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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7월부터 시행될 지상파 중간광고의 쟁점

마드리갈, 2021-03-31 13:40:03

조회 수
122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의 중간광고가 조만간 공식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보여요.
주류 등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중간광고를 할 수 없지만, 그 외의 경우는 전면허용할 길이 열린 것이죠.

보도에서는 이렇게 언급하고 있어요.

이것을 타임라인으로 재정리하면 대략 이렇게 되어요.
  • 1월 13일 -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업자별 구분없이 중간광고를 전면허용하는 방향으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 1월 20일 - 입법예고 개시
  • 3월 3일 - 입법예고 종료
  • 5월(예정) - 법제처 심사 및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공포, 2개월 후부터 시행
  • 7월(예정) - 지상파 중간광고 개시

이 조치에 대해서는 이렇게 보고 있어요.
사실 중간광고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봐요. 사실 광고가 없으면 방송컨텐츠는 전면 유료화되어야겠죠. 광고의 정보전달 및 정보획득의 비용 분산화의 기능 덕분에 상당수의 컨텐츠는 무료로 열람이 가능한데다 방송사의 주수입원이 광고수입이다 보니 중간광고 자체는 반대할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찬성을 말하고 싶은가 하면, 또 그건 아니예요.
광고의 순기능은 물론이고 역기능도 같이 생각해야 하니까요.
이에 대해서는 2가지의 쟁점이 나오네요.

하나는, 기회의 공정성 문제.
물론 중국의 문화공정 등은 분명 경계해야 할 사안인 점에는 틀림없어요. 하지만,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거든요. 당장 예를 들자면 미국의 라이나생명, 일본의 야마하, 독일의 알리안츠, 영국의 다이슨, 프랑스의 악사, 이탈리아의 페레로로쉐, 네덜란드의 오렌지라이프,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등과 같은 일반소비자의 비중이 큰 외자계기업의 광고는 국내계기업의 광고와 완전히 동일하게 보호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차별이 필요하다면 어느 수준에서 차별이 필요한가에 대한 문제가 안 일어날 수 없어요. 당장 통상조약에서 최혜국대우의 대상이 되는 국가에 대해서는 차별이 불가능하고, 그렇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차별하지 말아야 할 의무는 없지만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분명히 있어요. 요즘 문제되고 있는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이 간접광고(PPL)에서도 발생하여 역풍이 굉장히 거세게 일었는데, 직접광고, 그것도 컨텐츠의 열람 도중에 삽입되어 시청자로서는 별다른 취사선택의 여지가 없는 직접광고의 경우 이 문제가 더 가볍다고 딱 잘라 말할 근거도 없겠죠.

다른 하나는, 중간광고가 수용되는 컨텐츠와 삽입되는 광고의 견련성 문제.
광고가 컨텐츠와 밀접해도, 그렇지 않아도 문제는 여전히 있어요.
밀접한 경우에는 중간광고를 할 수 있는 광고주 자체가 크게 제한되는데다 시청자에게 취사선택의 여지가 없다 보니 광고주는 높게 책정될 광고료를 감당할 수 있는 소수의 시장지배적 기업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대폭 높아져요. 방송광고의 광고료는 방영되는 채널, 시간대, 특정 프로그램의 전후 등의 각종 변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형성되는데다, 방영시간이 짧아서 중간광고를 인터미션의 개념으로 쓰기에도 부족한 경우에는 광고 자체를 사실상 의무적으로 시청해야 하다 보니 광고효과는 가장 높기 마련인데, 여기에 높은 요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요. 이럴 경우 광고가 컨텐츠의 일부로 오인되도록 제작되는 등의 왜곡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밀접하지 않으면 이건 이것대로 문제.
광고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게 되면 이건 결국 낭비로 이어지거든요.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거예요.
심야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등장한 중간광고가 유아용 완구 광고라면? 아니면, 어린이용 컨텐츠를 방영하는 채널에서 자동차 광고가 등장한다면? 이럴 경우 광고비가 효과적으로 투자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어요. 물론 컨텐츠에의 몰입이 방해될 위험도 있어요. 실제로 이 문제는 유튜브(YouTube)의 배너광고 및 중간광고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도 하죠.

중간광고를 공익광고가 점유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가 있어요.
공익을 말하더라도 정권에 따라 정책의 기조, 방향이 급변하는 우리나라의 사회기풍상 이것은 역설적으로 공익에 반할 수도 있어요. 과거 음반이 발매될 때 반드시 "건전가요" 를 1-2곡 정도 집어넣어야 했던 권위주의 시대로의 회귀와 무엇이 다를까요?

중간광고 허용에서 예상되는 쟁점에 대해 보다 꼼꼼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여요.
정책이 반드시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만은 아닌데다, 세계는 넓고 우회수단은 많으니까요. 또한, 일부 컨텐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간접광고 또한 이것과의 접점이 많다 보니 같이 봐야 할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1-04-12 22:02:39

앞과 뒤에 광고하는 것으로도 모자른건가... 싶으면서도, 광고가 많아야 이득이 있을텐데, 앞/뒤 광고시간이 너무 길면 그것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곤란하니, 중간광고도 좋은 거 같네요.

문제점은 여전히 있으니 잘 고려해봐야 할 문제겠어요.

마드리갈

2021-04-13 00:18:30

사실 방송광고시장이 예전같지 않아요.

인터넷, 특히 유튜브같은 영상공유 플랫폼의 광고비중이 대폭 늘었다 보니 방송광고가 이제 퇴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중간광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요. 방송컨텐츠를 언제나 유료결제하지 않아도 되는 가장 큰 이유가 광고이다 보니 반대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역시 양날의 칼이죠. 일본의 미디어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와요. 일본의 실사드라마, 애니 등은 중간에 아이캐치를 넣고 그것을 중심으로 전편/후편이 구성된 스타일이라서 중간광고를 편성해 놓기가 좋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그런 스타일이 주류가 아니다 보니 중간광고 편성에 적합한 형태로의 컨텐츠제작이 필요해요. 이런 변화도 수반되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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