실력이었다.
? ? ? "나의 스탠드는 '전차'의 카드를 지닌 '실버 채리엇(은의 전차)'! 무함마드 압둘, 제일 먼저 죽고 싶은가 보군. 저 테이블에 불시계를 만들었다. 불꽃이 12시를 가리키기 전에, 널 죽이겠다!"
? ? ? "무서운 칼솜씨군. 분명 훌륭하다만……."
? ? ? 남자가 호기롭게 소리친 살해 예고의 대상으로 지목되었으나, 압둘은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남자의 말을 받아쳤다.
? ? ? "테이블의 불꽃이 12시를 가리키기 전에 이 나를 쓰러트리겠다고? 자만심이 과도한 거 아닌가? 어……."
? ? ? "폴나레프……. 이름을 대도록 하지. 장 피에르 폴나레프!"
? ? ? 당당하게 결투를 선언하는 기사처럼,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듯 손을 관자놀이 가까이 가져다 댄 은발의 남자는 드디어 정체를 밝혔다.
? ? ? "Merci beaucoup(대단히 고맙네). 자기소개 잘 받았다. 허나……."
? ? ? 폴나레프의 스탠드가 선보인 달인의 칼솜씨에 경의를 표하며 예의상 박수를 친 압둘은 검지만 펴서 불시계가 새겨진 테이블을 향해 삿대질했고, 그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불시계를 구성하던 화염이 흐르는 용암처럼 형체를 잃고 무너지는 동시에 폭발하며 한 번 요란하게 튕겨 올랐다가 엎어진 테이블의 하반부를 낼름거리는 아귀의 혓바닥처럼 맹렬하게 연소시켰다.
? ? ? "Monsieur 폴나레프, 내 불꽃이 자연의 불꽃처럼 항상 위쪽이나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탄다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불꽃을 자유자재로 다루기에 '매지션즈 레드'라 불리는 거니까."
? ? ? 테이블을 단숨에 불태운 매지션즈 레드의 화력을 향한 죠셉의 감탄이 빠르게 지나가고 압둘이 폴나레프의 착각을 정정하자 실버 채리엇의 검신이 바닥에 박혔다. 한 손을 허리춤에 짚고 다른 손을 레이피어의 손잡이에 걸치듯 가슴께에 놓은 폴나레프는 불시계를 구성하던 불꽃이 폭발과 함께 이리저리 튀어올라, 바람을 타고 하늘거리면서 낙하하는 벚꽃잎처럼 바로 귓가에 스쳤다 멀어지는 식으로 지척에 떨어지고 있는데도 일말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 ? ? "흠……. 이 세상의 시작은 불꽃에 휩싸여 있었다고 하지. 과연 시작을 암시하고 시초인 불꽃을 다루는 '매지션즈 레드'. 하지만 이 내가, 자만하고 있다고? 이 나의 칼솜씨가…… 자만이라고?!"
? ? ? 폴나레프가 주머니에서 꺼내 손바닥에 올려둔 다섯 개의 은화를 공중으로 내던졌고, 중력에서 벗어나 빙글빙글 돌면서 상승하던 은화가 정점에 도달하면서 회전을 멈추고 중력에 다시 이끌려 낙하를 시작하는 그 찰나의 순간, 실버 채리엇의 검신이 순식간에 은화를 일렬로 꿰뚫었다.
? ? ? "동전 5개를 단 한 번의 찌르기로 꿰다니……!"
? ? ? "아니, 좀 더 자세히 봐라."
? ? ? "으음, 과연……. 동전과 동전 사이에 불꽃까지 꿰어넣었군."
? ? ? 죠타로가 죠셉의 말에서 빠진 부분을 지적했고, 모토코는 압둘의 말대로 실버 채리엇이 레이피어로 공중에 휘날리던 불꽃까지 정확히 동전과 동전 사이에다 꿰어낸 것을 보고 생각했다.
? ? ? '스탠드 이름은 실버 채리엇. 속도도 속도지만, 정밀동작성도 높은가 보네. 쪽수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데도 자신만만한 태도에는 이유가 나름 있었어.'
? ? ? 폴나레프는 일행의 긴장 어린 시선이 실버 채리엇의 검신에 곶감처럼 꿰인 동전과 불꽃에 집중되자, 레이피어를 간단하게 휘두르는 것만으로 동전과 불꽃을 한 순간에 바닥으로 떨쳐냈다.
? ? ?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알아차린 모양이군. 자만하는 게 아냐, 나의 스탠드는 자유자재로 불꽃마저 베어버린다. 후후……. 공기를 가르고 공간과 공간 사이에 틈새를 만들어버린다 이거지. 즉, 네놈의 불꽃은 나의 '실버 채리엇' 앞에선 무력하다는 거다."
? ? ? 말을 마친 폴나레프는 마치 '이동했다는 과정을 생략한 것처럼' 출입문 앞에 서 있었다. 일행은 과정조차 보이지 않는 폴나레프의 이동 속도에 흠칫하며 폴나레프 쪽을 돌아보았다.
? ? ? "이 녀석, 어느새……!"
? ? ? "나의 스탠드…… '전차'의 카드의 의미는 '침략과 승리'. 모두 좁아터진 곳에서 처리해도 되겠지만, 압둘, 너의 불꽃의 스탠드는 넓은 곳에서 진가를 발휘하지? 거기서 쳐부수는 거야말로 나의 '스탠드'에 어울리는 승리……."
? ? ? 전장에서 승리의 영광을 거머쥐고 당당하게 개선문을 통과하려는 장군처럼, 출입문을 활짝 열어젖힌 폴나레프가 일행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 ? ? "모두 밖으로 나와라! 차례대로 찢어주마!"
? ? ? 이대로 폴나레프를 따라 어딘지도 모르고, 함정이 설치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결투장으로 향할 것인가? 하지만 일행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여태까지 보아온 DIO의 자객과는 달리 당당히 정체를 드러내며 정정당당한 결투를 신청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함정을 설치하는 계략을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가정의 설득력은 줄어들었다.
? ? ? 또한 좁은 실내에서 자객과 싸우다 무관한 제3자가 휘말리게 하는 것보다, 넓고 탁 트인 곳에서 제3자의 접근을 차단하며 자객과 싸우는 것이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 방법을 찾아 고민하던 일행에게 있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시선을 한 번씩 마주치고, 뒷처리를 해야 하는 종업원들의 수고를 덜기 위해 손가락을 단 한 번 가볍게 까딱여서 매지션즈 레드의 불꽃을 모두 꺼버린 압둘이 앞장 서서 폴나레프의 뒤를 따랐다.
? ? ? 한편, 바로 옆 자리에 앉아있던 기둥 머리의 남자가 죠스타 일행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향해서 합석하더니 갑자기 풀 플레이트 아머를 걸친 기사처럼 생긴 스탠드가 죽 그릇을 꿰뚫고 나타나면서 조류와 인간을 적절히 융합시킨 스탠드도 나타나 불꽃을 퍼트리는 바람에 대형 소란이 발생하자, 타워 오브 그레이 때처럼 난장판에 휘말리기 싫어서 먹던 딤섬 그릇을 챙겨 죠스타 일행과 폴나레프 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테이블 아래에 숨어서 딤섬을 마저 먹던 레인보우는 갑자기 죠스타 일행과 폴나레프의 목소리가 뚝 끊기자 마지막 남은 딤섬을 입 안에 넣고 고개를 숨어있던 테이블 위로 빼꼼 올렸다.
? ? ? "어어……? 다들 어디로 간 거죠? 나만 놔두고 간 건가요? 이런! 밥값 내 줄 사람이 없으면 곤란해요!"
? ? ? 고개를 열심히 두리번거리며 일행을 찾다가 아무도 보이지 않자 황급히 일어나 빈 딤섬 그릇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레인보우는 "음식 값은 죠스타 씨 앞으로 달아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누가 붙잡기도 전에 레스토랑을 후다닥 떠나, 죠스타 일행의 뒤꽁무니를 쫓아 홍콩 시내를 질주했다.
? ? ? "빌어먹을……. 44분이야……. 안티파스티(전채 요리), 프리포 피아티(첫 번째 메인 요리) 다음에 세컨디 피아티(두 번째 메인 요리)가 나오기까지 44분이나 걸렸다고! 그런데 한 입도 못 대고 쫓겨나다니! 역시 4가 들어가 있으면 운빨이 꼬인단 말이야~."
? ? ? 레인보우가 죠스타 일행을 쫓아서 휘리릭 지나친 무리 중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청년들도 있었다. 중세 시대 병사들의 투구를 변형시킨 듯한 모자를 쓰고 배꼽이 드러난 푸른 캐시미어 스웨터와 얼룩말 줄무늬가 들어간 가죽 바지를 걸친 청년이 분노보다는 짜증에 가까운 부정적인 감정을 토로하자, 정수리에 달걀 껍데기를 연상시키는 머리장식을 걸치고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던 긴 은발의 남자는 청년의 예민함에 엮이고 싶지 않았는지 아예 시선조차 주지 않았고, 서로 뇌에 똥이 차서 썩어빠졌느니 나이프로 뺨을 도려내서 죽여버리겠다느니 하면서 살벌하게 투닥거리던 구멍이 숭숭 뚫린 양복을 걸친 금발의 소년과 주황색 반다나를 쓰고 어깨를 드러낸 옷을 입은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은 또 시작이냐는 표정을 하고서 숫자 4가 들어가면 다 말아먹는다고 투덜거리는 청년을 미적지근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 ? ? "시작부터 말아먹었군. 카프리 섬까지는 갈 길이 한참 머니까 서두르자. 일단 봐둔 곳은 있으니 바로 이동한다. ……왜 그러지, 죠르노?"
? ? ? 흰 양복의 청년은 로브를 걸친 여성이 사라진 방향을 말없이 주시하던 금발의 소년에게 질문했고, 시선을 청년에게 돌린 죠르노는 청년에게 무언가를 질문하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 ? ? "부차라티,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식당에서 폴나레프 씨를 본 것 같습니다."
? ? ? "폴나…… 레프? 폴나레프라면……."
? ? ? 죠르노가 언급한 이름에 반응한 사람은 부차라티뿐만이 아니었다. 부차라티를 응시하는 죠르노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헤드폰을 빼던 은발의 남자도, 4만 있으면 행운을 다 말아먹는다고 투덜거리던 청년도,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씩씩거리던 금발의 소년도, 상대의 뺨을 어느 부분부터 도려낼지 고민하면서 나이프를 이리저리 돌리던 주황색 반다나의 소년도 멈칫하며 죠르노를 쳐다보았다.
