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30일에서 5월 31일까지 양일간 서울에서 열렸던 P4G 서울 정상회의에서 P4G 서울선언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이것은 기후위기를 시급한 국제위협으로 간주하여 녹색회복을 통한 코로나19, 지구온도 상승 1.5도 이내 억제 지향, 탈석탄을 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 및 해양플라스틱 대응을 담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 소개해 둔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전문]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서울선언문’ (2021년 6월 1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청와대 발표)
그런데, 여기에 대해 동참을 거부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유럽연합(EU), 국제연합(UN), 국제연합개발계획(UNDP), 국제통화기금(IMF),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결국 동참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동참한 국가는 39개국으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도 사갈시하는 미국과 일본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녹색성장기구(GGGI),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의 12개 국제기구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불참한 국가나 국제기구가 우리나라를 미워해서 반대하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국가나 국제기구가 환경문제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한 것도 아니고 사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럽의 전통의 3대 강국이 모두 불참의사를 밝힌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주축이 된 국제연합이 이것에 동참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뼈아픈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걸핏하면 반미 반일을 잘 내세우고, 애국심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미 반일을 외칠 때는 기막히게 잘 작동하면서 중국 앞에서는 국가주권을 스스로 제약하겠다는 발언이 횡행해도 아무 비판을 하지 않고 중국인들이 상감령 전투니 항미원조니 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아예 그게 뭔지도 모르는 듯한 반응을 보이니...
물론 어느 나라니까 무조건 추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대립하더라도 협력하는 나라도 있고 아무리 우호적이라도 협력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는 그 사실. 바로 이것을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합니다.
물론 P4G 서울선언문에 대한 세계각국의 엇갈린 입장은 외교적 실패라면 실패입니다.
하지만, 이 실패가 절반의 성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외교의 현실을 이해한다면.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이것조차도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무학의 필부이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어 나았을 건가 하는 자조까지 하면서...
이 글을 쓰면서 참조한 기사를 하단에 첨부합니다.
[단독] “P4G 서울선언문 기대 못미쳐”… 英·獨 등 7국 서명 거부 (2021년 8월 19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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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1-08-22 15:11:30
일전에 환경파괴고 뭐고 산업단지 조성만 운운했던 새만금을 잠깐 짚고 넘어가서 그런지, 불참한 국가들이 언급한 이유인 '알맹이가 없다'가 제법 그럴듯하게 느껴지네요. 이미 고차원적인 친환경정책을 쓰고 있다가 저급한(?) 협약에 동조한다면 결과론적으로 친환경을 자기 입으로 어기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우리나라 대통령은 누가 됐건 후반기로 갈수록 무조건 인기가 떨어지니 포퓰리즘을 시도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SiteOwner
2021-08-25 21:16:35
말씀해 주신 표현이 너무나도 적절해서 순간 무슨 말을 할 지를 잊었을 정도로 동감입니다.
"이미 고차원적인 친환경정책을 쓰고 있다가 저급한(?) 협약에 동조한다면 결과론적으로 친환경을 자기 입으로 어기는 거", 그렇지요. 국가의 행위가 이리저리 뒤집혀서 신뢰를 잃으면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은 것보다 더욱 못하게 되어버리는데다 그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가고 효과도 낮아져 버립니다. 그러니 동의하지 않은 국가 및 국제기구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되고, 그래서 이 사안이 더욱 뼈아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금도 변화할 생각이 없다니, 그러면 결론은 명백합니다.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Giuseppe Tomasi di Lampedusa, 1896-1957)의 소설 표범에 나오는 역설인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 의 반대상황이 일어납니다. 절대로 바뀌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완전히 변질되는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자초한 것이니 다른 말 해 줄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