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보전, 감시, 목표물 인식 및 정찰관련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정찰기, 약칭 ISTAR(Intelligence, Surveillance, Target Acquisition, and Reconnaissance) 솔루션으로서 미국의 레이시온(Raytheon), 캐나다의 봄바르디어(Bombardier) 및 우리나라의 대한항공의 3자 컨소시엄이 한국 공군에 제안했습니다. 컨소시엄의 프로젝트명은 ISTAR-K.
그런데, 천재일우라고 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ISTAR 기체로서 운용되어 온 레이시온 센티넬(Raytheon Sentinel)이라는 항공기가 있습니다.
이것은 캐나다의 초장거리 비즈니스제트인 봄바르디어 글로벌 익스프레스(Bombaidier Global Express)를 대규모로 개조하여 지상정찰장비를 탑재한 기체로, 이미 영국 공군이 2008년부터 5대 및 지원용 지상차량 8대를 운용중입니다.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기체가 바로 이것.
사진출처 - Sentinel R1 (ASTOR)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공식 웹사이트)
그런데, 영국 공군이 운영합리화 및 중복 정보자산 정리를 위해 2021년 3월 말일까지는 저 5대를 모두 퇴역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기체수명도 많이 남아있는데다 가나,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의 영국군이 파병중인 전장에서 활약해 와서 성능도 검증된 이 기체는 다른 용도로 전환된 것도 아니고 폐기처분된다고 합니다. 첫 기체가 2004년에 첫 비행을 해서 지금 이 시점에서 16년을 겨우 넘은 시점인데 이렇게 폐기된다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군요.
저 기체를 우리나라에서 인수하여 쓸 방법은 없는 것인지...
이런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비즈니스제트 차터사업을 하고 있으며, 해당기종인 글로벌 익스프레스도 운용중입니다.
아래에 참조사항을 소개해 두겠습니다.
Raytheon offers multiple-intelligence aircraft solution to meet RoKAF's ISTAR requirement (2020년 12월 20일 Janes, 영어)
UK offers up Sentinel R1 surveillance fleet for scrap (2020년 12월 23일 FlightGlobal,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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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0-12-26 23:16:49
기껏 만들어놓은 걸 거의 만들자마자 폐기한 셈이네요.
이유야 있겠지만 이건 좀 너무... 돈 낭비가 심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팔아서 손실을 매꿀 수라도 있을 거 같은데.
SiteOwner
2020-12-27 13:47:51
영국 공군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섬나라이고 그래서 해군력에는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만, 육군은 사실상의 경보병부대로 남기는가 하면 공군 또한 감축중입니다. 사실 저 레이시온 센티넬 이외에도 훨씬 큰 보잉 707 기반의 E-3D 조기경보기 2대도 폐기목록에 올라가 있습니다. 여러모로 뼈아픈 상황입니다. 게다가 물적부문뿐만 아니라 인적부문에서도 시련의 연속으로, 공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의 임관이 취소되는가 하면, 조종사 교육훈련이 미국의 록히드 마틴 및 영국의 밥콕 인터내셔널에 외주일임되어 있는 등, 정말 그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처참합니다.
예의 레이시온 센티넬 5대 및 지상차량 8대의 도입비용은 9억 5400만 파운드. 1조 4400억원에 달하는 이 체계는 운용기간도 짧은데다 실전에서 영국군의 정보전력으로서 활약했다 보니 아주 유용합니다. 이런 것이 그냥 고철로 팔리는 건 큰 손실입니다. 게다가 안보상황은 단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저렇게 영국군이 폐기하려는 장비는 즉전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영국 내에서는 진부화했다 어쩌고 하는데, 글쎄요. 사실 저 레이시온 센티넬보다도 수십년도 더 전에 도입되어 계속 개조되어 사용되는 미군의 장비를 보면 설득력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항공정찰자산이 부족한 우리나라에는 정말 좋은 솔루션인데다, 민간에서는 대한항공, 정부에서는 해양경찰이 이미 봄바르디어의 비즈니스제트를 운용중이니 즉전력으로서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게다가 현대화개수 등을 거치면 20-25년 정도는 충분히 더 운용가능합니다. 그러니 저 기체를 우리나라에서 인수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SiteOwner
2021-03-13 13:34:47
[2021년 3월 13일 추가]
영국 공군의 레이시온 센티넬 정찰기의 운용이 종료되었습니다.
현지일시로 2월 26일에 마지막 비행임무를 완수하면서 결국 14년의 짧은 운용기간이 이렇게 종료되었습니다. 운용기간 도중의 개수조치 없이 비즈니스제트를 운용할 때 25년 정도 운용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건 굉장히 짧은 것입니다.
운용이 종료된 기체는 엔진, 주요부품 등이 탈거된 이후에는 해체처분될 예정입니다.
4,870소티를 소화하며 32,300시간 이상 비행해 오고 영국 공군의 정보전력을 지탱해 온 이 레이시온 센티넬이 이렇게 끝나다니, 영국 공군의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잘 보입니다.
이하의 보도에서 자세한 사정을 참조할 수 있습니다.
RAF’s Sentinel R1 fleet ends operational duties with final flight, 2021년 3월 2일 FlightGlobal, 영어
SiteOwner
2022-01-01 18:39:19
[2022년 1월 1일 추가]
미 공군의 E-8 조인스스타즈(Joint STARS) 지상정찰기 대체사업 및 E-11 전장공중통신중계결절점(Battlefield Airborne Communications Node, BACN) 항공기의 손실을 생각하면 영국 공군의 센티넬 R1의 조기퇴역 및 해체가 정말 뼈아프다는 것을 숨길 수 없습니다. E-11이든 센티넬 R1이든 모두 봄바르디어 글로벌 익스프레스 기반의 기체로 운용의 공통성 확보, 전환교육의 필요성 절감 및 조기 대체전력 확보에서 여러모로 유리했을 것인데, 미 공군의 느린 결정과 영국 공군의 성급한 결정이 이런 뼈아픈 실책을 만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