? ? ? "엉? 폴나레프? 왠지…… 콜로세움이 떠오르는 이름인데. '활' 하면 '화살'이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야. 나란차, 너는 뭐 떠오르는 거 없냐?"
? ? ? "폴나레프…… 폴, 나, 레, 프? 미스타, 그거 전에 네가 기르던 거북이 이름 아냐?"
? ? ? "난 거북이 기른 적 없어. 그런 느긋한 취미를 가지기에는 내 생활이 늘 가속도를 타고 있단 말이야. 피스톨즈가 있는 것만으로도 제한 속도를 아슬아슬하게 넘길락말락 하는데."
? ? ? 그러나 그 누구도 폴나레프가 누구인지, 왜 폴나레프라는 이름에서 다들 같은 기시감을 느끼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심지어 폴나레프를 봤고 가장 먼저 폴나레프를 언급한 죠르노도 폴나레프가 누구인지 기억을 되짚어 보려고 해도, 마치 완전연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잔불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책장에서 빠져나와 손이 닿지 않는 바닥의 틈새 사이로 떨어진 책처럼, 폴나레프와 관련된 모든 기억이 추상적이고 흐릿해서 단서를 찾지 못했다.
? ? ? *
? ? ? 자신만만하게 일행에게 등을 보이고 걸음을 옮기던 폴나레프가 향한 곳은…… 런던 하면 떠오르는 명물 중 하나인 루트마스터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새빨간 2층 버스가 정차된 버스 정류장이었다. 식당에서는 다 뒤엎어 놓았으면서 정작 묘한 부분에서 공공질서를 지키는 DIO의 자객을 보고 모토코는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 복도를 사이에 두고 모토코의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카쿄인은 폴나레프의 뒤통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토코를 보고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 ? ? "모토코, 왜 그래? 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어?"
? ? ? "아니……. DIO의 자객이면 '요금? 공공질서? 까고자빠졌넴마-!'라면서 운전사 멱살 붙잡고 버스 바깥으로 내던진 다음 승객 한 사람 붙잡아서 운전시킬? 것 같은 이미지인데, 저 사람은 안 그래서."
? ? ? "아하하……."
? ? ? 카쿄인의 옆 자리에 앉은 죠타로는 둘의 대화를 듣고 모자 챙을 붙잡으며 짧게 피식했다. 살짝 덜컹거리면서 도로를 매끄럽게 달리던 2층 버스가 일행을 쏟아놓은 곳은, 눈이 아플 정도로 강렬한 색채가 다채롭게 어우러진 특유의 센스와 세계관으로 홍콩의 기묘한 존 넘버 원으로 꼽히는 타이거 밤 가든 공원이었다.
? ? ? 여기서 잠깐 상식! 타이거 밤 가든 공원은 홍콩의 타이한 로드 산 중턱에 실존하는 공원으로, 피부약 연고 타이거 밤으로 동남아시아의 화교 사회를 주무르는 억만장자가 된 아우 분호우(胡文虎)가 1935년에 세웠으며, 현란한 색채가 덧입혀진 신비한 동식물 조각상들이 선사하는 화려함에 있어서는 교토의 킨카쿠지 이상이라 평가받기도 한다. 입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입장료는 무료, 연중무휴! 참고로 싱가포르의 파시르 판장 로드에도 호우파 빌라라고도 불리는 동명의 공원이 있는데, 이는 아우 분호우의 동생인 아우 분파(胡文豹)가 1937년에 세웠다.
? ? ? 공원의 정문을 통과해서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온갖 동물 조각상이 어우러진 길목을 지나쳐, 계단을 올라 널찍한 공터에 도착하자 폴나레프는 걸음을 멈추고 일행을 돌아보며 여전히 자신감 넘치고 오만함마저 흐르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 ? ? "여기서 예언해주지. 우선 압둘…… 네놈은 네놈 자신의 스탠드 능력에 당할 것이다."
? ? ? "……압둘."
? ? ? "죠타로,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 저 녀석의 말대로 이만큼 넓은 곳이라면 마음껏 스탠드를 조종할 수 있지."
? ? ? 죠타로가 압둘의 옆으로 한 걸음 나서며 참전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압둘은 정중히 거절하고 호쾌한 기합을 내지르며 작렬하는 열기와 함께 매지션즈 레드를 불러냈다. 각자 스탠드를 등 뒤에 불러낸 채,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당장이라도 결정적인 무언가가 끊어질 듯한 긴장감 어린 분위기 속에서 서로 노려보며 머리카락 한 올 조차 놓치지 않을 낌새로 이어지던 치밀한 탐색전은, 실버 채리엇의 선공으로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결투로 접어들었다.
? ? ? "굉장해. 레벨이 달라……."
? ? ? 매지션즈 레드는 팔짱을 끼고서 특기인 불꽃을 일절 뿜어내지 않고 그저 여유롭게 실버 채리엇의 연속 찌르기를 피하고만 있을 뿐이었으나, 햇병아리 스탠드사인 모토코에게 있어 실버 채리엇과 매지션즈 레드가 보이는 단순한 움직임마저 커다란 자갈이 연못 바닥에 쌓이는 것처럼 깊은 무게감을 지니고 머릿속에 차곡차곡 차올랐다.
? ? ? ?두 스탠드가 스페셜즈처럼 자아를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움직임에는 군더더기 하나 없었으며, 실버 채리엇은 베기와 찌르기를 능수능란하고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모든 공격을 이어갔고, 매지션즈 레드도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며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실버 채리엇의 공격 사이사이에 난 틈만을 정확히 파고들면서 회피하고 있었다.
? ? ? "왜 그러나, 특기인 불꽃을 마음껏 뿜지 않을 텐가? 뿜지 않겠다면, 이쪽에서 먼저 간다! 호라호라호라호라호라호라호라호라호라호라아──앗!"
? ? ? 아까까지의 공격은 단순한 맛보기였는지, 우렁찬 기합과 함께 시작된 실버 채리엇의 러쉬는 마치 실버 채리엇의 팔과 레이피어가 수십 개로 증식했다는 착각을 주고도 남았다. 공격 하나하나가 빠르지만 가볍지 않고 치명적인 살의를 품고 있자 매지션즈 레드가 부리에서 불꽃을 뿜어내서 넓게 흩뿌리며 실버 채리엇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 ? ? 하지만 실버 채리엇은 날아오는 불꽃의 비를 피해 공수를 전환하는 대신, 공격 대상을 불꽃으로 변경하고는 날아오는 궤도를 정확히 간파해서 레이피어를 딱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셔틀콕을 쳐내듯 어렵지 않게 모조리 쳐냈다. 압둘이 재빨리 몸을 피하자, 대신 희생양이 된 독수리 조각상이 온 몸으로 불꽃의 비를 맞아내며 산산조각나서 무너졌으나, 허물을 벗듯 연기가 걷히자 일행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 ? ? "저 자식! 놀리고 있잖아. 찌르면서 매지션즈 레드와 쏙 빼닮은 조각을 깎아냈다!"
? ? ? "그 짧은 사이에 저렇게 정교하게……?"
? ? ? "제법…… 후후후후…… 이 정원에 잘 어울리는 걸, 매지션즈 레드."
? ? ? 모토코는 압둘을 앝보는 폴나레프의 태도에 발끈한 죠셉의 말을 듣고 나서야 폴나레프가 매지션즈 레드의 조각상을 깎아낸 시점을 겨우 눈치챘다. 쉬이 반격할 틈조차 주지 않는 빠른 공세 속에서도 저렇게 당장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처럼 정교하고, 부리를 벌리고 포효하는 매지션즈 레드 조각상을 깃털의 결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깎아낼 여력까지 있다니, 폴나레프는 여태까지 모토코가 봤던 스탠드사 중에서 가장 치열하고 치밀하게 스탠드를 활용하고 있었다.
? ? ? '하지만 압둘 씨가 밀리는 기색은 없어. 아니, 아직 불꽃을 최대 출력까지 뿜어내지도 않았어.'
? ? ? 탑승 게이트에서 타워 오브 그레이가 나타난 이후에 압둘이 취했던 행동을 복기한 모토코가 보기에는 ─ 폴나레프의 전력이 아직 미지수이긴 하지만 ─ 승기가 더 높은 쪽은 압둘 같았다. 폴나레프의 스탠드, '실버 채리엇'은 중간 과정을 생략했다 착각될 정도로 속도가 빠르고, 여러 개의 동전과 불꽃을 찌르기 한 번으로 전부 꿰뚫거나 순식간에 매지션즈 레드 인형을 조각해 내는 것을 보면 정밀동작성도 높아 보이나 무기가 레이피어 한 자루 뿐이고, 사정거리도 넓게 잡아봤자 주변 수 미터에 제한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압둘의 스탠드, '매지션즈 레드'의 무기는 사정거리를 넓게 잡으면 수십 미터는 가뿐히 넘나들고 추가로 수와 형태도 온전히 압둘의 뜻에 달린 불꽃과 열기였다. 이런 면에서 보면 전술의 폭도, 응용성도 여러모로 압둘이 폴나레프를 가뿐히 넘어섰다.
? ? ? 하지만 적에게 환경의 어드밴티지까지 주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폴나레프의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면 전술적 불리함을 뒤엎을 비장의 수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토코는 긴장을 풀지 않고 머리카락 한 올의 움직임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로 폴나레프와 실버 채리엇을 주시했다.
? ? ? 압둘의 전신에서 촛불이 일렁거리듯 노을빛 오라가 피어오르는 동시에 팔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게 움직였고, 매지션즈 레드의 부리에 심상치 않은 기세로 불꽃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 ? ? "올 테냐…….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테냐……. 재미있군, 받아쳐 주마!"
? ? ? "다들 어디라도 좋으니 숨어라! 압둘의 '그게' 나온다! 불똥 튀어서 화상 입으면 안 돼."
? ? ? "그거라니?"
? ? ? 다음에 일어날 변화를 기대하는 폴나레프와 달리 죠셉은 황급히 함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세 사람을 이끌며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조각상 뒤쪽으로 달려갔고, 죠타로의 말은 압둘 쪽에서 어마무시한 열기와 불꽃이 터져 나오면서 잘려나갔다.
? ? ?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 ? ? 매지션즈 레드가 양 팔을 가슴 앞에서 X자로 교차시켰다 널찍하게 편 순간,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겠다는 사나운 기세로 커다란 앙크 모양의 불꽃 덩어리가 부리에서 뿜어져 나와 폴나레프에게 쇄도했다.
