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 레디고 제목.png (3.7KB)
- 2.jpg (479.6KB)
그러나...
시로의 요구는 민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아니, 무슨 세일러복을 아침부터 입으라는 거야!”
민은 아침부터 거울에다가 대고 성질을 부린다.
“오락실에만 입고 갔으면 됐지, 아침부터 입고 있으라는 것하고, 그렇게 입고 2명 이상의 친구들과 같이 오라는 건 도대체 뭐냐고! 거기다가 15분마다 인증사진 올리는 건 또 뭔데!”
민이 막 성질을 부리고 있을 때.
“야! 8시야! 이제 나와!”
반디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린다.
“아침식사 하자고! 빨리 나와!”
“아, 알았어.”
민은 투덜거리며 방문을 연다.
문을 열고 보니, 반디 혼자만 서 있다. 반디는 민이 입은 세일러복이 자꾸만 신경 쓰였는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참고 있다.
“야, 너는 왜 그런 거 입고 있어, 아침부터!”
“말도 마. 나도 안 입고 싶은데 억지로 입고 있는 거니까.”
“푸... 푸흐흐... 흐하하하하...”
반디의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한다.
“아니, 누나, 왜... 왜 웃는데!”
“흐흐... 히히히... 벗으면 되잖아. 왜 안 벗고 입고 있어!”
“이게 벌칙이라니까! 이따가 설명할 테니까!”
“하하하... 알았어. 어쨌든, 우선은 나와.”
어쨌든 방을 나와 거실을 지나 식탁으로 가니, 테이블 위에는 잼, 베이컨, 과일 등이 놓여 있는데, 토스트 역시 2인분밖에 없다.
“엄마하고 아빠는?”
“다들 출근했지!”
“토요일에도 출근했던가.”
“가끔 일 생기면 출근하시잖아.”
“그럼 누나는?”
“이거 먹고 바로 학교 갈 거니까, 우선은 먹기나 하자.”
그렇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반디가 학교에 가는 것까지 지켜본 다음, 민은 거실로 가서 소파에 몸을 내던지듯 앉는다. TV를 켜 본다. 토요일 아침이다 보니 부모님이 볼 만한 건강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왜 이런 거밖에 안 해.”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또 시로가 인증사진을 보내라고 한 시간이다!
“으아아... 정말 이거 집어던져 버리고 싶네.”
민은 정말로 폰을 집어던져 버리고 거실 안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생각까지 한다. 하지만 딱 그러려는 순간에, 현관을 막 나서던 반디의 말이 생각난다.
“너 거실도 어지럽혀 놨다가는 봐. 네 능력으로 전부 돌려놔도 내가 보면 다 알 수 있어.”
거실 안을 뒤집어놓으려던 건 그만둔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나서도 분이 안 풀린다.
“이기기만 하면 다인 줄 알아... ”
이렇게 말하고서 버블슈터 팝을 켠다.
메시지가 하나 와 있다.
[리네네 : 오늘 봐야지?]
“아으으으윽...”
주먹이 충혈되도록 꽉 쥔다. 민 자신도 모르게, 주위의 쿠션이나 화분, 수석 등이 떠다닌다. 민의 머릿속은 온통 시로에 대한 설욕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반드시 이겨서 코를 납작하게 해 주리라... 꼭, 반드시!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오늘 편하게 못 잘 것 같다...
게임 메시지가 또 하나 와 있다.
[리네네 : 11시에 어제 했던 RZ 게임플렉스에서 보자고. 친구 2명 이상 데려오고!]
오전 11시, RZ백화점 8층 게임플렉스.
“하으... 윽...”
민은 오락실로 들어오는 와중에도 씩씩거리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 뒤에 따라가는 유와 료 역시 민의 뒤에서 웃음을 겨우 참아 가며 걷는다.
민이 보니, 어제의 그 자리에서 시로가 기다리고 있다.
“여- 어서 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민은 부글거리는 걸 참고 시로의 옆자리로 간다. 앉기 전에 시로를 쏘아보며 말한다.
“두 번은 안 져.”
“그럼 걸어야지? 이번에도 지면 어떡할래?”
“지면... 지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이상의 꼴은 겪고 싶지 않은데!
“말을 못 하겠어?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자고. 이긴 상대의 처분에 맡기는 것!”
시로는 실실 웃으며 말하고는 있지만, 마지막 끝은 굳게 맺었다.
“그래... 시작하자고.”
두 사람은 각자의 폰에서 버블슈터 팝을 켠 다음, 오락기에 접속한다. 곧바로 오락기의 화면이 바뀌고, 버블슈터 팝의 아레나 모드가 켜진다.
[레디, 고!]
아레나 모드가 시작하고, 두 사람 앞의 화면에 새총과 물방울들, 구조물이 나타난다.
“오옷, 처음이 블랙이라니!”
“좋았어!”
민과 시로 둘 다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지른다. 검은 물방울이 구조물에 적중하자, 두 사람의 점수가 동시에 오른다.
[비타민MM 8,544,915 vs 리네네 8,507,600]
민은 말없이 웃는다. 하지만 웃는 건 민뿐만이 아니다.
