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 연령이 늘어날수록 감각은 둔화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청각이나 후각은 그 둔화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도 하지요. 그런데 저에게는 이 감각이 거꾸로 갑니다. 즉 둔화의 속도가 느려짐은 물론이고 오히려 더욱 예민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먼저, 청각의 경우.
원래 청각이 좋다 보니 귀가 사람의 것이 아니라 개의 것같다는 말도 듣고 그렇습니다. 이런데다 요즘은 그게 더욱 발달했고 암산능력 또한 이전보다 월등히 좋아졌다 보니, 뭔가 소리가 들리면 그 발신원과의 거리를 5% 정도의 오차범위내로 바로 산출할 정도는 됩니다. 올해 1월에 있었던 일을 쓴 글인 이상한 사람이 있어서 위험할 뻔 했습니다에 그 상황이 묘사되어 있으니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요즘은 활동공간에서의 휴먼에러 감소대책에 이렇게 향상된 청각능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후각의 경우는 믿을 수 없을만큼 예민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사람들의 평균수준의 후각을 지니고 있었고 디젤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에는 별 생각없이 탔습니다만, 14년 전의 투병생활을 거치고 나니 굉장히 예민해져서 디젤엔진의 경유냄새가 매우 강하게 느껴진다든지 하는 게 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이전에는 냄새로 구별이 불가능한 사물도 냄새로 구분할 수 있게 된다든지 하는 게 가능해져서, 이전과 같은 사람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아주 오래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리다고 할 수도 없는 중년입니다만, 감각이 둔화되지 않고 오히려 예민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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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09-24 22:42:41
저는 나이 먹으면서 그냥 더 둔해지는 거 같네요.
머리도 점점 덜 굴러가는 게 느껴지고, 몸은 뭐 점점 녹슬어서 뻐근하기도 하고... 관리를 하기는 해야하는데 정작 집에 오면 바닥하고 일체화되어서는 움직이기가 싫어지니...
SiteOwner
2021-09-28 21:05:03
그러시군요. 분명 어떤 영역에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게 있겠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은 영역도 확실히 있으니까 그냥 나이 먹으니까 둔해지기만 한다고 체념하기에는 이르다고 봅니다.
실제로 혁신적인 사업가들은 중년 이상이 많다고 하지요.
게다가, 어떤 창작물의 경우는 원작자가 정말 예상 밖의 인물인 경우가 있습니다. 부시로드 주관의 미디어믹스로 걸즈밴드의 활약을 그린 애니 뱅드림(BanG Dream!)의 원작자는 나카무라 코우(中村航, 1969년생)로 현재 50대 남성이자 공학을 전공한 소설가입니다. 뱅드림 만화가 2015년부터 시작되었고 애니가 2017년부터 시작했으니 그의 활약은 이미 40대 후반부터의 것. 이런 사례도 있으니까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