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으로 빚은 듯한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의 늪이었다. 분명 빛 한점 들지 않아 어둠만이 자리한 공간이건만, 어째서인지 바닥에 깔린 저 붉은 물결만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
“흐응~.”
?
그 앞에서 슬쩍 숨을 들이켜자 코가 저릿할 정도로 짙은 피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역겹기 그지없는 냄새이건만, 타고나길 살인귀였던 그에게는 어쩐지 그리우면서도 안락한 냄새였다.
?
“꼭 고향에 돌아온 것 같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
기억에도 없는 고향을 떠올리며 살인귀, 블레어는 싱긋 웃으며 피의 늪에 뛰어들었다. 핏물에 몸이 잠기자, 전신 피부에 엉겨오는 걸쭉한 피의 감촉이 꼭 침대와도 같이 너무나도 포근했다.
그렇게 한참을 그 폭신한 감각을 즐낄 무렵.
?
[혼자 왔군.]
?
그를 이곳으로 부른 이의 목소리가 고막으로 파고들었다.
부글부글-.
이에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려고 했다가 가차 없이 입으로 흘러들어오는 혈액. 그 비린내 나는 액체를 한 모금 삼키고는 블레어는 빠르게 늪의 표면으로 올라왔다.
?
“네~. 혼자 왔어요, 할배~.”
?
창백하다 못해 석고처럼 새하얀 그의 피부와 선명하게 대조되는 붉은 혈액을 휘감은 채, 블레어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묘한 상대.
얼굴을 인식할 수 없었다.
나이가 끊임없이 바뀌었다.
성별은 어느 쪽으로도 보였다.
그야말로 얇은 종이에 새겨진 수천, 수만 개의 형상을 빛 앞에서 하나로 겹쳐 보이는 것 같은 존재.
그 기형적인 모습에 인간이라면 거부감을 느낄 테지만, 블레어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애초에 그에게 몸뚱어리 따위야 언제든지 망가뜨리고 부술 수 있는 장난감에 불과했으니, 기묘한 육체 따위야 어찌 되든 상관없으리라.
?
“여전히 알 수 없는 모습이네~ 할배~.”
?
그렇기에 그 기묘한 상대를 향해서도 그는 늘 그렇듯 쾌활하게 물었고, 상대 역시 이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
[녀석을 만나지 않았나?]
?
늘 그렇듯이 블레어의 말에 단순히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으로 대답한 그는 살짝 의아한 듯이 말했다.
?
[어디에 두고 왔지?]
?
지금 그가 찾는 것은 블레어를 찾아오는 임무를 맡긴 사냥개. 정상적이라면 블레어와 함께 돌아왔어야 할 그녀의 모습이 지금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
“‘후배’한테는 다른 일을 시켰거든~.”
[다른 일?]
“응, 아주아주 재미있는 일~!”
[설마 이드라의 계약자와 관련된 일은 아니겠지?]
?
블레어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할 뿐. 하지만 그것만으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한 것인지 상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
[네 녀석도 알겠지만, 그랬다가는 사냥개의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다.]
“뭐, 괜찮잖아~. 재미있을 테니까. 거기에 운이 좋으면 그레고르가 우리 편이 되어줄지도 모른다고~. 히히히히히.”
?
그 말을 끝으로 블레어는 다시 피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
‘앞으로 일주일.’
?
그가 그레고르에게 제시한 시간.
솔직히 말해 블레어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았다. 아니, 그것을 넘어 실패할 확률이 오히려 높다고 여겼다.
?
‘하지만 상관없지~.’
?
실패하든 성공하든 재미있을 것이다.
성공한다면 그레고르라는 또 하나의 ‘친구’가 생길 테고, 실패한다면 그레고르가 절망하는 모습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을 테니까.
?
‘자, 얼마나 걸릴까~? 우리 후배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되는 날이~.’
?
그렇게 피의 늪에 잠기며 그는 속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한동안 재미있어지리라 생각하며.
?
?
*** ***
?
?
에스텔과 빅토리아를 숙소에 둔 채, 나는 홀로 다시 집으로, 아니 이제는 집이었던 곳으로 돌아왔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참혹할 정도로 망가진 건물.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뚫려 버린 외벽이었다. 그 크기를 보아하니 수리하는 것보다는 아예 벽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이 싸게 먹히리라.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파손인데, 차토구아의 사도가 한 공격이 단순한 주먹질은 아니었는지, 그 구멍에서 시작된 검은 진흙과 같은 것이 서서히 건물을 침식하고 있었다.