“하, 네가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곧바로 다음 방. 또다시 구조물이 세워지고, 이번에는 옐로와 블루가 나온다.
“글쎄, 이건 좀...”
“아니, 아닌데... 이걸로 저걸 다 쓰러뜨리라고?”
민과 시로 둘 다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게, 옐로와 블루는 각각 나무, 얼음에 특화되어 있는데, 그걸로 벽돌로 된 구조물을 무너뜨리라니?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고수답게, 금방 보인다.
구멍이 보인다. 옐로를 박아넣을 수 있는 구멍이!
두 사람 다 옐로를 거기로 쏜다.
그리고 무너진다! 하지만 다 무너지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그다음으로 나오는 건 레드. 충격파를 내서 잔해들을 밀어버리면 끝.
[비타민MM 17,694,323 vs 리네네 18,029,527]
“좋아, 됐다!”
역전된 점수. 시로는 주먹을 꽉 잡으며 소리지른다. 민은 한숨을 푹 내쉴 뿐이다. 하지만 틈은 주어지지 않는다. 곧바로 다음 방이다. 이번에는 길게 쌓아 올린 얼음 구조물. 이건 간단하다. 블루라면 한번에 쓰러뜨릴 수 있겠다!
민과 시로 모두 심호흡을 한번씩 하고, 블루를 날린다. 일정한 거리에서, 세 갈래로 쪼개져 날아가자...
명중이다!
다행이다... 최고로 점수를 뽑을 수 있다!
[비타민MM 28,542,727 vs 리네네 29,888,131]
점수는 많이 얻었기는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점수차가 오히려 더 벌어져 버렸다!
“하하하, 이제 아레나도 중반을 향해 가지?”
“아직 시간은 좀 있어. 그러니까 시로 형...”
“말할 시간이 있어? 바로 다음 방이라고!”
그렇다... 시로의 말대로, 이번에는 벽돌, 나무 등이 촘촘이 쌓인 방이다... 공략이 어렵다. 지금 있는 것은 화이트, 그리고 브라운! 다행이다! 브라운이라면 모조리 부수어 버릴 수 있겠다. 기대를 품고, 날린다...
“아... 뭐야...”
시로가 날린 건 잘 먹혀 들어갔는데, 민의 건 그대로 튕겨나와 버렸다!
이게 도대체 뭐란 말인가...
민은 머리를 싸맨다.?
[비타민MM 35,644,112 vs 리네네 39,440,547]
“아, 안돼!”
점수차가 한눈에 봐도 크게 벌어졌다!
“자, 이제 슬슬 승부가 나려는 것 같은데?”
여기서 민은 잠시 고민한다. 그냥 이걸 내던지고 나가 버릴까, 아니면 여기서 패배를 인정하고 시로가 원하는 걸 들어 줄까...
다음 방... 이 방도 마찬가지...
[비타민MM 40,758,212 vs 리네네 46,554,232]
이제 마지막 방, 마지막 버블만 남았다!
버블은 모두 블랙, 그리고 한 방이면 터뜨릴 수 있는 구조물이다!
하지만...
민의 머리는 지금 대단히 어지럽다...
차라리 아까 기권하면 그래도 변명할 구석이 생기건만, 이건 변명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어차피 점수차가 벌어졌고, 둘 다 하나씩만 남아 있다면...
“하하하, 자, 이제 내가 뭘 말할지 기다려야겠지?”
“으으으...”
이렇게 고통스러워 본 적이 없었다. 온몸이 부르르 떨리다 못해, 눈에서는 눈물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다. 또 졌다는 데에서 오는 상실감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도대체 시로는 무엇을 말할 거란 말인가! 상상하기도 싫다. 무엇을 말하든, 지금보다 더 상상하기도 싫은 벌칙일 테니까!
이런 건 싫다, 이런 건 싫다, 이런 건 싫다!
절대, 절대, 절대 싫다!
보기도 싫다. 시로가 저렇게 세상을 다 가진 듯 웃어대는 건!
“됐어, 됐어, 됐어! 이제 내가 이걸 하기만 하면 된다고!”
그 순간, 무슨 생각이 났는지, 민도 자세를 바로 하고 레버와 버튼을 잡는다.
시로를 한번 더 노려본다. 시로는 여전히 낄낄거리며 웃고 있다.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그렇게는 안 되지, 시로 형. 내가 싸움은 졌지만, 험한 꼴을 당할 수는 없거든.’
염동력을 쓴다... 버튼 위에 있는 시로의 오른손을, 버튼을 누르게 한다!
“어... 엇! 뭐야!”
어이없이 날아가 버렸다. 시로의 마지막 기회가.
마지막 방이 끝나고 나타난 점수.
[비타민MM 49,884,692 vs 리네네 46,554,232]
“뭐, 뭐야, 이게...”
시로는 눈앞에 나타난 점수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서 화면만 보고 있다. 입은 다물지도 못한 채다. 뒤에서 지켜보는 유와 료, 그리고 다른 구경꾼 한 명도 긴장으로 가득 찼던 가슴을 쓸어내린다.
