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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미루어 개최중인 도쿄올림픽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나라의 공영방송이 세계적인 논란거리를 제공했네요.
각 참가국을 소개하는데 참가국의 불행한 사건사고를 중점으로 소개했고, 이것이 외신에 보도되는가 하면 그렇게 모욕당한 국가들의 국민들도 그러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게 그냥 사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네요. 게다가 MBC는 공영방송인만큼, MBC가 그렇게 한 것은 정부의 시각, 국민의 시각과 결코 유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자체라는 것이 입증되지 않는 게 이상하네요.
이 사태에서 보인 게 둘 있었어요.
하나는, 나라 밖의 세계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미디어기관에까지 포진해 있고 그들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적어도 내부자나 관리감독권한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없었다는 것. 그러니 저런 경악하고도 남을 결과물이 전파를 타고 전세계에 알려지는 일이 브레이크도 없이 발생할 수 있었던 거겠죠.
다른 하나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위험한 방향으로 터질 수 있는 선민사상의 역설. 전세계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좋아해야 하고 조금도 비판이 없어야 한다는 그 선민사상이, 이제 반대로 우리를 겨누는 화살이 되고 우리를 옭아매는 포승줄이 되어 버렸어요. 매력있는 나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강점이 과연 순수하게 수용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어요.
최근 수년간 국내사회는 온갖 대립과 반목으로 얼룩졌죠.
그리고 이게 더더욱 위험한 방향으로 표출되었어요.
이게 그 대립과 반목의 청구서의 첫째 행이 되지 않을까, 두렵게 여겨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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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댓글
대왕고래
2021-07-26 22:35:12
그런 걸 내놓고도 "어우 센스 좀 있네~"하는 말만 하고 전혀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는 게 제일 놀라워요.
MBC같은 곳에서 저런 브레이크가 하나도 없었고, 죄다 액셀만 미친듯이 밟았다고요? 그래서 중앙선 넘고 가드레일 부수고 나라 이미지를 폐차장에 몰아넣었다고요? 이게 무슨...
마드리갈
2021-07-26 22:46:32
진짜 끔찍한 일이죠. 게다가,
이것의 부작용은 아직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나타난다면 꽤 크게 나타날 거예요.
이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민망해지고 있어요. 대체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대형사고를 쳤는지...
MBC에 대한 멸칭이 생각났지만 이건 포럼에서는 언급이 부적절한 것이라서 생략해야겠어요.
시어하트어택
2021-07-26 23:33:35
며칠 사이에 MBC가 국위선양(반어법)을 스케일 크게도 해 놨더군요. 쌓는 건 오래 걸려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게 실감이 나네요.
마드리갈
2021-07-26 23:58:03
"대한민국은 제노포비아, 인종주의로 점철되어 있다" 라고 공언한 거나 다름없어요, 이 사건은.
그리고, 이런 사례는 앞으로의 외교무대에서의 우리나라의 운신의 폭을 크게 줄여버릴 수가 있게 되어요. 뉴질랜드에서 우리나라의 외교관이 성추행을 저지른 후에 도주한 사건에 대해서 그 외교관의 실명까지 공개하였고, 이후로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에 대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요. 게다가 이번에 모욕을 당한 우크라이나에서는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중인데 현대종합상사와 현대로템의 사업참여에 좋은 영향이 갈 거라고는 말하기 힘들어졌어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예요. 그러나 MBC가 책임을 질 것 같지는 않네요.
Lester
2021-07-27 05:57:29
비단 MBC만이 아니라 방송3사 모두 자료사진이나 영상에 특정 요소를 대놓고 삽입하는 사고를 여러 번 일으키고 구설수에 휘말렸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그냥 의지가 없다고 봐야죠. 오히려 그런 사건을 일으켜서라도 눈에 띄려고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음모론이 떠오를 정도네요.
마드리갈
2021-07-27 12:27:38
결국 이런 문제가 터지는 것을 의지의 부재로 인해 막을 수가 없다...끔찍하네요.
말씀해 주신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그건 더욱 끔찍하기 짝없는, 자극적인 컨텐츠 제작을 일삼는 문제투성이 인터넷 방송인들의 행태가 세계를 오염시키는 것이니...
전 이런 생각도 했어요. 어차피 일본에서 주최하는 행사니까 이런 건 훼방을 놓으면 개최국 일본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거라는 반일상업주의적 노림수가 아니었는가 하는...그런데 해외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바보인 건 아니었어요.