? ? ? "이 정도 위력 뿐이냐! 내 칼솜씨는 공간 사이에 틈을 만들어서 불꽃을 날려버린다고 했을 터인데에에──!"
? ? ? 그러나 폴나레프는 작렬하는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에 조금도 기가 눌리지 않았고, 실버 채리엇이 강철도 녹은 버터처럼 흐물흐물 녹여버릴 듯한 열기 속에서도 아무 어려움 없이 레이피어를 크게 휘둘러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을 쳐내면서 압둘과 매지션즈 레드는 목표를 잃고 되돌아온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에 휩싸여 단말마에 가까운 괴성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본 일행의 뺨에 매지션즈 레드의 열기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조금도 기세가 흐트러지 않는 실버 채리엇의 검술에 놀라서 난 진땀인지 알 수 없는 땀방울이 맺혔다.
? ? ? "압둘! 불꽃이 너무 강해서 자기 자신이 타고 있다!"
? ? ? "압둘 씨!"
? ? ? 바닥으로 쓰러지는 압둘을 보며 죠셉이 크게 탄식했고 모토코는 가슴이 철렁하는 감각에 다급히 소리쳐 불렀다. 자승자박한 꼴이 되어 무력하게 쓰러지는 압둘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기만 하는 죠스타 일행을 보고 폴나레프는 히죽 미소지으며 식당에서 이름을 밝혔을 때처럼, 검지를 관자놀이에 가져다 대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 ? ? "후하하! 예언대로군. 자신의 불꽃에 타 죽는 거다."
? ? ? 그러나 전신이 불꽃에 타들어가고 있음에도, 압둘의 눈동자는 자신을 태우는 불꽃에 지지 않을 정도로 맹렬한 투지가 타오르고 있었다.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매지션즈 레드가 날카로운 포효와 함께 전신에 불꽃을 휘감은 채로 팔을 뻗으며 돌진하자, 폴나레프는 여전히 승자의 미소를 지우지 않고 허리춤에 팔을 얹었다.
? ? ? "이런이런이런이런! 최후의 발악인가, 꼴사납군!"
? ? ? 실버 채리엇이 쇠뇌에 장전된 화살처럼 폴나레프의 어깨를 지지대 삼아 매지션즈 레드를 향해 레이피어를 겨누더니 크게 베어냈으나, 폴나레프는 손과 팔에 전달되는 감각이 예상했던 것과 반대로 부드럽지도 매끄럽지도 않자 당황했다.
? ? ? "묘한 감촉! 이, 이건!"
? ? ? 머리부터 깔끔하게 일도양단된 매지션즈 레드의 절단면에서 떨어지는 컵에서 물이 쏟아지듯이 불꽃이 쏟아져 나오며 폴나레프를 덮쳤다.
? ? ? "뭣이?! 말도 안 돼, 절단했을 터인 체내에서 불꽃이 나오다니!"
? ? ? 책무를 다하고 바닥으로 추락한 매지션즈 레드는…… 도자기가 깨지는 맑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났다.
? ? ? "저건 스탠드가 아니다. 인형이다!"
? ? ? 압둘이 사용한 트릭의 정체를 눈치챈 죠셉이 소리치자, 언제 불에 탔냐는 듯 그을음이 조금도 묻지 않은 모습으로 멀쩡히 일어난 압둘이 죠셉의 말을 받았다.
? ? ? "불꽃에 눈이 멀었군. 네놈이 벤 건 '실버 채리엇'이 조각한 인형이다!"
? ? ? 압둘의 책략에 완전히 넘어갔다는 사실을 깨달은 폴나레프는 헛숨을 들이켰다.
? ? ? "나의 불꽃은 자유자재라고 했잖나. 네놈이 받아쳤던 화염으로 인형의 관절부를 걸쭉걸쭉하게 녹여서 조종했다. 자신의 스탠드의 능력에 당한 건 네놈이었구나! 그리고 다시 받아라!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 ? ? 다시금 부리에서 폭발하듯이 뿜어져 나온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이 폴나레프를 정확히 맞추며 탐욕스럽게 집어삼켰고, 폴나레프는 불꽃이 담고 있던 무시무시한 에너지에 휩쓸려 뒤로 나가떨어졌다. 압둘은 바닥에 널부러져서 미동도 않는 폴나레프를 향해 삿대질하며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선언했다.
? ? ? "점술가인 내게 예언으로 맞서기에는, 10년은 이르지 않나?"
? ? ? 압둘이 마무리로 날린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의 화염이 완전히 잦아들자, 열기와 화염을 피해 근처의 조각상 뒤로 물러나 있던 일행은 압둘에게 다가가며 폴나레프가 당한 부상의 척도를 각자 나름 추정해보기 시작했다.
? ? ? "무서운 위력이군. 압둘의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에 정통으로 맞았으니, 녀석의 스탠드는 엉망진창인데다가 용해해서 이젠 끝이다."
? ? ? "맘마미아. 거기다 저 사람의 스탠드는 전신에 철갑옷까지 둘렀으니, 열기 때문에 최소 2도 화상은 입었을 것 같은데요."
? ? ? "심한 화상이군. 저 녀석, 죽겠는걸. 운이 좋으면 중상, 아니, 운이 나쁘면인가."
? ? ? "어느 쪽이든 3개월은 못 일어나겠지. 스탠드도 엉망진창이고 전투불능 상태."
? ? ? 죠셉과 모토코가 분석하고 죠타로와 카쿄인이 단정하자 스페셜즈가 모토코의 등 뒤에서 슬금슬금 걸어나왔고, 모토코가 왜 그러냐고 묻기도 전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 ? ? "……저기, 이거, 대체 무슨 일인가요?"
? ? ? "레인보우?"
? ? ? 목소리의 주인을 제일 먼저 확인한 사람은 마침 계단을 내려가려고 뒤돌아섰던 카쿄인이었다. 다른 일행도 카쿄인을 따라 뒤돌아서자, 한참을 뛰어왔는지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이마에는 땀방울이 잔뜩 매달려 있고, 로브는 흐트러졌고, 호흡소리는 거친 레인보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계단 꼭대기에 있는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레인보우, 혼자서 밥 먹고 있길래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것 같아서 일부러 안 불렀는데, 굳이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 ? ? "그, 그야 갑자기 큰 소란이 나더니 다들 어딘가로 가버려서, 궁금해서 쫓아왔어요! 그나저나 저 사람은 왜 저기서 대자로 쓰러져 있는 거죠? 낮잠 자거나 일광욕 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 ? ? 모토코의 말을 듣고 뜨끔한 레인보우는 단 몇 시간 만에 쇼핑과 군것질로 죠셉이 줬던 그 많은 용돈을 거의 다 탕진해버리는 바람에, 밥값 낼 돈과 교통비마저 없어서 밥값 계산은 죠셉한테 떠넘겨서 튀고 타이거 밤 가든행 2층 버스를 쫓아 전력질주했다는 사실을 단 한 마디로 축약해버리고는 관심을 돌리기 위해 공터 한복판에 쓸쓸히 쓰러져 있는 폴나레프를 고갯짓으로 가리켰다.
? ? ? "스페셜즈왜건의 엔트리다! 장 피에르 폴나레프=상의 스탠드 소울은 실버 채리엇! 능력은 이아이도! 무함마드 압둘=상의 스탠드 소울은 매지션즈 레드! 능력은 화둔 짓수!"
? ? ? "폴나레프=상의 불꽃도 베어버리는 이아이도는 속도 중점! 달인! 솜씨!"
? ? ? "압둘=상의 강철을 녹여버리는 화둔 짓수는 화력 중점! 실제 살벌함! 야바이!"
? ? ? "고우랑가! 두 사람의 이쿠사 배틀은 오십보백보! 그러나 결단적인 이쿠사 배틀의 결말은 히사츠 와자,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을 사용한 압둘=상의 승리!"
? ? ? "오오, 붓다시여! 폴나레프=상이 폭발사산하지 않은 것은 붓다께서 아직 주무시고 계시지 않으셔서입니까!"
? ? ? "……그러니까 압둘과 저쪽에 누워있는 폴나레프라는 남자가 싸웠는데 압둘이 이겼다는 말이죠?"
? ? ? "뭐, 그렇지. 만약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전문 연출가들이 봤다면, 자기들은 대체 여태까지 뭘 했던 거냐며 머리 싸매고 좌절했을 걸?"
? ? ? "어지간한 블록버스터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박진감 넘쳤다니까~."
? ? ?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스페셜즈가 난입해서 일본어를 어색하게 따라하는 외국인 같은 말투로 압둘과 폴나레프의 결투를 묘사했고, 개떡같은 설명이었어도 찰떡같이 알아들은 레인보우는 스페셜즈의 말투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자 일부러 말투를 엉터리로 바꾼 게 황당하다는 심정을 담은 표정으로 스페셜즈와 모토코를 번갈아 보았고, 모토코는 자기를 스페셜즈랑 똑같이 취급하지 말라는 의미로 인상을 찌푸렸다.
? ? ? "오, 레인보우도 왔군. 죠스타 씨, 모두 모인 김에 서두릅시다. 아직 갈 길이 머니까요."
? ? ? 폴나레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계단을 몇 걸음 내려와 일행과 합류한 압둘이 말하자 죠셉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무언가를 말하려던 찰나, 뒤쪽에서 뭔가가 폭발하면서 로켓이 발사되는 듯한 소리가 나자 전원의 시선이 자석에 이끌리는 사철처럼 폴나레프가 쓰러져 있던 방향으로 돌려졌다.
? ? ? "뭐지?! 놈의 스탠드가 산산히 분해됐다!"
? ? ? "저거, 스탠드가 걸쳤던 투구 아니에요?"
? ? ? 죠셉이 놀라서 소리치자 모토코가 산개해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쇳덩어리 중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는 것을 가리켰고 일행의 시선이 모토코의 손가락을 따라 하늘로 향한 순간, 죽은 듯 미동도 않던 폴나레프의 몸이 바로 밑에다 추진제라도 숨겨두기라도 했는지 아무런 장치도 없는데 갑자기 솟구쳤다.
? ? ? "놈이 쓰러진 자세 그대로 공중에 떠올랐어!"
? ? ? 카쿄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폴나레프가 눈을 부릅뜨더니, 웃음기 가득한 눈빛으로 정답을 맞춘 아이를 칭찬하는 유치원 교사처럼 박수를 짝짝 치기 시작했다.
