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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H] 159화 - 사원을 나가는 길(3)

시어하트어택, 2021-10-13 07:45:02

조회 수
115

하층부 작업 현장에서 테르미니 퍼스트의 크루들과 다른 작업자들이 공포에 떨 때, 산성 액체가 지나간 통로를 걸어오는 두 사람이 있다.
“좋아, 이 정도로 산성 액체를 훑고 지나갔으면 남아 있는 놈들은 전부 녹아 버렸겠지?”
“자만하지는 마라, 콜론. 밑에는 아직 살아 있는 놈들이 있어.”
마이삼이 막 들뜬 얼굴을 하려는 콜론에게 주의를 시킨다.
“그 녀석들은 내가 하나하나 처치해 주겠지만...”
“그런데, 하나만 묻자, 마이삼.”
“왜?”
“내가 생성한 산성 액체를 매개체로 네 능력을 사용하면 깔끔하게 정리될 거 아니야?”
마이삼은 콜론의 말에 바로 고개를 흔든다.
“응? 왜?”
“해 봤는데, 안 되더라고.”
“아니, 네 능력은 액체만 있으면 뭐든지 발동되는 거 아니었던가?”
“그랬다가는 내 손이 녹아 버려. 능력이 내 손을 매개로 하는 거라서, 섣불리 썼다가는 내 손은 형체도 남지 않을 거야.”
“그걸 또 실험하거나 해 본 건가?”
마이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예전에 한번 궁금해서 불산에다가 실험해 봤는데, 피부가 죄다 벗겨지더라고.”
“그래? 마이삼 네가 섣불리 그 능력을 쓰지 않는 이유가 있었군그래. 아무튼, 사원이 물이 부족한 곳이라는 게 참 안타깝군...”
“쉿, 조용! 녀석들이 우리가 있다는 걸 눈치챌지도 모른다고!”
“어... 그래?”
콜론은 높이려던 목소리를 도로 확 낮춘다.
“그리고 내 추정이 맞다면, 지금 나한테 잡힌 녀석은, 자라 아티크야!”
“뭐야, 그거 엄청난데? 태양석을 운반한다고 알려진 녀석 아니야?”
“그래. 그러니까 그 녀석만 제대로 숨을 끊어 놓으면, 태양석은 다시...”
“그렇군!”

그 시간, 바리오와 도레이는 방 한쪽에서 통로 쪽의 상황을 살피고 있다.
“아니, 그런데 자라는 왜 안 오지?”
“자라?”
“그래. 네가 자라를 통로 쪽으로 보냈잖아. 왜 지금 안 오는 거냐고?”
도레이가 망설이고 있는데...
“뭐 해, 빨리 안 가?”
바리오가 등을 떠밀자 도레이는 알았다는 듯 일어서서 통로 쪽으로 재빨리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야, 자라, 어디 있어.”
도레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조금 전에 통로에 서서 산성 액체를 막고 있었을 자라는, 아무데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에 있는 건가, 자라는?
“야, 자라! 자라!”
여전히, 자라는 아무 대답도 없다. 불안하게 돌아보던 도레이에게 뭔가가 닿는다. 기분 나쁘고도, 은근히 구토를 일으킬만한 핏빛의 냄새, 그리고 숨이 막힐 듯한 끈적거림이다. 이 두 가지가, 한데 섞여서 더욱 역겹다. 그 냄새가 오는 쪽을 가만히 돌아보니...
“허... 어엇!”
순간, 도레이의 몸속의 피가 모두 말라 버릴 것만 같이, 무시무시한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입에서 거품을 흘린 채 쓰러져 죽은 작업자와, 목에 뭔가를 감은 채 아무 말도 못 하고 발버둥을 치는 자라의 모습이!
“야, 자라, 안돼!”
도레이는 서둘러 자라의 목에 감긴 것을 풀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될 리가. 거기에다가 도레이가 그것을 풀려고 하면 할수록 더더욱 조여 오는 것 같고, 거기에다가 도레이의 손에도 그것이 옮겨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 잠깐...”
문득, 도레이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다. 방금 손에 옮겨붙으려는 이것, 액체 같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조명을 한번 켜 본다. 역시, 자라의 목을 붙잡은 건 물줄기 같은 것이었다.
“그러면 방법은 간단하지. 그런데... 자라가 목이 마를 건 둘째치고, 이거 참 못 볼 꼴을 보겠는데...”
하지만 어떻게 하랴. 지금은 고민할 틈도 없다. 작업자의 시신에서 눈을 돌린 채, 자라만 보고 손을 자라의 목에서 잠시 뗀 다음, 잠시 기다린다. 목이 타는 듯한 기분이 잠시 들고...
“어어어...”
자라가 가늘게 신음과 날숨이 섞인 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 어엇!”
금세 그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홱 일어난다.
“허... 어어어... 도, 도레이... 맞지?”
“자라, 나 맞아. 나라고.”
“그... 그, 그래. 다행이야. 처음... 처음 보니까... 미라같이 되어 버린 시체가 내 눈 앞에 있더라고!”
“안됐지, 그 사람은.”
도레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한다.
“너도 명복이나 빌어 줘.”
“그건 그렇고, 방금, 뭐가 나를 공격했던 거지? 불쾌하게 촉촉한 것이었는데...”
“그냥 물이야. 물이 네 목을 휘감고 있었지.”
“정말? 무슨 슬라임 같은 거라도 되는 줄 알았느데, 고작 그게 물이었단 말이야?”
“어, 그래. 누군가가 물을 이용해서 네 목을 졸랐겠지.”
“누구야... 지금 어느 쪽에 있는 거지, 그 녀석은?”
“찾아봐야지.”
도레이가 낮게 깐 목소리를 하며 말한다.
“목이 좀더 칼칼해질 각오를 하라고.”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이 능력을 사용할 여지를 없애려고.”

