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학 때 봤던 별별 희한한 사람들 중에는, 크메르 루주(Khmer rogue)의 지도자이자 캄보디아의 학살자였던 폴 포트(Pol Pot, 1925-1998)를 롤모델로 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1996년의 여름을 강타했던 대학가의 대사건인 한총련의 연세대 사태가 진압된 이후로는 간혹 교내에 나타나서는 한총련의 정당성을 연설했습니다. 특히 긴 강의의 중간 휴식시간에 난입해서 혼자서 한총련이 부당하게 탄압받고 있으니 진상규명에 협력해 달라느니, 세계 공산주의자가 연대하여 괴뢰 친미정부를 전복해야 한다느니, 군인, 경찰 및 공무원은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니까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한다느니 하는 연설을 벌이다가 교수가 들어와서 퇴장을 요구하면 한총련 노래를 부르면서 퇴장하고 그랬습니다.
그런 그가 왜 폴 포트를 지망했는지는 정확히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 반지성 공산주의노선에 따라 나라를 킬링필드로 만들어 버린 그 대표적인 인물이 폴 포트라서 그런 것이 작용했다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1998년. 폴 포트가 그해 4월에 죽었습니다. 그것도 그가 조직한 크메르 루주의 조직원들의 감금하에, 지병을 앓다가 잠든 사이에 수명을 다했다고. 1996년 2학기, 1997년 1, 2학기에 그렇게 한총련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다녔던 그도 1998년 1학기를 끝으로 교내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명수배중이었던 그가 체포되었으니까요.
그 뒤의 일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만 과거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목록에 전혀 이름조차 못 올리는 것으로 봐서 그의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거나 사실상 없었을 거라고 봐야겠습니다. 대체 그는 무엇을 위해 폴 포트를 롤모델로 삼고 그 덕분에 대학생 신분으로서 지명수배대상이 되어 결국 그렇게 되었는지...그의 생각을 알 수 없는 저로서는 그냥 이 정도로 기억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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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06-27 01:14:29
주장이나 믿는 우상이나 하나같이 정상이 아닌게, 괴짜를 지향하는 그냥 바보네요.
대체 뭘 하다가 지명수배가 된 걸까요. 인명피해가 생길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SiteOwner
2021-06-28 20:02:40
롤모델로 삼을 대상이 그렇게 없어서 폴 포트 따위를 택한 사람들, 의외로 꽤 있습니다.
주사파라고 불리던 김일성 일가 추종자들이라든지, 자원부국 베네수엘라를 거지로 만든 우고 차베스를 추종하던 자칭 진보주의자라든지, 하긴 범죄자 팬카페도 생기지 않습니까. 세상은 넓고 바보는 많습니다.
지명수배된 이유는 여럿 있었는데, 인명피해에 관련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죄목이 강도, 현주건조물방화 등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