? ? ? "브라보──! 오오, 브라아보──!"
? ? ? "이 녀석, 대체?!"
? ? ? "믿을 수 없군!"
? ? ? "팔팔하잖아!"
? ? ? "맘마미아!"
? ? ? "세상에나, 대체 얼마나 단단한 거죠?"
? ? ? "화상도 자세히 보니 대부분 경상이다. 하지만, 녀석의 몸이 어떻게 공중에 떠 있는 거지?"
? ? ? 일행은 강철조차 순식간에 흐물흐물하게 녹여버리는 매지션즈 레드의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을 직격으로 맞았음에도, 물이 빠진 풍선처럼 피부가 쭈그러들 정도로 심각한 화상은커녕 그을음조차 없이 깔끔한 폴나레프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고, 죠타로는 그 와중에도 침착하게 폴나레프가 입었을 화상의 척도를 분석하고 아무런 지지대도 없이 공중에 떠 있는 폴나레프의 상태에 의문을 표했다.
? ? ? "후후후…… 감각의 눈으로 잘 봐라."
? ? ?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낀 폴나레프의 말을 듣고 압둘이 제일 먼저 공중부양의 비밀을 간파했다. 전신을 빈틈없이 감싸던 갑주를 벗어던지고 꽁꽁 숨겨져 있던 뼈대를 드러낸 실버 채리엇이 폴나레프의 몸을 받치고 있었다. 실버 채리엇이 농구공을 투척하듯 공중으로 가볍게 던지자, 웬만한 서커스단의 곡예사들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능숙하게 공중제비를 돌면서 땅에 우아하게 착지한 폴나레프는 자신의 스탠드 옆에 섰다.
? ? ? "엥? 감각의 눈? 그게 뭐죠?"
? ? ? 레인보우의 돌직구! 효과는 굉장했다! 순간 삐끗했던 폴나레프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았다. 아주 잠시 무너졌던 표정도 수습한 그의 이마에는 단춧구멍만한 작은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 ? ? "가, 감각의 눈 말이야. 눈."
? ? ? "그러니까 그 감각의 눈이 대체 뭔데요? 머리에 달린 눈 말고 또 뭐가 있는 건가요?"
? ? ? "분명 너도 스탠드사일 텐데…… 감각의 눈으로 보이지 않나?"
? ? ? "아니 그 감각의 눈이 제가 스탠드사인 거랑 뭔 상관인데요?"
? ? ? "그, 등…… 등 뒤에! 등 뒤를 보면 알아!"
? ? ? 놀랍게도 폴나레프는 마치 '등 뒤에 누군가가 있지만 말하면 머리에 바람구멍 나서 죽으니까 대충 눈치채 줘!' 같은 상황에서 쓸 법한, 혓바닥을 쭉 늘려서 화살표처럼 등 뒤를 가리키는 특기를 선보였다. 스페셜즈는 신축 자유자재의 혓바닥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으나 레인보우는 폴나레프의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 ? "네?"
? ? ? 레인보우가 자기 등을 보려고 뒤돌아 서자 폴나레프가 엄지로 자기 뒤쪽을 가리키며 버럭 소리쳤다.
? ? ? "내 등 뒤 말이야!"
? ? ? "아! 그럼 스탠드라고 진작에 말했어야죠!"
? ? ? 다른 일행은 압둘이 눈치챈 직후 동시에 파악했는데, 레인보우는 혼자서만 제일 늦게 폴나레프의 스탠드를 알아보고 도리어 폴나레프에게 버럭거렸다. 폴나레프, 그의 옆쪽에 바짝 붙어 선 실버 채리엇, 죠타로, 죠셉, 압둘, 카쿄인, 모토코는 모두 한 마음으로 어처구니없다는 시선을 레인보우에게 보냈으나…….
? ? ? "강력한 라이벌이다."
? ? ? "레인보우, 보통내기가 아니군."
? ? ? "잘못하면 시리어스 브레이커 역할을 탈환당하겠어."
? ? ? "좋아, 견제 방안을 생각해 보자."
? ? ? 모토코는 스페셜즈가 쑥덕거리고, 혼자서 뒷북 치고 있는 레인보우를 제외한 일행이 스페셜즈의 대화를 듣고 미적지근한 시선을 보내자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서 외면했다.
? ? ? "어, 어쨌든, 이거다! 갑주를 벗어던진 스탠드, 실버 채리엇! 마치 귀신에게 홀린 표정이군, 무함마드 압둘. 내가 지닌 능력을 설명하지 않고 지금부터 널 죽이는 건 기사도에 어긋나는 암습이나 마찬가지.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할 시간을 주겠나?"
? ? ? "그거 고맙군. 설명을 듣도록 하지."
? ? ? 다시 지명받은 압둘이 앞으로 나아갔다. 폴나레프가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을 정면에서, 나이프를 맞은 소리에 비유하자면 뼈까지 들어가는 소리가 날 수준으로 맞았음에도 경상에 그친 이유에는 일행에게 스탠드가 분해되어 사라졌다는 착각을 심어줬던 실버 채리엇의 '방어 갑주'가 큰 역할을 했다. 스탠드와 일체화됐다는 착각을 줄 정도로 전신을 빈틈없이 감싼 두터운 갑주는 모토코가 분석했던 것과 달리 그 두께 덕분에 열기와 불꽃이 침입할 틈새를 좀처럼 내어주지 않았고, 그 덕에 실버 채리엇과 폴나레프는 갑주만 불에 타고 경상을 입는 것에 그쳤던 것이었다. 설명을 끝낸 폴나레프가 허리춤에 손을 얹자 실버 채리엇도 따라서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
? ? ? "그리고 갑주를 벗은 만큼 몸이 가벼워졌지. 날 들어 올린 '스탠드'의 움직임이 보였나? 그래, 그 정도의 스피드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거다!"
? ? ? 식당에서 폴나레프가 보였던, '중간 과정을 생략한 듯한 속도'를 떠올린 압둘의 이마에 진땀이 맺혔다. 갑주를 걸친 상태에서도 러쉬를 날리는 동안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정교한 인형을 깎아내는 여유마저 부리는 속도를 지녔는데, 갑주를 벗어던졌다면 그 속도는 과연 얼만큼이나……. 하지만 폴나레프가 속도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를 떠올린 압둘은 긴장감을 떨쳐냈다.
? ? ? "과연, 아까는 갑옷의 무게 때문에 나의 C·F·H(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를 맞았단 것인가. 허나, 그 말인즉슨 지금은 벌거숭이! 방어구가 없다는 건 이번에 또 맞았다간 목숨은 없다는 뜻!"
? ? ? 압둘이 가장 결정적인 약점을 지적했음에도 폴나레프는 불안함이나 초조함이 일절 깃들지 않은 상쾌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 ? ? "흐음……. Oui(그래), 지당하신 말씀. 하지만 무리다."
? ? ? "무리라고? 시험해 보고 싶군."
? ? ? "왜냐하면 네게 굉장히 '오싹'한 걸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 ? ? "호오, 어디 볼까."
? ? ? 폴나레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자…… 그의 등 뒤에 서 있던 실버 채리엇이 갑자기 여럿으로 늘어났다! 모두 똑같이 오른손으로 레이피어를 들어올리고 당장이라도 찌르기를 날릴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죠타로마저 갑자기 나타난 다른 실버 채리엇에게서 원본과 구분할 만한 그 어떤 차이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 ? ? "뭐냐?! 녀석의 스탠드가 여섯! 아니, 일곱으로 늘어났다!"
? ? ? "그…… 그럴 수가, 스탠드는 한 사람당 하나일 텐데!"
? ? ? 손가락으로 수가 늘어난 실버 채리엇의 수를 센 죠셉과 카쿄인이 연달아 소리치자, 전자는 몰라도 후자의 발언에서 무언가가 뚝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는지 스페셜즈가 갑자기 부들거리기 시작했다. 스페셜즈가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직감을 받은 모토코는 부들거리던 스페셜즈가 폭발하기 전에 잽싸게 선수를 쳤다.
? ? ? "저기, 카쿄인. 내 스탠드는 여섯인데."
? ? ? "아, 그, 그랬었지. 미안."
? ? ? 모토코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스페셜즈를 떠올린 카쿄인은 무안했는지 말을 살짝 더듬었으나, 무시당했다고 여긴 스페셜즈는 카쿄인의 사과가 성에 차지 않았는지 눈을 희번득거리며 양아치처럼 카쿄인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 ? ? "카쿄인…… 너 지금 우리가 못 늘어난다고 완전 무시하냐? 네놈 앞머리도 잡아서 모차렐라 치즈처럼 쭉쭉 늘여주랴?"
? ? ? "아니, 그걸로는 부족해! 참을 수 없군! 스페셜즈 미사일을 쳐박아 주겠어! 주인님아, 허가를!"
? ? ? "안 돼. 난부 박사가 와도 안 돼."
? ? ? "마스터…… 한 발이면 돼. 부탁이야, 제발 한 발만 쏘게 해줘!"
? ? ? "참아. 절대로 안 돼."
? ? ? 난부 모토코…… 가 아니라 모리히사 모토코가 불허하자 이에 굴하지 않고 '한계다! 미사일을 날려주겠어!'라고 소리치며 카쿄인에게 돌진하려던 SP3와 SP5를 제지한 건 모토코가 손짓으로 내린 명령을 받은 SP4와 SP1이었다. SP4는 뒤에서 SP3의 양팔을 붙잡았고 SP1은 SP5의 머리를 잡아서 꾹 눌렀으며, 붙잡힌 두 SP는 제발 한 대만 날리게 해달라며 마구 버둥거렸다.
? ? ? 하마터면 두 SP에게 한 대를 가장한 108계단 40컴보를 맞을 뻔한 위기를 감수한 카쿄인은 SP3와 SP5를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심정을 주먹을 쥐었다 펴는 것을 반복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모토코에게 작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 ? ? 구경꾼 쪽에서 이러든 저러든 신경 끄고 압둘의 반응에만 집중하고 있는 폴나레프의 한쪽 입꼬리가 뒤틀리면서 올라갔다.
? ? ? "'오싹'했나 보군. 이건 잔상이다. 시각이 아니라 네 감각에 비치는 '스탠드'의 잔상들이다. 네 감각은, 이 움직임을 따라올 수 없는 것인가?"
? ? ? 이마에 손을 짚고 있던 폴나레프가 검지로 관자놀이를 쿡쿡 두드리며 압둘을 조롱했다.
