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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물의 세대교체에 대한 오류로 본 전기차 환상

SiteOwner, 2020-12-05 20:39:44

조회 수
164

20세기에 많은 발명이 있었는데, 세간의 인식은 신문물이 등장하면 구문물은 반드시 사라진다는 믿음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라디오가 발명되자 더 이상 책을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텔레비전이 발명되자 더 이상 라디오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비디오테이프 및 레코더가 발명되니까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로 이러한 예측은 모두 빗나가 버렸습니다.

물론 어떤 분야에서는 신문물이 구문물을 완벽히 대체했습니다.
현대의 군대에서 활쏘기를 가르치지 않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활쏘기가 현대의 전투에서는 효용이 없어서입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대의 군사관련에 한정되어서이지 활쏘기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은 궁도, 양궁 등의 스포츠로 존속해 있는 것은 물론 활을 대체한 원거리타격무기인 총 또한 스포츠의 영역에 편입되어 사격이라는 신분야를 개척했습니다. 즉 특정분야에서는 신문물이 구문물을 완벽히 대체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얼마든지 새것과 옛것이 공존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전기차에 대한 환상이 가득합니다.
기존의 내연기관 사용 자동차를 추방하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 물론 아직 목표로 하는 시점은 아직 오지도 않았으니까 그 환상이 반드시 오답으로 귀결되었다고 말할 시점도 아닌데다 앞으로의 문명 발전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가늠할 수도 없다 보니까 아직 전기차 환상이 허구라고는 단언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전기차 환상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단지 자동차 자체의 배출물만을 볼 것이 아니라 생산 및 운용과정에서의 탄소족적(Carbon Footprint)을 봐야 합니다. 당장 배출물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자체의 생산 및 충전되는 전력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투입량을 면밀히 봐야 답이 나옵니다. 또한 에너지는 변환단계를 거칠수록 사용가능한 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필연이라서 변환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전에 썼던 글인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엉뚱한 생각에서도 지적된 문제는 아직까지 공론화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일단 공론화된다면 패러다임의 대전환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일쇼크, 소련의 붕괴와 공산권의 해체, 닷컴버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그리고 코로나19 판데믹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현명하다는 현대에조차 대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징조조차 잘 보이지 않다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대해 여러모로 해석하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데 이번의 전기차 환상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20-12-06 00:11:01

전기차는 친환경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것만은 아니네요.

직접적인 탄소배출은 없어도 간접적인 탄소배출이 있으니 그게 문제네요.

하긴 바로 내연기관을 대체하기는 힘들겠죠. 연구가 많이 필요한 분야겠네요.

SiteOwner

2020-12-07 20:22:08

그렇습니다. 사실 이 문제가 자동차뿐만이 아닙니다.

농업의 영역으로 가 보면 특히 이 문제가 꽤 커집니다.

농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탈바꿈한지 오래입니다. 특히 기계화, 시설화영농이 대세가 되고 콜드체인 유통이 정착하면서 에너지집약적 산업이 되었습니다. 농산물의 국내자급, 특히 지역내자급은 수송 및 보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대폭 경감시키니 상당히 중요합니다. 물론 에너지 이외에도 수자원 등의 여러 자원으로 눈을 돌리면 무엇이 최적점인지 산출가능해집니다.


내연기관이 간단히 버려져야 할만큼 문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외연기관이 내연기관에 대체되었다고 하지만 그게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속적인 고속회전에 적합하여 발전기관의 대세가 된 증기터빈 또한 외연기관입니다. 내연기관 또한 각종 기술로 진보하고 있으며, 특히 가스터빈의 발전은 참으로 무섭습니다. 이제는 날면서 시커먼 연기를 뿜는 항공기 자체가 거의 안 보입니다.

마키

2020-12-07 17:45:40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군대조차 맨손격투와 근접전투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늘 병사들에게 가르치죠.


전장이 아무리 최첨단화되고 디지털화되어도, 병사가 맨손으로 싸울 상황이 오면 이미 전투에서 진 상황이나 마찬가지라도, 가장 원초적인 싸움방식인 주먹질은 그렇기에 끝까지 군인과 함께한다는거죠.

SiteOwner

2020-12-07 20:28:12

영어에서는 무기류를 기본적으로 arms라고 합니다. 총기는 firearms, 군대는 armed forces가 되는데, 이 말은 무력투사라는 것이 결국 맨손 격투에서 출발해서 칼, 창 등의 각종 냉병기, 각종 총기류 등의 화기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음을 암시합니다. 그러니 그 원점 자체를 없는 것으로 할 수 없는데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특정의 방법만 제외된다는 보장도 없음도 당연합니다.


그러니, 새로운 것이 나타나서 기존의 것을 상당부분 대체는 할 수 있더라도 그 자체가 기존의 것 자체를 완전히 없앤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지동설이 상식으로 정착해도 인간의 언어표현에 해가 뜨고 진다고 표현하듯이, 기존의 것은 오래 잔존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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