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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썼던 글인 세기의 끝과 시작 4 - 실정법 안지키기 운동에는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4반세기 전의 대학가를 풍미하다 만 실정법 안지키기 운동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실재하는 성문법이든 관습법이든 지키지 않겠다는 이 운동은 손해가 너무나도 커서 곧 사그라들고 말았는데...
이런 발상의 것이 4반세기가 지난 요즘에 부활할 줄이야 상상도 못했습니다.
소년병 징집청원이라는 것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해당 페이지 및 언론보도를 소개합니다.
여성징병대신에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주십시오 (2021년 4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여성도 군 복무’ 제안에… “소년병 징집” 맞불 靑청원 (2021년 4월 21일 조선일보)
무슨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이런 청원이 세계 주요 문명국가 중의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받아들여질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는 단언하지 못합니다. 즉, 당파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 문명사회의 근간을 파괴할 여지가 있거나 많은 사람들의 실생활을 해치려 드는 독소조항이라면 역풍이 안 불고는 못 배기겠지요. 그런 발상은 25년 전의 실정법 안 지키기 운동같은, 역사의 뒤안길로 일찌감치 퇴장해야 할 일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딱히 그들을 막을 생각도 없고 저에게는 그런 권리도 없습니다만...
그들이 자초한 역풍에 휩쓸려가든 말든 관여할 생각도 없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서도 못 배우니까, 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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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2021-04-21 22:06:50
자유롭게 정부에 원하는걸 이야기 해보라는게 청원 게시판의 취지라지만 자유와 방종은 구분해야죠. 거기다 소년병 징집청원 따위는 자유 이전에 그냥 우둔함의 극치구요.
SiteOwner
2021-04-22 20:07:05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놔도 그 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게 이렇게 드러납니다.
자유와 방종의 구분...이게 안되는 사람이 행동력만 좋으면 이런 참사로 이어집니다. 진심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누군가를 몰락시키기 위해 공작을 했는지는 몰라도, 어느 쪽이든 끔찍한 발상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둔함의 극치지요. 소년병 징집청원은.
쇠고기 우둔살은 맛있습니다만 예의 우둔한 청원은 어디 하나 쓸 데가 없습니다.
Lester
2021-04-21 22:27:09
'여성징병' 대신에 '소년병'이라... 맥락을 보아하니 '소년소녀'가 아닌 '소년'만 해당되겠군요. 우리나라는 무슨 개미와 벌 수준으로 퇴화한 건가요? 정말 해괴하기 그지없습니다. 조선시대였나, 삼정의 폐단에 시달리다 못해 거세를 선택했다는 어느 가장에 대한 기록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 수준까지 가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SiteOwner
2021-04-22 20:31:34
실정법 안지키기 운동이 벌어진지 25년이 지났고 세계가 크게 바뀌었는데도 그때 금방 역풍이 불고 만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발상이 이제 다시 일어난다는 점에서 개탄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문제의 소년병 징집청원의 가능성은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다른 하나는 역공작 차원에서, 어느 쪽이라도 끔찍하다는 것은 분명하고, 역풍은 피할 수 없으며, 또한 진영논리에 기초한 행동은 파국을 맞게 됩니다.
1996년 여름 한총련의 연세대학교 점거사태가 끝난 후 한총련은 스스로 연대대첩 운운하면서 헛소리를 쏟아내었고, 그 결과, "행동하는 지성인" 내지는 "나라사랑하는 방법이 다를 뿐" 으로 여겨졌던 학생운동권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사실 이후에도 학생회장 선거에 미군철수를 공약으로 걸던 구태를 반복하였고, 그 뒤로는 없어도 되는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대결과 반목만을 내세우는 자칭 "페미니즘" 도 이런 길을 걸을 것이 예약되어 있습니다.
모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에 이런 게 있습니다.
강남 쪽의 부유층 학부모들이 아들의 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성적이 잘 나오면 보상으로서 콜걸을 불러줘서 마음껏 섹스를 하게 해준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도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역공작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진영논리에 찌든 사람들이 온갖 조작을 일삼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누군가를 타도하기 위해서라면 얻는 게 없을지라도 손에 잡히는대로 마구잡이로 공격을 하는데, 그렇게 휘두른 칼이 반드시 타인을 향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