“엥? 이거, 왜 이러지?”
“왜, 마이삼. 뭔가 문제라도 있어?”
“많이 건조한 것 같지 않냐? 내 피부가 민감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가?”
마이삼의 말에 콜론도 손을 들어 이마에 대 본다. 역시나, 이마에는 땀이 전혀 흐르지 않는다. 여기 통로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이마에 손을 대면 조금은 땀이 만져졌을 텐데...
“조심해, 어떤 녀석이 지금 초능력을 써서 습기를 없애고 있어.”
“젠장... 텀블러에 물 이제 거의 다 마셨는데!”
마이삼은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콜론을 돌아본다.
“야, 다시 산성 액체 좀 흘러내리게 할 수는 없어?”
“안돼, 한다고 해도, 이미 우리가 내려올 만큼 내려와서 효과는 미미해.”
“그런가...”

“왜 이렇게 텁텁하지, 여기?”
바리오가 자라와 도레이가 있는 통로로 내려와서 말한다.
“목도 점점 마르는 것 같고, 하...”
“컥... 컥... 조금만 참아.”
“아니, 왜?”
“누가 지금 물로 공격하고 있다고.”
“응, 물?”
“그래. 그냥 물줄기였을 뿐인데, 거기에 목까지 졸렸어.”
“침도 삼키지 말아야 하는 건가...”
바리오가 반쯤은 농담을 섞어 말하자, 자라는 격하게 반응한다.
“당연하지! 조심해서 삼키라고!”
“아, 그래...”

♩♪♬♩♪♬♩♪♬

바로 그때, 전화 걸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나 미켈이야. 거기 좀 어때?”
“아직은 우리 셋 다 무사한데... 조심해! 침도 함부로 삼키면 안 된다고!”
“무슨 소리야? 나하고 손님들은 이제 거의 다 나왔어. 음료수도 마셨는데 아무 일도 없다고. 여기 다른 관광객들도 다들 물이나 음료수 들고 있는데?”
“응? 그게 무슨...”
바리오는 잠시 눈을 멀뚱거리지만, 이내 안도한다. 미켈과 일행은 사정권에서 일단은 벗어났다는 것 아닌가!
“아, 알았어. 그러면 여기도 인제 간다.”
“뭐야, 누구하고 지금 트러블이 생긴 것 같은데?”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고...”
“아니기는 뭐가 아니야. 거기 그대로 있어.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다시 연락하고...”
전화를 끊고, 미켈은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마침, 기념품 숍이 바로 옆에 있다.
“자, 버스가 이제 15분 뒤에 도착한다고 하니, 그동안 기념품을 보셔도 되고...”
미켈이 발걸음을 떼려는 걸 본 현애가 화장실 쪽을 가리킨다. 미켈이 눈을 둥그렇게 뜨지만, 이내 현애는 전시실 쪽으로 사라진다.
‘휴... 저렇게 무모해서야.’
현애의 뒤를 따라 일행 몇 명도 화장실 쪽으로 가자, 미켈은 애써 태연한 척 얼굴을 관리하며, 다시 입을 연다.
“자, 여러분! 그러면 화장실에 안 간 분들을 위해 특별 코스를 마련했습니다. 저기 기념품 숍 위에 얼굴 부조들 보이시죠? 저걸 설명해 드리자면...”
그러면서 미켈이 세훈을 슬쩍 본다. 미켈의 슬며시 웃는 얼굴은 은근히 세훈을 향해 있다. 들떴던 세훈의 얼굴이 단번에 썩어버린다.