? ? ? "자…… 이번 검술은 어떠냐아아아아아──!"
? ? ? 마치 7명이 동시에 공격하는 것처럼, 눈으로 쫓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속도로 돌진하며 쇄도하는 실버 채리엇의 7연격! 초반의 탐색전 때보다 더욱 격한 움직임으로 연격을 회피하던 매지션즈 레드가 견제용으로 뿜어낸 레드 바인드는 빠르고 사납게 회오리치며 실버 채리엇을 노렸음에도 잔상조차 스치지 못했고, 그럼에도 꿋꿋하게 공격을 이어가던 매지션즈 레드가 뿜어낸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도 유효타를 내지 못하고 지면에 구멍만 움푹 파낼 뿐이었다. 바닥에 파인 구멍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는 무척이나 덧없어 보였다.
? ? ? "Non Non Non Non Non Non! 무리라고 했잖나. 지금 것도 잔상이야. 내 스탠드에 네 기술은 통하지 않는다! 호라호라호라──! 네 불꽃은 지면에 구멍만 뚫어낼 뿐이다."
? ? ? 메트로놈처럼 까딱거리던 폴나레프의 검지가 멈추자 실버 채리엇이 다시금 돌진하며 러쉬를 날렸고, 뒤로 뛰어서 물러난 압둘의 뺨과 이마에 앙크 모양의 상처가 새겨지면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죠타로는 만에 하나 선수를 교체해야 될 때를 대비해서 압둘을 소리쳐 불렀다.
? ? ? "압둘!"
? ? ? "압둘 씨! 스페셜즈!"
? ? ? 압둘의 뺨과 이마에서 고장난 분수처럼 사출되는 피를 본 순간, 모토코의 머릿속이? 빠르게 탈색되고 그저 '도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붉게 물들었다. 마지노 선을 자처하듯 압둘의 앞에 선 스페셜즈가 폴나레프와 실버 채리엇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각자 주먹을 풀거나, 권총을 장전하거나, 나이프를 역수로 거머쥔 손을 오므렸다 피거나, 수류탄을 솜씨 좋게 손바닥 안에서 굴리는 모습을 본 폴나레프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 ? ? "호오……? '잔상'에는 '실체'로 승부하겠다는 건가? 흥미로워. 한 사람에게 여섯이나 붙어 있다니, 그것이 네 스탠드의 '능력'인가?"
? ? ? "모토코? 갑자기 무슨……."
? ? ?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행동이 끝나버린 나머지 스페셜즈를 불러내면서 덩달아 압둘의 앞으로 뛰쳐나갔던 모토코는 폴나레프와 압둘의 말을 듣고서 아차 하며 압둘을 돌아보았고, 수세에 몰리는 듯 싶었으나 흔들림 없이 확고하고 정열적인 투지가 아직도 고요히 타오르는 압둘의 눈과 마주치자 뺨을 긁적이며 얼버무렸다.
? ? ? "아…… 그, 저, 저도 모르게 그만……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더니, 이미 나서버렸다는 결과가 나와버렸네요……."
? ? ?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고맙다만, 걱정 말거라. 나는 아직 지지 않았어. 뒤로 물러나 있거라. 녀석과의 승부는 아직 나지 않았으니까."
? ? ? "그래, 그래. 그렇게도 나와의 왈츠를 추고 싶다면 우선 압둘과의 승부를 먼저 내게 해주겠나? 스텝은 얼마든지 맞춰줄 테니까."
? ? ? 압둘이 걱정 말라며 손사래를 치자 폴나레프가 능글맞게 끼어들어 어깨를 으쓱하면서 피식 웃었고, 모토코는 정색했다.
? ? ? "난 왈츠 못 춰."
? ? ? "그렇다면 petite Mademoiselle, 나에게 스텝을 하나 하나 가르쳐 주는 영광을 주지 않겠어?"
? ? ? "이 상황에서 작업이라니……."
? ? ? "도무지 알 수 없는 녀석이군요."
? ? ? "Oh my god……."
? ? ? "나 원 참."
? ? ? "DIO 님의 안목은 대체……."
? ? ? 죠스타 일행을 제거할 자객으로 파견되어 식당에서 차례대로 찢어주겠다고 분명히 선언했고 실제로 그걸 실행 중이던 상황인데, 자기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타깃 중 한 사람에게 작업을 거는 모습을 보고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한 일행이 한 마디씩 날렸으나, 모토코의 귀에는 그 어떤 말도,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폴나레프의 말에서, 모토코 안의 결정적인 무언가를 파샥 하고 끊어내는 단어만이 그녀의 귀에 나이프처럼 푹 파고 들어왔다.
? ? ? "지금, 나보고, 왈츠 추다가 구둣발에 채일 법한 째깐한 꼬맹이라고 했냐……?"
? ? ? 폴나레프를 노려보는 모토코의 눈초리가 험악하게 일그러지는 동시에 평상시의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할 정도로 거칠고 낮게 가라앉아 끓어오르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본체의 분노에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동조하는 스페셜즈에게서도 심상치 않은 오라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폴나레프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고, 이러다 무언가 사단(?)이 나겠다 짐작한 압둘은 황급히 모토코를 가로막듯 앞으로 나섰다.
? ? ? 압둘이 앞으로 가면서 스페셜즈가 그의 등 뒤로 밀려나자, 모토코는 나중에 반드시 폴나레프에게 스페셜즈 미사일을 쳐박아 주겠다는 다짐을 하고서 작게 혀를 차며 일행이 있는 곳으로 완전히 물러섰다.
? ? ? "폴나레프, 왈츠 레슨 예약보다 나와 승부를 내는 게 먼저 아니겠나? 네 스탠드의 정확함…… 보아하니 몇 주나 몇 달 수준이 아니야. 상당히 수련한 '스탠드 능력'이로군."
? ? ? "이유가 있어서 10년 가까이 수행을 했다. 레이디를 일방적으로 기다리게 하는 것은 기사도에 어긋나는 일, 이제 끝을 보도록 할까. 다음 공격으로 네 목숨을 끊는다."
? ? ? "왈츠 수업 필요 없거든."
? ? ? 자신을 언급하는 폴나레프의 말을 듣고 모토코가 인상을 팍 찌푸리면서 톡 쏘아붙이자, 바로 옆에 있던 카쿄인이 웃어야 할지 말지 모르겠다는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 ? ? "기사도 정신에 따라 수법을 밝히고 공격을 한 데 대해 예를 표하지. 그렇기에 나도 비밀을 밝히고 다음 공격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 ? ? "호오……."
? ? ? 폴나레프가 어디 해보라는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 ? ? "실은 나의 C·F·H에는 베리에이션이 있다. 앙크 모양의 불꽃은 하나만 날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불꽃을 분열시켜서 여러 개를 날릴 수가 있지."
? ? ? 압둘의 발 주변에서 불꽃이 원형으로 피어오르며 그를 감싸는 거대한 회오리를 그리기 시작했고, 그의 뒤에서 양 팔과 하반신에 깃털 대신 화염을 두른 매지션즈 레드가 우렁차게 포효하자 불꽃의 회오리 장벽이 여러 개의 앙크 모양 불꽃으로 압축되더니 폴나레프를 향해 발사되었다.
? ? ?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 스페셜! 피할 수 있을까!"
? ? ? 위협적인 기세로 날아오는 앙크 모양의 불꽃은 분열되었음에도 열기와 위력이 조금도 수그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물기를 흡수한 플랑크톤이 증식하듯 더욱 상승하여 공격 범위에 휩쓸리지 않도록 멀찍이 물러나 있는 일행의 피부에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따끔거리는 감각을 심고, 상공에 일렁거리는 거대한 아지랑이가 보일 정도로 공터 전체를 어마어마한 열기로 가득 채웠다.
? ? ? "시시다하! 압둘! 우오오오옷──!"
? ? ? 그러나 폴나레프는 조금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실버 채리엇과 분신들이 폴나레프를 폭풍의 눈으로 삼아 소용돌이치듯 원형으로 진을 치면서 사각을 조금도 드러나지 않게 감추었고, 비유하자면 분쇄기의 칼날에 맞먹는 속도로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 한 올조차 통과할 틈새 없이 방비를 단단하게 굳힌 모습을 보고, 설령 고정된 형체가 없는 불꽃이 닿는다 해도 단단한 바위에 내던진 스폰지처럼 튕겨 나오는 결말을 예상한 카쿄인과 모토코가 동시에 소리쳤다.
? ? ? "저러다 압둘 씨가 다시 불꽃을 역으로 뒤집어 써 버리겠어!"
? ? ? "압둘 씨! 아까 말한 베리에이션을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지 않을 셈인가?"
? ? ? "어설퍼! 어설퍼! 어설퍼! 어설퍼! 어설퍼! 어설퍼! 어설퍼──! 아까와 똑같이 이 파워를 그대로 네놈에게──! 절단해서 되돌려어어어어……!"
? ? ? 의외, 그것은 지면에서의 공격! 바로 코 앞까지 닥쳐온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을 테니스 공을 받아치듯 가볍게 되돌리려던 실버 채리엇과 분신들을 대포에서 발사된 포탄처럼 날려버리고, 폴나레프마저 집어삼킨 불꽃의 출처는 정면이 아니라 바닥에서 솟구친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이었다!
? ? ? "저건……! 과연 그랬나. 방금 폴나레프가 되돌렸던 불꽃이 바닥에 뚫은 구멍을 이용했던 거다. 첫 번째 공격은 터널을 뚫기 위해서였고, 그곳을 통해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을 날린 거지!"
? ? ? "말했을 텐데. 나의 불꽃은 분열시켜 몇 개로든 나눠서 날릴 수 있다고! 불에 타 죽는 것은 괴롭겠지. 그 단검으로 자결해라."
? ? ? 이곳에 있는 사람 중 가장 노련하고 눈썰미 좋은 죠셉은 압둘의 발 앞에 난 구멍을 보고, 그가 선보였던 비장의 전술을 바로 간파했다. 캠프파이어 속에 내던져진 장작처럼 전신이 불꽃에 휩싸인 채로 몸을 일으키려다 힘에 부쳐 땅바닥에 도로 엎어진 폴나레프를 보고, 압둘은 품에서 주위 풍경이 잘 비칠 정도로 날이 잘 벼려진 단검 한 자루를 꺼내 그의 앞으로 던지고 몸을 돌렸다.
