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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학을 졸업한지도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그때의 생각은 많이 나고 있어요.
그 중 대학 구내식당 관련으로 몇 가지 써볼께요.
대학이 도심에 있었던 게 아닌데다 구내도 넓다 보니 학교 곳곳에 구내식당이 매우 많았고 꽤 발달되어 있었죠. 게다가 구내식당마다 개성이 있었어요. 강의장소 또한 다양했다 보니 강의가 있는 곳에서 가까운 구내식당에서 매번 다르게 식사하는 것이 대학생활에서의 즐거움 중의 하나였죠.
저는 수강과목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독립주의였죠. 즉, 학과에서 필수로 지정된 교양과목이나 전공과목의 경우를 제외하면 저에게 필요한 것을 독자적으로 선택하는 타입. 그러다가 같은 수업을 듣게 된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런 식이었어요. 애초에 대학에 진학했을 때 혼자 진학했으니 인간관계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거니까 이것에는 어떠한 거부감도 없었어요.
이런 터라 혼자 식사하는 경우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식사하는 경우도 혼재해 있었는데, 혼자 식사하다 보면 타인에게 민폐를 못 끼쳐서 안달이 난 자들이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죠. 이를테면 옆에 다가와서 종교를 권유한다든지, 때로는 채식주의자들이 와서 육식을 하지 말라느니 등등의 헛소리를 늘어놓는다든지.
그런 자들에게 화도 났고, 생각같아서는 다시는 나타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기도 했지만 제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죠.
한때는 이렇게 반문하기도 했어요. 채식해서 만년 산 사람 데리고 오라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이렇게 대했어요. 한가한 사람 아니니까 이야기하려면 돈이나 먼저 달라고.
그 대단한 종교적 신념이나 채식주의 옹호도 돈 앞에서는 무기력한 건지, 그렇게 신념이 강하면 돈을 내고서라도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려 그러겠죠? 그러지 않았으니 그들의 신념의 정도도 이미 답이 나왔죠.
혼자 식사하는 데에는 외부의 적도 있어요.
절대로 혼자 식사하지 마라 운운하는 자기계발서. 진짜 현실의 생활을 해보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건지.
대학을 다니면서 과외교사나 주식투자 등의 직업활동을 수행하며 자산을 축적하고, 공부하고 하면 매일 24시간이 빠듯이 소모되고 주말에 하루 쉬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것조차도 아깝다 보니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를 골라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사이에 긴 낮잠을 자는 게 유일한 사치였던 생활상을 뒤돌아보면 전 주어진 조건하에서는 최선을 다했어요. 이걸 넘어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건지는 몰라도 그런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제 면전에 있으면 비웃어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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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09-24 22:21:12
이상한 사람 많네요. 종교권유, 비건강요... 무슨 이득이 있어서 그러는건가 싶네요.
혼자 식사하지 말라는 자기계발서도 있었네요. 그냥 아무말 대잔치인가 싶은데... 혼자 밥 먹는다고 영양소가 덜 흡수되는 것도 아니고요...
마드리갈
2021-09-24 23:23:04
쓸데없는 짓을 일삼는 사람 참 많죠.
그들만의 도그마에 빠진 사람들이라,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쫓아내려면 역시 돈을 달라고 하면 되죠. 돈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니까,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신념보다도 더 중요하니까요.
자기계발서 써서 재벌 된 사람은 아직 본 적 없네요, 그나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