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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2024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프로젝트인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다섯번째는 한 세기 전의 제정러시아의 끝과 소련의 시작을 보여주는 그 두번째가 되겠어요. 
이번에도 이 지도의 편집에 TheRomangOrc님께서 힘써주셨어요.
이 점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원본 및 편집된 지도를 같이 소개할께요. 

원본이 일본어 사용자를 상정한 일본국내의 출판물인만큼 1924년 발행 당시의 일본의 관점을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원문표현은 가능한 한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점을 명시해 드릴께요. 해당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저의 주관이 배제되었으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그러면 원본을 소개할께요.
당시 표기방식은 가로쓰기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예요. 게다가 현대일본어가 아닌 터라 한자 및 히라가나의 용법도 현대일본어와는 차이가 여러모로 두드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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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TheRomangOrc님께서 편집해 주신 한글화 지도를 소개할께요.
손글씨로 표기된 것은 자연관련 사항으로 갈색은 산지, 남색은 수면(水面), 청록색은 천연자원, 보라색은 도시인 반면, 고딕체로 표기된 것은 인간의 활동에 대한 사항이니까 참조해 주시면 좋아요.
원문자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는 각 지역의 상황, 그리고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는 추가설명이 필요한 각 지역에 대한 표시임에 주목해 주세요.

이번 회차에서는 시베리아 동부 위주의 유라시아대륙 최동단(最東端) 및 북미대륙 최서단(最西端)의 알래스카(Alaska) 그리고 북태평양의 사정이 다루어질 거예요. 일단 시베리아 동부부터 먼저 소개하고 그 이후에 알래스카로 옮겨갈께요.

우선은 시베리아 동부의 지도.
이 지도는 가운데에 걸쳐있는 야블로노보이산맥(Яблоновый хребет) 및 스타노보이산맥(Становой хребет)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나누어 보시면 편리하게 감상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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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우선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항목부터. A부터 E까지 5개 항목이 있어요.

A. 시베리아 유형지 "종신징역은 길구나..."
제정러시아 시대에도 이미 시베리아 유형(流刑)은 악명높은 형벌이었어요. 제정러시아, 소련, 그리고 소련 해체후의 러시아는 어느 경우에도 세계 최대의 면적을 기록하는데다 국토의 상당부분이 북극권을 비롯한 한대지방으로 매우 거칠기 짝이 없었죠. 
시베리아로의 영토확장은 1580년에서 1778년까지 걸쳐 달성된 것이었어요. 제정러시아와 코사크(Cossack) 및 친러시아성향의 일부 북방민족들이 연합하여 1598년에 튜멘(Тюмень)을 거점으로 하는 시베리아 중부의 타타르족 국가인 시비르칸국(Сибирское царство)을 멸망시키고 계속 동진하여 결국 1778년에 유라시아대륙의 최동단인 추코트반도(Чукотский полуостров)까지 점령하면서 완결되어요. 또한 이와 병행하여 1741년부터는 베링해협 너머의 북미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러시아령 아메리카(Русская Америка)가 성립되고 이것이 1867년 10월 18일에 미국이 알래스카를 제정러시아로부터 매입하기까지 이어지죠.

막대한 토지에 인구는 적고, 개간을 하려면 결국 노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노동력을 확보할 방법은 마땅치 않았어요. 게다가 전근대적인 제정러시아에 대해서도 급진적인 소련에 대해서도 민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으니 결국 방법은 하나. 불만분자들을 잡아들여서 노동력으로 활용하면 행형비용도 절약되면서 험지개척도 가능해졌으니까요. 이렇게 제정러시아 시대의 고질적인 악습인 유형은 그 제정러시아를 부정한 소련에도 그대로 이어졌어요. 참고로 볼셰비키혁명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레닌(Владимир Ленин, 1870-1924)은 공산주의자 활동으로 인해 1897년에서 1900년까지 시베리아 동부에서 유형생활을 선고받았고 이후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Иосиф Сталин, 1878-1953) 또한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1902년에 체포되어 1903년에 시베리아 유형 3년을 선고받고 바이칼호 근처의 작은 마을인 노바야우다(Новая Уда)에 수용되었어요.