마드리갈
2021-07-28 15:06:23
2021년 7월 28일 업데이트
MBC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보인 추태에 대해서 책임자들이 그 내용을 사전에 보고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어요. 누구도 이것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이미 자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네요. 정말, 레스터님의 코멘트처럼, 의지 자체가 없으니까 지식이 없든 있든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맞다는 것이네요. 이미 2008년 북경올림픽에서 벌였던 일을 이번에도 반복했으니 아예 자정의 의지가 없어요.
게다가 개회식만이 아니죠. 축구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의 자책골을 조롱하는 문구를 화면에 삽입한다든지 하는 문제를 벌였다든지, 유도에서의 안창림 선수의 동메달 획득에 대해서 "우리가 원했던 색깔의 메달은 아닙니다만" 이라는 비하를 한 것도 저열하기 짝이 없어요. 아무리 대표이사가 사과한들, 상황개선의 의지는 물론이고 문제의식의 의지조차도 없는데 뭘 기대할 수 있을지...
관련보도를 둘 소개할께요.
MBC, 사장 사과한 날 “안창림 동메달 원했던 색 아니지만”, 2021년 7월 27일 조선일보 기사
MBC 올림픽 개회식 ‘참가국 모욕’ 자막, 리허설서 다 보고도 통과시켰다, 2021년 7월 28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07-29 13:18:58
2021년 7월 29일 업데이트
MBC의 방송사고가, 매력있는 나라로서의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민심이반에 기폭제가 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요.
물론 제비 한마리로 봄이 오는 것은 아니라지만, 심상치 않은 기류라는 것은 예측할 수 있어요. 게다가 한때 동양인 비하를 일삼았던 서양의 미디어에서도 동양인에 대한 전형적인 조롱인 손가락으로 작은 눈 만들기 등을 저지른 방송인을 퇴출하는 등의 강경책을 도입하는 등으로 나오니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져 있어요.
사실, 국가이미지, 서양에서의 고질적인 동양인 차별풍조 등 이전에, 비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게다가 국가의 공영방송이 자행한 것이다 보니 사안은 MBC의 것이 더욱 심각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MBC중계에 상처 받은 한류팬들 “한국 사랑 그만하고 싶어요”, 2021년 7월 29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08-01 21:45:31
2021년 8월 1일 업데이트
또 MBC에서 대형 방송사고를 내고 말았어요.
배구선수 김연경의 인터뷰에 대해서, MBC의 유튜브 채널인 엠빅뉴스에서는 인터뷰 내용과 다른, 그리고 김연경 선수가 다른 종목의 선수를 비하하는 것같은 자막을 삽입했어요. 게다가 해명 자체도 문제가 많아서 비판을 받고 있어요.
문제의 영상 대신 다른 것이 업로드되었으나 여전히 비판이 많아요(유튜브 바로가기).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김연경 자막 실수에 “오해”... MBC 해명, 네티즌 화 더 돋웠다, 2021년 8월 1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08-08 14:12:12
2021년 8월 8일 업데이트
MBC가 올림픽 마지막날까지 결국 방송사고를 내고 말았어요.
남자마라톤에 출전한 육상선수 오주한이 경기도중에 부상을 입어 기권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MBC 해설위원이 오주한의 기권에 대해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 라고 발언했어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는 데에서 MBC의 문제는 자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보이고 있어요. 폐막식 중계가 남았는데 여기서 또 무슨 사고를 치게 될지...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오주한 부상으로 경기 포기하자… MBC “찬물 끼얹네” 또 해설 논란, 2021년 8월 8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1-08-23 17:54:39
2021년 8월 23일 업데이트
올림픽 중계방송의 각종 자막논란을 일으켜 비판을 받았던 MBC에서 민병우 보도본부장이 사퇴했어요.
또한 송민근 스포츠국장은 교체되고, MBC플러스의 조능희 사장 및 황승욱 스포츠담당이사는 엄중경고를 받았어요. 제작진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의 결과에 따라서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어요. 아울러 스포츠 제작가이드라인, 검수시스템 및 공공성 강화위원회의 구비도 제시되어 있어요.
과연 이것이 인사조치로 해결이 될지는 심히 의문이예요. 국내에 만연해 있는 조롱풍조, 인터넷 밈 등의 무분별한 유입, 선민사상 등의 것을 얼마나 잘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하고 싶지 않네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올림픽 자막 논란’ MBC, 보도본부장 책임지고 사의, 2021년 8월 23일 조선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