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라의 사도에게서 선배를 구출한 직후 사냥개가 떠올린 질문이었다.
본디 평소대로의 그녀라면 가질 필요가 없는 의문일 터다. 그녀의 주인과 그녀가 모시는 신이 ‘관심을 가지지 말 것’을 명했다. 그렇기에 따라야 하는 것이 마땅한 법도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드라의 사도를 만난 이후, 그녀의 사고는 물잔에 먹물 한 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그녀의 마음에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
?
“야핫, 신경 쓰이지~?”
?
그런 사냥개에게 선배, 블레어는 웃어 보였다.
?
“우리 ‘후배’는 그레고르가 신경 쓰이는 거지~?”
?
그녀의 귓가에서 살며시 속삭이는 선배의 목소리. 그것은 어째서인지 실로 달콤하게 들려왔다.
?
“그러면 조사해보고 와~. 나는 알아서 돌아갈 테니까~.”
?
장난처럼 내려진 명령. 전투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따를 필요가 없는 선배의 권고인 만큼, 본래라면 거절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고 싶었다.
그랬기에 사냥개는 지금 이곳에 와있었다.
가면 밑에 가려진 그녀의 눈이 시야에 담긴 정경을 훑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안락한 집안. 거주보다는 요양이나 휴식을 위해 설계한 것처럼 보이는 장소.
그녀가 아는 바가 옳다면 이곳은 본래 이드라의 사도가 있어야 할 장소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의 모습은 터럭 하나조차 보이질 않았다. 대신 지금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건 그레고르와 함께하는 두 사람의 여인뿐.
빅토리아. 이타콰의 전 사도.
에스텔. 소여의 여식이자 이드라의 사도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한 전우.
그 두 여인은 그레고르를 찾는 그녀를 향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풍기고 있었다.
협조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 필경 그녀가 그레고르를 해하려고 한다면, 단숨에 목을 베어버리려고 할 것이다.
그래, 분명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 두 사람의 행동을 보니 사냥개의 가슴에 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
‘기분 나빠.’
?
왜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일까? 그녀는 이해하질 못했다.
평소라면 이런 방해물 따위는 그저 무시했을 터인데, 어째서인지 명확한 적의가 가슴 속에서 싹트고 있었다.
?
‘죽여버리고 싶어.’
?
지금 당장에라도 사도로 변해서 이 둘을 찢어버리고 싶다. 자신이 이드라의 사도, 그레고르를 만나는 걸 방해하는 이들을 죽여버리고 싶다.
?
‘하지만 그래선 안 돼.’
?
이번 임무에서 사도 강림은 허가되지 않았다. 블레어 선배의 목숨을 구할 때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평소의 그녀는 함부로 변신해서는 안 된다.
?
‘만약 목숨이 위협을 받는다면?’
?
그렇다면 변신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표정 없는 가면 아래에서 그녀의 입가가 묘하게 비틀려 올라갔다.
이윽고 그녀의 시선이 한 곳, 아니 한 사람에게 향했다.
?
“뭐야?”
?
그런 그녀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반응하는 상대. 그렇게 사냥개는 목표, 빅토리아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
“그레고르의 위치를 말해라.”
?
가면 때문인지 차갑고 기괴하게 뒤틀리는 목소리. 이에 빅토리아의 육신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감지되었다.
?
‘예상대로군.’
?
어설프다.
그녀의 행동에 전혀 반응을 보이질 않는 에스텔과는 달리, 어설프게 매 행동에 눈에 띌 정도로 반작용을 보인다.
?
‘분명 가능해.’
“말하지 않는다면, ‘다른 자’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
그렇게 말하며 살짝 고개를 트는 사냥개. 이번에는 그녀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한다.
그녀의 눈동자가 가리키는 곳은 방 끝에 있는 작은 문. 그 너머에는 아직 작은, 사람의 ‘아이’들로 밖에 보이질 않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것을 감지한 순간, 사냥개는 그저 단순히 움직였다.
한 걸음.
고작해야 사냥개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는 순간, 고막을 찢어버릴 것 같은 굉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피부로 흘러들어오는 건 뼈를 얼릴 것 같은 냉기.
?
‘방향은 왼쪽 뺨 근처.’
?