?
‘꼭 늪지대에서나 나는 냄새 같은데.’
?
나는 코를 어지럽히는 썩은 내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자세히 보니 그 검은 진흙에서는 기묘하게 생긴 버섯이나 곰팡이 같은 균류 역시 잔뜩 피어 있었다.
?
‘더는 여기선 살지 못하겠군.’
?
나는 그 참혹한 모습에 쓴 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나는 물론이고, 이 집에서 사는 사람은 강제로 이사를 해야 할 판이다.
?
‘건물주에게는 더 큰 재앙이겠지만.’
?
대충 보기에도 목재가 썩어가고 있는 걸 보아하니 아예 철거한 다음에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할지도 모른다.
?
‘그 아저씨 표정이 보고 싶군.’
?
나는 집세를 독촉하던 집주인의 뚱뚱한 얼굴을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
[그래서 어째서 이곳에 다시 온 것이냐?]
?
그렇게 잠시 감상에 젖어있다가 보니 이드라 님의 질문이 귓가에 맴돌았다.
?
“잠시 알아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
그 말을 듣고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감상에서 벗어난 채 다시 현실로 돌아와 녀석이 남긴 공격의 흔적을 살폈다.
?
‘역시…….’
?
나는 벽면의 균열을 통해 녀석의 공격이 닿은 장소를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
‘이건 단순히 벽면을 보고 날 공격한 것이 아니야.’
?
내가 사는 이 숙소는 설계 단계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었는지, 밖에서 본 방 위치와 내부가 살짝 어긋나게 되어 있었다.
만약 밖에서 내 방의 위치를 가늠하고 공격했다면 처음 공격이 닿은 장소는 지금과는 다를 터.
?
‘내 방의 내부 구조를 알고 공격한 거야. 하지만 어떻게?’
?
설마 녀석은 내 방에 온 적이 있는 사람이란 말인가?
?
‘거기에다가…….’
?
나는 녀석을 마주했을 때를 다시 떠올렸다.
그 당시 나는 사람들이 휘말릴 거라는 블레어의 협박에 녀석들이 그냥 도망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내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했고, 에스텔과 빅토리아도 이를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무언가 이상했다.
?
‘왜 그때 나는 융합 변이를 떠올리지 못한 거지?’
?
만약 빅토리아와 융합 변이를 했다면 두 녀석을 내가 원하는 전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아니, 그걸 넘어서 에스텔과 융합했다면, 힘을 한 점에 집중시켜서 녀석들만 일거에 공격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떠올리지 못했다.
아니, 떠올리지 않았다.
?
‘왠지 녀석을 공격하는데 거리낌이 느껴졌어.’
?
블레어를 상대로는 이상할 정도로 폭력성을 느꼈지만, 반대로 차토구아의 사도는 왠지 공격하고 싶어지질 않았다.
?
‘대체 뭐지, 그 녀석은?’
?
어떻게 내 방 구조를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 그걸 넘어서 나는 왜 녀석을 공격하기 싫은 것일까?
?
‘분명 거기에 실마리가 있을 것 같은데…….’
?
한참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보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질 않았다.
그렇게 슬슬 벽면에서 느껴지는 곰팡내가 코를 점령해 후각이 마비되었을 무렵, 갑작스럽게 주변에서 부산스러운 소음이 들려왔다.
?
“음?”
‘뭐지?’
?
느껴지는 기척이 사도는 아닌데…….
생각에 너무 깊이 빠져있었는지, 누가 접근하는 것조차 몰랐던 모양이다.
그렇게 고개를 둔 순간 보이는 것은.
?
‘경비대 갑옷?’
?
이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는 영주 휘하의 병사들이 입은 갑옷의 장막.
?
‘여기에 왜 경비대가?’
?
잠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하는 찰나.
?
“너는 포위됐다! 순순히 투항해라!”
?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 나는 그대로 얼어 붙였다.
?
‘포위? 왜?’
?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이미 박살 난 지 오래지만, 내 집에 온 나를 대체 왜 포위한단 말인가? 거기에 투항하라는 건 무슨 소리고?