B. 메이지 초기 후쿠시마 야스마사가 베를린에서부터 시베리아를 횡단했다
후쿠시마 야스마사(福島安正, 1852-1919)는 일본육군(日本陸軍)의 군인이자 지리학 및 어학의 일인자로서 명성이 높은 인물로 10개국어 이상을 구사가능한 수재이자 별난 모험가였어요. 그는 1878년에 육군장교로 임관한 후에 정보장교로서 청, 조선, 인도, 버마(현재의 미얀마), 제정러시아, 독일 등지에서 각종 정보작전을 실시했어요. 1887년 이래로는 소좌(少佐, 소령)로 진급한 이후 독일 베를린 공사관에 주재하며 당시의 일본공사 사이온지 킨모치(西園寺公望, 1849-1940)와 함께 시베리아횡단철도의 건설현황에 대해 첩보활동도 수행하다가 1892년에 일본으로 돌아갈 때 말 한 마리에 의존하여 1년 4개월동안 18,000km 가량을 이동하는 모험을 감행했어요. 독일 베를린을 출발하여 폴란드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카테린부르크, 이르쿠츠크, 외몽골 등을 다니며 자세한 기록을 남겼고 그의 활동은 이후 시베리아단기횡단(シベリア単騎横断)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죠. 그 이후에도 그는 발칸반도나 인도 등지를 직접 다니며 정보활동을 수행하는가 하면 1894년에는 조선의 한양에도 주재하게 되고 그해 일어난 청일전쟁에서 육군중좌 자격으로 참전하죠. 그 이후에도 1900년의 의화단사건(義和団事件, Boxer Rebellion)에서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및 중국어 능력을 발휘하여 각종 사안을 조정하는 역할도 담당했어요. 이후 영국 파견근무도 하고 러일전쟁에서는 만주군 총사령부참모 등을 역임한 그는 1914년에 육군대장으로서 예편되어 군인으로서의 커리어를 끝낸 후 5년 뒤인 1919년에 66년의 생애를 마쳤어요.


C. 니콜라이예프스크 학살의 날 5월 25일을 잊지 마라
니콜라이예프스크 학살사건(Николаевский инцидент)은 1920년 3월에서 5월 사이에 일어났던 연해주 연안의 아무르강변 도시인 니콜라이예프스크-나-아무레(Николаевск-на-Амуре)에서 적군 및 중화민국군이 일본이 장악중이었던 그 도시를 침공한 사건이죠. 일본에서는 니코우지켄(尼港事件)이라는 용어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이 사건은 한국독립운동사의 흑역사이기도 한 것으로, 피묻은 칼을 휘두르는 호랑이로 상징되어 있어요.
아무르강 유역은 한국호랑이, 백두산호랑이 또는 아무르호랑이로도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Panthera tigris altaica)의 대표적인 서식지. 그리고 호랑이는 한반도 및 한국인의 상징으로도 많이 언급되는 동물. 당시 니콜라이예프스크 학살의 주도세력 중에 야코프 트랴피친(Яков Тряпицын, 1897-1920)이 지휘한 적군의 파르타잔조직에 박일리야(Пак Илья, 1891-1938)가 조직한 극좌무장테러단체인 사할린부대(Сахалинского отряда)가 가담하여 일본인, 유태인 및 반공성향의 러시아인들을 수천명 학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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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이 파괴된 니콜라이예프스크의 참상.
그리고, 이 사건의 주도자인 박일리야는 1921년에 소련측의 무장해제를 거부하여 이 의사결정이 그해 6월 28일의 자유시참변으로 이어지기도 했어요. 이런 박일리야에 대해서 2006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 것은 어떻게 봐야 할지. 그리고 그의 사할린부대 휘하의 인원 중 김창수와 김오남이 홍범도를 습격하여 상해를 입힌 적도 있고... 

저기에서 언급된 5월 25일은 당시 일본군이 적군을 대거 격파하고 니콜라이예프스크 탈환을 위해 진격한 시작한 날짜를 의미해요.


D. 어업성행
해양국가인 일본은 역시 어업에도 관심이 많죠. 그래서 지도 곳곳에 어업관련의 묘사도 많이 있어요.
세계의 해양 중 가장 큰 어장은 북서태평양어장으로, 오호츠크해 또한 그 북서태평양어장에 포함되는 해역이죠. 각종 한류성 어종인 대구나 연어도 많이 잡히는데다 게나 조개 등의 산출량 또한 막대하죠. 유명한 킹크랩(King Crab) 또한 오호츠크해 또는 알래스카 인근의 베링해(Bering Sea)에서 많이 잡혀요.


