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Encounter - 우연한 만남
11월이 되자 트와일라이트 시티도 서서히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눈이 내릴 만큼 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장대비가 도시 전체를 한바탕 닦고 지나가서인지 거리 곳곳에서 찬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래도 미국 동해안에 있는 뉴욕이나 다른 대도시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적어도 봄과 가을이 왔다는 것을 몸은 물론 눈으로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으니까. 물론 머나먼 고향(?)과 비교하자면 보잘것 없긴 했지만, 그래도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프라임 파크Prime Park에서 춘하추동을 볼 수 있는 건 그나마 영광이라고 레스터는 생각했다. 플로리다의 겨울이나 알래스카의 여름처럼 어중간한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은, 아무리 그래도 오늘은 역시 괜히 나온 것 같았다. 레스터는 정말, 정말로 할 일이 없으면 프라임 파크에 와서 공연히 한 바퀴 둘러보곤 했다. 레스터는 원래 관광객도 아웃도어 스타일도 아니라서 공원과는 정말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이따금 한 번씩 와 보면 오랜만에 낯선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오늘 제대로 깨달았다. 동태가 되도록 개고생을 하느니 차라리 집안에 들어앉는 게 훨씬 낫겠다는 것을. 레스터가 몸을 부르르 떨며 자가용으로 돌아오던 참이었다.
"아노... 고무니찌왕? 아니, 아닌가... 니하우?"
Random Encounter: Youry Christensen
"뭐라고요?"
레스터가 기묘한 동양말이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 청년이 머뭇거리며 서 있었다. 백금발에 파란 눈, 큰 키를 보아하니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이었다. 더구나 무채색의 정장을 입었다 보니 그 흑백 대비가 더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그 남자가 반색하며 물었다.
"아, 영어 할 줄 알아요?"
"당연히 알죠. 여기 사니까."
그러다 레스터는 반사적으로 그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덧붙였다.
"전도입니까?"
검정색 정장에 흰 와이셔츠, 그리고 검은 넥타이였기 때문이다. 장의사냐고 물어볼까 했지만 그건 도가 지나친 농담 같았다. 어쨌든 레스터의 저 말에는 자신도 모르게 종교계에 대한 약간의 적의가 담겨 있었다. 이 트와일라이트 시티에서도 종교의 자유는 당연히 상식의 범위 안에 들어갔지만, 근래 어느 사이비 종교가 크게 한 건 해먹는 바람에 다른 종교계까지 불똥을 맞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 질문은 군대에서나 할 법한 수하(誰何), 혹은 '상관 말고 꺼져'라는 말의 완곡한 표현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 청년은 적어도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참된 종교인인 모양이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아니, 상관없어요. 누군가를 억지로 끌고 가는 건 이웃을 사랑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니까요."
"잘 됐군요."
레스터는 어디까지나 인정하는 말이었지만, 그 청년은 레스터가 다시 갈 길을 갈 거라 생각했는지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 잠깐만요. 사실은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전도하고 다른 일이에요."
"뭐죠?"
"그, 이 근처 셰이드 슬로프스Shade Slopes라는 동네에 교회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에스토리아 교회였던가. 혹시 어딘지 아세요?"
"어... 알긴 알죠. 예전에 일 때문에 가 본 적이 있어서."
사실이었다. 종교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다행이네요. 그런데 일이요? 혹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참, 제 이름은 유리입니다. 유리 크리스텐슨, Y-o-u-r-y요. 특이한 이름이죠? 제가 북유럽에서 왔거든요."
"뭐, 사람들을 돕는 일이죠. 저는 레스터입니다."
뒤늦게서야 이름을 밝힌 유리가 묻자 레스터도 자기 이름을 밝혔다. 그리고 사람들을 돕는 말도 사실이었다. 사람이 죽어나가긴 해도 분명히 도움을 받는 사람은 있었으니까. 레스터는 이런 딜레마에 대해 언젠가 종교인에게 털어놓고 싶은 생각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반색하며 말했다.
"아아, 그러셨구나. 훌륭한 일을 하시네요. 보통은 다들 바쁘다면서 얼렁뚱땅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뭐, 저도 시간 쪼개서 하는 거라 열성적인 것도 아니에요."
이것도 사실이었다. 존과 달리 본업이 따로 있었으니까. 그 본업과 부업의 균형이 점점 반대가 되고 있다는 게 문제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대단하죠, 남을 돕는다는 것 자체가. 저는 돕는다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나름대로 남을 도우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버렸네요."
"무슨 일이길래 그래요?"
"그 교회에 자원봉사를 가기로 했는데, 지하철을 잘못 타서 애먼 곳으로 와 버렸어요. 그 와중에 지갑은 어디서 두고 내렸는지 보이지도 않고... 혹시 실례가 되지 않으신다면, 그 교회까지 태워다 주실 수 있으신가요?"