?
“저기 여기는 우리 집인데…….”
“웃기는 소리 마라! 거주민은 이미 대피시킨 지 오래다!”
“……대피?”
“보면 모르겠나? 정체불명의 마법 폭발이잖나!”
“아니, 이건…….”
“거기에 수색 중인 우리 몰래 진입하다니……. 네놈이 범인인 게 뻔하잖냐!”
“아니, 그게 아니라!”
“시치미 떼지 마라!”
“아니, 좀 들으라고요!”
?
어떻게든 대화를 시도해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상대는 나와 이야기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
‘빌어먹을, 어떻게 하지?’
?
아무래도 내가 이 사건을 일으킨 범인으로 지목된 상황에 상대는 나를 순순히 놓아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
‘그렇다고 때려눕힐 수도 없고 말이지.’
?
사도의 힘을 쓰면 여기서 탈출하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죄 없는 경비대를 상대로 그런 일을 벌이고 싶진 않았다.
?
‘어떻게 하지?’
?
그렇게 고민하던 찰나.
?
“그만 하세요.”
?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젊고 힘 있는 남성의 목소리. 믿음직스럽게 들리기는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그리 반가운 음성은 아니었다.
곧이어 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남성의 그림자.
?
‘저 남자가 왜 여기에?’
?
사도가 벌인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온 것일까?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이곳에 와있었다.
?
“그는 내가 부른 조력자입니다. 그러니 경계할 필요 없습니다.”
?
그는 경비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얼핏 그 음성만 들어서는 그가 그저 편하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 감각에는 그 이상의 것이 훤히 느껴졌다.
?
‘마력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군.’
?
아무래도 지금 저 경비대장은 태산이 짓누르고 있는 것 같은 압력을 느끼고 있을 터. 심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이미 기절하고도 남았을 터인데, 버티는 걸 보아 저 경비대장도 제법 기골이 있는 사내인 모양이다.
그렇게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
“……알겠습니다.”
?
결국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달했는지, 경비대장은 찡그린 얼굴로 수하들을 물렸다.
?
“이거 참 나쁘진 않은 전사입니다. 좀 융통성이 없어서 그렇지.”
?
경비대장을 물린 사내는 싱긋 웃더니 나를 향해 다가왔고, 그와 함께 내 두 눈에는 그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들어왔다.
큰 키, 조각상처럼 선명한 근육, 분명 귀공자에 가까운 미남이건만, 얇은 눈 때문인지 좀 비열하게 보이는 인상.
?
“오랜만입니다, 보어헤스 백작님.”
?
솔직히 전혀 반갑지는 않았지만, 상대는 귀족. 인사는 내가 먼저 할 수밖에 없었다.
?
“역시 여전히 미움받고 있는 모양이군요.”
?
그래도 너무 티가 난 것인지 살짝 투덜거리는 백작.
?
“그때의 일이 지나치게 강렬했으니까요.”
“뭐, 그건 그렇습니다. 제게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기도 했고요. 어찌 되었든 오랜만입니다.”
?
나한테 패배했던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지, 그의 태도에는 약간의 거리낌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
‘나를 찾고 있었던 것 같은데?’
?
설마 복수라도 원하고 있던 것일까?
?
“당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
나의 예측이 적중했는지, 나를 향한 그의 목소리는 누가 느껴도 반갑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
‘싸우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지.’
?
그렇게 내가 살짝 도주를 고려할 찰나. 그의 입에서 내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
“사라진 사람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
?
*** ***
?
?
‘오지 않는군.’
?
서서히 동이 터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에스텔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건만 그레고르는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그리고 옆에 있는 빅토리아에게도 하룻밤 새는 일 정도는 그리 힘들지 않지만, 그래도 타인을 기다리는 건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거기에 지금처럼 상대가 무언가 이상하다면 이는 더 큰 걱정으로 돌아온다.
?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게냐?’
?
마음속에서 끝없이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왜 자신들을 두고 홀로 정보를 모으러 갔을까?
자신들이 이 자리에서 그레고르를 도울 일이 있지는 않을까?
어쩌면 아예 도움이 안 된다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고민 위에 고민이 쌓여가고, 에스텔과 빅토리아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
‘이래서야 꼭 버림받은 새끼 새 같군.’
?
