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탱커(Tanker)" 를 "유조선" 으로 번역할 수 없는 이유

마드리갈, 2021-01-09 21:17:10

조회 수
142

지난 1월 5일에 쓴 글의 제목은 "상선피랍이라는 대형 괴사건으로 시작하는 올해" 였어요.
보통 국내언론에서는 유조선이라고 쓰고 있었지만, 저는 그 표현을 일부러 쓰지 않고 영국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참조해서 상선으로 썼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어요. 이번에는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께요.

탱커(Tanker)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가 있는데, 사람에 대해서 쓰일 때에는 기갑전의 주력이 되는 전차의 승무원으로 잘 쓰이고, 교통수단 그 자체로 쓰일 때에는 액체류를 수송하는 각종 교통수단으로 쓰여요. 이를테면, 액체류를 옮기는 선박 중 원유나 정제된 석유제품을 운송하면 유조선(油槽船)이 되는 것인데, 유류가 아닌 화학제품이나 액화천연가스 등을 운반한다면 이것을 유조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또 하나, 비행중의 각종 군용기가 착륙 후 재급유 없이도 비행중에 재급유를 해주는 군용기도 탱커인데 이것을 유조선으로 부를 수 있을까요?

두 질문 대답은 "그렇지 않다" 가 되어요. 즉 탱커를 일률적으로 유조선으로 옮기면 잘못되었다는 결론밖에 날 수 없어요.
게다가, 이미 로이터통신에서 Chemical Tanker라는 표현을 썼다 보니 문제의 피랍선박이 유조선의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유조선으로 부르면 잘못될 수 있고, 화학제품 운반선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그것도 화물이 유류인 경우를 배제할 수는 없으니 유조선의 상위개념인 상선으로 썼어요. 그 피랍선박의 화물은 다른 언론보도에서 에탄올로 특정되었다 보니 유조선이라고 부르면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결과가 되겠죠(한국 유조선,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 2021년 1월 5일 조선일보 기사).
게다가, 비행중에 재급유를 해주는 군용기는 유조선이라고 하지 않죠.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공중급유기라는 역어가 존재하여 널리 쓰이고 있는데다 그렇게 취급되는 항공연료는 등유 기반의 것이라서 공중급유기라는 역어 자체가 영어의 Air-to-air Tanker보다는 좁아지긴 하지만 틀리지도 않아요. 이렇게 보듯, 탱커를 유조선으로 일괄적으로 옮기게 되면 틀린 결과가 나오고 무의미한 정보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져요.

언어순화라는 것의 명암을 여러 사례를 보고 다각도로 봐야 할텐데, 그걸 모르고 언어순화를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가 의문이예요. 이런 해프닝을 통해서도 분명해지고 있어요.


1월 8일에 올렸던 것을 조금 수정해서 오늘 다시 올렸음을 밝혀 드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295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71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00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3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92
17

가입했습니다

10
옐로우걸 2013-02-28 219
16

포럼의 규정을 나름대로 요약해보기

5
대왕고래 2013-02-28 416
15

일 베티사드(Ill Bethisad) 속의 한국

21
마드리갈 2013-02-28 991
14

한낮의 포럼이 조용한것을 보고 벗헤드가 가로되....

7
벗헤드 2013-02-28 166
13

아아... 포럼에 글이 가득해...

2
대왕고래 2013-02-28 241
12

피곤하네요...

3
프리아롤레타냐 2013-02-28 287
11

다들 안녕하세요

3
mudblood 2013-02-28 249
10

안녕하세요

5
에일릴 2013-02-27 286
9

안녕하세요 대강당 운영진 하네카와츠바사입니다

8
하네카와츠바사 2013-02-27 343
8

기지개 한번 잘못했더니 명치에 데미지 ㅇㅅㅇ

2
대왕고래 2013-02-27 480
7

설정을 시각화...그것도 대체 역사물이라면 가장 짜증나는게 있죠.

5
  • file
벗헤드 2013-02-27 207
6

야구팀 동물이름 이야기

9
마드리갈 2013-02-27 525
5

안녕하세요

2
KIPPIE 2013-02-26 198
4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lllOTL

8
대왕고래 2013-02-26 214
3

저 또한 초대 받아서 나타난 ㅇㅅㅇ!

3
샤이논츠 2013-02-26 218
2

회원가입 감사인사 및 여러가지

10
마드리갈 2013-02-25 356
1

쪽지 받고 들어와봅니다.

3
트릴리언 2013-02-25 19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