칠감이 속삭이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자 부정형의 진흙에 막힌 한 사람의 발이 보였다.
그것은 분명 빅토리아의 발.
?
‘제법이군.’
?
본디 사냥개를 보호하는 이 ‘형태 없는 존재’에게 타격 따위는 통하지 않거늘, 녀석은 고통스럽게 떨고 있었다.
?
‘냉기 때문인가?’
?
그렇게 사냥개가 빅토리아에 대한 평가를 살짝 상향하려는 순간, 그녀의 귓가에 빅토리아의 노성이 파고들었다.
?
“이 빌어먹을 자식!”
?
제법 무리를 했는지 화난 목소리에 거친 숨소리와 신음이 섞여 있었다.
?
‘단순하군.’
?
사냥개는 한쪽 발이 묶인 빅토리아를 보면서 웃었다.
예상보다 위력적이긴 했지만, 상대는 그녀가 예측한 대로 움직였다.
그것은 명백한 공격.
이 정도라면 아직 사도 강림이 허용될 수준은 아니지만, 공격 정도는 허가되리라.
?
“전투를 원한다면,”
?
그렇게 눈앞에 두 여자를 치워버릴 생각을 하면서 사냥개는 만족감을 느꼈다.
?
“해주도록 하지.”
?
이제 청소할 시간이다.
?
?
*** ***
?
?
보어헤스 백작과 내가 향한 곳은 익숙한 노점이었다.
가격이 싸다는 것과 밤새도록 영업을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저 그런, 아니 솔직히 굳이 찾고 싶지는 않은 가게. 하지만 내게는 어느 곳보다 소중한 장소다.
?
‘여기서 오드리랑 같이 야식을 했었지.’
?
늦은 시간에 출출해지면 오드리와 함께 밤늦게 이곳에 오고는 했었다. 당시 내 정신 상태는 빈말로라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오드리와 함께하던 그 순간만큼은 그래도 그럭저럭 즐거운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곳을 이 녀석이랑 함께 오다니.
?
“나쁘지 않은 가게로군요.”
?
보어헤스 백작, 녀석은 천연덕스럽게 내 옆자리에 앉았다. 작위를 생각하면 이런 장소에 오는 것이 어색할 법도 한데, 어찌 된 게 백작의 행동에는 전혀 어색함이라고는 보이질 않았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이 녀석과 함께 이런 소중한 곳에 오고 싶지는 않았다. 특히 평소라면 모를까, 오드리가 실종된 지금 그녀와의 추억의 장소에 타인을 초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
‘하지만 어쩔 수 없지.’
?
녀석을 데리고 에스텔이 있는 숙소로 돌아갈 수는 없다. 보어헤스 백작과 에스텔의 관계는 분명히 악연. 솔직히 두 사람을 만나게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
‘에스텔이야 믿지만…….’
?
이 녀석은 믿을 수 없지.
결국, 내게 남은 선택지는 이곳밖에 없던 셈이다.
?
“이런 그렇게 대놓고 불쾌한 기색을 보이실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
너무 노골적으로 불편하다는 것을 표현했던 것일까? 보어헤스 백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
“글쎄, 너랑 내가 그렇게 편한 관계였던가?”
“하하하. 역시 당신은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군요.”
“‘당신은’?”
?
나는 보어헤스 백작의 말이 이해가 가질 않아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
‘‘당신은’이라…….’
?
그건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가 아닌가?
?
‘하지만 녀석이 갑자기 나를 좋게 평가할 이유 따위는 없을 텐데?’
설마 변태 취미라도 각성해 얻어맞는 걸 좋아하게라도 된 것일까?
?
“그레고르. 당신은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저는 당신을 그리 싫어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감사하고 있지요.”
“감사?”
?
이건 또 무슨 참신한 개소리지?
?
‘……설마 조금 전 떠올린 게 진실은 아니겠지?’
?
점점 이해가 가질 않는 녀석의 말에 내 미간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그런 내 태도를 이해한다는 듯, 녀석은 잠시 쓴웃음을 짓더니 말을 이어갔다.
?
“당신 덕에 가풍을 바꿀 계기가 되었거든요.”
“가풍?”
“네. 사람을 가축처럼 기르던 그 빌어먹을 가풍 말이죠.”
