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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H] 158화 - 사원을 나가는 길(2)

시어하트어택, 2021-10-09 23:28:26

조회 수
123

“아니, 왜 전화를 안 받아?”
자라의 들뜨는 목소리를 들은 바리오가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자라에게 묻는다.
“왜 그래? 전화를 안 받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선발대에 내가 업계 쪽에서 잘 아는 시니어가 한 명 있거든. 평소에도 전화하면 바로 받았는데 전화를 안 받아.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해봐.”
바리오의 말에 따라, 자라가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 보지만 마찬가지다. 자라가 안다는 그 시니어 작업자의 전화가 걸려오는 일은 없다.
“잠깐...”
자라는 조금 전 파라, 비토리오와 마주쳤던 상황을 떠올린다. 자라의 기억이 맞는다면, 둘은 자라와의 대면이 흐지부지되고 나서 여기 작업자들 틈에 섞여 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려고 할 텐데...
“혹시 선발대에 섞여서 갔나?”
또다시, 자라는 전화를 걸어 본다. 이번에는...
“여보세요?”
파라로부터의 전화가 걸린다.
“내가 말하려고 했는데, 너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빨리 여기 돌아오지 못해?”
자라는 일부러 전화가 걸리자마자 큰 소리부터 지른다.
“혹시... 자라?”
“그래. 내가 지금 너를 얼마나 찾고 있는데!”
“위험해!”
“아니, 위험하다니?”
자라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누가 또 우리를 공격한다는 거야? 그런 헛소리는...”
“헛소리가 아니라니까? 싫으면 말고! 물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그게... 무슨...”
그러고 보니, 자라도 얼핏 느낄 수 있다. 뭔가 물이 흘러가는 것과도 같은 께름찍한 기류가 이곳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약 1분쯤 전부터, 그런 물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게 뭐지?”
“잘 들어.”
바리오가 자라, 도레이를 돌아보고 말한다.
“일단 모두들, 여기 통로에서 몸을 피해. 이 수상한 물 흐르는 느낌이 뭔지 내가 한번 확인해 볼 테니까.”
“어떻게 확인하려고?”
“그건...”
바리오는 잠시 땅바닥을 바라보다가, 오른손을 바닥에 뻗는다. 그러자마자, 땅바닥이 조금 흔들리는 것 같더니, 곧이어 팔뚝만 한 크기의 벌레 몇 마리가 땅속에서 비집고 나온다.
“아마도 이 벌레들이 말해 주겠지. 내 통제하에 있으니까. 저 벌레들이 만약에 무슨 이유로 죽는다면 내가 알게 될 것이고.”
“그래...”
어느새 통로 안은 벌레 몇 마리가 활보한다. 마치 자기들이 있던 땅속처럼, 벌레들은 자유롭게 활보한다. 벌레들이 나온 걸 확인하자, 크루들과 작업자들은 통로가 보이는 쪽으로 몸을 피한다.
그렇게 자라, 바리오, 도레이와 다른 작업자들이 통로에서 막 피했을 때, 자라에게 전화가 걸린다.

♩♪♬♩♪♬♩♪♬

자라가 보니 번호는 미켈의 번호인데...
“여보세요? 들려? 거기서 당장 피해야 한다고!”
전화 너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현애의 목소리. 왜 미켈이 아니고?
“아니, 네가 왜 우리한테 전화를 하는 거야. 그리고 피하라니...”
자라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하고서 말하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방 옆에 통로에 흐르는 게 보이는데... 색깔이 초록빛을 띤 게 산성 액체 같고...”
“사, 사, 산성 액체라고?”
자라가 막 되물으려 할 그때.
자라의 눈에도 이제 보인다.
통로의 바닥에 낮게 깔려 흘러가는 게 보인다. 약간은 거무스름하게도 보이는 초록색의 액체가, 점성이 높은 건지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바리오가 통로에 소환한 벌레들이, 녹아내리고 있다. 액체에 닿자마자, 마치 액체와 하나가 되는 것 같이 스멀스멀 형체를 잃어 가고, 몇 초도 안 되어 그 벌레들이 있었다는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그렇다면...”
상황을 파악한 자라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공포감이 밀려오고, 얼굴은 마치 흰 종이처럼 하얗게 질려 버린다.
“다... 다들... 녹아 버렸다는 거 아니야... 액체에 닿은... 작업자들은...”
“......”
바리오와 도레이 역시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공포에 질려 있다. 상황을 어느 정도는 파악한 건지, 뒤에 모여 있는 작업자들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제...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러니까. 공격은 시작되었는데, 어디서 시작되었는지조차 알 수가 없고...”
산성 액체가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던 자라가, 별안간 무릎을 탁 치며 입을 연다.
“너희들, 그렇게 보고만 있을래? 어떻게든 살아나갈 방법을 만들어야지! 안 그래? 우리가 누구야? 테르미니 퍼스트잖아! 태양석을 손에 넣은!”
“그래, 그거야 그런데...”
“‘그런데’라니, 도레이!”
자라가 겁에 질려 마치 얼굴이 식어 가는 물처럼 되어 버린 도레이를 보며 목소리를 높인다.
“잘 생각해 봐. 네 능력이라면 여기 지하 유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살릴 수 있어. 좀 마음 편히 먹고 생각 좀 해 봐!”
“그래...”
자라가 윽박지르는 듯해서 좀 찜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살아서 나가기는 해야겠으니, 도레이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잠시 통로를 흐르는 산성 액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도레이는 잠시 후, 손뼉을 딱 친다.

