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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지금은 5월 중순인데, 낮 기온이 섭씨 30도(=화씨 86도)를 기록했어요.
절기상으로는 이미 입하가 지났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그래도 마냥 봄같이는 지낼 수 없다는 게 요즘 날씨인 듯...
내일부터는 3일 연속 비가 온다고 하네요. 남부지방은 물론 중부지방도 마찬가지로,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네요.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역시 가득해요. 물론 점차 더워져서 8월 초순은 또다시 섭씨 40도(=화씨 104도)의 폭염을 견뎌내야겠지만..
전부터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저변 자체가 검열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그 검열이라는 것도 이상할 정도로 선택적이라는 게 보여요.
창작물에 대해서는 마구잡이로 검열해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방해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고, 등장하는 기업명도 마구잡이로 검열하는 것 같은데 유독 중국기업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그 엄격한 기준이 종적을 감춘다는 게...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근래에 형성된 거라면 그걸 바꾸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네요.
여러 경제지표를 보면서 우려되는 게 몇 가지 보이고 있어요.
최근은 이 문제로 인해 주간에는 포럼에 코멘트를 쓸 여유조차 줄어드네요. 그래도 아무 할일 없는 것보다는 적당히 바쁜 게 좋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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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1-05-16 23:31:37
검열 기준은 원래 엄격한 듯 하면서 이상한 쪽에서는 유했죠. 그냥 판단기준이 "내 마음대로"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날씨도 더운데 이래저래 조심해야겠어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래요.
마드리갈
2021-05-17 00:24:24
갑자기 덥다가 또 이제는 주말 내내 비가 왔고 오늘인 월요일도 또 비가 온다죠.
그런데도 시원하다는 감각은 별로 안 느껴지네요. 역시 습도가 높아서...
좋은 말씀에 감사드려요, 건강에 더욱 신경쓸께요!!
사실 대왕고래님께서 말씀해 주신 게 정답이예요.
검열은 역시 판단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검열은 자의적으로 흐르기 쉽고, 그렇게 되면 결국 창작자도 향유자도 비굴해지게 되어요. 중국이 소프트파워에서 크게 뒤지는 이유도 바로 이런 데에 있어요. 공산당이 내세우는 온갖 검열기준을 맞춰야 되니 중국의 영상물은 재미가 없어지고, 결국 중국의 시청자들은 해외컨텐츠로 눈을 돌리는데 이것도 역시 검열을 피해야 접근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죠. 여러모로 역효과투성이예요.
마키
2021-05-17 11:29:42
게임이나 영상 쪽 심의 같은 경우도 은근히 기준이 중구난방이죠.
도중에 인간의 내장이 여과없이 나오는 에반게리온: 파는 대체 무슨 기준으로 12세 이용가인지, 슈퍼맨의 이야기를 비틀어놓은 더 보이는 무슨 기준으로 15세 이용가인지 내용을 제대로 보고 심의를 한건지 의문스러운 내용이었죠....?
게임 쪽은 한술 더 떠서 GTA 시리즈처럼 노골적으로 범죄 요소나 욕설이 나오는 게임도 문제없이 통과되고,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처럼 욕설의 비중이 높은 게임도 통과되고, 섬란 카구라나 걸건 시리즈, 근래 화제인 모바일 게임 라스트 오리진 처럼 그쪽 취향인 사람들이 봐도 이게 정발이 돼요?!/이게 서비스가 돼요!? 싶은 게임도 통과되는 반면 슬롯머신이나 포커 게임처럼 도박과 관계된 요소가 조금이라도 포함되면?설사 포켓몬이고 뭐고 간에 발매 불허, 해당 내용 검열, 청소년 이용불가 취급의 3택을 강요하고 있죠.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보드게임 모음집 世界のアソビ大全51(직역하면 세계의 놀이 대전 51)도, 일부 수록 게임이 블랙잭이나 포커 등 대한민국 법률상 불법인 도박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북미판 영제인 51 Worldwide Games로, 그마저도 청소년 이용불가로 발매되는 지경에 이르렀죠.
의외로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것(모탈컴뱃 시리즈는 여기서도 예외인듯...)은 영상이든 게임이든 은근히 관대하고, 선정성이 다소 높은 것도 대놓고 H씬이나 전라 노출씬 같은 것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어느정도는 허용해주는 반면 도박과 관계된 것들은 바다이야기의 영향으로 무조건 틀어막아버리고 있는게 희한한 점.
마드리갈
2021-05-17 12:45:16
역시 기준이 자의적인데다 일관성이 없네요.
잔혹한 장면은 12세 이용가, 도박은 청소년 이용불가...참으로 대단한 기준이예요. 아무리 도박의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는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해야 규제가 된다는 발상 자체가 정말 이해불가예요.
섬란카구라, 경녀, 도메스틱 그녀 등은 정말 국내방영되는 게 신기하다 싶었죠.
말씀하신 것처럼 폭력관련은 묘하게 꽤 관대하다든지 하는 것도 있고...
