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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미국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죠. 특히 남부지방이 피해가 더 컸다고 합니다. 텍사스가 알래스카보다 더 추웠다니 말 다 했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바로 텍사스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는 거죠. 다른 주들은 전기를 타 지역에서 끌어왔는데, 유독 텍사스만 저렇게 된 겁니다.
이유는 바로 전력망에 있었습니다.
텍사스주는 연방의 규제 같은 걸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력망을 타 지역과 단절시켰습니다. 물론 괜히 저런 건 아니죠. 텍사스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풍부한 지역이고, 한파가 몰아치는 동네도 아니었으니, 믿는 구석이 충분히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같은 돌발상황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하고 정전사태까지 이어지게 된 겁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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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21-02-24 12:33:17
텍사스주의 유명한 슬로건인 "Don't mess with Texas" 라는 게 생각났어요.
차창 밖으로 쓰레기를 집어던지는 경우가 워낙 많았다 보니 텍사스 주정부에서 텍사스인들의 애향심을 역이용하여 내세운 이 표어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텍사스주의 쓰레기 무단투기도 격감했는데, 이 표어가 나중에는 "텍사스에 개기지 마" 라는 의미로도 통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텍사스 프라이드(Texas Pride)를 내세운 것이 이렇게 성공을 거두기도 했는데...
사실 이번의 정전사태는 그 텍사스 프라이드의 역기능만 골라서 발휘된 것 같네요.
완전고립된 전력망, 재해대책, 각종 백업수단 등의 부재, 변동요금제의 폐해 등이 중첩적으로 일어나서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 게 이번의 대재앙이죠. 게다가, 지역의 상당부분이 사막 등의 불모지이고 남동부의 멕시코만 연안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이 모두 내륙이다 보니 이런 지표면은 냉각되면 열손실이 무지막지하게 커지죠. 그래서 일단 한랭화되면 피해가 이중삼중으로 커질 수밖에 없어요.
그나저나 이번의 사태를 보고 블랙유머가 하나 떠올랐어요.
텍사스주 북동부에는 포트 워스(Fort Worth)라는 도시가 있어요. 이름에도 나오듯 원래는 군사요새로 출발한 곳이고, 지금도 포트워스는 미국의 연방정부의 중요기능을 담당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제판인쇄국(Bureau of Engraving and Printing)으로, 달러지폐, 신분증, 각종 서류 등을 제조하는 이 시설이 입주해 있어요. 이외에도 해군 항공기지, 여죄수 전용의 연방형무소 등도 입주해 있는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죠. 그런데 텍사스주가 저런 상황이니 포트 워스가 포트 워슬리스(Fort Worthless)가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SiteOwner
2021-02-26 00:54:25
미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캐딜락(Cadillac)이 해외진출을 모색하여 여러 시도를 했는데 독일에서 설계, 제조된 사실상의 오펠 오메가와 동일했던 카테라(Catera), 스웨덴에서 설계되어 스웨덴 및 러시아에서 제조된 사실상의 사브 9-3인 BLS 등을 도입했다가 혹평을 받고 시장에서도 대참패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자동차저널에서 썼던 말이 있습니다. 캐딜락은 세계에 관심을 보이지만 세계는 관심이 없다고. 텍사스의 이런 패착도 바로 이런 독자성 유지를 위한 여러 시도인 전력망 분리, 변동요금제 등이 단점만 노정한 데에 있는 것인가 봅니다.
그리고 비상백업수단이 없다는 것도 큰 패착이군요.
사실 대형 자체발전시스템으로서 가스터빈 기반의 제네럴 일렉트릭, 프랫&휘트니, 롤스로이스 등의, 디젤엔진 기반의 커민스, MTU 등이 전력솔루션을 많이 내놨는데 텍사스주내에 그걸 갖춘 곳이 그리 많지 않았는가 봅니다. 심지어는 삼성전자의 현지공장조차도. 이미 수년전부터 그런 발전설비 제작사들이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관심이 이렇게도 없었던 것인지 기겁할 레벨입니다.
그나마 원자력발전이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것은 불행중다행인데...
이번 사태로 텍사스주의 전력체계가 달라져야 합니다. 바꾸지 않으면 제2탄, 제3탄의 재난이 터져도 안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