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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수사(外交的修辞)" 라는 화법이 있어요.
글자 그대로, 외교관들이 잘 구사하는 화법으로 현대의 국제사회가 국가간의 합의를 전제할 수밖에 없다 보니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면서도 동시에 대의명분을 얻어서 반박을 최대한 저지하는 교묘한 화법인 것이죠. 사실 아무리 국력이 좌우하는 국제정치라고 하더라도 모든 의사결정을 전쟁에 의존할 수만은 없어요. 전쟁은 정말 돈을 퍼먹는 괴물인데다 전쟁에서 국민이 희생되는 것은 사실상 필연이다 보니 국민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을 그냥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약간 관점을 바꾸어 보자면, 외교적 수사란, 적은 비용으로 국익을 지키는 아주 유용한 도구라도도 할 수 있겠죠.
또한, 이것도 성립해요. 국익을 해치려면 거칠게 말하면 된다는 것.
이런 사례는 일일이 언급하는 데에 밑도 끝도 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사건 하면 냉전기였던 1976년에 발생한 8.18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겠죠. 당시 헛소리로 일관하던 북한은 정말 망할 뻔 했고 이 상황에 대해서 소련과 중국은 그냥 등을 돌려 버렸어요. 즉 북한은 자유진영인 제1세계의 공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산진영인 제2세계를 이끌어가는 소련과 중국에조차도 버림받고 제3세계인 비동맹주의 국가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었죠. 즉 끔찍한 테러사건을 일으켜 놓고도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내뱉은 헛소리 몇 마디와 국가의 운명을 맞바꾼 것이죠.
요즘은 이런 발언까지 나오고 있어요.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발언이 꽤나 거칠어요. 국내 미디어에서 말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미디어 여론동향 등을 파악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우려를 금할 길이 없어요.
자세한 것은 이하의 기사에서 보실 수 있어요.
정세균 “미국 백신 금수조치, 깡패들이나 하는 짓”, 2021년 4월 23일 조선닷컴 기사
이런 발언을 해서 우리가 얻을 게 과연 무엇일까요?
만일, 우리나라가 위험에 빠진다든지 하는 유사시에 미국의 협조를 구해야 할 상황에서 전현직 국가지도자들의 발언을 문제삼아서 우리나라가 더욱 불리한 상황에 몰린다면 그 뒤는 보나마나겠죠. 사실 이게 기우도 아닌 게,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한 무시전략을 구사중인데다 미국도 한국 피로증(Korea fatigue)을 여러 행동으로 보이고 있어요. 즉 결과적으로 이적행위라는 것.
물론 우리나라에 우리나라의 고유한 사정과 반드시 관철해야 할 국익이 있으니 주변국의 동향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말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건 명백해요. 즉 외교적 수사가 필요한 것이죠. 우리나라가 매력있고 그러니 우리나라를 적대하면 그게 바로 손해로 이어짐을 보여주는 화법은 정말 구사할 수 없는 건가요. 아니면 그런 화법을 쓰면 삼대 구족이 맞아 죽기라도 하는 걸까요.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을수도 질수도 있어요.
미국에게 가장 지독한 적국이었고 20세기 전반에는 결국 원폭투하에 항복하고 20세기 후반에는 플라자합의로 경제력까지 꺾인 일본이 미국의 최우선 동맹으로 부상하고, 한미동맹 및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 등을 통해 세계최빈국에서 10대 강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가 이제는 동맹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어요.
신뢰는 얻기도 힘들지만 지키기는 더욱 힘들다죠.
지금 국가지도자들의 발언을 보니 반박할 생각도 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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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1-04-23 22:47:55
한 나라의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냥 흘려보낼 말이 아닌데 말이죠.
높은 자리일수록, 높은 자리에 있었을수록 조심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좀 그렇네요.
마드리갈
2021-04-24 13:07:15
그렇죠. 정부 고관을 지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말의 무게를 늘리기 마련이죠.
즉 어떻게 말을 하는가에 따라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지만 역으로도 불리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러니 외교적 수사가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에서 일본을 비판할 때 잘 쓰던 논리가 있죠.
이미 무라야마 담화., 코노 담화 등의 공식적인 과거사 사죄성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인들이 툭툭 내뱉는 망언을 보고 "진정한 사죄는 없다" 라고 반응하는. 그런데 예의 깡패 발언 덕분에, 일본을 공격할 때 썼던 그 칼이 우리를 찌르게 생겼어요. 누구를 탓할 수도 없어요. 이제 할 수 있는 남탓은 다했으니 남은 건 자신을 탓할 수밖에...
지금 이렇게 입장이 역전되는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마드리갈
2021-05-18 23:34:12
2021년 5월 18일 업데이트
우려하던 상황이 또 하나 발생했어요.
이번에는 여당의 대표가 미국의 민주주의 수준이 2등급이니, 대북전단관련의 청문회를 월권행위라고 발언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방문 직전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발언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보이고 있어요. 이런 발언으로 얻는 게 뭔지, 적어도 저는 모르겠어요.
이하의 보도를 참조하시길 부탁드려요.
文 방미 하루 전, 송영길 “美민주주의는 2등급, 전단 청문회 월권”, 2021년 5월 18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06-07 13:58:08
2021년 6월 7일 업데이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미 과격발언은 물론이고 대일 과격발언까지 했어요.
저런 발언을 해서 얼마나 상황해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는데다 결과적으로 자충수에 지나지 않아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버르장머리 발언이 얼마나 이득이 있었으며, 그런 일본과의 월드컵 공동개최를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뭐가 되는 것인지. 자충수가 되어도 이건 제 행동범위 밖의 일이니 그냥 상황을 관망해야겠죠.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에는 이런 말을 절대로 안하겠죠. 당연하겠지만.
이하의 보도를 참조하시기를 부탁드려요.
정세균, ‘독도’ 표시 일본에 “고약하고 치사해…올림픽 보이콧해야”, 2021년 5월 29일 아주경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