? ? ? 지금, 폴나레프의 눈동자 속에 담긴 감정을 단어 하나로 정리하기에는 택도 없었다. 당당하게 승리를 예언했음에도 패배해서 기어다니는 개처럼 꼴사납게 바닥에 엎어진 자신을 향한 분노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로 인해서인지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자신의 앞에 꽂힌 단검을 뽑은 폴나레프는 무방비한 압둘의 등을 향해 당장이라도 던져버릴 것처럼 머리 위로 높이 들었다가,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 도로처럼 눈동자 속에 자리잡은 '흑암'이 흐려지더니 단검을 휘리릭 돌려서 고쳐 쥐고 자신의 목을 겨눴으나, 의식의 흐름이 마지막에 도달한 순간 그가 택한 것은 단검을 떨구고 불길에 자신의 몸이 타들어가기를 고요히 기다리는 것이었다.
? ? ? "자만하고 있었다. 불꽃 따위에 내 검술이 질 리가 없다고. 후후……. 역시 이대로 얌전히 타 죽도록 하지. 그게 너와의 싸움에서 패한 내게 있어, 너의 '능력'에 대한 예의……. 자결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지……."
? ? ? 그 말을 남기고 폴나레프의 의식이 끊어지자, 압둘은 즉시 손가락을 튕겨 폴나레프의 몸에 붙은 불을 잔불조차 남지않고 깔끔하게 진화시켰고 죠타로는 이리 될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씩 지었다.
? ? ? "끝까지 기사도 정신을 잃지 않은 긍지 높은 남자로군. 게다가 내가 등을 돌렸을 때도 단검을 던지지 않았다. DIO의 명령조차 능가하는 긍지 높은 정신! 죽이긴 아까운 남자다. 뭔가 사정이 있을 것 같군."
? ? ? 기절한 폴나레프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받치고 들어올리며 상태를 확인하는 압둘의 말에서 무언가가 짐작이 됐는지, 카쿄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 ? "그렇다면…… DIO가 녀석의 정신에 무슨 수를 쓴 게 틀림없겠군요."
? ? ? 아니나 다를까, 압둘이 손가락으로 폴나레프의 앞머리를 커튼을 열듯 조심스럽게 젖히자 카쿄인의 말대로 이마와 앞머리가 맞닿는 경계선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던 육신의 싹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것은 제 발 저린 도둑처럼 심하게 움찔거렸다.
? ? ? "이 녀석, 역시나……. 죠죠!"
? ? ? "음."
? ? ? 세계 최다 육신의 싹 적출 경력(1회)를 지닌 죠타로는 설명은 필요없다는 신속한 태도로 스타 플래티나를 불러내어 바로 적출 작업에 착수했고, 마침 햇빛도 쨍쨍하게 내리쬐고 있겠다, 육신의 싹 적출 작업은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다.
? ? ? "우웨엑──! 저 촉수는 너무 기분 나빠! 죠타로! 빨리 뽑아버려! 빨리!"
? ? ? "시끄러워, 영감."
? ? ? 일본에서 적출할 때와 비교하면 몇 배나 더 필사적으로 발악하며 촉수를 쏟아내는 육신의 싹을 보고 죠셉은 육신의 싹의 촉수처럼 전신을 배배 꼬며 호들갑을 떨었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상황에서도 죠타로는 눈꺼풀 깜박이듯 자연스럽게 자신의 외조부를 타박했다. 방금 보였던, 압둘의 전술을 바로 간파했던 노련한 모습은 어딘가에 내다버리고 철부지 어린아이마냥 투정부리는 모습에 카쿄인과 모토코가 묘한 시선으로 죠셉을 바라보았다.
? ? ? "죠스타 씨, 그때와는 너무 딴판이신데요……."
? ? ? "그때는 상황이 심각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단다……."
? ? ? "시리어스 브레이커의 경쟁자가 늘었다……. 타이틀 방어에 힘 써야겠는걸."
? ? ? "SP3, 그딴 타이틀 필요 없어."
? ? ? 죠셉과 모토코 사이에서 오간 대화를 듣고 SP3가 잽싸게 장단을 넣자 모토코는 일축했다. 그 사이 스타 플래티나가 깔끔하게 적출한 육신의 싹은 작렬하는 태양광 아래에서 잿더미조차 남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전소되었고, 언제 역겨워 했냐는 듯 죠타로에게서 잽싸게 폴나레프를 넘겨 받은 죠셉은 새 장난감을 손에 넣은 개구쟁이 소년처럼 씩 웃었다.
? ? ? "좋아! 이걸로 육신의 싹이 사라지고 싹수 있는 놈이 되었다, 이 말씀. 짠짠! 히히~!"
? ? ? "카쿄인, 모토코. 이딴 썰렁한 말장난하는 녀석, 괜히 짜증나지 않냐!"
? ? ? "풉……."
? ? ? "큭큭큭…… 푸하하하하!"
? ? ? "히히히히히케케케케케!"
? ? ? "우호호호호홋키키키키키키!"
? ? ? "에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
? ? ? 카쿄인과 모토코가 대답하기도 전에 스페셜즈가 배를 잡고 대폭소하는 바람에 죠타로는 썩은 표정으로 스페셜즈를 노려보았다. 스페셜즈의 웃음소리가 어찌나 우렁찼던지 타이거 밤 가든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수준이었고, 타이거 밤 가든이 떠나가라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 덕분에 의식이 자극됐는지 정신을 잃었던 폴나레프가 금방 눈을 떴다. 그가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식당에서 마주쳤을 때와 정반대로 어둠은 조각 한 점조차 보이지 않고 지금 일행의 머리 위에 펼쳐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맑고 상쾌하고 쨍한 느낌의 푸른 눈동자가 드러났다.
? ? ? "여긴…… 나는 도대체……?"
? ? ? "오, 정신이 금방 들었군. 역시 웃음이 보약이라니까. 허허."
? ? ? "웃은 건 스페셜즈입니다만……."
? ? ? 카쿄인이 한숨을 푹 쉬는 모토코를 대신해서 죠셉에게 조용히 딴지를 걸었다. 죠셉의 부축을 받은 폴나레프가 금방 몸을 일으켰고, 식당에서 마주쳤을 때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깔끔한 눈빛을 하고서 일행을 쭉 둘러보다 죠타로와 시선이 마주치자 눈동자가 작게 떨렸다.
? ? ? "너…… 왜 날 구한 거지?"
? ? ? "글쎄다, 압둘이 시켜서 말이지."
? ? ? 카쿄인은 시큰둥하게 대꾸하는 죠타로를 보고 일본에서 자신에게 심어져 있던 육신의 싹을 적출한 후 그가 했던 말이 떠올라서인지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 ? ? "그런가……. 쿠죠 죠타로, 그리고 압둘. DIO의 주박에서 풀어준 데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
? ? ? "나는 필요 없으니 죠죠에게 하도록."
? ? ? "필요 없어."
? ? ? "하하……. 나도 그렇지만, 죠죠도 보답을 받을 생각은 없는 것 같군."
? ? ? 압둘이 말하자마자 죠타로가 딱 잘라버리는 바람에 다소 무안한 분위기가 조성되려 하자 압둘은 재빨리 웃음으로 무마했고, 단칼에 거절한 죠타로를 보고 살짝 당황했던 폴나레프는 압둘의 대처를 보고 표정을 수습했다.
? ? ? "……알았다. 끈질긴 것은 나도 싫으니, 한 가지 용건만 말하겠다. Monsieur 죠스타, 매우 기묘한 질문을 하고 싶소."
? ? ? 한 가지를 강조하기 위해 검지를 폈다가 접은 폴나레프는 팔짱을 끼고 다소 날카로운 눈빛으로 죠셉을 응시하며 그의 왼손을 삿대질했다.
? ? ? "너무 파고드는 것 같지만, 당신은 식사 중에도 장갑을 벗지 않았다. 설마, 당신의 '왼손'이 '오른손'인 건 아니겠지?"
? ? ? "음? '왼손'이 '오른손'이라고? 확실히 기묘한 질문이구만. 대체 무슨 소리인가?"
? ? ? 폴나레프의 말마따나 그의 질문은 참으로 기묘하기 그지없었다. 손바닥을 펴서 번갈아 본 죠셉은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폴나레프를 바라보았고,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폴나레프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홍콩까지 오는 동안 많은 일을 겪은 일행이 듣기에도 무척이나 충격적이고 어두운 이야기였다.
? ? ? "……여동생을 살해한 남자를 찾고 있다. 얼굴은 모른다. 이름도 마찬가지. 하지만 놈의 손은 양쪽 다 오른손이다."
? ? ? 죠셉이 천천히 장갑을 잡아당기자 살구색 피부 대신 강철로 감싸이고 이음매와 관절부가 그대로 노출된 의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손을 오므렸다 피는 것을 반복하자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드르륵거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 ? "50년 전의 싸움에서 입은 명예로운 부상일세."
? ? ? '50년 전'이라는 키워드를 듣자, 모토코는 파문 비법서 표지 뒤쪽에 붙어있던 사진과 어머니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것을 느꼈다.
? ? ? '옛날에 '죠스타 가문의 사람'과 '외할아버지의 형'이 함께 파문을 수련해서 '무서운 존재'와 싸웠다는데…… 설마?'
? ? ?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알리바이가 증명되자, 폴나레프는 은인의 조부를 의심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꼈는지 눈을 감고 정중히 사과했다.
? ? ? "무례를 범했군. 부디 용서해 주시길."
? ? ? "괜찮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겠나?"
? ? ? DIO가 박아넣은 육신의 싹이 불러 일으키는 광적인 충성심에도 전혀 빛을 바래지 않은 기사도 정신, 백은보다 더 찬란하게 빛나는 고결한 신념을 품은 남자가 대체 어떤 경위로 DIO의 자객이 되었는지 알고 싶었던 죠셉이 조심스럽게 요청하자 뒤돌아 서서 지구 반대편, 머나먼 이국의 땅에 있음에도 고향에서 올려다보는 하늘과 전혀 다를 바 없이 끝없이 넓게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 본 폴나레프는 순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 ? 일찍이 부모를 잃고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 셰리와 함께 단 둘이서 프랑스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서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아왔던 폴나레프의 일상은 3년 전 갑자기, 아무런 전조도 없이, 중력에 끌려 당겨 붕괴된 빙산처럼 허무하게 무너졌다.
