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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H] 133화 - 계산은 철저히(2)

시어하트어택, 2021-07-14 07:59:46

조회 수
126

“다시 한번 말해 주겠어?”
나오미와 에곤이 돌아보니 노란 상의에 청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한 명 서 있다.
“어... 너 아까 지하에 있었지? 파울리 녀석 구해 주러 왔었나?”
“아, 말하자면, 그렇다고 해야겠지? 그것보다 좀 정확히 불러 주겠어?”
눈앞에 서 있는 현애가 나오미와 에곤을 노려보며 말한다.
“계속 이상하게 불리는 건 싫거든.”
“어쩌다가 우리의 업계 사정에 말려든 여행객... 이라고 하면 되겠지.”
나오미는 못마땅하다는 듯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그런데 아까 내가 말했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우리도 너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소니아가 어젯밤에 말한 건 생각이 잘 안 나나 봐?”
현애는 나오미의 말이 우습다는 건지, 아니면 들어 줄 가치도 없다는 건지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나오미를 잔뜩 노려보는 건 덤이다. 그 눈빛에서,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든다. 하지만 적개심 때문에 그런 것이려니 한다.?
“꽤나 성질 돋우게 만드네. 나름대로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만...”
“어떻게 할 거야, 나오미?”
옆에서 지켜보던 에곤이 묻는다.
“괜찮다면 내가 같이 상대해 줄까?”
“아니, 괜찮아. 아직은.”
“왜 허세를 부려? 이럴 때는 그런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야.”
“허세? 나는 허세 안 부렸어. 저런 녀석 정도는 나 혼자서 가능하다고.”
“그러지 말고.”
에곤이 나오미를 밀어내고 앞에 선다.
“너는 가서 자라라는 녀석하고 전에 못한 계산이나 하고 있어. 저 방해꾼 녀석은 내가 맡아서 처리할 테니.”
하지만 나오미는 물러서기는커녕 오히려 다시 에곤의 앞에 선다.
“아니, 오히려 방해꾼들을 먼저 치워 버려야지. 그러고 나서 저 녀석하고의 정산을 해야 하는 거고.”
“아, 순서가 그렇게 되는 건가?”
“다행히도 저 녀석의 능력은, 내 능력으로 다 파악했지.”
“오, 그게 가능한 건가?”
“내 머리로 기억하는 건 아니야. 내 붉은 줄은, 한번 당한 공격은 절대 잊지 않거든...!”
“너만 기억하는 건 아니지.”
나오미와 에곤을 노려보고 서 있는 현애도 지지 않겠다는 듯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잊고 있지 않다고. 무슨 말인지 아나?”
“당연히 알지. 하지만 네가 잊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잊지 않는다는 건, 그 차이가 크지!”
나오미는 그렇게 말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생김새와 목소리는 우연히 자신에게 끼어든 불청객이 맞다. 하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은 말투다. 마치 나오미를 잘 알고 있다는 듯한. 그래서 더 이상하다, 이건.
“자, 언제까지 그렇게 허세만 부리고 있을 거지?”
준비 태세만 취하고 버티고 서 있는 현애를 보고, 나오미가 들들 볶는다.
“어서 뭐라도 좀 해 보라고. 왜 그렇게 무력하게 서 있기만 한 거야?”
그러건 말건, 현애는 그냥 코웃음 치듯 웃기만 하고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겠다 이거지...”
나오미가 경멸하는 웃음을 띠고는 말한다.
“네 녀석의 그런 허세가 방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지. 네 녀석의 그 시답잖은 계책은 이미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
“......”
나오미의 말에도 현애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한다.
“그 허세도 얼마 못 갈 거다. 밑천은 금방 드러날 테니까!”
나오미가 이렇게 말하며 붉은 줄을 풀어놓는다. 막 그 붉은 줄이 현애를 향해 뻗어나가는데...
“잠깐, 나오미!”
에곤이 급히 나오미를 부른다.
“왜, 에곤.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건데?”
“여기 화면 좀 자세히 봐봐.”
에곤이 AI폰의 화면을 보여 주자...
“아, 아니, 이게 뭐야?”

