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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A7 - Taxi Driver

Lester, 2021-06-02 04:40:49

조회 수
154

Taxi Driver - 택시 기사




"리 씨?"

택시 라디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자 레스터가 반갑게 화답했다.

"클로이? 오랜만이네요. 그 동안 쉬었어요?"

"아뇨. 별 일 없었어요. 시외권의 오리온즈 피크Orion's Peak에 손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그럼 이만."

클로이가 전에 없이 단숨에 말을 끝맺자 레스터는 당황했다. 게다가 희미하지만 뭔가를 억누르는지 이를 악물고 말하는 듯했다. 레스터는 느낌이 수상하여 되물었다.

"잠깐, 잠깐만요. 괜찮아요? 그 동안 뭐 안 좋은 일이라도 당했어요?"

"아니라니까요! 별 거 아니에요. 끊을게요.... 흐윽."

마지막에 코를 훔치는 소리가 난 걸 보니 전혀 별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클로이가 무전을 끊어버린 이상, 싫다고 하는데 억지로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더욱 별 일이 아닌, '진짜 일'이 떨어지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레스터는 찜찜한 마음을 안고 택시를 돌려 목적지로 향하는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즈 피크는 트와일라이트 시티의 시외권에 있는 지역들 중 하나로, 산간지대에서 그나마 완만한 언덕이라 비털쥬스 전망대Betelgeuse Observatory를 비롯한 건물 몇 채가 올라앉아 있었다. 듣기로는 그 주위에도 도로를 따라 산장이나 모텔이 몇 채 있긴 했지만 오리온즈 피크의 숙박업소들이 가장 인기가 높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고 했다. 뭐 실제로는 전망대 앞의 주차장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 비밀을 꿰뚫어본 사람은 얼마 없었다. 그래서 레스터는 혹시 이번 손님이 그 바가지를 뒤집어쓴 투숙객들 중 한 명이 아닌가 하고 궁금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제대로 빗나갔다. 레스터가 택시를 세우자, 탱크탑 덕분에 우락부락한 몸매가 돋보이는 포니테일 여성이 뒷좌석에 올라타더니 말했다.

"선라이즈 코스트Sunrise Coast의 애쉬필드Ashfield에 있는, 세인트 아르테미스 체육관St. Artemis Gym으로."

"네, 알겠습니다."


Taxi Driver: Bridget Broderick


택시를 출발시키자마자 승객이 말을 꺼냈다

"창 열어도 되죠?"

"네, 그러세요."

레스터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응했다. 승객은 차창 너머에서 들어오는 바람과 숲의 내음새를 맡으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아, 이제 살겠네. 하도 뛰어다녔더니."

"운동하셨군요?"

"네, 좀 많이 달렸죠. 오르막길 정도는 문제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오래 걸어다녀서 그런가."

"어디서부터 조깅하셨는데요?"

"음, 호라이즌 비치Horizon Beach의 폭스베리Foxbury에서부터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네?!"

레스터가 대경실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폭스베리는 엄밀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 기준으로 트와일라이트 시티의 끝과 끝에 해당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해안가에서 산간 지방까지 오르막길을, 교통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조깅으로만 왔다니 이 무슨 철인인가 싶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승객은 허리춤의 색에서 물병을 꺼내 벌컥벌컥 마시고는 대답했다.

"왜요? 그 정도는 다들 기본 아닌가요?"

"글쎄요."

레스터가 전에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아파트 계단이면 몰라도 산은 질색이었기 때문이다.

"참, 브리짓 브로데릭Bridget Broderick이에요. 웃긴 이름 같지만. 기사님은 이름이 뭐죠?"

"레스터입니다. 제가 봤을 땐 이상한 이름 같지 않은데요. 왜요?"