? ? ? 그날 오후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사건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만큼 불길하게 흐리고 어둑어둑하게 비가 내리던 날이었고, 셰리는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인적 없는 하굣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도심지에서 꽤나 먼 시골이라 그런지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았고 가로등 하나조차 세워지지 않았기는 해도, 오가는 인적이 드문 데다가 외지인이 드나드는 일도 손에 꼽힐 정도였기에 밤늦게 혼자 다녀도 안전하다는 기묘한 사실관계가 성립되어서 두 사람은 조금도 경계하지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발랄하게 재잘거리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 ? 오늘 수업은 좀 어렵지 않았어? 수학 선생님이 또 성질 부리던데.
? ? ? 그 선생님이 성질 부리는 게 하루 이틀이니? 그런 남자한테 대체 어떤 여자가 좋다고 사귀려 할까?
? ? ? 그러게. 그 선생하고 사귀는 여자는 세계 최저의 남편을 만날 거야. 그보다 너희 오빠, 사귀는 사람 있어?
? ? ? 또 그 질문이네. 아직 없어. 우리 오빠는 의외로 여자 운이 없는 것 같다니까~.
? ? ? 에이, 설마! 그럴 리가. 셰리, 우리 반 애들 중에서 너희 오빠 좋아하는 사람 많던데? 유머 감각이 괜찮다고.
? ? ? 진짜? 못 믿겠는데. 난 한 번도 우리 오빠가 건 작업에 넘어오는 여자는 본 적이 없다구!
? ? ? 화음을 이루며 맑게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는 두 사람이 길 가장자리에 뒤돌아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하면서 뚝 끊겼다. 길을 걷다가 잘못 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찾으려고 길 바깥으로 나간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남자의 주변에는, 신비하게도 투명한 막에라도 감싸인 것처럼, 비가 돔 형태로 빗겨 흘러내리고 있었다.
? ? ? 그러나 두 사람이 남자에게서 보이는 신비한 현상에 대해 의문을 품을 새도 없었다. 갑자기 반 친구의 가슴이 투명한 낫에 베이기라도 한 것처럼 찢어졌고, 그 다음은 셰리였다. 남자의 목적은 단 하나, 자신의 욕망을 풀기 위해 셰리에게 치욕스런 짓을 저지른 다음 증거를 없애려고 목 졸라 살해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 ?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셰리의 반 친구는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피격당했음에도 목숨을 건졌고,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관용구를 문자 그대로 실천하려던 남자의 행동은 실패로 돌아갔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반 친구의 증언을 들은 폴나레프는 얼굴도, 이름도, 목소리도 모르는 남자를 단지 '양손이 오른손'이라는 단서만 가지고 기약 없는 복수를 시작했다.
? ? ? 폴나레프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녀의 증언을 믿지 않았으나, 폴나레프는 증언을 듣자 한 가지 결정적인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동생을 욕보이고 살해한 남자는, 그때까지 폴나레프가 어느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고 숨겼던 것과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 ? ? "난 맹세했다! 내 여동생의 혼의 존엄과 안식은, 그 놈의 죽음으로만 속죄하지 않으면 되찾을 수 없다! 나의 '스탠드'로 그에 걸맞은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1년 전, 난 DIO와 만났다!"
? ? ? 치솟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폴나레프의 목소리가 매우 거칠어졌다. 양쪽 손이 오른손이라는 단서 하나만 가지고서, 여동생을 앗아간 원수를 향한 분노와 증오와 살의를 가슴 속에 비수처럼 품고 정처없이 발이 닿는 대로 떠돌던 폴나레프는 마치 인력에 끌려 당겨 추락하는 사과처럼 DIO와 마주쳤다.
? ? ? 한 호흡 들이마시기만 해도 정신이 몽롱하고 아찔해지는 향이 피어오르고,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는 것은 DIO의 손과 손목을 감싼 반투명한 가시덩굴 모양의 스탠드에서 일렁이는 스파크였다. 불빛이 DIO의 손 앞에 놓인 수정구에 반사되면서 더욱 밝고 현란하게 주변을 비추었다. 폴나레프는 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스스로 의지를 지니고 살아 움직이는 손처럼 수정구를 부드럽게 감싸자, 그가 그토록 집념 어리게 쫓던, 양손이 오른손인 남자의 영상이 수정구에 떠오르자 동요를 감추지 못햇다.
? ? ? '수…… 수정구에 영상이! 비치는 건!'
? ? ? '환영이다. 내 것이 아니야……. 너 자신의 마음 속이 내 능력을 통해 염사되고 있는 것이다.'
? ? ? DIO는 방에 피운 향보다 더 몽롱하고, 고요히 스며드는 마취제처럼 정신을 아득하고 어질어질하게 만드는 뇌쇄적인 목소리로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한 발짝 더 나아가면 격노조차 햇빛 아래의 얼음처럼 뭉근하게 녹아내리는 쾌감마저 줄 듯한 위험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었다.
? ? ? '어떤가? 한 번, 나와 친구가 되지 않겠나? 너와 같은 '능력'을 지닌 자들을 찾아 연구하고 있다. '스탠드'라고 이름 붙였지…….'
? ? ? DIO의 목소리는 폴나레프의 뇌 속을 서서히 파고들어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녹여내기 시작했다. 공포스러운 것은 그럼에도 DIO에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오히려, 차라리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편안해지고 싶다는 안도감이 밀물처럼 밀려올 정도였다.
? ? ? '너는 고민을 안고 있다. 괴로움을 안고 있다. 나와 친해지면 분명 마음 속에서 지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만……. 지금 수정구에 비친 영상이 너의 괴로움이지? 힘을 빌려주겠다. 내게도 괴로움이 있지. 햇빛 아래로 나갈 수 없는 몸이다. 그러니 내게도 힘을 빌려다오. 이 남자를 찾아주마.'
? ? ? 그 와중에도 생명의 위협에 몰린 짐승처럼, 본능이 필사적으로 보내는 경고를 느낀 폴나레프가 이성을 되찾았을 때에는 이미 육신의 싹이 그의 이마를 향해 화살처럼 날아오고 있었다.
? ? ? "그렇게 해서 너희를 죽이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게 올바른 일이라고 믿었지."
? ? ? 폴나레프의 이야기가 끝나자, 처음 DIO를 만났던 기억을 떠올린 압둘과 카쿄인이 중얼거렸다.
? ? ? "육신의 싹 탓도 있지만, 이 어쩜 마음의 틈새를 잘 파고드는 녀석이냐……."
? ? ? "허나 얘기에서 추리해 보면, 아무래도 DIO는 그 양손이 오른손인 남자를 찾아내서 동료로 삼은 것 같군."
? ? ? "육신의 싹을 박은 것을 보면 처음부터 폴나레프를 이용하겠다는 속셈이었던 것 같은데. 말은 그럴싸하게 했어도 결국 쓰고 버릴 장기말에 불과했다는 거네. 지독한걸…….."
? ? ? 이야기만 들어도 DIO의 악독함이 잘 전달되었기에 다리가 떨릴 정도로 오싹함을 느꼈던 모토코는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는 것을 느꼈다.
? ? ? "난 당신들과 함께 이집트로 가기로 결정했다! DIO를 향해 가다 보면, 분명 여동생의 원수와도 만날 수 있겠지!"
? ? ?마침내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자 폴나레프는 드디어 자신의 진정한 용건을 밝혔다.
? ? ? "어떡하실 겁니까? 죠스타 씨."
? ? ? "전 이의 없습니다만."
? ? ? "실력은 뭐, 생각했던 방향은 아니지만 충분히 증명됐으니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 ? ?압둘이 죠셉의 의사를 묻고 카쿄인과 모토코가 나란히 동의를 표하자 죠타로는 모자 챙을 붙잡고 고쳐 쓰며 짧게 웃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동의했고, 죠셉은 어깨를 으쓱했다.
? ? ? "어차피 거절해도 따라올 테니, 어쩔 수 없구만."
? ? ? "잘 부탁하네."
? ? ? 폴나레프는 검지와 중지를 붙이고 경례하듯 들어올리며 경쾌하게 인사했다가…… 표정이 싹 바뀌더니 이동한 과정을 생략하듯 모토코의 앞에 휙 나타났다.
? ? ? "자 그럼…… Mademoiselle, 이렇게 된 김에 단 둘이서 오붓하게 왈츠 레슨이라도 할까?"
? ? ? "……."
? ? ? 허리춤에 손을 얹고 폼 잡는 폴나레프를 올려다 보는 모토코의 표정이 대형 사고를 친 스페셜즈를 바라보는 것처럼 변했고,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인생의 고뇌를 무겁게 짊어진 표정으로 진지하게 이야기하다가 손바닥 뒤집듯 태도가 싹 변하자 일행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 "역시나…… 알다가도 모를 성격이군……."
? ? ? "기분 전환이 제법 빠르군……."
? ? ? "그보다, 머리와 하반신이 분리되어 있다고나 할까……."
? ? ? "이거야 원……."
? ? ? "최악이군요……."
? ? ? 일행이 한 마디씩 평가하자 레인보우는 은근슬쩍 끼어들었다.
? ? ? "마스터한테 저러는 저 뻔뻔함……. 부러울 정도구만."
? ? ? "주인에게 접근 못 하게 주의해야겠네."
? ? ? 반어법까지 쓰면서 감탄하는 SP3를 보고 SP5가 손에 들고 있는 수류탄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 ? ? "동감이다. 아까도 그랬지만, 주인에게 계속 허튼 작업을 걸 가능성이 높겠군."
? ? ? "나, 나도 찬성……. 우리는 모토코 님을 지키는 경호원이니까……."
? ? ? SP4는 손가락 마디를 우두둑 꺾으면서 덧붙였고, SP6는 소심하게 손을 들어 동의의 의사를 내비쳤다. 눈썹과 안륜근이 파들거리던 모토코는 한숨을 푹 쉬더니, 절대로 좋아서 웃는 것이 아니라고 누구나 장담할 수 있는 삐딱한 미소를 지으며 승낙했다.
? ? ? "후……. 좋아."
? ? ? "정말이지?"
? ? ? 애석하게도 모토코의 미소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폴나레프의 안색이 환해졌으나, 모토코의 입가에 그려진 미소는 더더욱 삐딱하게 변했고 모토코는 양손을 깍지 끼더니 머리 위로 들어올려 기지개를 키면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 ? ? "아니. 내가 '좋다'고 말한 건 아까 나보고 '작다'고 말했던 거야.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그래, 그 작다는 말은 좋아. 사실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 ? ? "저기…… Mademoiselle?"