최근에 꽤 어이없던 검열이라면 뉴게임에서 회사 내에 여성직원만 있는 부서 내에서 하반신이 팬티 한장 뿐인 경우가 많은 야가미 코우의 경우라든지, 내가 서민샘플로 납치당한 건에서 진료 카렌의 핫팬츠 착용모습 전체가 모자이크 처리가 된 것이라든지, 여동생만 있으면 돼 애니의 제1화에서 소설가 하시마 이츠키가 작중에서 풀어낸 미친 설정이 통삭제된 경우라든지, 수염을 깎다 그리고 여고생을 줍다 애니 3화에서 가출여고생 오기와라 사유가 야구치 쿄야와 섹스하는 장면 및 그 오기와라 사유가 동거중인 20대 직장인 요시다 앞에서 속옷차림으로 어필하는 장면의 통삭제 등이 있어요.
이 사례 중 팬티나 핫팬츠를 검열해 버린 것은 마치 그 인물들을 하의실종 노출광같이 왜곡해 버리는 효과가 났고, 통삭제의 경우는 내용의 이해를 크게 방해하는 건 물론 작품 속의 메시지를 심각하게 왜곡하거나 폐기해 버리는 문제까지 발생했어요. 여동생만 있으면 돼의 경우 애니플러스 방영판만 보면 편집장이 대뜸 소설가에게 화내니까 편집장이 나쁜 것 같지만, 실은 소설가가 말도 안되는 변태적인 설정을 늘어놨으니 편집장의 시각에서 당연히 제동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수염을 깎다 그리고 여고생을 줍다의 경우, 오기와라 사유의 정신이 얼마나 망가져 있었는지와 요시다가 왜 다른 남자들과 같이 사유를 성적 대상으로 안 보고 동거생활을 계속하는지에 대한 개연성 부여가 그냥 폐기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이야기가 꽤 경박하게 되어 버렸어요.
Papillon
2021-05-17 13:47:04
국내 심의가 중구난방으로 보이는 부분은 사실 대부분은 폭력성, 선정성 외에 다른 요소가 개입되어서 일어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선 첫째 요소는 '모방 가능성'. 요컨대 '이걸 본 사람이 흉내 낼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언급하신 "더 보이"와 "에반게리온: 파"가 19세가 아닌 이유는 '현실에 없는 존재가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에는 초능력 외계인이 없으며, 거대 인조인간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행각을 따라 할 수 없으며, 그렇기에 심의 등급도 낮게 측정됩니다. 반대로 식칼로 사람을 몇 번 찌르는 것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식칼로 상대를 죽이는 장면은 심의 등급에 큰 영향을 줍니다.
둘째 요소는 '이야기 전개나 주제 표현을 위해 필요한 장면인가?'라는 점입니다. 언급하신 '모탈컴뱃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되지 못하는 건 이 영향이 큽니다. 예를 들어, '폴아웃 뉴베가스'에서 플레이어는 시체를 육편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정식 발매가 되었지요. 이렇게 된 이유는 '모탈컴뱃 시리즈'의 잔혹성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페이탈리티 시스템이 순수하게 유희성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굳이 페이탈리티를 할 필요도 없고, 잔혹한 행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승리할 시, 플레이어에게 페이탈리티를 하도록 유도하여 플레이어가 잔혹한 행위를 직접 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도 주제 표현을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은 잔혹성에 플레이어를 참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모탈컴뱃은 정식 발매가 불가능합니다.
셋째는 좀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괘씸죄'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등급을 속인 전적이 있는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는 주로 게임, 특히 애니메이션풍 미소녀 게임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언급하신 '라스트오리진'의 경우, '이런 게 가능했어?'라고 말할 정도로 굉장히 야하지만,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처음부터 19금으로 심의를 받았거든요. 하지만 본래 12세 정도로 통과한 게임이 야한 스킨(15금~19금 정도)을 판매할 경우 바로 제재가 들어가며, 상당히 빡빡하게 심의를 합니다. 이는 '속여서 등급을 받았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이런 면에서 완고한 건 '바다이야기' 사건 때문인데, 흔히 슬롯머신 정도로 알고 있지만 '바다이야기'는 본래 아케이드 게임기로 판매되었습니다. 단지, 특수한 조작을 가하면 슬롯머신 기능이 활성화될 뿐이죠. 이런 전례가 있다 보니 심의를 속이는 행위에 대해 거의 경기 수준의 반응을 보여줍니다.
넷째는 '자기검열'입니다. 요컨대 당국보다는 창작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알아서 겁먹고 검열을 하는 경우죠. 이는 주로 주요 소비자층과 충돌을 빚기 싫어서 일어나는 사태입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신해철 씨의 인터뷰 모음집인 '신해철의 쾌변독설'에 나와 있습니다. 신해철 씨는 '100분 토론' 당시 상당히 자유로운 옷차림을 하고 등장했습니다. 문신이나 피어싱, 염색 등 당시 기준으로는 논란이 될법한 일이었죠. 하지만 문제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100분 토론'의 주요 시청자와 진행자는 소위 '지식인 계층'이 많았고, 이들은 이런 옷차림 면에서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했거든요. 그렇기에 오히려 '다음번에는 더 강하게 하고 오시는 게 어때요?'라고 손석희 아나운서가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예능에 출현할 때는 문신을 가리고, 피어싱은 빼고, 검은 머리로 출현할 것을 요구했다는데요. 이는 예능은 다양한 층이 시청하며, 이런 것에 문제의식을 지닐 만한 사람들 역시 볼 경우 문제 제기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웹툰의 검열 문제 역시 비슷한 경우입니다. 웹툰의 경우, 어린 학생들이나 여성들이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때문에 혹시라도 문제가 될 것에 겁먹은 네이버 편집부가 과도한 검열을 시행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