E. "나아갈까 돌아갈까 오로라 아래를 은혜롭게"
극지방의 아름다운 자연현상인 오로라는 밤에도 별다른 조명기구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줄 정도로 밤하늘을 밝게 비추어요. 그것을 등불삼아 인류는 극지방으로도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어요. 그러나 극지방은 그 자체로도 위험한 혹한(酷寒)의 땅인데다 북극곰같은 위험한 동물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극한의 환경. 역시 오로라는 넓디넓은 극한의 땅을 헤쳐나가는 인류에게 길잡이가 될 뿐만 아니라 그 위험한 동물의 접근을 감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만한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겠죠. 그래서 오로라에 소원을 비는 등 오로라를 은혜롭게 여기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겠어요.
또한, 제정러시아 시대에 시베리아가 개척되면서 여름 한정으로 운항가능한 수운(水運)도 열렸어요. 일부 북방원주민들만 알고 있었던 이 항해술은 제정러시아의 시베리아 복속 이후 규모가 대폭 커져서, 옵, 타즈, 예니세이, 레나, 콜리마 등의 큰 강 및 북빙양안을 따라 항행하면서 어업이나 교역 등을 수행하고 내륙지역과도 오가는 방식으로 성장했어요. 이런 항해는 적어도 12세기부터 이루어져 왔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그 수운이 야간에 이루어질 때 오로라가 큰 도움이 되었을 것도 유추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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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시베리아수운의 개념도. 
특히 놀라운 것은 극동의 아나디르강, 동시베리아의 북빙양안 및 레나강 수계가 퉁구스카강, 예니세이강 등을 거쳐 서부의 볼가강 및 오카강으로까지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고대인들의 항해술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고 그 항해술을 가능하게 해 준 것 중의 하나가 밤하늘을 밝게 비춰주는 오로라의 은혜로움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과 북극곰의 각축전이나 노인과 아이가 배에 탄 모습 모두 이렇게 오로라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해석해 봤어요.


그 다음은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 1부터 9까지 9개 항목이 있어요.

1. 바이칼호
깊이 1,645m(=5,387피트)로 담수호 중 깊이 1위를 기록하는 바이칼호(Oзеро Байкал)는 각종 생태계의 보고이자,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오대호(Great Lakes) 전체보다 담수가 더 많은 놀라운 호수이죠. 대략 22% 이상의 민물이 바이칼호에 모여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러시아의 연방행정구역으로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46개의 연방주(Область, 오블라스트) 이외에도 22개의 공화국(Республика, 레스푸블리카), 9개의 지방(Край. 크라이), 4개의 자치구(Автономный округ, 아프토노미느이 오크루그), 3개의 연방도시(Город федерального значения, 고로드 페데랄노보 즈나체니야) 및 유태인자치주(Еврейская автономная область, 예브레이스카야 아프토노미야 오블라스트)가 있어요. 그 중 넓고 인구가 적은 변방을 의미하는 지방에는 자바이칼지방(Забайкальский край, 자바이칼스키 크라이)이라는 곳이 있어요. 글자 그대로 바이칼호 너머에 있는 지방이라는 의미.

한겨울의 바이칼호는 이렇게 얼어 있어서, 아래에 소개된 사진은 아무 배경지식 없이 보면 설원에 우뚝 솟은 산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가운데가 호수 안의 섬이고 오른쪽이 호반,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얼어있는 수면이예요.

aerial-view-of-frozen-baikal-lake-russia-AAEF04767.jpg
이미지 출처
Aerial view of frozen Baikal Lake, Russia, WESTEND61 웹사이트, 영어

제정러시아 말기에 기괴한 실험이 실시되었던 적이 있어요. 바이칼호의 두꺼운 얼음 위에 선로를 부설하여 열차를 달리게 하는 빙판철도 실험도 있었지만 실험을 하자마자 그렇게 부설한 선로도 그 위에 얹혀진 열차도 얼음이 깨져 모두 가라앉아 버린 바람에 실패로 끝나 버렸어요.
 