?
나는 녀석의 노골적인 말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
‘분명히 이 자식은 자기 가문의 전통을 자랑스러워했을 텐데…….’
?
그 사이에 뭔가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
“당신에게 당했을 때 깨달았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이런 가풍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는 걸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 마음대로 가문의 법도를 바꿨다간 제 어머니 역시 가축처럼 살다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 애써 부정했을 뿐입니다.”
“……어머니의 일은 유감이군.”
“감사합니다. 이후, 회복하자마자 저는 가풍을 바꾸었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이들 역시 있었지만, 절반은 제가 힘으로 눌렀고, 절반은 당신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죠.”
“내가 뭘 한 적은 없을 텐데?”
“당신의 존재 자체가 가문의 주장에 대한 반례였거든요.”
?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이제 슬슬 뜻 모를 소리에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지만, 녀석은 그저 자기 할 말에만 충실할 뿐, 내가 혼란스러운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
“뭐, 이해하기 힘드실 테니 그냥 그렇게만 알아두세요. 요는 제가 당신을 원망하지도, 에스텔 양에게 집착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
혹시나 해서 부분 둔갑은 물론, 육감과 칠감을 총동원했지만, 녀석의 목소리에는 거짓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
‘이 녀석 진심인 건가…….’
?
물론 내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적의가 없는 것 정도는 진실일 것이다.
?
‘그렇다면 조금은 덜 긴장해도 되겠지.’
?
그렇게 내가 편하게 자리에 앉자 녀석은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들어갔다.
?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그래, 그게 중요한 거였지.”
?
지나치게 긴장해 있었기 때문일까? 녀석과 이야기를 하려던 진짜 이유를 잠시 잊고 있었다.
?
“사라진 사람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다고 했지.”
“정확하게는 사람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한 정보입니다. 사라진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요.”
“현상에 대한 정보?”
“네, 구체적으로는……사람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방법이라든지요.”
?
녀석의 말이 끝나는 순간, 나는 쿵 소리를 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 소리에 논란 가게 주인이 나를 바라보았지만, 보어헤스 백작의 존재감 때문인지 슬쩍 고개를 돌린다.
?
“무슨 의미지?”
“말 그대로, 그 방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왜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 것 같습니까?”
?
돌아온 것은 답변이 아닌 질문.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녀석이 하고자 하는 말을 깨달을 수 있었다.
?
‘사도야행은 이 도시가 만들어진 순간부터 있었어.’
?
그리고 이 도시, 카다스는 못해도 수백 년 이상 오래된 도시다.
그런데 수백 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도야행에 대해 아는 것은 4대 귀족과 이미 참전한 전적이 있는 사람들뿐이다.
?
‘불가능한 이야기지.’
?
아무리 정보 통제를 한다고 해도 수백 년 동안 이런 대형 사건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애초에 특정인이나 집단을 ‘없던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면?
?
‘가능해.’
“설마 너희들도 개입한 거냐?”
?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살기가 묻어나왔지만, 보어헤스 백작은 동요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물끄러미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
?
“너희들‘도’라. 역시 당신은 누가 했는지 아는 모양이로군요.”
“제대로 대답해!”
“그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그랬기에 당신을 찾아온 것이죠. 그러니 일단 그것부터 가라앉히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지나치게 흥분한 탓일까? 녀석이 가리킨 내 손에는 마력을 넘어, 무지갯빛 환염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
“저는 당신과는 달리 자격을 잃어서 말이죠. 그 힘에 그대로 노출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
자신이 다칠 수 있음을 말하면서도 녀석의 태도는 전혀 겁먹은 것처럼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녀석에게 분노한 눈빛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그저 시킨 음식이 차갑게 식어 시간이 꽤 지났다는 것만 알 수 있었을 뿐. 그런 상황이 되어서야 나는 겨우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
“계속 얘기해 봐.”
“그러죠. 당신에게 말했다시피 저희 4대 가문은 누구도 이 일에 끼어들지 않았습니다. 저희로서는 굳이 당신의 지인을 그렇게 제거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안 거지?”
“저희 나름의 수단입니다. 아무리 과거를 조작할 수 있다고 해도 당사자들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면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뭐 에스텔 양은 모르는 모양입니다만.”