한편 그 시간, 3층. 테이블에는 빵과 수프 등의 애피타이저가 차려져 일행의 군침을 돋운다. 애피타이저의 본분에 충실하기라도 하듯, 에피타이저 그 자체는 화려해 보이지 않다.
“응?”
한참 애피타이저를 먹던 니라차가 뭔가 이상했는지 옆 테이블을 한번 돌아보고 말한다.
“파울리 씨는 어디 갔어?”
“파울리 씨?”
세훈이 빵을 찢어 수프에 찍어 먹으려다가 미켈이 있던 테이블을 돌아본다. 미켈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조금 전만 해도 있었는데...”
그러면서 세훈은 현애 쪽으로 다시 가까이 가서, 목소리를 확 낮춘다.
“그런데 뭐가 위험하다는 거지?”
“금방 내려간 거 보면, 1층이나 2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 아니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우리도 가 봐야 하나?”
“가긴 어딜 가.”
현애가 세훈을 못 가게 제지한다.
“함부로 갔다가 더 이상하게 일이 꼬이거나 하면 어쩌려고 그래?”
“아니, 무슨 내가 거기 가서 활극이라도 벌이려고 그러는 줄 알아? 너 내 능력 잘 알잖아. 고작해야, 남의 능력을 증폭시켜 줄 뿐이라고.”
“자, 자, 거기까지 하고, 이제...”
현애가 세훈을 보고 막 다시 테이블 쪽으로 관심을 돌리려는데...
“잠깐, 너희들.”
현애와 세훈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다름 아닌 니라차다.
“뭐가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아, 아니야, 아무것도.”
세훈은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표정을 싹 바꾸고 시치미를 뗀다.
“별거 아니라니까. 그러니까...”
“아니긴 뭐가 아니야?”
니라차가 막 얼버무리려던 세훈의 말을 중간에 끊는다.
“어제는 파울리 씨가 설명하다 말고 갑자기 자기 움직임이 아닌 것처럼 움직이지 않나, 오늘은 또 갑자기 사라지더니 지친 얼굴로 나타나고, 너하고 현애는 토요일하고 일요일에 교대로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돌아오지 않나...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아, 아니, 그게 아니라고!”
세훈은 또다시 얼버무리려 하지만...
“어렴풋이 눈치는 채고 있었어. 첫날... 아니지. 호수 사원 갔을 때, 파울리 씨가 갑자기 사라진 것부터 그랬고.”
“너, 알고 있었어?”
현애가 목소리를 낮추고 묻는다.
“그럼 우리한테 이야기라도 해야...”
“나는 또, 나만 알아야 하는 비밀인 줄 알았지...”
“너희 부모님은 아직 몰라?”
니라차는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럼 알았어.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안돼.”
“아... 알았어.”
니라차가 뭔가 더 말하려다가, 창밖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거...”
“네가 자주 쓰던 거잖아.”
“아, 그렇지.”
창밖에 떠 있는 건 조그만 드론 한 대. 그것도 유리창 쪽에 바짝 붙어서, 일행의 머리 정도 높이에서 정지비행 중이다.
“저건 그런데 어디서 온 거지? 기분 나빠 보이는데...”
세훈이 말하자, 현애는 아무 말 없이 왼손을 살짝 들어 드론에게 향한다.

그 시간, 1층.
“아니, 그러면 저 녀석이 3층에도 있고, 여기 1층에도 있다는 거야?”
“그렇다. 쌍둥이가 오지는 않았을 테고, 또 일개 관광객이 저렇게 대역 같은 사람을 고용해서 데리고 다닐 리도 없고.”
나오미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눈앞에 서 있는 여자와 AI폰 안에 있는 사진을 번갈아 본다. 분명히, 눈앞에 있는 건 그 훼방꾼이 맞을 텐데... 나오미가 그렇게 자기의 눈을 의심하는 사이에도, 붉은 줄은 점점 뻗어나가 눈앞에 있는 그 훼방꾼을 둘러싸고 있다.
“에곤, 네가 한번 올라가 봐. 어느 쪽이 진짜인지 확인해 보라고!”
“안돼. 그러다가는 우리 일이 더 꼬여 버린다고. 우리의 타격 목표는 파울리 패거리와 훼방꾼들이지, 아무 상관 없는 관광객들은 아니잖아?”
“그렇긴 한데, 우리도 선제 대응을 해야 할 거 아니...”
나오미가 막 목소리를 높이는데...