그 시간.
마이삼과 콜론은 성큼성큼 하층부로 가는 통로를 걸어 내려가고 있다.
“이제 좀 정리가 되었으려나?”
콜론이 땅바닥을 연신 꾹꾹 밟아대며 말한다.
“이 정도 산성이라면 액체가 훑고 지나가는 뭐든 녹지 않는 게 없을 텐데. 발굴 현장도 다 정리되고, 우리가 유유히 태양석을 찾아올 수 있는 거지. 도둑놈들에게서.”
“유유히? 유유히라고?”
마이삼이 콜론에게 핀잔을 준다.
“너 지금 정신상태가 어떻게 되어 먹은 거 아니야? 섣불리 판단하다니 그건 최악의 행동이야. 파울리의 패거리에게 도움만 주는 짓이라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타이밍은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야!”
“하나 알려 줄까?”
마이삼은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내더니, 물을 한 모금 마신다. 고개를 든 그의 눈에, 용케 몸을 피하고 있는 작업자가 하나 보인다. 홱 눈을 들어보니, 작업자는 얼굴을 가린 채 벌벌 떨고 있다. 마이삼이 텀블러 안에 남아 있던 물을 확 뿌리자...
뿌린 물이,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더니, 마치 줄처럼 변해서 작업자의 목을 옭아매 버린다. 불의의 공격을 당한 그 작업자는 자신을 옭아매는 그것을 풀어 보려 이리저리 손으로 목을 쥐고, 발버둥을 쳐 보지만, 이내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만다. 몇 번은 더 몸을 움직여 보기는 해도 그것뿐. 작업자의 움직임도 어느새 멈춰 버린다.
“봤어?”
마이삼이 콜론을 돌아보며 말한다.
“이게 바로 좋은 타이밍이라는 거야.”
“알았어, 알았는데, 우선 가자고. 태양석을 마저 찾으러 가야지!”
“그래, 가자고.”

한편 그 시간.
작업이 중단된 방의 출입문 가까운 데에 등을 기대고 서 있던 현애가 얼핏 보니, 통로에 흐르던 산성 액체는 어느새 흐르지 않는다.
“됐나?”
가만히 숨을 죽이고서 다시 보니, 역시 더 이상 산성 액체는 흐르지 않는다. 액체가 흐르기 전의 통로의 모습 그대로다. 얼른 미켈을 돌아보고 수신호를 보낸다. 설명을 하던 미켈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여러분, 잘 보셨죠? 아까만큼의 치열한 발굴 현장은 아니었어도, 여기 역시 한때는 그 정도의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던 곳입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버려진 장비나 작업복이 우리를 맞이해 주고 있지만 말이죠. 자!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친 여러분 모두에게 박수를 한번 보내 볼까요?”
미켈이 말을 마치자마자 다들 힘껏 박수를 친다. 현애도, 세훈도, 니라차의 부모님도, 모두. 미켈의 말을 들으니 뭔가 대단한 고난을 끝낸 것 같이 들려서 더 그렇다.
“이제 여기서 출발하게 되면 한 6시 정도에는 사원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게 됩니다. 내일 일정은 밖에 나와서 식사를 하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가시죠!”
겉으로는 활기차게 출발하지만, 미켈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다. 가는 길에도 몇 번이고 하층부의 발굴 현장을 돌아보는 건 물론이다.