"하필이면 전남편이랑 후처를 살해한 아줌마(Betty Broderick, 1989년에 전남편과 후처를 살해한 죄로 2심에서 2급 살인죄로 32년형을 선고받았다)랑 같을 게 뭐야. 난 그거 때문에 적잖이 놀림 많이 받았어요. 알아요?"

"대충 이해가 되네요."

"더 짜증나는 건, 같은 여자들이 더욱 괴롭히는 거야! 지들도 잘생긴 남자들한테 꼬리치고 돈 뜯어내면서 말이지! 그러면서 그걸 따지면 지들은 아니라고 발뺌을 하는데! 열이 받아요, 안 받아요?"

"열 받죠, 당연히!"

"잘못한 거에요, 아니에요?"

"잘못한 거죠."

"잘못했으면 맞아야 돼요, 안 맞아야 돼요?"

"그래서, 때렸어요?"

브리짓은 맺힌 한의 크기만큼 콧방귀를 뀌었다.

"설마요. 그 당시의 저는 마르고 약했거든요. 그리고 그걸로 끝날 줄 알았지. 그런데 사회에 나와보니까 변함이 없더라고. 게다가 이번엔 남자 여자, 늙은이 젊은이 가리지를 않아! 대체 어떻게 되먹은 세상인지 알 수가 없어!"

"그렇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레스터가 브리짓의 말투가 점점 격해지니 주의하라는 뜻도 겸하며 달랬다. 브리짓도 그걸 인지했는지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뭐, 그래서 몸을 만들기로 한 거죠. 이러고 나니까 아무도 건들지 않더라고요. 눈치나 설설 보고. 그리고 약한 것들끼리 모여서 서로 뒷담화나 까고 밀어낼 궁리를 하지. 그래서 결국엔 회사를 나왔어요."

"어딜가나 정치가 있죠. 사회적 동물은 얼어죽을."

레스터가 자기 경험을 떠올리며 쓴소리를 하자 브리짓이 더욱 격한 표현으로 동조했다.

"얼어죽을도 모자라죠. 개 좆같은 소리에요. 그래서, 그냥 아예 저만의 공간을 만들었죠. 체육관으로."

"그렇죠. 닭의 볏이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뭐요? 겁쟁이chicken라고요?"

레스터는 상대가 동양의 고사성어나 속담 따위 알 리가 없는 미국인임을 새삼 깨닫고 황급히 사과했다.

"아, 그런 뜻이 아닙니다. 동양의 격언인데, 강자들 사이에서 말로만 잘 지내는 척하기보단, 약자들 사이에서 왕이 되라는 뜻입니다. 뭐, 이 상황엔 안 맞는군요. 강자들 사이에 서시려는 분이니까."

알아듣게 설명을 한다는 게 점점 변명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브리짓은 무난하게 넘어갔다.

"뭐, 그럴지도 모르죠. 온갖 판과 함정을 짜고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 쪽에 들어가서 뭐 어쩌겠어요? 지들이 나한테 와서 싸우게 만들어야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레스터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체육관을 연 건 과거의 나를 챙기자는 의미도 있어요. 예나 지금이나 애들끼리 따돌리고 괴롭히고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생각 같아선 내가 찾아가서 팔다리를 전부 분질러놓고 싶은데, 애들이라고 법에 안 걸린다나 어쩐다나 하니 피곤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괴롭힘당한 애들이 찾아오면 제가 훈련을 시켜주죠. 당당해지라고."

"훌륭하시군요."

"뭣하면 기사님도 와서 운동 좀 하시지 그래요? 엄청 마르셨네. 택시 기사 일이 고된 줄은 알았지만 심한데요."

갑자기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자 레스터가 당황했지만,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선라이즈 코스트는 이름부터 일출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화끈하고 화려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래도 애쉬필드는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조용했지만 동네에 걸맞게 주택들이 화려한 편에 속했다. 구역 이름만큼은 도대체 누가 붙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택시가 브리짓이 운영하는 세인트 아르테미스 체육관 앞에 멈추자, 브리짓이 내리더니 간판을 가리키더니 낄낄 웃으며 말했다.