2. 치타
위에서 언급된 자바이칼지방의 중심도시인 치타(Чита)는 코사크 탐험가인 표트르 이바노비치 베케토프(Пётр Иванович Бекетов, 1600-1661)가 설립한 동시베리아의 주요도시이고 시베리아철도도 통하는 중요한 도시로 주목할 점이 아주 많아요. 
치타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본 사람은 에스토니아 출신의 발틱저먼(Baltic German) 계통의 탐험가인 리차르드 카를로비치 마크(Ричард Карлович Маак, 1825-1886). 그는 극동지역을 탐험하면서 아무르강 및 우수리강(Уссури) 유역을 면밀히 관찰했고, 1855년에 당시 인구 1천명 미만인 작은 마을이자 1825년의 데카브리스트의 난(Восстание декабристов) 이후 사형을 면한 반란가담자들의 유형지 정도의 위상밖에 지니지 않았어요. 그러나 그 마크는 아무르강 유역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치타가 그 수혜를 받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이후 놀라울 정도로 적중했어요. 현재는 인구 33만명 이상의 대도시인데다 소련시대인 1935년 5월 17일 이후 소련이 망하는 날까지는 물론 해체후에도 1998년 12월 1일까지는 중국, 몽골 및 북빙양 건너의 미국과 캐나다까지도 감시하는 자바이칼군관구(Забайкальский военный округ)의 거점도시이기도 했으니까요.
또한 미국의 탐험가 조지 케난(George Kennan, 1845-1924)이 제정러시아 여행 중에 방문한 곳이기도 해요. 그가 방문한 주요 장소로는 후술하는 캄챠트카반도 및 상편에서 언급한 코카서스산맥 일대도 있고, 데카브리스트의 난에서 사형을 면했던 그 유형지 사람들은 동시베리아의 주민들 중에 가장 활달하고 계몽되어 있으면서도 또한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었다고 기록에 남기고 있어요.

이 치타에는 1918년에서 1920년에 걸쳐 일본군이 점거한 적이 있었어요. 적백내전에 대한 세계 열강들의 개입 차원에서, 백군에 일본, 체코슬로바키아, 미국,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중화민국, 프랑스 및 폴란드가 병력을 파견했지만 결국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1922년 10월에 일본군이 마지막으로 철군하면서 시베리아는 소련이 장악해 버렸어요.
여담이지만 일본에도 치타라는 지명이 있어요. 아이치현(愛知県)의 치타반도(知多半島) 및 치타시(知多市)가 있지만 위의 치타와는 무관해요.


3. 네르친스크
네르친스크(Нерчинск)라는 도시가 어딘지는 몰라도 교과과정에서는 이 도시의 이름은 한번은 접한 적이 있을 거예요. 사회, 특히 세계사 파트에서 제정러시아와 청나라가 처음으로 맺은 조약인 1689년 8월 27일의 네르친스크조약(Нерчинский договор)으로. 이 조약을 통해서 제정러시아는 아무르강 북부에서 스타노보이산맥 남부까지를 청에 넘겨주는 대신 아무르강의 지류(支流)인 아르군강(Аргунь)과 바이칼호 사이의 지역의 영유권을 지켜낼 수 있었어요. 이 체제는 1858년에서 1860년에 걸친 제정러시아의 아무르합병(Присоединение Приамурья и Приморья к России)으로 무력화되었고 러시아가 아무르강 이북은 물론 그 이남의 연해주(Приморский край, 프리모르스키 크라이)까지 장악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되면서 러시아가 한반도와도 접점을 가지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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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된 이 지도에서 붉은색 빗금선은 네르친스크조약 당시의 양국의 국경선을 나타내어요. 
색칠된 부분은 청에서 제정러시아로 귀속된 영토로, 황토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1858년의 아이군조약(Айгунский договор) 이후, 그리고 적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1860년의 북경조약(Пекинский трактат 1860 года) 이후 영유권이 변경된 지역이예요.

네르친스크 자체는 인구 15,000명 미만의 소도시로 지도의 제작 당시에는 거주민의 대부분이 자급자족하는 농민들이면서 중국과의 무역업에 종사하는 무역상들이 소수 거주하기도 했어요. 신고전양식의 러시아정교회 성당도 있었다지만 공산주의자들이 파괴해서 오늘날에는 남아 있지 않아요. 


4. 레나강
동부시베리아를 흐르는 레나강(Лена)은 길이 4,294km(=2,668마일) 및 유역면적 최소 2,460,742평방km(=950,098평방마일)로, 러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자 세계에서 11번째로 긴 강이죠. 그리고 특히 유명한 것으로는 강 동안에 높고 길게 솟은 석회암 재질의 석벽이 있어요. 대략 300m(=1,000피트) 내외인 이 석벽은 40km(=25마일) 길이로 레나강의 동쪽에 이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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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astri-della-Lena-Russia-2.jpg
이미지 출처

이 아름다운 레나강은 현재는 유네스코(UNESCO) 선정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그리고 의외의 사실이겠지만 이 레나강은 소련 건국의 선구자인 블라디미르 레닌과 관련이 있어요. 그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Владимир Ильич Ульянов)로 서부의 심비르스크(Синбирск, 오늘날의 울리야노프스크(Ульяновск))에서 태어났다 보니 레나강은 그의 고향인 것도 아니예요. 하지만 그의 가계 및 행적에서 레나강과의 연관성이 있어요. 그의 가계는 러시아계, 투르크계의 일족인 츄바쉬(Чуваши) 및 몽골계의 일종의 칼미크(Калмыки)의 혼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공산주의자 활동으로 인해 1897년에서 1900년까지 시베리아 동부에서 유형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 지하신문 이스크라(Искра, 불꽃)를 창간하였고 이듬해인 1901년에 독일로 건너간 이후부터 "블라디미르 레닌" 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어요. 즉 "레나강변의 위대한 정복자" 라는 의미의 이름을 선택한 것이었어요.