툭-

뭔가 둔탁하게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나오미와 에곤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1층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들린 쪽으로 쏠린다. 돌멩이가 떨어진 소리보다는 가볍게 울렸다. 뭐가 떨어졌단 말인가?
“응?”
에곤은 금방 알아본다.
드론이 박살 난 채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드론이 어째서... 은밀히 띄웠을 텐데...”
“잠깐, 에곤. 그것보다도...”
나오미는 드론을 덮고 있는 흰 물질에 주목한다. 저것은 틀림없이, 얼음일 터다!
“결론은 났군...”
나오미는 허탈함과 분노가 섞인 얼굴을 하고서, 눈앞의 훼방꾼을 향해 손찌검한다.
“어이, 훼방꾼! 네 정체를 드러내라. 그게 네 겉모습이 아닌 건 탄로났으니까.”
“그래. 잘 했군. 거기까지는 잘 했어.”
나오미의 말에도 그 훼방꾼은 태연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지, 네가 간과한 게 하나 있어.”
“또 무슨 허세를 부리려고 하는 거냐? 어서, 네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
“그건 바로...”
눈앞에 선 훼방꾼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조금 어린 여자의 목소리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건장한 성인 남자의 목소리로 바뀐 게 아닌가!
그리고 잠시 후...
그 훼방꾼에게서 끈적거리는 점액 같은 것이 발산되는 듯하더니...
몇 방울이 튄다. 나오미의 얼굴에.
그리고, 얼굴이 조금 녹는 것 같다!
“우왓, 이... 이건...”
“그래.”
눈앞에 서 있는 건 전혀 딴판인 남자.
다름아닌, 미켈이 아닌가!
“파울리... 역시...”
“역시라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눈치를 못 챘잖아. 안 그래?”
나오미가 보니, 얼굴만 끈적끈적하게 된 것이 아니다. 미켈의 앞에 흐물거리는 점액을 보니, 나오미가 설치해 놨던 붉은 줄들도, 형태를 잃은 채 이리저리 엉켜 있다.
“흐, 흐흐흐, 흐흐흐...”
나오미가 헛웃음을 흘린다.
“그것도 기억했어. 꽤나 기발했고, 예상하지는 못했던 방법이긴 하지만 말이야, 파울리.”
“왜? 말해 보라고.”
“네 전략도 이제 고갈된 것 같군. 그러면 이제 남은 건 뭘까?”
“남은 거? 뭐긴 뭐겠어. 스멀스멀 녹기 시작하는 네 얼굴이지.”
“뭐... 뭐엇?”
“한껏 떠벌리느라 자기 얼굴이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다니.”
“이... 이 자식...”
“자, 이제 다시 한번 덤벼 보시지.”
열이 받은 나오미는 다시 붉은 줄을 미켈을 향해 뻗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조급해져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생각한 대로 줄이 뻗쳐나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 불안해지고...
“야, 그렇게 멍청하게 서 있기만 할래, 나오미?”
뒤에서 에곤이 답답하다는 듯 나오미를 부른다. 돌아보니, 에곤은 이미 일어서서 나오미를 밀쳐내려고 하고 있다.
“아니, 왜 네가...”
“너는 내려가서 그 자라라는 녀석하고 옛날 빚 정산이나 하고 있어. 파울리 녀석은 내가 상대할 테니.”
“야, 내가 이왕 시작했으니 끝내야 되지 않겠어?”
“안돼. 너 지금 불안해. 그러니까 파울리 녀석은 나한테 맡기고 정산이나 해.”
“아... 알았어...”
에곤의 말에 따라 나오미는 옆으로 빠진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데로 가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에곤은 소리를 버럭 지른다.
“빨리 안 가?”
에곤이 그렇게 나오자 나오미는 마지못해 레스토랑 1층을 나선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07-14 13:50:05

역시 창 밖에 뭔가 적의 정보자산이 있다는 건 불쾌하죠.

드론이 한참 보급되고 있는 요즘 들어 문제가 빈발하는 게 같이 생각나서 섬뜩해지고 있어요.

미켈 파울리의 능력, 의외의 것이네요? 나오미가 안 놀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실제로 보면 나오미 정도로 반응이 제한적인 것조차 기대하기 힘들겠죠. 아마 미쳐버릴지도...


나오미와 에곤, 저렇게 손발이 안 맞아서 어쩔 건지가 걱정되네요.

시어하트어택

2021-07-18 23:10:11

미켈의 능력은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첫 싸움에서 이미 보인 바가 있습니다. 확실히 타인의 모습으로 위장하고서 적절한 시간에 본래 모습을 드러내면 많이 놀라기야 하겠죠. 죠죠의 옐로 템퍼런스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SiteOwner

2021-07-25 14:20:44

생면부지의 사람이 자신이나 특정인의 상황에 대해 묘하게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오히려 경계심이 커지는 법입니다. 최근의 창작물에서도 그런 게 잘 등장합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의 엔야 할멈이, 쿠죠 죠타로가 한번도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고 숙박부에도 일부러 쿠죠 Q타로라고 썼는데도 그를 죠타로씨라고 불렀던 거라든지, 드래곤 사쿠라 2021년판에서 주인공 사쿠라기 켄지 및 그의 앞에서 자살미수 소동을 벌인 요네야마 케이타에 대해서, 사실은 아니었지만 내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했을만큼 치밀하게 조작된 정보가 시중에 나돌았다든지 했는데 그 주범이 의외로 사쿠라기 켄지의 법률사무소에서의 최측근이었던 변호사 키시모토 카오리였다든지 하는 게 있습니다.


벽에도 귀가 있다는 속담이 있지요.

창 밖에 드론이 있다는 문구를 포함시켜야 할 것 같군요.

시어하트어택

2021-07-25 23:03:22

의외로 일상에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에 대한 정보를 귀신같이 알고 보험 전화를 걸어온다든가, 인터넷 상품 추천을 한다든가... 그런 전화는 물론 경계심 때문에라도 빨리 끊어 버리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남 일 같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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