“아, 나는 왜 하는 것마다 다 꼬여 버리냐.”
통로를 따라 내려가던 마이삼이 투덜거린다.
“좀 내 능력을 발휘해 보려고 하니까 상황이 왜 다 이렇게 되어 버리는데.”
“야, 너는 그래도 뭘 좀 해 볼 여지라도 있지, 이런 데서 나는 완전히 비능력자라고.”
“그래도 교통정리를 해 줬잖아. 남은 녀석들은 내 능력으로 처리하면 되겠지만...”
“그런가?”
콜론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목이 칼칼했는지, 자꾸만 침을 삼켜 보려고 애를 쓴다. 역시, 목구멍까지 가기도 전에 입안은 바싹 말라 버린다.
“하, 이거 물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
마이삼 역시 얼굴을 찡그리고 말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리적인 건 정말이지 참으려고 해도 참기가 힘들다. 목이 말라서 죽을 것 같다는 게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다...
못 참겠다. 한 모금만, 한 모금만! 텀블러의 뚜껑을 열려 하지만...
“안돼, 마이삼!”
“하... 하... 아니, 왜...”
막 텀블러의 뚜껑을 열려는 마이삼과 그걸 막으려는 콜론이 잠시 실랑이를 벌인다. 투닥대는 소리가 통로 건너편에 있는 자라와 도레이에게까지 들린다.
“응? 뭐야, 저 녀석들인가?”
“아, 그런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면서 자라는 침을 삼킨다. 역시, 침은 삼키지도 못하고 목은 금방 말라 버린다.
“아음... 목마르다.”
“그런 소리 하지 마. 물이 생기면 저 녀석들이 또 공격할 거 아니야.”
“내가 가둬 놓은 저 산성 액체로는 안 되는 건가?”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저렇게 물통 하나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지.”
도레이가 안쓰럽다는 듯 통로 너머에 보이는 마이삼과 콜론을 보며 말한다.
“조금이라도 열면 증발할 텐데 왜 저래.”
“왜기는. 자기네들 나름대로는 애를 써 보는 거겠지.”
도레이가 보니, 자라는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서 마이삼과 콜론을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을 노리면 된다고. 녀석들이 힘을 쓰지 못할 때 말이지!”
“아니, 야.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달려나가면...”
하지만, 기회를 잡은 건 자라만이 아니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던 마이삼과 콜론도, 자라를 돌아보고 있다!
“보라고. 지금이 기회야. 지금이...”
마이삼은 콜론의 말에 따라 텀블러 뚜껑을 서서히 열기 시작한다. 표면은 이미 매끈함조차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지만, 조금 여니 아직은 살아 있는 물기가 그의 손에까지 닿는 것 같다. 몇 초의 기회,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마이삼이 텀블러에 정신을 집중하는데...
그때...
“아, 이런!”
텀블러를 열던 마이삼의 손에서 텀블러가 미끌거리더니, 그대로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아...”
세상이 다 무너지는 듯한 큰 한숨을 내쉬며, 마이삼이 땅바닥에 떨어진 텀블러를 다시 주워 드는데...
물이 한 방울도 없다! 분명히 마이삼이 뚜껑을 열기 전에는 조금이라도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렸을 텐데, 아예 물이 다 날아가 버린 것이다!
“안돼...”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10-13 12:44:07

강한 산성의 액체는 그 자체로도 무서운데 이것이 호흡기를 손상시켜서 사람을 살상하는 장면은...

진짜 토할 것 같네요. 사실 구토가 좋지 않은 게 위산이 식도 및 구강을 크게 손상시켜 버리니까요. 정말 드물게 구토한 경험이 다시 떠올라서 싸늘한 날씨가 더욱 무섭게 느껴지고 있어요.

인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물을 공격수단으로 쓴다는 건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진퇴유곡의 상황, 이대로 종말로 치닫는 것인지...

시어하트어택

2021-10-17 21:28:24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을 숨쉬지 못하게 해서 죽인 건 마이삼의 능력이고 산성 액체를 사용한 건 콜론의 능력이죠. 뭐가 더 무섭냐고 한다면 저는 마이삼의 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산성 액체는 예상하고 피할 수 있을지라도, 체액을 공격 수단으로 삼는다면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거든요.

SiteOwner

2021-10-29 19:31:06

목불인견의 끔찍한 장면,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전에 퇴근길에서 봤던 교통사고 현장이 떠올랐습니다. 현장에 아직 수습되지 않은 사망자 시신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작고 마른 체격이었던 건 아직도 생각나서 그게 연상되었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 살인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저들이 자신들도 그렇게 될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건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요.

시어하트어택

2021-10-31 21:13:11

저도 그런 장면은 되도록이면 묘사하고 싶지 않다 보니 되도록이면 빨리빨리 넘기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잘 안 되더군요.


저는 사고를 당한 시신을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만, 동물 시체도 바로 보기를 꺼리는 저에게는 그런 때가 온다면 정말 피하고 싶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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