키예프공국, 모스크바대공국, 제정러시아 및 소련의 전통 중에 인명이나 지명을 강변에서 따는 관행이 있어요.
사실 러시아라는 나라 이름도 루스강(Рось, 정확한 발음은 로스) 기슭에 세워진 나라라는 의미. 그래서 러시아의 러시아어 발음도 정확히는 라씨야(Россия). 가 되어요. 그런데 문제의 그 루스강은 우크라이나 땅에 있어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작은 러시아" 라는 의미의 말라야루스(Малая Русь)로 부른 것이나 국제사회의 험악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없애려는 이유도 바로 이런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5. 야쿠츠크
북반구에서 가장 추운 곳이라고 하면 역시 꼭 거론되는 곳이 바로 사하공화국(Республика Саха)의 수도인 야쿠츠크(Якутск). 같은 사하공화국 내의 베르호얀스크(Верхоянск)가 최저기온 섭씨 -67.8도(=화씨 -90.04도)를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면 야쿠츠크는 최저기온 기록이 섭씨 -64.4도(=화씨 -83.92도)로 여기도 기온이 근소하게 높을 뿐 혹한인 것은 여전해요. 게다가 베르호얀스크가 인구 1천명 전반의 작은 마을임에 반해 야쿠츠크는 인구 30만명 이상의 큰 도시라는 차이가 있어요.

이 야쿠츠크의 시간대는 UTC+9로 의외로 우리나라 및 일본과 시간대가 같아요.
게다가, 저희집과도 의외로 접점이 있는 도시이기도 해요. 오빠의 러시아인 지인이 베르호얀스크에서 태어나서 야쿠츠크에서 장기간 거주하고 그곳을 고향으로 여기고 있으니까요(지도에서만 봤던 낯선 곳에서 왔던 사람들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지인이 모두 있는 입장 참조).


6. 알렉세이예프스크
이 도시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문헌으로는 일본에서 발행된 저널인 지학잡지(地学雑誌) 1912년 24권 10호의 733페이지가 있어요(바로가기/일본어). 지도에서의 카타카나 표기는 "アレキセイエフスク" 인데 반해 이 문헌에서의 표기는 "アレクセイエフスク" 인 것이 특징이고, 소속된 주의 이름이 흑룡주(黒龍州)라는 한자표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아무르 오블라스트(Амурская область)에 속한 것은 확실해져 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된 내용을 옮기자면, 예의 알렉세이예프스크는 1912년 8월 12일(율리우스력 7월 30일)에 설립된 인구 2,300명 정도의 소규모 촌락으로 일본인 34명, 중국인 69명 및 조선인 15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위치는 아무르강의 지류 제야강(Зея)의 우안(右岸)에 있는 아무르철도 연선에 해당되는 슬라졔프카 마을로, 주도인 블라고베쉬첸스크(Благовещенск) 인근을 흐르는 상류 180베르스타(=192km) 지점에 있다고 알려진 것이 전부. 이것을 토대로 찾아본 결과 인구 2만명 미만의 소도시인 쉬마노프스크(Шимановск)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지만 좀 더 조사를 해야 확실해질 듯하네요.


7. 하바로프스크
하바로프스크(Хабаровск)는 지도의 제작시점인 1924년에는 극동러시아 최대의 도시로, 인구규모에서는 2015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따라잡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5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요. 이름의 기원은 아무르강 유역을 탐험하고 극동지역의 식민지화를 추진한 제정러시아의 사업가 및 탐험가인 예로페이 하바로프(Ерофей Хабаров, 1603-1671)로, 지도의 제작시점에서 31년 전인 1893년에 하바로프스크라는 이름이 정착하여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어요.

하바로프스크는 여러모로 일본과의 연관이 많은데다 미군부대가 주둔한 적도 있는 등 특이점이 많은 도시이기도 했어요.
2차대전 직후에는 하바로프스크 전범재판(Хабаровский процесс)이 열려서 관동군 및 731부대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진 것은 물론이고, 비록 단명하기는 했지만 미 해군의 소련내 전진기지 2개소 중 그 하나가 하바로프스크에 설립되어 운영되기도 했어요. 다른 하나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캄챠트스키 인근에 있었어요.