"멋지지 않아요?"

체육관 이름 옆에 붙은 상징은 참 강렬했다. 해적기마냥 양 팔뚝이 곰 머리를 X자로 조르고 있었다. 체육관 이름도 그렇고, 저 안에 들어가면 고대 그리스의 초인들이 우글대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멋... 지네요. 올림포스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생각을 했는데, 이미 누가 쓰고 있더라고요. 찾아가서 한 판 붙자고 할까."

"아니아니아니, 패싸움은 안 되죠."

브리짓이 제정신이냐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누가 싸운대요? 운동으로 승부를 내자고 했지."

"...그건 그렇네요."

"아무튼, 답답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스트레스 풀게 해줄테니까. 명함 줄게요."

"알겠습니다."

브리짓이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 틈 사이로 운동광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들려나왔다. 어찌나 우렁찬지 그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움찔할 정도였다. 레스터는 명함을 들여다보고 지갑에 넣으려다가, 차를 탔을 때 잘 보이도록 택시 라디오 위에 끼워놓았다. 클로이에게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당사자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 오피니언 프라임 (6월 2일) ]

부분 광고 - "신이라 불리지 말고 신이 되어라!"

신화에 나오는 영웅들 같은 사람들과 비교당하는 자신이 한심하신가요? 자신은 그런 반열에 들지 못할 것 같아서 속상하신가요? 걱정 마세요. 당신도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팔이든 다리든, 심지어 손가락이라도 움직이세요! 행동하지 않는 한, 밝은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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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광고는 종교와 아무 상관이 없으므로 다시 실었습니다. -편집자 주


(추가 에피소드 7화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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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같아선 정식 에피소드를 연재하고 싶었는데, 하도 쉬었다니 감도 약해진 것 같고 아직도 사건 구성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일단 추가 에피소드를 올렸습니다. 이런 추가 에피소드도 기승전결 구성하려면 2~3시간이 걸리는데, 정식 에피소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네요. 결말부터 정하고 중간은 나중에 채우면 된다는 기본기는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해보려고 하니까 쉽지가 않네요. 옛날 그 시절처럼 노트에 번호 붙여가며 일일이 기록해야 좀 될랑말랑하니, 진짜 철저하게 해 봐야겠습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1-06-03 12:55:26

오랜만에 소설을 써 주신 데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려요.


이번의 승객은 헬스넛(Health Nut)이라고 불리는 부류의 사람이네요. 건강광, 운동광 등으로 번역가능한, 근육을 많이 키우고 건강하고 활력있음에 보람을 느끼는 헬스넛. 해안에서 높은 산까지를 저렇게 조깅으로 달릴 수 있는 게 대단해요. 게다가 과거를 저렇게 극복하고 강해져 있다는 것에서 매력이 느껴지고 있어요.

그녀의 이름은 브리짓 브로데릭이군요. 역시 배경지식이 있냐 없냐에 따라서 인상이 확 갈리는 이름이군요. 하긴 우리나라같이 성씨가 적은 나라는 소수파이니까...게다가, 미국에서는 역시 닭을 겁쟁이의 상징으로 보는 경향도 팽배하고, 이렇게 택시 안에서 진행되는 비교적 짧은 대화에서도 문화의 다름이 보이는 게 참 재미있게 보여요.


그러고 보니, 지명에서 오리온자리 및 그 별자리의 별을 딴 지명이 있는 것에도 눈길이 가고 있어요.

오리온즈 피크(Orion's Peak)라든지, 비털쥬스 전망대(Betelgeuse Observatory)라든지.

세인트 아르테미스 체육관의 광고 또한 인상적이예요. 직접 신이 되어라는 독려. 이런 데에서, 브리짓 브로데릭의 매력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이런 것이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감동이 아닐까...

