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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드래곤 걸 ?腕火龍小姐 11. 유능제강(柔能制剛)

마드리갈, 2020-12-10 17:34:07

조회 수
120



아이언 드래곤 걸 ?腕火龍小姐 11. 유능제강(柔能制剛)

식사도중에 갑자기 멈춰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모습에 사카키 료코와 요시노 유키 둘이 갑자기 얼어붙은 듯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 분명 몇 초간이었는데 수년은 지난 듯한 긴 침묵이 흐르다가 유키가 갑자기 확 울어버리면서 나에게 안겼지.
"미요콧치, 으아아앙!! 미안...!!"

그런데 그것에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와 버렸던 건 대체 무슨 조화일까? 그리고 호탕하게 웃어 버렸어.
이번에는 유키가 낑낑거리다 놀라서 멈칫하는 강아지같이, 그리고 료코가 온화한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둘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졌고. 나를 대접한 이 둘에 대해서 해명할 차례가 왔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훌륭한 요리였고, 그래서 감동받은 거였어요..."
"잠깐 스톱!! 미요콧치!! 우리는 모두 동급생이니까, 편하게 말하라냥!!"
"아...냥? 음, 그럼, 편하게 말할...께."

멈칫했던 강아지같다가 갑자기 폭주하는 고양이같이 반응한 유키, 그리고 그 곁에서 그저 미소지으며 끄덕이는 료코를 보면서 말을 이었어. 이번에는 동갑내기 동급생으로서.
"유능제강 약능제강 유자덕야(柔能制剛弱能制?柔者?也). 이게 내 감상, 그러니까 부드러움이 굳셈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기니 부드러움 그것이 덕이라는 것. 그러니까, 료코와 유키의 요리는 내 마음을 연 참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이 담긴 요리라는 의미다. 이게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인데, 이걸 말로 표현하기 전에 눈물부터 나 버렸으니..."

둘 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얼굴이 빨개졌고, 그러다가 나를 끌어안고는 얼굴과 몸을 부비면서 고맙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어.
그리고 그날 밤에 료코의 집에서 셋이서 머물렀고, 다음날 오전에는 내가 먼저 귀가하기로 했어.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의 요리관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 아마 그 시점에서부터가 아닌가 싶다.
예전에 말한 것처럼, 중등부 때의 나는 호죠로우 내에서의 정기품평회에서 부조리장이 보인 태도가 굉장히 싫었고, 실력 이전에 여자다 뭐다 어쩌고 하면서 비난하는 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고, 물론 그때의 감정이 완전히 없어진 것도 아니다 보니 이렇게 드러낼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고등부에 진학해서도 실력본위로 나에게 대적하는 자들을 모조리 찍어눌러버려야겠다는 의식은 여전했지만, 사카키 료코와 요시노 유키가 선보였던 친절과 그 정점에 있는 요리를 통해 궤도수정이 일어난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군.

사실 식극 운운하지만, 우리가 열광해 온 것은, 엄밀히 따지자면, 요리 그 자체가 아니라 요리에의 반응.
그리고, 교내에서 벌어진 온갖 종류의 식극에서 출품된 요리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맛본 것이 아니라 소수의 심사위원들이 맛보고 결정한 것인데다, 승자의 요리만이 지고지선인 것처럼 여겨진데다 패자의 요리는 없었던 것보다도 못하게 잊혀지고 말아 버려기 일쑤. 물론 우리는 세계최강을 노리는 요리사인 터라 조리과정 및 결과물을 보면 일반인들보다는 확실히 높은 수준으로 요리에 대해 평가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하는 것이지만, 그건 전부가 아니다. 게다가 직접 맛보면서, 요리사가 요리에 담은 것이 무엇인가를 이성과 감성 모두를 동원하여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본질. 그래서 요리가 대결의 도구이자 강렬한 리액션의 원인으로 객체화되는 것보다는, 요리 그 자체가 중시되는 요리의 주체화야말로 요리사가 지녀야 할 마음이 아닐까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한순간에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야 없지. 당장 지금부터 자신 아닌 다른 사람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하라면 가능할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당연히 없을 터. 그렇지만, 사고가 전환되는 계기란 작더라도 있기 마련이고, 그리고 그게 있으니 후속되는 것이 있을 터. 사카키 료코와 요시노 유키의 그 환대하는 마음과 정성스러운 요리가 나 호죠 미요코의 요리관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고, 이렇게 중화연의 부장으로서 제군들에게 회고록을 남길 기회까지 생긴 게 아니겠는가. 십걸 제1석이라는 타이틀은 어디까지나 타이틀이고, 우리는 그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는 요리라는 본질을 더욱 열심히 추구하게 되었으니, 그리고 그 시작이 나 호죠 미요코가 되었으니 그러면 내 소임은 다 한 게 아니겠는가.