1949년에 발표되어 일본 전국에서 인기를 끈 노래인 하바로프스크타령(ハバロフスク小唄) 또한 이 도시 및 우수리강이 언급되어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한 후 하바로프스크에 억류된 일본군 패잔병들이 돌아갈 나날을 기다린다는 내용을 담은 이 노래도 같이 소개할께요.

우선 오우미 토시로(近江俊郎, 1918-1992)가 부른 오리지널.

 

그리고, 츠루다 코지(鶴田浩二, 1924-1987)가 부른 것. 
저는 이 가수가 부른 음원을 먼저 접해서 이것이 익숙해요.


저 지도의 제작자들은 저 하바로프스크가 20여년 뒤에 어떤 장소로서 일본에 기억될지 예측을 했을까요.
그게 갑자기 궁금해지기도 해요.


8. 블라디보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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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10 breathtaking views of Vladivostok (PHOTOS), 2020년 8월 4일 Russia Beyond 웹사이트, 영어

블라디보스토크(Владивосток)는 "동방정복" 이라는 위압적인 이름을 지닌 인구 60만명 규모의 도시로 연해주의 주도로 지정되어 있고, 극동러시아 최대의 도시이자 극동의 최남단에 있는 부동항(不凍港)인 동시에 태평양함대의 주둔지로서 매우 중시되는 군항의 위상을 지니고 있어요. 
수년 전부터는 관광지로서도 유명했지만 이제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옛말이 되어버렸어요. 

이 블라디보스토크는 일본어 표기가 우라지오스토크(ウラジオストク). 그리고 흔히 우라지오(ウラジオ)라는 약칭으로도 통해서 이것이 20세기 전반의 국문학 작품에도 등장하기도 하죠. 월북시인 이용악(李庸岳, 1914-1971)의 1938년 발간 시집 낡은 집에 수록된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제하의 그 시에서 언급된 우라지오가 바로 이것.

러시아어에서는 특정 자음의 발음이 묘하게 바뀌는 특징이 있어요.
헤르만(Hermann)이나 한니발(Hannibal) 등의 이름은 러시아어로 표기하면 각각 게르만(Германн) 및 간니발(Ганнибал)이 되어 버리죠. 또한 위키피디아(Wikipedia)의 러시아어 발음이 비키피디아(Википедия)인 것으로도 나타나고 있어요. 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일본어에서 우라지오스토크로 발음되는 것은 러시아어에서 외래어를 수용할 경우와는 반대로 일어나는 변화라는 게 보이는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9. 아르만스크
오늘날에는 아르만(Армань)으로 불리는 이 아르만스크는 오늘날의 마가단주(Магаданская область) 서부해안에 있는 인구 1천명 남짓의 작은 어촌이예요. 지도가 제작된 이 시대에는 그 지역은 콜리마(Колыма) 내지는 콜리마지방(Колымский край)으로 불렸고 아직 마가단주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어요. 마가단주는 1953년에 만들어졌고, 주도인 마가단(Магадан)은 지도 제작시점에서 5년 후인 1929년에 동부해안에 설립되었어요.
토착원주민인 에벤족의 언어로 봄을 의미하는 이 아르만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게 없는데 이 지도에서는 이렇게 표기되어 있는 게 특이해요.

마가단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덧붙일께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참이던 1944년에 헨리 A. 월레스(Henry A. Wallace, 1888-1965) 미국 부통령이 마가단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2011년에 동일본대지진(東日本大震災)이 일어난 이후 러시아의 우익 정치가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Владимир Жириновский, 1946-2022)가 일본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위험한 섬인 일본을 버리고 마가단으로 이주해 오라" 라는 헛소리를 늘어놓기도 했어요.


그 다음은 알래스카 지도.
위쪽 가운데의 베링해협(Bering Strait/영어, Берингов пролив/러시아어)의 서쪽인 왼쪽이 동반구(東半球, Eastern Hemisphere)에 속하는 유라시아대륙, 동쪽인 오른쪽이 서반구(西半球, Western Hemisphere)에 속하는 북미대륙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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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우선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항목부터. A부터 H까지 8개 항목이 있어요.

