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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버나드 메이도프 사망 + 지갑 되찾음

Lester, 2021-04-15 08:38:41

조회 수
147

[다음] 미 교도소서 사망한 사상 최대 폰지 사기범 메이도프




2008년 금융 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폰지사기로 최대 650억 달러를 사기친 버나드 메이도프가 교도소에서 자연사했다고 뉴스가 나왔네요. 만약을 위해서 폰지사기가 뭔지 설명하자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로, 신규 참여자의 자금을 쪼개서 기존 참여자의 배당으로 돌리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신규 참여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실제 참여율도 꾸준히 증가하진 않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선 들통나게 되는데, 이 '들통'이 나기 전에 나눠주지 않았던 원금(기존 참여자 원금 - 신규 참여자 배당금 = 먹고 튈 수 있는 돈)을 들고 도망가는 수법입니다. 국내에서는 조희팔 사건이 가장 유명하죠. 닳도록 읽어댄 일본 사기 만화 "검은 사기"에서는 폰지사기가 전형적인 패턴으로 등장하던데 그만큼 유명한 시스템이란 의미겠죠.


메이도프 사건에 대해서는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그나마 이 사람이 150년형이라는 '사실상 사형'을 받았다는 점이 통쾌하네요. 그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사기행각을 몰랐다가 세상의 질타를 이기지 못하고 사망(정확히는 장남은 자살, 차남은 암이 악화돼 사망)했다는 건 좀 슬프지만요. 사기꾼들은 전형적으로 "돈이 없어서 배상할 수 없다"며 뻐기면서 은닉자금을 피해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메이도프는 워낙 규모를 불리다 돈이 없어서 자수했다고 합니다만 글쎄요...? 피해자를 늘리는 단계에서 받은 원금이 분명 있을 터이고, 교도소에 적응할 때 마피아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 걸 보면 피해자들의 돈이 어디로 흘러갔을지는 대강 감이 잡힙니다. 증거가 없어서 그렇지. 이런 패턴으로는 유명한 '신의 은행가' 로베르토 칼비가 있는데, 최대주주인 교황청을 내세워 유령회사에 부정대출을 해준 혐의가 있다가 자살로 처리된 타살을 맞이한 인물입니다(위키백과 한글판). 워낙 미스테리한 사건이라 음모론의 단골 소재로도 사용되었고, 유명한 작품들도 이 사건을 지나가듯이 다루기도 했습니다. 영화 "대부 3"에서 카인직이란 스위스 은행사가 똑같은 행보와 죽음을 맞이하죠.


이렇게 지구상에서 또 한 명의 악인이 모습을 감췄습니다만 그 악행은 정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세상에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거대한 무언가가 암약하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하고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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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언젠가 하려다 깜박했는데, 참 재미있게도 지난달(3월)에 제가 살던 전주의 교외지역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당신의 지갑을 찾았다"고 말이죠. 당시에 전주 시내 버스인가 정류장인가에서 잃어버리고 버스회사에도 전화하고 미친듯이 뒤지다가, 결국 경찰서에 분실신고서를 내고 낙담한 상태였습니다. (그 당시 심정은 이 글에 남아 있네요) 그래서 그 이후론 지갑도 새로 만들고 겨우겨우 잊고 있었는데, 늦잠을 자서 비몽사몽하던 차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더니 식겁했지만 사연을 알자 기분이 좋으면서도 황당하더군요. "선행은 돌고 돌아 보답을 받는다"는 말이 생각이 나면서도 '내가 그런 보답을 받을 만큼 선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야 어쨌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금은 9만원 가량 들어있었던 것 같은데 당연히(?) 사라져버렸고, 그나마 카드나 신분증 같은 건 쓸데가 없었는지 온전히 들어 있더군요. 아무튼 세상에 의(義)가 남아 있다는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3 댓글

마드리갈

2021-04-15 14:09:01

세계를 뒤흔들어 놓은 그 버나드 메이도프가 죽었네요.

그의 로마자 이름표기인 Bernard Madoff를 보다가 순간 이런 생각도 드네요. 그의 미친(Mad) 일생이 이제 종료(off)된 건가 싶기도...그래도 그의 사기피해는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고, 여전히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업계에 언제든지 큰손들의 인물 자체에서 유래하는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보니...


게다가 조금 더 진상을 들여다 보면 여러모로 복마전이라는 감을 떨칠 수가 없어요.

