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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H] 189화 - 파디샤(3)

시어하트어택, 2022-01-28 22:27:32

조회 수
130

약 100년쯤 전, 파디샤라고 불리는 그 남자는 그의 천국 구현 계획을 위해 전진기지로 삼으려던 한 행성의 초능력자와 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커티스 라투’라는 이름이었는데, 지금 기준으로도 매우 드문 염동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거기에다가 지략도 뛰어났다. 그에게 맞서는 저항군을 이끌고 있었고, 그가 공을 들여 세운 여러 시설을 게릴라 전술을 동원해 파괴해 버리는 터라, 아무리 그라고 해도 처치하기가 쉽지 않은 적이었다. 당시의 특전대원 중 2명을 잃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결심이 선 이상, 라투와의 일전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라투의 저항군을 제거하는 작업은 지독하리만치 철저했다. 근거가 되는 도시들을 철저히 파괴했고, 주민들을 회유하는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끝내 저항을 멈추지 않는 곳은 살테이로, 이레시아 등의 다종족으로 구성된 용병단을 고용해 모두 제거했다. 라투의 친위대쯤 되는 부대는 특전대를 보내 제거했고, 라투만 남게 되었다. 그와의 일전은 남자로서도 100년에 한번 치러볼까 말까 한 제대로 된 대결이었다. 염동력이라는 게 그 정도로까지 강력하고도 위험한 능력인지, 그는 몸으로 깨달았다. 그 대결 이후 한동안 몸을 추스르며 은둔해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려운 과정 끝에, 그는 마침내 라투를 그의 손으로 숨을 끊었다. 그렇게 그도 부상을 입고서 마침내 라투를 쓰러뜨렸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돌아섰는데, 갑자기 거인의 손바닥처럼 된 에너지가 그의 온몸을 붙드는 것이었다. 특히 목을 조르는 느낌은, 마치 라투가 다시 살아나서 그를 빤히 노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미 상당히 진이 빠졌던 그로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주위의 모든 초능력을 없애는 능력을 가진 부하가 오고 나서야 상황은 종료되었고, 남자는 라투를 철저히 없애 버리기 위해 그의 시신을 완전히 분쇄한 후 하수구에 뿌려 버렸다. 그렇게 하고서도, 라투에 대한 기억만은 여전히 남아, 때때로 그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이후 만나는 적들은 철저히 그 흔적을 지워 버렸다.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남자에게, 또다시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눈앞에 있는 발레리오와, 자신에게 이상한 말을 지껄인 비토리오보다도, 그걸 먼저 처리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 그 이상하게 자신을 괴롭히는, 전에도 느꼈던 것 같은 그 느낌을.
“죽은 뒤에도 남아 있는 능력이라면 이 정도는 아닌데... 도대체 뭐지?”
궁금증과 경계심이 한데 뒤섞인 얼굴을 하고서, 그는 돌아본다. 그 불길한 기운의 실체가 무엇인지 깨닫는 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뒤에, 그것도 남자의 등 바로 뒤에, 현애가 어느새 서 있었다. 그것도 주먹을 겨눈 채로. 주위에서는 찬 기운이 번지기 시작한다. 그가 몇 초라도 더 늦게 돌아봤더라면, 이미 공격에 당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금방 알아보네.”
“이 녀석... 살아 있었군. 비토리오 녀석은 시간을 벌어 주었던 것이고!”
남자는 손을 들어 급히 현애가 겨눈 주먹을 막는다.
“분명히 아까 얼음덩어리를 만들어 그 속에 들어갔고, 내가 그 얼음덩어리를 파괴한 것까지 눈으로 확인했을 텐데...”
“어렵지는 않아. 내 능력으로 얼음의 굳기를 조절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 그런데 내가 막 피하자마자 얼음덩어리가 부수어지는 소리가 나더라고. 십 년은 감수했어. 내가 생각해도 운이 좀 많이 따라 줬지.”
“호오, 그런가... 그래서 거기에다가 힘을 다 쓰고, 고작 이런 주먹으로 나를 상대하겠다는 건가? 너무 눈물겨운 거 아닌가?”
“아니지...”
어느새, 남자의 발밑에는 얇은 얼음막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것이 마치 남자의 발을 금방 덮어 버리기라도 할 듯 말이다. 남자가 보니, 분명히 아까 산산이 부숴 놓았던 그 얼음조각들을 활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보고도 남자는 움직이기는커녕, 그대로 서 있다.
“흥, 이런 수작을... 네가 조금만 더 영민하고 재빨랐다면, 두 수 앞까지 내다볼 수 있었겠지. 유감스럽지만 이런 것 정도는 상대도 못 된다.”
남자가 그렇게 말한 순간, 남자의 발을 가득 덮으려던 얼음막이 금세 사라져 버린다. 거기에다가 마치 시공간이 뒤틀린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은 덤이다. 현애의 주먹도 어느새 몇 초 전, 막 내지르기 직전의 위치로 돌아가 있다.
“그리고 몇 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네 녀석에게 내릴 합당한 징벌은, 이것이다!”
남자가 의기양양하게 말하며, 막 오른손을 들어 현애를 내리치려는데...
갑자기, 묘한 추위가 그의 정수리를 에워싼다. 남자가 위를 올려다보니, 천장에 있는 에어컨에서 미세한 얼음 조각들이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다급히 남자가 위에서 쏟아지는 얼음 조각들을 막아 보려, 주위 공간을 비틀어 보지만, 얼음 조각은 계속 쏟아진다. 마치 하늘에 구름이 생겨서 비가 내리다 말고 얼어 버린 것처럼.
남자의 입에서는 어느새 차디찬 김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의 머리 쪽만 급격히 추워진다. 마치 머리 높이쯤에만 한겨울이 온 것처럼.
“제법... 제법 하는군.”
남자는 입김을 내뿜어 가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한 듯 말한다.
“자, 어때? 네 능력으로 두 수 앞은 내다봤을지는 몰라도, 세 수 앞은 내다보지를 못하는 것 같은데.”
“하하하... 과연 그럴까?”
그렇게 당하는 상황임에도, 남자는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린다. 또다시, 시공간이 뒤틀린 것 같은 묘한 느낌이 주위를 휘감는다. 아니, 이번에는 그 시공간이 뒤틀린 것을 넘어, 온통 휘저어져 반죽이 되어 버린 것과도 같다!
“네 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건 네 녀석이다.”
또다시, 사방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아니, 이번에는 ‘들려온다’라는 말을 쓰는 게 틀렸는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머리를 열고는, 대뇌 피질을 잔뜩 헤집고서는, 자신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부터 네 녀석은 나를 따랐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깨어나지 말았어야 했지. 하지만 후회해도 늦었다. 너희들이 무슨 몸부림을 치든, 단 하나뿐인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듣고 보니까, 현애는 자기 입이 짓눌리더라도 할 말은 해야 할 것 같다.
“아니, 그러면 차라리 나라나 종교라도 하나 세워서 아예 아이들부터 철저하게 교육시키지 그랬냐? 그런 건 못하니까 힘으로 뺏겠다는 거잖아! 너도 참 불쌍하다!”
“뭐... ‘불쌍하다’고? 그런 불경한 소리를!”
현애의 머릿속을, 남자의 끓어오르는 듯한 음성이 긁어 놓는다. 남자에게도, 이 정도로 자신을 박박 긁어놓는 적은 정말 오랜만이다. 심지어 그가 목표로 한 적이 아니었는데도. 하지만 남자는 마구 화를 내거나 할 수 없다. 그것은 신으로서의 위엄있는 행동이 아니다...