“야, 자라!”
산성 액체가 흘러가는 걸 보고 있던 도레이는 별안간 자라를 부른다.
“아이디어가 생각났어!”
“왜 나를 오라고 하는 거야? 너보고 하라고 한...”
“일단 저 액체부터 좀 고정해.”
“아니, 저걸 어떻게 고정해? 나는 액체는 해 본 적 없다고!”
“하라면 해. 여기 있는 사람들을 다 죽게 할 셈이야?”
“아니... 그건 아니지...”
도레이의 높아진 목소리에 자라가 오히려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럼 해. 하라고.”
“알았어.”
자라는 바로 통로 앞에 가서 가만히 액체가 흘러가는 것을 보더니, 이내 손을 들고 한 곳을 응시한다. 액체를 고정해 보기는 처음이다. 잘 될 수 있을는지, 자라 자신도 반신반의하고, 의심된다. 하지만, 10초 정도 지나니까, 의심은 점점 사라진다. 되기는 된다. 흘러오는 산성 액체를 한 군데에 몰아 두니까, 그 옆으로 통행이 가능할 정도가 된다.
“후...”
자라의 입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깊은 숨이 나온다. 이 정도면 된 것 같다. 충분히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자, 누가 우리를 노렸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의 시도는 실패했어. 이제 나가자고. 태양석은 우리가 가져간다.”
자라가 이렇게 일행과 작업자들에게 말하며 앞장서서 가려는데...
“어... 어엇?”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그의 옆 한쪽에서, 뭔가 핏빛의 냄새가 배어 올라오는 것 같다. 기분나쁘게 자라의 코를 찌르고, 역겹기까지 한 이 냄새.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 오른쪽에서 난 냄새에, 자라가 슬쩍 돌아보자...
“으... 으엇!”
헬멧을 쓴 작업자 한 명이, 눈을 까뒤집은 채, 벽에 등을 딱 기대고 굳어져 있는 게 아닌가! 얼른 그 작업자를 땅에 눕히고 몸을 흔든다.
“이봐요, 눈 떠요, 눈 좀!”
하지만, 그 작업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입에서는 거품만 주르르 나오고 있다.
“이봐요, 어이, 눈 떠, 눈!”
여전히 작업자는 거품만 흘리고, 눈은 여전히 까뒤집은 채다. 귀를 작업자의 입과 가슴에 대 본다. 아무 숨소리도, 아무 움직임도 없다.?
“설마...”
자라의 두 눈과 얼굴이 공포감에 휩싸이는데...
뒤에서 갑자기 날아오는 무언가가!
“크으... 윽...”
뭔가가 자라의 목과 어깨를 뒤에서 강하게 붙잡는다!
“이... 이게... 도대체...”
촉촉한 게 마치 늪지대에 담갔다 꺼낸 진흙 같은 것이, 자라의 목과 어깨를 조여 온다. 떼야 한다. 떼어야 하는데... 자라가 손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수록, 그 알 수 없는 무언가는 더욱 강하게 자라의 목덜미를 비튼다.
“으극... 아그그극...”
그의 손까지 파고 들어가려는, 차가우면서도 촉촉한 무언가가. 자라는 공격받은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손쓸 새도 없이 그것에게 당해 버리고 만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10-10 23:53:00

하필이면 흐르는 액체가 강산이라니, 진짜 위험하네요.

사실 염산, 질산, 황산 등의 실제의 강산은 접촉하지 않더라도 그 증기도 매우 유독하니까 일단 저렇게 유출되면 그것 자체로 치명적인데 말이죠. 게다가 장소가 완전히 열린 곳도 아닌데 저러면 답이 없어요.


결국 인명피해가 난 것인가요...

그리고 자라도 여기까지인가 보네요.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면...

시어하트어택

2021-10-17 21:26:04

산성 액체를 사용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나가는 모든 것을 정리해 버리기 위해서죠. 만약 제거해야 할 대상이 지하의 작업자들뿐만이 아니라 테르미니의 사람들 전체라고 했다면, 마이삼과 콜론은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SiteOwner

2021-10-26 20:45:23

손자병법에서 피해야 할 장소로 비지(?地)를 꼽고 있습니다. 그 비지의 실례가 바로 구내의 통로같군요.

그냥 음습한 것으로도 좋을 수가 없는데 흐르는 액체가 강한 산성의 것이라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내식성이 강한 극히 일부의 특수한 금속이나 아예 산이나 염기와는 반응하지 않는 재질이 아닌 한은 위험하기 짝이 없고 사실 그 이전에 생체는 치명상을 입고 말아 버립니다.


그런데 진짜 위험한 것은 따로 있었군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를 공포가 엄습합니다.

시어하트어택

2021-10-31 21:07:35

밀폐된 장소에서 저런 산성 액체로 공격을 시도한다면 정말 답이 없죠. 그런데 어디서 보니 강산성만 위험한 줄 알았는데 강염기는 그것 이상이더군요... 사진을 보니 실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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