“…….”
“어찌 되었든 그래서 저희 역시 필사적입니다. 범인을 찾아야만 하니까요. 이런 기술을 남이 알아서 좋을 게 없어요.”
“그런데 왜 내게 찾아왔지?”
“아침부터 이상 행동을 보이는 당신을 찾아왔다고 하면 될까요?”
“사람을 감시했다는 얘기를 참 태연하게도 하는군.”
“별말씀을.”
“그래서 그 방법이란 건 대체 뭐지?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수단은 없나?”
“그거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
보어헤스 백작은 말꼬리를 흐리더니 슬쩍 시선을 돌렸다. 녀석이 보고 있는 곳을 향해 나도 고개를 돌리니, 붉게 타오르는 해돋이가 눈동자에 맺혔다.
?
“제법 긴 이야기가 될 텐데 괜찮겠습니까? 에스텔 양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별일은 없겠지. 에스텔도 예전보다 강해진 데다가 빅토리아도 있으니까. 그리고…….”
‘블레어 그 녀석이 미친놈이라고 해도 자기가 내기를 한 날에 바로 일을 저지르진 않을 테니까.’
?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고작해야 1초 전에 속으로 한 말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쿠웅-!
귓가에 굉음이 울리자 나와 보어헤스 백작의 표정이 굳었다.
소리가 들려온 방향은 지금 에스텔과 빅토리아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가 있는 장소.
?
“빌어먹을. 계산 부탁한다.”
?
녀석이 무어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
‘설마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짓을 저지를 줄이야.’
?
빌어먹을 자식.
나는 내 귓가에서 낄낄거리는 것 같은 녀석의 얼굴을 떠올리며 서둘러 발을 움직였다.
제발 내가 늦지 않기를 바라며.
?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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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21-08-08 14:14:24
인간이지만 사냥개로 불리는 여자...이성을 갖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이성보다는 본능과 명령에 의한 것이네요. 그리고 빅토리아를, 에스텔을 공격할 준비를...진짜 저렇게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적은 마주치지 싫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든 저 사냥개를 막아야 할텐데...
그레고르와 동석한 보어헤스 백작, 그도 역시 복잡한 문제를 떠안고 있는 한 사람의 자연인이군요.
그리고 약점도 있고, 맹점도 있는.
그가 이제 뭔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하는 찰나에 그 블레어라는 미친놈은 기어이 일을 벌이네요. 역시 미친놈에게 정상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네요. 블레어의 사냥개가 이렇게까지...Papillon
2021-08-15 10:26:44
실제로 사냥개에 걸맞은 인격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만, 나중에 밝혀질 예정입니다.
보어헤스 백작이 악인으로 활동하긴 했지만, 본인 역시 내심으로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단지 자신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이에 거스를 생각을 하지 못했을 뿐이죠. 그레고르 덕에 인생이 바뀐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SiteOwner
2021-08-14 16:29:21
어릴 때 집 밖에서 들렸던, 그리고 간혹 불을 켠 눈이 보였던 승냥이가 생각나고 있습니다.
일단 문제의 사냥개는 행동을 개시하겠지만 상황이 달라진다면 행동 또한 달라지겠지요. 사도강림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닐지...
관계적 지위라는 게 복잡성을 증대시키고, 그렇게 배태된 복잡성이 선택지를 좁힙니다.
그레고르도 그렇지만, 특히 보어헤스 백작이 품고 있었던 여러 복잡한 생각은 그의 입장에 완벽하게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그가 잘못된 길만을 걸어왔다고 매도랄 수는 없는 성격으로 보입니다. 그게 그의 선택도 아니었고 애초에 주어진 것인데...
먼 옛날의, 기억하지 못하는 영역의 것도 무의식적으로 전해지는 게 많습니다. 그런 게 바로 신화, 전설, 민담으로 전해지는데 역시 사도야행도 예외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특정세력은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막으려 드는 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일한가 봅니다.
결국 대사건이 벌어지는군요. 그레고르가 제발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apillon
2021-08-15 10:28:02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도 없지 않으니까요. 보어헤스 백작은 뒤틀린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자신 역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본래라면 그의 인생은 그대로였겠지만, 그레고르 덕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