"문제 없죠. 제 차는 저기 있습니다."
딱히 큰 부탁도 아닌지라 레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추위 때문에 목이 뻐근해서 저절로 움직인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데 무슨 봉사를 하시는데요?"
"그 교회에 오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저는 벨기에 사람이니 벨기에어를 가르쳐 주죠. 그런데 아직 애들이라 그런지 역시 공부보다는 노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서 결국엔 같이 놀아주고 마네요."
유리가 웃으며 말하자 레스터도 웃었다. 그도 어렸을 적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레스터 씨는요? 레스터 씨도 찾아다니면서 남들을 도와주시나요?"
"아뇨, 재택근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비슷하게 언어 계통 일을 하고 있어요. 번역이요."
레스터는 부업보다 본업에 초점을 맞춰서 대답했다. 한편으론 본업이 잘 돼서 부업에 눈을 돌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다. 유리는 번역이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와, 그러세요? 외국어를 잘 하시나 보네요! 영어에서 어느 언어로 번역하시죠? 혹시, 어디서 오셨는지...?"
"코리아."
"그렇군요. ...북쪽이요, 남쪽이요?"
유리가 은근슬쩍 눈치를 보며 물었다. 제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손바닥 안으로 컴퓨터가 들어왔다 한들 지식까지 떼멕여 주기는 한세월이 걸릴 것 같았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유럽은 아시아처럼 배워야만 살아남는 동네가 아니니 뭐라 따질 수도 없었다. 오히려 쓸데없는 지식을 머리에 한가득 집어넣고서 아틀라스마냥 전 지구를 떠안는 책임감을 스스로 짊어지는 사람이 될 필요가 없으니 더 낫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레스터는 그런 심도 있는 토론은 접어두기로 했다. 괜히 서구 세계에 대해 열등감이나 억하심정을 느끼기 싫었고, 또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표정이 드러났는지, 유리가 더욱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기분 나쁘시면 그냥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뇨, 별 거 아니에요. 사우스입니다. 사우스 코리아."
"아아, 그렇군요. 사우스 코리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겠습니다."
하지만 레스터는 그 말에 함축된 '북쪽의 위협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지만 이미 불쾌하신 것 같으니까 그만 물어보고, 대신 조국이 잘 되길 기원할게요'라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많고 많은 것 중에 평화와 안녕을 언급하겠는가. 하지만 남의 기원을 거절할 이유도 없고, 통일이야 잘 됐으면 싶었기에 레스터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흠, 감사합니다."
셰이드 슬로프스라는 이름(Shade, 즉 그늘) 때문에 그런 건지 언덕 부근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에스토리아 교회가 있는 주택가로 들어왔어도 역시 추워서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훈훈한 기색이 어느새 차창을 넘어 차 안을 휘감았다. 레스터는 저번에 와봐서 어떤 '주택'이 에스토리아 교회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약간 떨어진 주택 두 개가 복도로 연결된 집이었다. 그리고 그 때와 마찬가지로 그 교회에는 지금도 예배며 식사며 여러가지를 하는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게 보였다. 레스터는 길가에서 내려줘도 되는 것을 주차장까지 들어가서 세우며 말했다.
"네, 다 왔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여기였군요. 들은 것보다 굉장하네요."
유리가 교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차에서 나가자 레스터가 뒷좌석에서 뭔가를 얼른 챙겨서 넘겨줬다.
"대단하죠. 당신 가방은 더 대단하고요."
물건을 잘 간수하지 못하는지 흠집투성이인 자신의 가죽 가방을 받아들자 유리의 얼굴이 빨개졌다. 줄곧 무채색이던 모습에 색깔 하나가 더해진 모습이었다. 레스터가 상관 없다는 듯 씩 웃는데 교회에서 한 아줌마가 그들을 보고 달려나왔다.
"어머나, 크리스텐슨 군! 왔으면 왔다고 얘기를 하지!"
"아, 안녕하세요. 혹시... 위더스푼 부인?"
"아니, 아니야. 하지만 아무렴 어때, 하하하."
묘한 상황이 되었지만 짜리몽땅한 흑인 아줌마가 호탕하게 웃어넘겼다. 그래도 유리는 여전히 당황한 모양이었다.
"그, 그래도... 어떻게 저인 줄 아시고...?"
"이 시간에 올 사람이 또 누가 있나. 그리고 아니면 뭐 어때. 여기 오는 사람은 누구든지 대환영인데, 하하하. 안 그래요, 동양인 총각?"