? ? ? 대화의 방향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쪽으로 흘러가자 폴나레프는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을 받고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섰으나, 모토코는 놓치지 않겠다는 것처럼 한 발짝 앞으로 내딛고 주먹을 불끈 쥐더니 호흡을 깊게 들이쉬기 시작했다.
? ? ? 코오오오오오오……. 죠셉은 잊고 싶어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낯익은 호흡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주먹 쥔 모토코의 손에 마치 햇빛과 같은 황매화색 빛이 어른거리기 시작하자 화들짝 놀라 커진 눈동자로 모토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 ? ? "다른 건 몰라도…… 나보고…… 벼룩 똥자루만한 꼬맹이라고 했겠다아아아아아──! 이건 안 참아아아아아──!"
? ? ? 우레 치듯이 우렁차게 분노를 터트리며 폭발한 모토코가 바닥이 움푹 파일 정도로 지면을 거세게 박찼고, 폴나레프를 향해 진심과 회심이 담긴 정권을 내질렀다.
? ? ? "뭣…… 커헉?!"
? ? ? 파문으로 감싸인 정권이 폴나레프의 명치에 깔끔하게 박혔고, 명치에 불시의 직격타를 맞은 폴나레프가 눈을 까뒤집고 바닥에 털썩 쓰러지면서 기절해버리자 SP6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 ? "아이에에에에……. 모토코 님의 카라테는 야바이……."
? ? ? 진심의 파문질주 한 방으로는 성이 안 찼는지, 마침 저녁 8시가 되어서 누구를 끝장내도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을 정도로 가장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잔인해진 인간의 눈빛을 한 모토코가 스페셜즈를 향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 ? ? "스페셜즈, 허가한다! 스페셜즈 미사일을 마음껏 날려버…… 이거 놔, 죠타로! 미사일을 한 발이라도 쳐박아 주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고!"
? ? ? "나 원 참. 그만둬라. 기껏 육신의 싹을 뽑자마자 도로 죽일 셈이냐?"
? ? ? 모토코에게는 안 됐지만 폴나레프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미사일 발사 허가는 뒤에서 양팔을 붙잡은 죠타로에게 저지당했다. 모토코가 죠타로의 손을 풀려고 억지로 껴안긴 고양이처럼 마구 버둥거리자 죠셉이 진정하라는 의미로 양 손바닥을 보이며 다가갔다.
? ? ? "자, 자. 모토코, 진정하거라. 즐겁게~ 신나게~ 안녕하세요~ 하듯이 말이다. 폴나레프도 악의는 없었을 거다. 분명 친분을 다지고 싶었던 거겠지. 아까 그 한 방으로 이미 인생의 교훈을 충분히 받았을 거다. 네가 너그럽게 아량을 베풀어 주거라."
? ? ? 죠셉의 말이 나올수록 씩씩거리던 모토코가 버둥거리던 것을 멈추고 잠잠해지자, 죠셉은 양손을 내리고 허리춤에 손을 얹으며 씩 웃었다.
? ? ? "하하! 역시 이 방법은 효과가 있다니까. '기둥의 남자'라는 것들은 역시 인간들의 센스를 모른단 말이지."
? ? ? "죠스타 씨…… 모토코의 눈이 전혀 안 웃고 있습니다만?"
? ? ? 죠셉의 설득! 하지만 압둘의 말에 의하면 효과가 별로인 것 같다……. 죠타로가 손을 놓자 부리나케 빠져나온 모토코가 어디서 났는지 모를 라이터를 교복 치마 주머니에서 꺼내는 모습을 보고 카쿄인이 진땀을 뻘뻘 흘리며 모토코를 만류했다.
? ? ? "아…… 모토코. 공들여 세운 것 같은데 머리카락 태우는 것은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불쌍하잖아."
? ? ? "그럼 딱 한 가닥만 태울게. 카쿄인. 그러니까 내 팔에 감은 하이어로팬트 그린 좀 풀어주지 않을래? 딱 한 가닥만 태울 테니까."
? ? ? "네 기준으로 한 가닥이 우리 기준에서는 한 가닥이 아닐 것 같아서 말이야. 미안하지만 절대로 안 되겠는걸."
? ? ? "쳇."
? ? ? ……육신의 싹이 뽑히고 목숨을 건진 폴나레프는 명치에 파문질주를 맞은 것에 더해 하마터면 스페셜즈 미사일을 맞고, 매일 아침마다 공들여 세우는 기둥 머리마저 불태워질(!) 뻔했으나, 모토코를 적극적으로 뜯어말린 다른 일행 덕분에 목숨을 두 번 건졌다고 한다. 짠짠♪
To Be Continued──>
? ? ? ==========
? ? ? 12화를 올렸던 날짜가 1년 전이군요. 며칠에 걸쳐 13화를 열심히 쓰다 보니까 분량이 무려 95KB나 되는 초 장편이 되었습니다.
? ? ? 나는 초 장편을 쓰고 있단 말이다, 죠죠!
? ? ? 이번 화는 분량이 길어서 후기도 자연스럽게 길어지네요.
? ? ? 첫 번째로, 죠스타 일행이 폴나레프와 만났던 식당에서 놀랍게도 5부의 주역 파시오네 호위팀과 2부의 죠셉 죠스타가 자연스럽게 손님으로 섞여있는데, 이는 게임에서도 실제로 해당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것을 반영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사실은, 몇몇 캐릭터를 제외하면 스토리상 접점이 없다는 점일까요.
? ? ? 2부 죠셉: 다음에 너는 '우리는 이 청년을 알고 있다! 아니, 이 성격과 말버릇을 알고 있다!'라고 말한다!
? ? ? 호위팀: 우리는 폴나레프를 알고 있다! 하지만 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 ? ? 스페셜즈가 '허나 거절한다. (중략) 그래도 비행기!'를 시전하려다 분위기 파악하고 눈치껏 입을 다물거나, 폴나레프와 레인보우의 대화에서 나온 감각의 눈 발언은 게임에서 카오스 모드로 플레이할 시 조건부로 볼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 ? ? 참고로 게임에서 '그래도 비행기!' 선택지를 고르면…… 엔딩이 죠스타 가문의 징크스로 끝납니다. 정말로요.
? ? ? 또한 스페셜즈가 레인보우에게 압둘과 폴나레프의 대결을 설명할 때 나온 번역체는…… 사이버펑크 닌자 활극 닌자 슬레이어에서 사용되는 독특한 문체입니다. 게임에서도 카오스 모드로 플레이할 경우 남주인공으로 조건을 만족하면 홍콩에서 유타와 대결 시 해당 대사가 출력되는 이벤트를 볼 수 있습니다.
? ? ? 본체의 허가가 있어야만 날릴 수 있는 스페셜즈 미사일은 독수리 오형제의 그 유명한 버드 미사일 패러디입니다. 모토코의 성이 난부가 아니라 모리히사라서 나름 다행이었습니다?
? ? ? 폴나레프는 자기 나름으로 모토코가 귀엽다고 칭찬한 거였으나 그 대가는 명치에 박히는 파문질주였습니다. 마리아가 봤다면 그런 데 쓰라고 준 파문 비법서가 아니라면서 머리를 짚을 일이겠네요.
? ? ? 죠셉이 머리끝까지 화난 모토코를 달래려고 2부에서 산타나에게 시도했던 방법(해피~ 우레피~ 요로시쿠네~)를 사용했습니다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 ? ? 원작에서는 폴나레프와 압둘의 대결이 끝나고 하루가 지나서 폴나레프가 일행에 합류합니다만, 여기서는 스페셜즈의 웃음 덕분에 폴나레프가 하루 일찍 일행에 합류했습니다.
? ? ? 원래 폴나레프 2차전은 분신술을 시전하는 실버 채리엇 vs 분신술인 척 하는 스페셜즈로 구상했으나, 원작에서 압둘의 전투씬이 많지 않았고 모토코는 어차피 나중에 가서 질리도록 전투씬을 써야 하므로 폴나레프 vs 모토코 루트를 폐기하고 폴나레프 vs 압둘 루트로 진행했습니다. 스페셜즈 전투 대사 쓰기 귀찮아서 폐기한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진짜입니다.
원환과 법희와 기적의 이름으로, 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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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20-11-25 00:38:42
7번째 스탠드사 : Break Down The Door의 13번째 에피소드를 오랜만에 읽게 되어서 영광이예요!!
게다가,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5부의 등장인물들이 잠시 나오게 되는 게 인상적이예요.
홍콩의 한 레스토랑에서 죠셉 일행과 쟝 피에르 폴나레프가 만나는 장면이 이렇게 더욱 구체화된 게 상당히 인상적으로 보였어요. 게다가 그 심각한 상황하에서도 여성을 유혹하려는 폴나레프의 말이 참으로 기묘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충분히 그럴 것 같아요. 쁘띠뜨 마드무아젤(petite Mademoiselle)이라고 프랑스어로 말하는 것을 따라해 보면서 폴나레프의 기분을 체험하고 있기도 해요.
모토코의 활약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서, 처음에는 원작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순간 눈치채지 못하고 다시 읽어야 할만큼이었어요. 길어도 바로 속도감 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폴나레프의 성격은 이 노래에서도 잘 나타나는 듯해요.
예전에 기묘한 이유로 심야방송이 금지되었던 노래 제하의 글에 소개했던 "너와 함께 하는 사랑(L'Amour avec toi)" 가 바로 그거예요.
SiteOwner
2021-01-10 13:40:18
앨매리님의 팬픽 7번째 스탠드사를 정말 오랜만에 접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고, 꽤나 길지만 속도감 있게 몰입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홍콩, 가 보고 싶었는데 2019년부터는 정국불안에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가볼 기회 자체가 없어졌군요. 20세기의 유행어에 아주 좋은 상황을 "홍콩간다" 라는 말로 잘 표현했는데...이걸 읽으면서 대리만족중입니다.
역시 평행세계니까 1987년이 배경인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 스타더스트 크루세이더즈의 상황과 2001년이 배경인 5부 황금의 바람의 상황이 압축되어 겹칠 수도 있겠군요.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죠셉, 죠타로, 카쿄인 및 압둘 일행이 이렇게 폴나레프와 조우하게 되는 게 보다 입체적으로 재구성되었고, 여기에서 모토코가 활약하게 된 것에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적에서 동료로 편입된 뒤 폴나레프가 홍콩에서 만났던 여학생들에 대한 태도를 보고 죠셉 일행이 폴나레프를 평하는 것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신년에 새로운 회차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