그 사실에 살짝 조소가 나오려던 찰나.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
‘돌아온 건가?’
?
그와 동시에 일어서는 두 사람.
서로 합을 맞춘 것도 아닌데 빅토리아와 에스텔은 동시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문밖에 서 있는 것은 그레고르가 아니었다.
?
‘누구지?’
?
거기에 있던 것은 작은 키의 여성. 신장만으로 따지면 빅토리아와 비슷하지만, 사슴 같은 빅토리아의 체형과는 달리 소형견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단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가면을 썼다는 것 정도일 터인데…….
?
‘설마?!’
?
그 가면을 본 순간 에스텔과 빅토리아는 서둘러 거리를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들에게는 저건 ‘녀석’의 상징이었으니까.
?
“그레고르는 어디 있지?”
?
그렇게 경계심을 보이는 두 사람한테, 작은 키의 여성은 변조된 것이 분명한 기이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
“녀석을 24시간 관찰하라는 명을 받았다.”
?
굉장히 터무니없는 내용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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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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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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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설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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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화에서부터 등장한 차토구아의 사도의 모습은, 기존의 사도와는 굉장히 이질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차토구아의 사도가 겉에 권능으로 소환한 차토구아의 봉사 종족인 “형태 없는 자손(정보 링크 #)”를 갑주처럼 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태 없는 자손은 쇼거스와 함께 크툴루 신화의 대표적인 슬라임 형 종족인데, 쇼거스에게 밀려서 인지도가 없지요. 아무래도 특징이 쇼거스에 비해 강렬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차토구아의 사도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대략 “바이오하자드 7”에 등장하는 크리처인 “몰디드(이미지 링크 #)”와 유사합니다. 진흙 등으로 뒤덮인 기괴한 괴물의 모습이죠.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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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21-08-01 13:33:09
우선, 운영진 권한으로 게시물 주소를 등록순으로 변경해 두었음을 알려드릴께요.
블레어같은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은 진짜 위험하죠. 블레어처럼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서 그게 같이 떠올랐어요. 반미운동을 벌여서 그게 성공하면 한반도에서 미국을 해방시킬 수 있으니 좋고, 실패하더라도 자신이 반미운동의 전설로서 남을 수 있으니 좋다는...
그레고르의 거처는 정말 비참하게 훼손되었네요.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경비대가 영문도 모를 소리나 늘어놓고. 그런데 이 상황을 해소시켜 준 인물이 보어헤스 백작이라는 게 또 기묘하네요.
에스텔과 빅토리아의 앞에 나타난 그 작은 키의 여성이 문제의 "사냥개" 인 건가요.
차토구아의 사도의 모습, 그나마 낮에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을 정도로 끔찍하네요.
밤에 이걸 봤다면 아마 토했을지도요. 그리고 공포스러워서 잠을 설쳤을 것 같네요.
Papillon
2021-08-05 21:43:40
블레어 같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사람은 크게 셋 중 하나죠. 단순히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자, 지금 하는 일 자체를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사람, 그리고 정말 어느 쪽이든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게 조율하는 계략가. 셋 다 같이 지내기에는 좋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저 작은 여인은 차토구아의 사도이자, 사냥개가 맞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의 정체는 이미 눈치채셨을지도 모르지만, 이전 장에도 등장했던 사람입니다. 그리 오래지 않아 밝혀질 예정이지만요.
SiteOwner
2021-08-10 20:11:27
진짜 이성적인 사고는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같은 상황이군요. 이런 상황하에 놓여있지 않은 게 천만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비슷한 것을 겪어보긴 했습니다. 비록 현실세계의 영역입니다만...
역시 세상에는 논리, 이성보다도 신분, 권위 등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게 꽤 있습니다.
현대사회에도 그나마 꽤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부조리한데 과거나, 시프터즈의 세계에서는 얼마나 부조리한지, 이렇게 생각하니 또 떨떠름해지고 그렇습니다.
문제의 "사냥개" 의 정체...이미 등장했던 사람이군요...Papillon
2021-08-15 10:20:08
신분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그 외에는 답이 없는 경우가 있지요. 특히 시프터즈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여전히 신분제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요. 물론 귀족의 권한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사냥개의 정체는 이미 등장했던 사람입니다. 앞으로 몇 화 지나지 않아 그 정체가 나올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