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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序

지난 글 #1 철도통계의 맹점

지난 글 #2 국가별 통계 A

지난 글 #3 국가별 통계 B

지난 글 #4 도로와의 비교

지난 글 #5 동력의 집중과 분산

지난 글 #6 동력집중은 그만

지난 글 #7 관절대차 문제

지난 글 #8 고속선-재래선 혼용

지난 글 #9 비용편익분석 A

지난 글 #11 디젤기관차의 위기

지난 글 #12 KTX 만능론 A


지난 2017년 8월에 쓴 KTX 만능론의 후속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늦어졌다가 3년 5개월이 지난 2021년인 지금에야 쓰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KTX 만능론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고, 최근의 변화 하나 덕분에 KTX 만능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임이 명백해진 사안이 있다 보니 역시 우리나라의 철도시스템은 잘못되어 있다는 이 제목이 그대로 유효한 명제로 잔존해 있다는 게 씁쓸하다고 할까요.


사례를 하나 보도록 할께요.

올해 들어서 철도계에 괄목할만한 변화가 하나 있긴 했어요. 그것은 중앙선 계통에서의 여객열차 고속화 달성.

물론 이것 자체를 반대할 생각은 없어요. 철도의 고속화는 미룰 수 없는 사안인데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제2의 간선으로서의 중앙선-동해남부선 계통이 이미 선로용량 포화상태를 연속으로 경험중인 경부선 계통을 보조할 수 있게 되었다 보니 이것 자체는 환영할 사안임에 틀림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비판해야 할 이유는 있어요. 기존철도의 개량 노력보다는 그냥 KTX 투입으로 해결했고, 이것이 없었더라면 앞으로도 영원히 저 계통은 투자고 뭐고 없을 것이었으니까요.


2021년 1월 5일부터 신조차량인 EMU-260 열차가 KTX-이음으로 명명되어 중앙선 계통에서 운행되고 있어요.

그리고, 중앙선 및 동해남부선의 복선화가 추진되면 청량리-해운대 구간은 3시간으로 단축된다는데...

관련기사는 아래에 링크로 소개해 두겠어요. 참조를 부탁드려요.

청량리~해운대 3시간, 중부내륙 고속철도 개통…文대통령, 'KTX-이음' 시승, 2021년 1월 4일 조선일보 기사


지도를 한번 볼께요.

지도는 위의 기사에 이미 첨부되어 있는 것을 재인용하는 거니까 따로 출처표기는 하지 않음을 밝혀드려요.


2021010401334_2.jpg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기보다는 이렇게 선로가 잘 정비되고 열차가 고속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어요.

그런데 이것이 정말 KTX가 아니면 안되었을까를 조금만 더 면밀히 관찰하자면 이야기는 꽤나 달라지게 되어 있어요.


이렇게 중앙선이 복선화되어서 달라진 변화를 정리해 볼께요.

  • 청량리-제천 구간 : 소요시간 1시간 45분에서 1시간 8분으로 단축(35.24% 단축)
  • 청량리-안동 구간 : 소요시간 3시간 36분에서 2시간 3분으로 단축(43.06% 단축)
그리고, 올해 12월에 동해남부선 복선화가 완료된 이후에는 청량리-부전 구간은 3시간 6분에 주파가능해지는데...
사실 이것은 KTX가 아니라도 이미 재래선 기술로도 얼마든지 달성가능해요. 그것도 이미 오래전에 이미 가능했을 터인. 그러니 과대포장해서 무슨 득이 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예요.

그러면 위의 예시구간의 거리 및 표정속도를 산출해 볼께요. 표정속도는 총주행거리/총소요시간으로 정의되죠.
  • 청량리-제천 구간 : 거리 132.1km, 표정속도 116.56km/h
  • 청량리-안동 구간 : 거리 219.4km, 표정속도 107.02km/h
이에 더해, 청량리-부전 구간의 개수가 완료된다면 전구간의 운행거리는 452.6km가 되고, 3시간 6분 주파가 가능하다면 이 경우 최속 146km/h는 달성된다는 것. 확실히 빠르기는 하지만, 이게 KTX가 아니면 안되는 것인지 의문이 여전히 남아요.