사실 니이가타에서 돌아온 그 날과 고등부의 시작 전 1주에 또 다른 작은 일이 있었기에 추가로 남겨 둔다.
신칸센의 종착역은 도쿄역. 그래서 요코하마로 돌아가기 위해서 도쿄역에서 내려 열차를 갈아타야 했지. 신칸센에서 내려서 마루노우치(丸の?) 방면으로 가서 도카이도본선(東海道本線)을 타려고 움직이던 도중에 어떤 평범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어. 154cm 정도의 키에 양갈래로 땋은 헤어스타일을 했지만 입고 있는 옷은 하프코트 아래에 토오츠키 학원의 제복이라 그랬는지. 잠시 길을 잃은 듯하다가 지도를 꺼내 보고는 목적지를 다시 찾아간 그녀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그때는 상상조차 못했지만...
그 다음에는 도쿄 진보쵸에 다시 가 보기로 했어. 이전의 그 사건 때 제대로 평온하게 식사를 못하고 에이잔 에츠야 일당에게 방해받은 것도 있었고, 정식집 유키히라에 무슨 변고라도 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할 겸 해서.





(11화 후기)
이번의 11화는 10화에서 4개월이 다 되어가는 오늘에야 완성하게 되었어요.
중간에 포럼관리 관련의 내부처리사항, 식극의 소마 원작 확인 및 집필방향 수정 등의 이유로 11화의 완성이 늦어졌어요. 이 점에 대한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릴께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0-12-11 18:01:51

오랜만입니다! 여전히 저를 흥미롭게 하는 소재라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요리관이라는 말을 보니 생각이 나는 건데, 요리왕 비룡 같은 데에는 '뒷요리계'라는 것도 있었죠. 아편 같은 걸 섞어서 맛을 낸다든가...

마드리갈

2020-12-11 20:48:23

열렬히 환영해 주신 데에 깊이 감사드려요.

이후의 회차도 더욱 힘내서 쓰도록 할께요. 매번 성원에 감사드려요.


요리관이라는 개념,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요리를 다룬 각종 창작물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면서도 동시에 묘하게 취급이 나쁜 개념이 바로 요리관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고, 실제로 식극의 소마 원작에서 각 캐릭터들이 가진 요리관이 어느 정도 언급되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갑자기 용도폐기되는 듯한 현상이 일어나면서 요리 자체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리는 일도 있었다 보니 이번에는 그에 대한 비판을 호죠 미요코의 요리관의 변화와 엮어서 같이 반영했어요.


식극의 소마와 청춘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애니를 둘 다 보셨다면 왜 요시노 유키가 강아지같이 행동하다가 고양이같이 행동하다 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세토 아사미는 각각 호죠 미요코와 사쿠라지마 마이를, 우치다 마아야는 각각 요시노 유키와 토요하마 노도카를 연기했고, 사쿠라지마 마이와 토요하마 노도카는 이복자매 관계이면서 꽤나 미묘했다가 결국 화해하고 서로 마음을 열게 되어요.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게다가 우치다 마아야가 연기한 두 캐릭터 모두 애교가 많고 강아지같기도 고양이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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