Lester

2021-06-03 17:12:59

1. 사실 운동광 캐릭터는 시도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묘사해야 하나 좀 고민이 됐는데, GTA5나 SOS 해상 특수구조대(만화)의 캐릭터울트라맨 사나다 진 같은 경우를 참고했더니 대강 형태가 나오더군요. 도시 끝에서 끝으로 조깅을 하고도 멀쩡한 모습은 후자에서 따왔습니다. (작중에서는 특수구조대의 명물인 100km 행군을 역대 최단 시간으로 클리어했다는 설정) 에피소드 초반에 클로이에 대한 떡밥을 살짝 던져둔 만큼, 어쩌면 재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 사실 건물이나 랜드마크 같은 건 장소의 묘사를 위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지명까지 구상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종종 듭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명시를 안 하면 거리감도, 도시의 크기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더구나 시외권은 특별히 설정해 둔 게 없어서 지명을 즉석에서 생각해 내느라 애를 먹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오리온이 사냥꾼이었다는 게 생각나서 오리온즈 피크, 그리고 거기서 알파성인 베텔게우스(영어 발음은 비털쥬스)를 따왔습니다. 아니면 최근에 본 맨 인 블랙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3. 그러고 보니 이전 추가 에피소드의 조지 러스킨도 그렇고, 둘 다 학교폭력에 관계되어 있네요. 노리고 쓴 건 아닌데 제 과거와도 약간 닿아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배치가 되었나 봅니다.

SiteOwner

2021-06-23 18:34:32

이 시원한 초여름 저녁에 딱 어울리는 공간감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몇 가지 경험담이 같이 생각나다 보니까 역시 그것까지 같이 떠올라서 아주 생생하게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과거에는 사람들의 생활범위가 좁다 보니 사건사고에 보도되는 인물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으면 집중적인 공격이 되는 일이 흔했습니다. 1995년 당시 붙잡힌 남파간첩의 이름이 김동식이었다 보니 교내에서 김동식이라는 이름을 지닌 학생이 공격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더 심했습니다. 범죄자집안, 간첩집안이라고 돌을 던지고 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으니...작중의 브리짓 브로데릭이 겪었던 것도 알만합니다.

키가 작고 체력이 약했던 때에 무시당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급격히 성장해서 키가 커지고, 누군가의 도전을 막아내 버리니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1991년 하반기에 아침조회시간에 대뜸 싸움을 걸었던 J군의 얼굴을 발로 차서 제압하니까 그 이후로 최소한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도전이 없어졌습니다(기묘했던 어떤 중학생의 행적 참조). 그 뒤로는 운동을 해서 체격을 만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브리짓 브로데릭이 느끼는 것, 저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대학 때 주변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든지 깎아내리려고 저의 미래예측을 부정했는데, 요즘 저의 미래예측이 거의 대부분 맞아떨어졌습니다. 이 예측에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때의 저를 부정했던 사람들이 지금 태평성대를 살아서 좋은지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법의 제한만 아니라면 다른 것도 해보고 싶습니다만 그건 논외라서 여기서는 생략해야 할 듯 합니다.

Lester

2021-06-25 17:01:32

과거에 당했던 걸 되돌려줄 수 있다면 (다소 욕은 먹겠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만으로 모든 걸 덮고 넘어가기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 세계관에서는 복수대행업이 적잖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불만이 있다고 해서 돈으로 덮어버려도 되는 거냐는 식의 비판은 받겠지만... 가능성은 있겠지만서도 제가 작가로서 언급하지도 않은 부분에 대해 비판을 받는 것도 좀 그렇겠죠. 어쨌든 욕구 해소를 위해서 글을 쓰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사실 이번 회차의 핵심은 브리짓도 브리짓이지만 글 앞뒤에 나왔던 택시회사 배차원과의 관계인데... 이 점은 부각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좀 아쉽네요. 뭐, 추가 에피소드 특성상 묻히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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