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 내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백신패스관이 최근 생겨났고, 거기서는 음료나 팝콘 등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덩달아 보러 갔죠.
이번에 보게 된 영화는 <고장난 론>. 애니메이션 영화로, 장르는 SF입니다. 작중에서는 '비-봇'이라는 로봇과 스마트폰, 컴퓨터, SNS 등을 한데 합쳐 놓은 듯한 기기가 나오는데, 이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이들 사이에는 없으면 안되는 '필수템'이 되죠. 주인공 '바니'는 이게 없어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는데, 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떻게든 생일선물로 그걸 구해온다고 불량품을 하나 가져왔죠. 그 비-봇은 작동은 하긴 하는데, 어딘가 나사가 빠진 모양인지 네트워크 연결도 안 되고, 바니를 엉뚱한 이름으로 부르고, 계속 로딩중이라는 말만 하죠. 실망한 바니는 그걸 반품하러 가는데, 자신을 괴롭히던 불량학생들을 패 버리는 등의 예상치 못한 활약을 하고, 기타 등등... 파쇄당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어찌저찌 반품을 면하고, 네트워크 접속도 안되는 이 '론'이라는 녀석을 어찌어찌 친구로 만들게 됩니다. 그 이하는 스포일러라 생략...
차갑다는 편견이 있는 SF치고는 꽤나 따뜻한 내용이었고, 처음에는 그다지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 심금을 강하게 울리더군요. 특히 주인공 바니의 처지가 저와 비슷한 점도 있었다 보니 격하게 공감되는 면도 있었고...
여러모로 보니 작중에 나오는 비-봇이라는 기술은 조만간 무슨 이름으로든 상용화될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작중에서 나오는 원치 않은 유명세로 인한 폐해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겠고요.?
그리고 제가 글을 쓰는 입장이다 보니 몇몇 요소는 제 작품에서 보이는 것도 있고, 또 제가 차용할 만한 요소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제 작품과 테이스트가 많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겠죠...
그렇게 많이 알려진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기대 이상으로 잘 봤습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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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드리갈
2021-11-15 23:44:58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것도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 가치가 빛날 때가 온다...
그런 내용이 참 멋있죠. 그 고장난 론이라는 영화가 바로 그것을 보여줬군요. 이렇게 소개된 것을 읽으면서 입꼬리가 어느새 올라가 있는 게 느껴지고 있기도 해요.
결국 이런 것 같네요. 세상을 삭막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과 그 소산을 어떻게 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SiteOwner
2021-11-20 16:59:30
이제는 확실히 여러 다중이용시설이 성업중인 것 같더군요.
아직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상으로의 복귀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게 다행입니다. 최근의 재확산은 우려스럽습니다만...
소개해 주신 고장난 론은 기술이란 과연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좋은 작품같군요.
좋은 작품의 소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시어하트어택
2021-11-21 20:10:02
만약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고 싶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확실히 제가 써 드린 내용만으로도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으셨다니, 제가 그 영화를 보기를 정말 잘 했습니다.
여담으로, 디즈니 영화인 줄 알았는데 20세기폭스에서 만들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