버나드 메이도프 본인은 미국의 주요 증권거래소 중의 하나인 나스닥(NASDAQ)의 대표이기도 했어요. 나스닥은 10조 8570억 달러의 자본이 거래되는 증권거래소로, 시장규모가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일본의 같은 수치의 2배에 달하는 큰 시장이죠. 게다가 고위험 고수익 시장인 주식시장 내에서도 특히 모험적인 것으로 유명해요.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이 백일하에 드러난 이후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나스닥의 수장이 될 수 있었는지가 궁금해졌어요. 영국의 유서깊은 금융회사이자 80일간의 세계일주에도 언급되는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시킨 것으로 악명높았던 영국의 펀드매니저 닉 리슨(Nick Leeson, 1967년생)은 이에 비하면 양반이었어요.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에 피해를 입은 고객의 면면만 봐도 정말 엄청나죠.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Banco Santander), 영국의 HSBC 등도 거액의 피해를 보았을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가 중에서 칼 J. 샤피로(Carl J. Shapiro, 1913-2021)도 있었어요. 그가 95세였던 2008년에 버나드 메이도프의 투자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인해 수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은 물론이고 샤피로 일가와 그의 가문이 운영하는 재단도 위기에 빠졌어요. 사기의 피해자면서 동시에 메이도프의 사실상 공범이 되어 버려서 결국은 6억 2500만 달러의 채권을 미국 정부에 양도하는 것으로 민사상 면책을 받았어요. 이 수치는 샤피로 본인 및 아내의 순자산을 초과하는 금액이자 민사상 면책만 되었지 형사상 면책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그리고 칼 샤피로 본인은 올해 3월초에 108세를 일기로 삶을 마쳤어요.


지금 금융계에 폭탄 하나가 또 있어요.

빌 황(Bill Hwang, 1964년생)이라는 펀드매니저로 촉발되는 위기가 있거든요. 당장 지난달 말의 10일간 그가 입은 손해는 200억 달러에 이르고, 피해고객은 일본의 노무라홀딩스(Nomura Holdings) 및 스위스의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 등의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예요. 문제의 빌 황은 이전에도 내부자거래 등의 위법을 저지르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 결국 그가 세운 가족기업 아케고스(Archegos Capital Management)가 거액의 손실을 내면서 고객사들도 연쇄적으로 거액의 손실을 떠안고 있어요. 이것도 역시 큰손들의 인물 자체에서 유래하는 이른바 오너 리스크에서 전혀 자유롭지 않으니 역사는 반복되는 듯해요.


잘 인용하시는 검은 사기라는 만화에 관심이 가네요. 여유가 되는대로 읽어보고 싶기도 하네요.

잃어버린 지갑을 찾으셨군요. 현금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다른 것들이 돌아온 것은 다행이예요. 세계가 아직은 나쁘지만은 않네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제목이 조금 기니까 이용규칙 게시판 제8조 및 추가사항에 맞추어 제목을 조금 단축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어요.

Lester

2021-04-16 12:05:01

제목은 짧게 수정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오너 리스크라는 것은 결국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의 현실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만화 "검은 사기"를 좀 더 인용하자면, FX나 마진거래 등의 투자에 대해서도 작가가 강조하는 말이 있는데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도박이다'라는 겁니다. 진짜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데 사기는 오죽하겠느냐는 거죠.


사실 그 지갑에 완간 미드나이트라는 아케이드 게임용 카드가 들어 있어서 더욱 충격이 컸던 것도 있습니다. 카드값 5천원에 한판당 1천원 해서 스토리 전부 도는 데 60미션이니까 6만원, 그 외 배틀 횟수 최소 30번이니까 3만원... 그래서 해당 게임을 그만둘 생각도 했는데 되찾아서 다행입니다. (해당 게임에 대한 관심은 이미 시들어서 좀 그렇지만요)

SiteOwner

2021-05-05 19:30:18

문제의 버나드 메이도프가 결국은 죽었군요.

그가 남긴 부정적인 유산은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그의 죽음에 기뻐해야 하는가, 슬퍼해야 하는가, 제3의 선택지가 있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론을 내릴 수도 없군요. 분명한 것은, 메이도프처럼 살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개인으로서도, 사회의 일원으로서도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세계를 뒤흔들기 위해 끔찍한 것이라도 불사하려는 세력, 있습니다.

과거의 공산주의자들이라든지, 현재에도 세계 각지에서 암약중인 극단주의자들. 국내라고 해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알려져 있습니다. 정작 그들은 그 목적에 그렇게 당당하지 못한 것인지 그 실체를 드러내려 하지 않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잃어버린 지갑을 찾으셨군요. 천만다행입니다.

그러고 보니, 1995년에 저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년 때였는데, 얼마 안된 현금조차 그대로 있었던 기적이 있었습니다. 습득자는 한 재단 내의 중학교 학생.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김수환 추기경에 관한 책을 사 준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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