"그렇죠. 이 분이 절 여기까지 데려다 주셨어요. 지갑도 잃어버려서 곤란했는데 정말 다행이지 뭐에요."
흑인 아줌마가 초면인 레스터에게도 친절하게 대하자 유리가 재빨리 말을 받았다.
"에이, 별 거 아닙니다. 저는 그냥 가 볼게요."
레스터가 거절했지만 흑인 아줌마와 유리는 그들의 이웃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가긴 어딜 가겠다고 그래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 와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가."
"그래요, 레스터 씨. 몸 좀 데우고 가세요."
결국 레스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염치불구하고..."
(추가 에피소드 5화 完)
[ 오피니언 프라임 (10월 2일) ]
부분 광고 - "듀 뗌므(Dieu t'aime)!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진리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사랑에도 국경이 없습니다. 당신이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났건, 당신은 무조건 사랑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이 거대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존재감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오세요. 잊지 마세요, 당신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무조건 한 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 벨기에에서 쓰이는 프랑스어도 가르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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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GTA 관련 팬 설정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짜던 중에 좋은 캐릭터가 만들어져서 곧장 여기로 가져와 활용해 봤습니다. 팬 설정은 적당히 살만 붙이고 마는데다 보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여기는 그나마 봐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훨씬 의미가 있으니까요.
정확히는 '길 잃은 성직자'란 간단한 설정과 모 게임의 사이드 미션에서 가져온 'Youry'라는 기묘한 이름을 합친 것입니다. 이 Youry란 이름이 실제론 존재하지 않지만 검색해보니 러시아계인 Yury나 Yuri의 변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나와 북유럽계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예전에 저희 집에 찾아왔던 모 종교의 외국인 신학대생(아니면 그냥 선교사)들이 떠올라서 이미지를 붙여봤네요. 원래 어떤 사람인지는 이제 기억나지도 않아서 생김새만 가져다 붙였습니다. 거기다가 최근에 유튜브에서 몇몇 영상들을 봤더니 동양에 대해 무지한 서양인들의 이미지가 떠올라 그것까지 붙였네요. 하지만 계속 그런 쪽으로만 몰고 가자니 이 캐릭터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 같아,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성격으로 만들어서 이야기를 약간 완화시켰습니다.
뭐 결론적으로는 또 하나의 훈훈한 엔딩으로 마무리되었고, 연재도 잘 안 되다가 급작스럽게 쓸 기운이 생겨나서 굉장히 만족하는 회차입니다. 정규 에피소드에서도 이런 식으로 훈훈하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네요. 액션이 들어가더라도요. 작품의 배경과 컨셉이 그러한지라 사람이 죽어나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현실과 달리 악당에게는 처절한 대가가, 선인에게는 그만한 보답이 돌아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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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마드리갈
2020-11-25 22:26:41
동양인을 보면 어설프게 메이저한 동양언어로 말을 거는 백인,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만나게 된다면 상당히 웃길 것 같아요. 비슷한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일본에서 누군가가 중국어로 말을 건 적은 있었어요. 중국어를 못 한다고 일본어로 대답하니까 일본어로 된 법륜공 자료를 나눠주며 읽어달라고 했던 다소 작은 키의 여성이 생각나고 있어요.
묘사된 복장도 굉장히 실감나고 있어요. 저 복장에, 아크릴판으로 된 다소 큰 명찰까지 달면 영락없이 전도하러 다니는 사람들같아요. 그래서 읽다가 웃게 되네요. 만일 저런 사람들이 저에게 뭔가 말하려 했다면, "돈 안 줄 거면 꺼져" 라고 냉소적으로 대답할지도요.
유리는 벨기에 출신이군요. 유리 크리스텐슨. 묘하게 동유럽 느낌이 나는 이름에 북유럽계 성씨를 가진 벨기에인. 역시 다언어 사회인 벨기에답네요. 작중에 언급된 "벨기에어" 는 벨기에에서 쓰이는 네덜란드어의 방언인 플랑드르어(Flemish Language, Belgian Dutch)로 이해하면 될까요?
셰이드 슬로프스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다양한 인종구성하에서 사람이 사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 지역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있어요.
Lester
2020-11-26 02:54:40
보통은 외국인이 그렇게 한국말을 해주면 반갑기는 하지만, 요새 페이스북의 언어교환 그룹에 가입한 이후로 틈만 나면 친추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거나, 그냥 한국 문화를 추종하는 것을 한국말 공부와 비슷하게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좀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좀 그래요.
