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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잘못 읽게 되는 이름에 대한 이야기

마드리갈, 2021-01-11 13:21:47

조회 수
140

이름이란 자신의 것이지만 정작 자신이 쓰기보다는 타인이 부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죠.

그래서 타인이 이름을 쉽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잘못 읽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게 되죠.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좀 해볼까 싶어요.


일단은 유럽과 미주.

유럽은 비교적 좁은 토지에 여러 다른 언어를 쓰는 민족이 모여 사는 터라 인명 또한 여러 언어의 방식이 뒤섞이게 되어 있죠. 영국에서 이탈리아식 이름을 쓴다든지, 프랑스에서 독일식 이름을 쓴다든지, 러시아에서 폴란드식 이름을 쓴다든지 하는 경우는 언급할 사례가 너무도 많아요. 게다가 미주의 경우는 유럽보다도 언어 및 민족구성이 더욱 다양하다 보니 이름을 잘못 읽을 확률이 더욱 높아지게 되어 있어요.


유명인의 경우는 이브 몽탕, 로널드 레이건, 케니 G 등의 사례가 대표적.


프랑스의 가수 이브 몽탕(Yves Montand, 1921-1991)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직후 가족이 프랑스로 이주한 귀화인으로 본명이 이보 리비(Ivo Livi)였어요. 그런데, 프랑스에서도 당분간은 이탈리아어를 썼고, 부모가 그를 부를 때 쓰던 말이 "이보 몽타", 즉 이보에게 아래층으로 내려오라고 하는 말이었어요. 이것을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프랑스인 이웃주민들이 듣고 그의 이름이 이브 몽탕이라고 착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착각된 이름이 결국 그의 가수로서의 예명이 되기도 했어요.


미국의 제40대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은 아버지가 아일랜드계 이주민의 후손으로, 레이건이라는 성씨의 표기가 일반적인 영국식의 것이 아니라서 "레이건" 이 아니라 "리건" 으로 잘못 읽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정확하게 읽으려면, RAY-GUN의 표기대로 읽으면 되어요. RAY-GUN이라면 광선총이라는 의미로 보이고, 정말 레이건 대통령 때에는 소련이 발사한 핵미사일을 우주공간에 설치된 큰 광선총으로 격추하는 계획까지 만들었으니 아무래도 기묘한 우연으로 보이기도 해요.


미국의 음악가, 특히 색소폰 연주자인 케니 G(Kenny G, 1956년생)의 풀네임은 케네스 브루스 고렐릭(Kenneth Bruce Gorelick). 성씨가 발음하기도 어렵고 특히 고릴라같이 들리기도 해요. 본인 또한 그 점에 컴플렉스를 품고 있었고 학생시대 때부터 애칭을 주로 써 왔는데, 그것이 음악가로서의 이름으로도 이어졌어요.


한자 읽기가 복잡다단한 일본에서도 이름을 잘못 읽을만한 경우가 많이 있어요. 사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는 게 기적일 정도로...배우 타케이 에미, 쿠로키 하루, 성우 토야마 나오, 일러스트레이터 모리쿠라 엔의 경우가 그러하죠.


타케이 에미(武井?, 1993년생)는, 이름의 한자가 ?라서 "사키" 일 것 같은데 "에미" 가 되어요. 웃음꽃이 핀다는 의미같이 보여요.

쿠로키 하루(?木華, 1990년생)는, 이름의 한자가 華라서 "하나" 일 것 같은데 "하루" 가 되어요. 봄에 꽃이 잘 피니까 꽃이라 쓰고 봄으로 읽기.

토야마 나오(東山奈央, 1992년생)는 성씨의 한자가 東山라서 "히가시야마" 일 것 같은데 "토야마" 가 되어 있어요. 저 또한 잘못 읽은 적이 있어요. 사실 히가시야마라는 표현은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의 히가시야마 문화(東山文化)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다 다른 발음인 "토산" 또한 일본 내륙의 주요가도인 토산도(東山道) 등이 대표적이라 "토야마" 라는 독음은 토야마 나오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이었어요.

모리쿠라 엔(森倉円)의 경우 円이 인명에 쓰이면 단독으로는 대체로 "마도카" 인 터라 저는 처음에 "모리쿠라 마도카" 라고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모리쿠라 엔. 본명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지만, 꽤 독특하다 보니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어요.


잘못 읽게 되는 이름의 이유도 양상도 문화권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 게 여러모로 신기하게 보여요.

마드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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