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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공중지휘기가 정비중에 털렸다?!

마드리갈, 2020-12-10 00:14:28

조회 수
132

이달이 시작하자 미국의 강습상륙함 보놈 리샤르(USS Bonhomme Richard)가 불타서 결국 폐함이 결정되는가 하면 한때 세계 최대규모의 전파망원경이었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Arecivo Telescope)이 붕괴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어요(Double Jeopardy - 미국의 기술자산이 연일 퇴장했다 참조). 그런데, 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더 엄청난 사건이 러시아에서 발생했어요.

소련 최초의 광동체 여객기인 일류신 Il-86 여객기를 대폭 개수해서 만들어진 Il-80 공중지휘기는 핵전쟁 등의 중대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지상의 통신설비의 피해없는 운영을 기대할 수 없을 상황에 쓰이는 기체로, 소련 말기에 개념설계가 시작되어 결국 신생 러시아공화국의 출범 직후에 취역했어요. 모두 4대가 만들어졌고, 3대가 운용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기체 중 1대가 흑해 연안의 로스토프 오블라스트 소재의 항공기지에서 정비를 받던 도중에 수십점의 통신장비가 없어졌다고 하네요.

관련 언론보도를 볼께요.
В Ростовской области обокрали "самолет Судного дня"(로스토프 오블라스트에서 털린 "운명의 날 비행기"), 2020년 12월 7일 리아노보시치(РИА Новости) 기사, 러시아어

일단 알려진 것을 요약하면 이렇게 되어요.
러시아 남서부의 흑해연안 연방주인 로스토프 오블라스트 소재 타간로그 유즈니 항공기지(Taganrog-Yuzhny Airfield)에서 정기점검을 받던 Il-80 공중지휘기에서 통신장비 39대가 없어졌어요. 분명 항공기지에 도착했을 때에도 모든 장비가 제자리에 다 있었는데다 정비작업을 마친 이후에 주출입문, 화물구획 해치 및 비상해치도 모두 봉인되었고 마지막 점검시점인 11월 26일에도 모든 봉인은 문제없었는데 그 이후에 화물해치에 침입한 흔적이 남았고 조사결과 통신장비 39대 등이 사라졌다는 것.

만일 도난당한 통신장비에 일반적인 항법용 트랜스폰더(Transponder)도 군사용, 특히 핵무기 운용부대에의 지령을 내리는 장비도 존재할 수 있는데 과연 이래도 괜찮을까요?
게다가, 로스토프 오블라스트는 흑해 연안이고 가까운 국가로서 서쪽은 우크라이나와 남쪽은 조지아 및 아제르바이잔, 동쪽은 카자흐스탄이 있어요.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을 끝낸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친러시아 반군이 정국불안을 조성하고 있고 조지아는 남오세티야 전쟁으로 러시아와 대립하기도 했다 보니, 만일 도난당한 장비가 그 나라들로 흘러들었을 때에는 답이 없어요. 게다가 신생 러시아공화국 출범 이후 가장 격심하게 저항했던 체첸도 멀지 않아요. 그래서 이 상황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고 있어요.

정말 이러다가 불시에 핵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건 아닌지...
2020년은 정말 작정하고 이상한 일이 다 일어나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0-12-26 23:00:05

2020년은 이상한 해에요.

밖은 무슨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고, 세계 각곳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인류 역사 전체를 통틀어 이렇게 이상한 해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있네요.

마드리갈

2020-12-27 00:20:06

정말 이런 해가 또다시 있어서는 안되겠죠. 내년은 사정이 달라졌으면 좋겠지만...

러시아는 핵전력의 컨트롤타워인 공중지휘기가 저렇게 털리고, 그에 앞서 미국은 강습상륙함이 화재로 불타서 폐함처리되고,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에 미국에서는 폭탄테러까지...


일상을 지키고 무사히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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