민은 흘끗 시로를 본다. 혹시 시로가 져서 뭐라고 한소리라도 하면 어쩌지?
이윽고, 시로가 민을 돌아본다.
“인정한다. 네가 이겼어.”
조금 전의 탄식소리와는 사뭇 다르게, 시로는 순순히 인정한다. 떨리는 목소리는 그대로기는 하지만.
“그러니까 뭐든 하나만 말해. 아까 말한 대로, 네 처분에 맡길 테니.”
이겼고, 험한 꼴을 안 봐도 되기는 하지만 민의 마음은 편치 않다. 친구들도 민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이 나올 것인가?
이윽고, 민은 입을 연다.
“그건 나중에 말할게.”
휴-
시로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쏟아진다.
“그럼 시로 형, 또 보자.”
민은 이 말만 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한 다음, 친구들과 함께 오락실을 빠져나간다.?
오락실을 나선 민과 친구들은 나란히 걸어간다. 민은 옷을 다시 갈아입고 원래의 빨간 점퍼와 검은 바지를 입고 있다.
“그런데 말이야.”
“왜?”
“너 아까 초능력 쓰는 것 같아 보이던데...”
“어? 에이, 무슨 그런 소리를 다 해. 게임 할 때는 그런 거 쓰지도 않아.”
“그건 그렇고...”
유가 실실 웃으며 말한다.
“그 세일러복, 은근히 너한테 어울리는 것 같은데.”
“그래? 그런가? 하하하...”
“응? 싫지는 않은 모양이네?”
“아... 싫지 않다는 건 아닌데...”
“아니기는. 아까 은근히 웃던데.”
“에이, 아니라니까, 아니라니까!”
여느 때처럼, 셋은 깔깔 웃는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채색이야기] 면채색을 배워보자| 공지사항 6
|
2014-11-11 | 7221 | |
공지 |
오리지널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안내| 공지사항 |
2013-09-02 | 2345 | |
공지 |
아트홀 최소준수사항| 공지사항
|
2013-02-25 | 4690 | |
6 |
[오리지널] 3.1절이라서 그린 그림| 스틸이미지 4 |
2013-03-01 | 1112 | |
5 |
[오리지널] 미쿠미쿠?| 스틸이미지 4
|
2013-03-01 | 747 | |
4 |
[전재] 러브라이브! 2nd PV-Snow halation| 영상 4 |
2013-02-28 | 558 | |
3 |
[전재] 동방으로 건방진☆딸기우유 [손발오글 주의]| 영상 3 |
2013-02-28 | 805 | |
2 |
[전재] 가사 뒤에 「커넥트」를 붙히면 이렇게 된다 - by 니코동| 영상 3 |
2013-02-27 | 423 | |
1 |
[전재] 요즘 고래가 사용하는 바탕화면| 스틸이미지 12
|
2013-02-26 | 2047 |
4 댓글
마드리갈
2021-01-03 21:54:18
시로의 요구, 정말 사악하네요. 예전에 봤고 종종 캐릭터 관련의 글에서도 언급한 단편애니인 히메고토의 여러 장면이 생각나면서 "저기서 선을 넘으면 안될텐데..."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민의 분노 또한 납득되네요. 하긴 리벤지 매치에서 초능력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합의도 없었고, 어차피 초능력이라는 것도 검증이 안되고 하니까...
그런데 감정이 의외로 빨리 풀어지네요. 정말 그렇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시어하트어택
2021-01-06 23:20:28
재미를 위한 글이니 너무 무겁게 생각하시지 않으면 되겠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약간 수정을 거쳐서 장편 작품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넣을 예정이고, 따라서 공식 설정에도 포함될 예정이긴 합니다만... 시로도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 얼굴을 내밀겠죠.
SiteOwner
2021-02-20 20:46:25
사람의 심리라는 게, 일단 마음놓고 괴롭히고 싶다면 끝을 보고 싶어하는 게 있습니다.
이 여장벌칙도 바로 그런 심리의 연장선에 있겠지요. 과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저렇게 쉽게 풀어지는 것도 꽤나 신기하군요. 최소한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학교 4학년 때 전학했는데, 그 학교에서 학생들이 여러모로 도전을 많이 해 왔습니다. 이런 학생도 있더군요. 어차피 대출불가로 지정되어 대출받지 못할 책을 대출해 달라고. 거부했더니 저에게 고약한 장난을 쳤습니다. 나중에는 때리려고 막대를 휘두르기까지 해서 저는 그 학생을 피해서 교무실로 뛰어들었고, 그 학생은 저를 때리려 들어왔다가 엉겁결에 교사를 때려서 결국 그 학생이 모든 책임을 덮어썼고 벌받은 뒤에 저에게 두번 다시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만일 다시 접근하면 빨갱이라고 안기부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으니까요.시어하트어택
2021-02-27 11:25:56
물론 앞으로도 잘 지내야 할 테니까 저 선에서 끝내는 게 여러모로 좋겠지요... 틀어져 버리면 그것대로 또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