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격양가를 부르던 옛날보다 무엇이 나아졌나...

SiteOwner, 2021-08-10 21:56:49

조회 수
131

고대 중국의 시 중 격양가(撃壤歌)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의 전설의 영역에 있는 오제(五帝) 중 효(堯)의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노래로, 촌로가 흙덩이를 두드리며 태평성대를 노래하던 것이 십팔사략(十八史略)에 기록되어 전해지는 것입니다.

그 격양가는 이렇습니다.
日出而作               해 뜨니 밭갈고
日入而息               해 지니 쉰다
鑿井而飲               우물 파 내가 마시고
耕田而食               밭 갈아 내가 먹는데
帝力何有於我哉    임금의 힘이 어찌 나에 있는가

이 노래는 어떻게 보면 왕조시대에 굉장히 불경하게 보이는 듯하는 그 노래가 고대사회가 마냥 미개하지만도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현대에 와서 이 격양가의 시대보다 나아진 게 있는지 반문해 볼 때가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4강 진출까지 성공했던 여자배구 국가대표가 일본에서 귀국했는데, 김연경 선수에게 유애자 경기감독관이 포상금의 액수를 답하게 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에의 감사인사를 요구하는 등의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이것을 보니 조선 전기의 문학작품 끝에 나오는 "역군은(亦君恩) 이샷다", 즉 "이것 또한 임금의 은혜로다" 가 연상되고, 정해진 답이 예약되어 있고 그건 질문받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몫이 되는 일종의 극장같은 세상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격양가(撃壤歌)와 극장화(劇場化)는 일본어 발음이 동일하게 게키죠카(げきじょうか)군요. 발음은 같은데 의미는 완전히 극과 극을 달린다니, 우연 치고는 섬찟합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1-08-19 00:06:14

과연 좋게 보일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걸까요, 아니면 안 좋게 보일 거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걸까요?

어느쪽이든 좀 많이 무서운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거잖아요.

SiteOwner

2021-08-19 19:52:44

저런 식으로 자신의 신념을 마구잡이로 들이대는 사람들은 전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옳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좋고 또 그래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그래서 저렇습니다.


조선 성종 때 한양 도성에 호환이 생겨서 궁궐 내부에까지 호랑이가 휘젓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무관이 그 호랑이가 왕을 덮치려는 것을 화살 한 발로 격퇴했는데 포상을 받기는커녕 반역죄로 몰려 사형당했습니다. 이유인즉 임금에게 무기를 겨누었으니 역모의 뜻이 있다고. 이런 사건도, 결국 그 알량한 유교적 신념이 임금을 구한 실제보다 더 중요하니까 그런 것이었습니다. 이런 왕조가 오래 간다면 그건 그것대로 세상이 잘못된 것이겠지요.

Board Menu

목록

Page 295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15

일 베티사드(Ill Bethisad) 속의 한국

21
마드리갈 2013-02-28 987
14

한낮의 포럼이 조용한것을 보고 벗헤드가 가로되....

7
벗헤드 2013-02-28 166
13

아아... 포럼에 글이 가득해...

2
대왕고래 2013-02-28 241
12

피곤하네요...

3
프리아롤레타냐 2013-02-28 287
11

다들 안녕하세요

3
mudblood 2013-02-28 249
10

안녕하세요

5
에일릴 2013-02-27 286
9

안녕하세요 대강당 운영진 하네카와츠바사입니다

8
하네카와츠바사 2013-02-27 343
8

기지개 한번 잘못했더니 명치에 데미지 ㅇㅅㅇ

2
대왕고래 2013-02-27 480
7

설정을 시각화...그것도 대체 역사물이라면 가장 짜증나는게 있죠.

5
  • file
벗헤드 2013-02-27 207
6

야구팀 동물이름 이야기

9
마드리갈 2013-02-27 525
5

안녕하세요

2
KIPPIE 2013-02-26 198
4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lllOTL

8
대왕고래 2013-02-26 214
3

저 또한 초대 받아서 나타난 ㅇㅅㅇ!

3
샤이논츠 2013-02-26 218
2

회원가입 감사인사 및 여러가지

10
마드리갈 2013-02-25 356
1

쪽지 받고 들어와봅니다.

3
트릴리언 2013-02-25 19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