A. 물개나 바다표범이 많이 서식한다
캄챠트카반도(Полуостров Камчатка)는 물개와 바다표범의 서식지로 잘 알려져 있어요.
물개(オットセイ)와 바다표범(アザラシ)의 차이점은 뒷다리의 구조 및 이동방식으로 알 수 있어요.
강치 및 바다사자 등을 포함한 개념인 물개는 뒷다리가 양쪽이 떨어져 있고 걸을 수 있어요. 바다표범인 뒷다리가 붙어 있고 걷지 못하고 기어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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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Sea Lions in Kamchatka, 2020년 8월 2일 Smithsonian Photo Contest, 영어

또한 지금은 멸종했지만 유명한 스텔라해우(Hydrodamalis gigas)도 대거 서식했었죠. 덴마크 출신으로 제정러시아에서 활동한 항해사 및 탐험가인 비투스 베링(Vitus Bering, 1681-1741)이 그의 제2차 극동탐험 도중에 발견한 거대 듀공이 바로 그 스텔라해우였고, 베링은 그 해를 못 넘기고 현지에서 타계하고 말았지만 생존자들은 그 스텔라해우를 잡아서 고기는 식용에 충당하고 기름은 버터 제조나 램프의 연료 등에 쓰고 가죽은 신발이나 보트 등의 자재로 쓰거나 했어요. 그 고기의 맛이 송아지고기같은 고급스러운 맛과 식감을 지녔는데다 장기보존도 가능해서 인기를 끌었어요. 그런데 1768년을 끝으로 그 스텔라해우에 대한 기록은 끊겼어요. 캄챠트카반도 동부의 코만도르스키제도(Командорские острова)의 작은 무인도에 2천마리 이상 살던 그 스텔라해우는 겨우 두세마리 남은데다 그 기록을 남긴 사람이 모두 포획했다고 전했어요. 
이후 1962년 소련시대에 소련의 과학자들이 거대한 해양생물을 발견했다고 학계에 보고했지만 그게 스텔라해우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어요,


B. 이 지방에는 북극여우와 순록이 활동한다
글자 그대로, 북극은 북극여우 및 순록의 활동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북극여우는 하얀 털이 인상적이라서 백호(白狐)로 불리기도 하지만 항상 희지만은 않아요. 계절에 따라 털갈이를 해서 여름에는 갈색인 경우도 있고, 사계절 내내 털색이 바뀌지 않는 돌연변이인 십자여우나 푸른여우도 있어요.
순록(馴鹿)은 사슴 중 암수 공통으로 뿔이 나는 종류로, 일본에서는 토나카이(トナカイ)라는 아이누어 유래의 단어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요. 순록이라는 한자는 "길들인 사슴", 즉 가축으로서 기를 수 있는 사슴이라는 의미.


C. 미주 인디언이 선조숭배를 위해 나무로 깎은 토템폴을 도처에 세워 두었다
정확히는 미주에서도 캐나다 및 미국 알래스카주의 토착원주민들 중에 이렇게 토템폴(Totem Pole)을 세워놓는 경우가 많았고, 미국의 48개주 본토(Contiguous United States)에서는 북서부에서 잘 나타나지만 전반적으로는 주류가 아니었어요. 정교하게 깎은 목재에 화려하게 채색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토템폴은 오늘날에는 캐나다의 전통문화유산으로서 잘 알려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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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he Best Places to See Totem Poles in Canada, 2023년 7월 29일 Culture Trip 기사, 영어

저 토템폴은 과거에 우리나라의 도처에 있는 장승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D. 에스키모 인종
오늘날에는 매우 낯설어진 용어인 에스키모(Eskimo)는 북방원주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이누이트(Inuit), 유피크(Yupik), 알류트(Aleut) 등의 다양한 원주민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현재는 이누이트 등의 각 북방원주민 부족명이 우선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는 더 이상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는 과거의 용어인 것이죠.


E. 알래스카의 명물 클론다이크의 사금채취
미주에서의 골드러시 하면 1840년의 캘리포니아발 열풍 이외에도 알래스카의 하천에서 채취되는 사금(砂金)을 찾으러 시작한 모험도 있어요. 그 중 클론다이크(Klondike)에서의 사금채취가 특히 유명했어요. 특히 1896년에서 1899년 사이에는 10만명 넘는 사람들이 금을 찾아서 알래스카 동부와 캐나다 서부 일대에 몰려들었지만 혹한의 험한 지형을 건너다가 단념하거나 재해나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객사한 사람들도 많아서 실제로 클론다이크에 도착한 사람은 3만-4만명 정도였다고 한데다 도착한 사람들도 대부분은 이득을 못보고 떠났다고 해요. 1899년에는 알래스카 서부에서도 금이 발견되면서 클론다이크에 몰려들었다가 실망한 사람들이 노움(Noum) 등의 다른 금광마을을 향해 클론다이크 골드러시는 막을 내렸어요.
이후 20세기에 들어 기술이 발전하자 다시 클론다이크 금광은 활황을 맞고, 그 이후는 금 생산량이 줄어들지만 관광객들이 사금 채취를 위해 찾는 경우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카드게임 중 혼자서 하는 솔리테어(Solitaire) 중에 클론다이크라는 것이 있어요.
그 게임의 이름의 유래 중 하나가 바로 이 클론다이크라는 설도 있고, 1907년에 발행된 문헌에 그 이름의 게임이 소개되어 있기도 해요.