KTX-이음으로 명명된 신조차량 EMU-260은 영업최고속도 260km/h의 철도차량으로, 일본의 JR큐슈의 신칸센차량인 800계와 거의 비슷한 사양이죠. KTX-이음이 설계최고속도 280km/h, 6량편성에 길이 150m, 승차정원 381명에 800계는 설계최고속도 260km/h, 길이 154.7m, 승차정원 384-392명의 것으로 대동소이한 레벨이고, 두 차량 모두 동력분산형 전동차예요. 단 KTX-이음이 동력차 4량에 무동력차 2량인 4M2T 구조, 800계가 모든 차량이 동력차인 6M0T 구조인 것을 보면 800계의 가속도가 조금 더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겠죠.

그러면, 800계가 운행되는 큐슈신칸센의 하카타(博多)-카고시마중앙(鹿児島中央) 구간의 운행상황을 보도록 할께요.
이 구간의 거리는 256.8km임을 감안하고, 2021년 1월 21일 현재 유일하게 해당구간 전체를 운행중인 800계 츠바메인 츠바메 346호(상행시각표, 일본어) 및 츠바메 349호(하행시각표, 일본어)를 보기로 해요.
  • 츠바메 346호 : 카고시마중앙 19:33 → 하카타 21:27(1시간 54분), 135.16km/h
  • 츠바메 349호 : 하카타 22:03 → 카고시마중앙 23:57(1시간 54분), 135.16km/h

표정속도의 차이가 꽤나 크다는 것이 바로 보여요.
게다가, 저 츠바메의 도중 정차역은 신토스(新鳥栖), 쿠루메(久留米), 치쿠고후나고야(筑後船小屋), 신오무타(新大牟田), 신타마나(新玉名), 쿠마모토(熊本), 신야츠시로(新八代), 신미나마타(新水俣), 이즈미(出水), 센다이(川内)의 10개. 그런데도 저 표정속도가 나오고 있어요. 반면에 KTX-이음의 경우는 도중 정차역이 최대 6개. 물론 중앙선의 경우는 화물열차의 운행이 많다든지 하는 운행계통의 복잡성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저 표정속도를 위한 유일한 선택지가 KTX였다는 게 꽤나 씁쓸하게 보이고 있어요.

위에서 인용한 조선일보 기사에 명백히 틀린 것도 있어요.
120-150km/h의 일반열차로 저 표정속도가 달성할 수 없는 것처럼 써놨는데, KTX-이음만큼의 최고속도가 안 나오더라도 표정속도에서 앞서는 열차는 세계의 여러 철도차량에 많이 있어요. 게다가 이미 반세기 전의 서유럽 각국에서도 이미 특급열차의 표정속도는 이미 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KTX-이음의 상업운전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철도시스템의 발전 면에서는 과연 이것이 유일한 정답이었을까 하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겠죠. 게다가, 앞으로의 우리나라의 철도는 더더욱 KTX 만능론으로 기울고, KTX가 아니면 철도의 향상 자체를 기대할 수 없을 위험도 높아질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1-01-31 20:58:59

교통수단이 하나만 우세한 것에 대한 단점이 있을 수 있겠네요.

대체제가 없게 되고, 한가지가 독점하게 된다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있을 수 있겠네요.

문제점은 정책을 짜는 사람들은 상황이 간단할수록 좋으니 KTX 하나로만 생각할 것이라는 게 문제겠네요.

마드리갈

2021-01-31 21:15:33

그렇죠. 교통이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득보다는 실이 많게 되어요.


사실 KTX가 만능의 교통수단은 아니죠. 고속 장거리의 여객용 육상교통수단이니까 이것을 컨테이너나 대형 벌크화물에 쓸 수도 없다는 것은 명백하고, 당연히 철도교통이다 보니 이것을 공중이나 수상에 띄울 수도 없다는 것은 극히 자명해요. 게다가 보다 저렴하고 용이한 솔루션이 있다면 굳이 KTX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쓰는 것이 옳을 것이죠. 그것을 도외시한 현재의 교통관련 트렌드는 KTX가 아니면 어떻게 되든 말든간에 언제까지나 버려두겠다는 의미로 귀결되지 않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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