사실 '그 종교'의 사람들을 베이스로 묘사한 게 맞는데, 타 종교의 직접적인 언급은 포럼에서 문제가 될 것 같아 뺐습니다. 그리고 사실 작중에 등장하는 유리는 '그 종교' 신자도 아닙니다. 그냥 가장 평범한 형태의 기독교인(혹은 카톨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벨기에어는 그냥 성씨를 찾아보니 벨기에가 있길래 넣은 설정입니다. 원래는 실제로도 북유럽 출신으로 하려고 했는데 그 동네 사람들이 구태여 미국으로 올 이유가 없을 것 같고, 또 잘은 모르겠지만 너무 뻔한 것 같아서 벨기에로 설정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본문에도 링크를 걸었지만 이전에도 등장했던 지역입니다. 그 때는 이름이 없었지만 근래에 지역 설정을 조금 다듬으면서 만든 하류층 거주지구에 그대로 편입시켰습니다. 산자락이란 것은 '그늘Shade'을 염두에 둔 것도 있고, 브라질의 파벨라를 살짝 넣을까 했지만 또 치안 문제가 거론될 것 같아 그냥 빼버렸네요.
마드리갈
2021-01-06 12:09:33
부가된 광고에서 반가움이 느껴지고 있어요.
종교 관련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프랑스어 관련이지만요.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 거주지 근처에 유명한 프랑스어 전문어학원이 있었고, 그래서 광고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게 생각났어요. 하지만 학업, 가사, 구직활동 및 주식투자에도 매일이 빠듯했다 보니 결국 그 학원을 다닐 기회는 없었고 프랑스어를 정식으로 배울 기회도 아직 없었지만...
Lester
2021-01-07 06:45:15
뭐, 기회란 것은 잡느냐 잡지 않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잡아서 득이 되었느냐 실이 되었느냐의 문제도 있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이미 지나간 선택의 순간을 이제와서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그저 '그래, 그 때의 선택이 옳았어' 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SiteOwner
2021-01-16 21:06:46
읽으면서 여유있고 정겨운 국제도시의 풍경이 떠오르고, 그 풍경 아래에서 펼쳐지는 일상에 어떤 온기가 있을지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날, 특히 이런 시국에 더욱 그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런 사람이 찾아온 경험도 있다 보니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그렇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모르겠습니다만...
벨기에 하니까 갑자기 벨지안 프라이가 먹고 싶어집니다.
흔히 프렌치 프라이로 잘 불리는 감자튀김은, 벨기에가 발상지라고도 하지요. 게다가 토마토케찹 대신에 마요네즈에 찍어 먹습니다. 작년까지는 종종 먹었습니다만, 올해에는 아직 안 해먹었다 보니...
Lester
2021-02-02 04:13:24
쓰신 답글을 이제서야 확인했네요. 말씀대로 제 소설은 국제도시(cosmopolitan)를 배경으로 한 만큼 '일단은' 그런 대도시의 삶을 조명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정작 세계 문화는 잘 풀어내지 못할 것 같아서 걱정되지만요. 그것과 별개로 계속 범죄물로 빠지려고 하는 점도 있고;;; 굳이 말하자면 GTA와 셜록 홈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느낌?
비정상회담에서 프렌치 프라이를 다뤘을 때 얼핏 들었던 것 같네요.
벨기에 오리줄리안 퀸타르트가 소개했더랬죠. 다만 마요네즈는 입맛에 맞을지 잘 모르겠네요;;;SiteOwner
2021-03-09 19:20:05
부가된 사항에 대한 코멘트 5.
꽤나 기묘한 광고군요. 선교가 주목적이고 벨기에 프랑스어 교습에 대한 언급도 있는...
예전에 알고 지냈던 후배 여학생이 선교를 하려 들었고 저를 그녀의 표현대로 하자면 "하나님의 자녀" 로 만들려 했던 게 생각납니다. 아마 그 여학생도 저 벨기에인 유리 크리스텐슨같은 마음을 가졌으려나요? 연락이 끊겼다가 우연한 기회에 재회했는데 그때 그녀가 저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도 생각나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잘 살고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Lester
2021-03-10 18:50:14
때로는 살랑살랑 꾀는 것보다 정공법이 더 나을 때도 있죠. 솔직하다고 해야 하나? 그 '하나님의 자녀'는 어감 때문인지 굉장히 기분이 좋지 않네요. 한 때 가족 중 한 명이 그 쪽에 제대로 휘말린 전적이 있다 보니. 워낙 현명하신 분이라 재산을 탕진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요. 물론 작중의 유리만큼 내면이 진실한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어렸을 적에 다녔던 교회에서 뵈었던 집사님 같은 분이 그러한데, 이사오기 전까진 그 분이 주신 성경을 계속 갖고 있었는데 짐 싸는 과정에서 실수로 놓고 와 버렸네요. 부모님이 버리시지 않으셨길 바랄 뿐입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정말 묘한 상황이긴 하죠. 거기에 대해선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대강당에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