한편 그 시간, 아케이드로 가는 길목에 있는 통로의 철문.
“흐, 흐흐흐흐흐... 제법이로군, 너희들.”
미끌거리는 철문을 열려다 말고, 그 정찰대원은 비앙카와 도레이, 요원을 돌아보며 웃는다.
“시간이 별로 없을 텐데 여기까지 쫓아와서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높이 평가해 줘야겠는데. 그런데 시간이 이제 정말 없다. 지금 너희들과 노닥거리는 시간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이미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도 남았을 시간이야. 이제 그만 놀아줘야겠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그 헬멧을 쓴 남자로부터 뭔가가 날아온다. 마치 거기로부터 시간이 딱 멈춰 버린 듯한 감각. 그리고 그 다음에는...
“뭐... 뭐야, 저건!”
“수류탄이잖아!”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수류탄이다. 요원이 순간 그 수류탄을 올려다보니 핀도 뽑혀 있다. 몇 초 뒤에는 터진다. 길게 생각할 시간도 없다!
“제가 위에 엎드리겠습니다. 다들 피하세요!”
“네... 네?”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다들...”
요원이 막 그렇게 말하며 수류탄을 향해 몸을 던지려는 찰나.
“그럴 필요 없어요.”
거친 숨으로 조금 얼굴이 붉어지기는 했지만, 비앙카가 수류탄을 가리키며 말한다.
“타이밍이 좋았거든요.”
“네... 네?”
비앙카에게 요원이 되물으려는 그 찰나.
쾅-
수류탄이 터지는 굉음이 통로 안을 울린다.
하지만, 원래라면 통로를 가득 메워야 할 파편은 없다. 비앙카가 친 결계 안에, 모두 가로막혀 버렸다. 막 뛰어들어서 파편들을 온몸으로 받아낼 준비가 되어 있었던 요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하, 하하하! 너희들, 너무 잘들 노는 것 아닌가? 헛짓거리 하기는!”
“헛짓거리라니...”
정찰대원의 난데없는 웃음 섞인 말에 황당하기도 하고 열이 받기도 했던 비앙카가 올려다보니, 정찰대원은 이미 철문을 다 열고 아케이드로 가고 있다. 요원과 비앙카, 도레이는 내버려 두고.
“온몸으로 여니까 열리더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너희는 헛짓거리만 한 셈이야.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이걸로 방해꾼들은 모두 떨쳐냈군.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그 말만 남기고, 정찰대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철문을 열고 바로 아케이드를 향해 달려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힘도 다 빠진 건지, 비앙카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는다.
“하... 이게 뭐야...”
지난 며칠이 순식간에 머릿속에 지나간다. 이번 일주일은 유독 행운도 따라 주고 이런저런 역경도 잘 돌파해 나갔다고 생각했다. 태양석을 얻어내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게 다 수포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니 힘이 안 빠지려야 안 빠질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이상하게 아까부터 누군가가 안 보였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잠깐, 바리오가 안 보이잖아.”
“바리오? 자라 부축하러 가지 않았어?”
“그건 가브리엘이잖아.”
“뭐, 뭐야, 그러면 정말 어디로 간 거야...”
도레이는 문득 요원을 돌아본다.
“저, 혹시, 바리오 씨 못 봤어요? 이레시아인... 키 큰 남자요.”
“네... 네? 저도 아까부터... 못 봤습니다만...”
“그... 그래요?”
비앙카는 기억을 되짚는다. 그러고 보니, 아까 메이링과 갈라졌을 때에는 분명히 비앙카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던 게 똑똑히 기억난다. 그 중간 어딘가에서, 바리오는 사라졌다. 하지만 어디로 가 버렸단 말인가... 분명히 그럴 만한 곳은 없었을 텐데...

한편, 현애와 대치하던 남자는 시계를 보더니, 별안간 대치를 멈추고는 반대쪽을 향해 몸을 돌린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싸울 의지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니다. 오히려 그는 만족스럽게 웃고 있다.
“뭐야, 당신, 왜 갑자기 몸을 돌리는 거지? 무슨 수작이라도...”
“오고 있거든. ‘그것’이.”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2-01-29 23:23:16

뭔가 불상사가 일어나려면 꼭 그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신호가 온다죠. 파디샤라는 그 남자가 지금까지 마음대로 해왔지만 이번만은 기분나쁘게 여기는 게 많은 것도 바로 그런 점이 아닐까 싶네요. 신을 자처했지만 그게 만능도 아니라는 게 이렇게 역설적으로 드러나다니...그야말로 자승자박 그 자체네요.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 정말 당황스럽기 짝없어요.

대학생 때 단체여행중에 누군가가 사라져서 소동이 났던 게 떠오르네요. 꽤 오래전의 일이지만...

시어하트어택

2022-02-06 20:05:23

파디샤라는 남자의 능력에 제한이 있다는 것도, 그가 신의 위치에 다가가려면 멀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신이라면 그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거나, 생명을 주고 빼앗을 수 있었을 테니까요.

SiteOwner

2022-03-16 22:43:44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치게 했다는 고사가 생각납니다.

아무리 자신의 손으로 적을 죽여 없앴다고 한들 힘들게 싸웠다는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어떤 형태로든 그때의 기억은 잔존하기 마련인데, 신을 자처하더라도 그런 것에서 자유로운 게 아니다 보니 신이 될 수가 없는 것은 자신이 증명해 버린 것 같습니다.

게다가, 현애에게 속이 긁히더라도 신을 자처한 것으로 더 말하기도 힘들게 된 건 자승자박 그 자체...


등을 보인다...에스토니아의 동부국경에 러시아를 향한 사자상이 서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를 패배자 취급하는 것인데 파디샤의 심정이 과연 그 사자상을 세운 에스토니아인의 것과 같을지는, 글쎄요, 적어도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시어하트어택

2022-03-27 20:43:56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도 '당신을 쓰러뜨린 건 나의 칼이 아닌 네 과거'라는 말이 있었죠. 과거를 극복하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시간을 지배하려고 하니 탈이 안 날 수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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