F. 이 해역에서는 대구 및 연어잡이가 성행
이미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서태평양 해역은 세계 최대의 어장으로 100년 전에도 지금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요.
그리고 후술하는 알렉산더크리크와는 다른 도시인 포트알렉산더가 특히 연어잡이로 크게 번성했어요.


G. 게가 많이 잡힘. 단 미국 대통령 워렌 하딩은 이 게가 원인이 되어 죽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없었던 대통령으로 악명높은 제29대 대통령 워렌 하딩(Warren G. Harding, 1865-1923)은 미남으로 인기가 높기는 했지만 열강들을 모은 군축조약인 1921-1922년의 워싱턴해군회의(Washington Naval Conference) 이외에는 업적이 없고 부패스캔들도 많았다 보니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평가가 최악을 달리고 있어요. 
그런 그가 미국 서부를 순방중 샌프란시스코에서 57세의 젊은 나이에 급사했어요. 이전에도 소화기관 관련으로 급성마비가 있었던 그는 1923년 7월 27일부터 속이 뒤집어지는 듯한 증세를 호소했지만 결국 8월 2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타계했어요. 당시 의학수준으로는 심장마비에 대한 이해가 일천해서 처음에는 뇌일혈로 판단되기도 했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었는데다 부인인 플로렌스가 검시를 반대해서 정확한 의학적인 이유는 알 수 없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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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의 급사에 대해 온갖 음모론이 나돌았지만 유력한 이유로 제기되는 것이 게 섭취로 발생한 식중독 쇼크.
그는 알래스카도 순방하였고 그 이후에 서부의 연방주인 워싱턴(Washington), 오리건(Oregon) 및 캘리포니아도 방문했는데 그 당시의 식품가공기술은 그리 좋지 않았고 알레르기에 대한 것도 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있었어요. 그가 그 여정 도중 먹었던 게가 그 갑작스러운 복통의 원인 중의 하나였고 결국 그렇게 쇼크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도 있어요. 지도에 기재된 사항은 이 가설을 인용하고 있어요.

갑각류 알레르기는 정말 위험한 것 중의 하나라는 게 이렇게 보여요.
특정 식재료에 대한 알레르기는 조금씩 먹으면 익숙해지겠지 할 문제가 절대로 아니예요. 이렇게 돌연사로 이어질 수가 있으니.


H. 어업성행
동태평양도 역시 좋은 어장이죠. 북미대륙의 서안에 흐르는 한류인 캘리포니아해류(California Current)는 베링해에서 생성된 막대한 영양염류를 포함하고 있는데다 용존산소량도 많아서 수중에는 자이언트켈프(Giant Kelp)같은 거대해초로 대거 서식하고 있고 어업도 풍부하여 캐나다의 퀸샤를로트제도(Queen Charlotte Islands), 밴쿠버(Vancouver) 및 미국의 시애틀(Seattle)의 앞바다 또한 어업이 성행해 있어요. 그리고 남부의 항구도시이자 세계적인 미항(美港)으로 명성높은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또한 수산물 천국이자 수산물 요리가 발달한 해안도시이기도 해요. 이것이 바로 캘리포니아해류의 힘. 대신 수온이 낮아서 증발량을 줄이다 보니 록키산맥(Rocky Mountains) 너머의 서부내륙의 강수량을 적게 만드는 문제가 있고 그 결과 미국의 서부내륙 및 멕시코의 북부에는 거대한 사막이 펼쳐져 있어요. 


그 다음은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 1부터 8까지 8개 항목이 있어요.

1. 페트로파블로프스크-캄챠트스키
지도 원문에 후스크(フスク)라고만 표현되어 있던 문제의 저 도시에 대해서는 대략 짐작가는 것이 있긴 했지만 혹시나 모르니 확인을 위해 러시아어로 된 지도를 찾아보면서 조사했는데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차분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새로운 지명이 아니고 페트로파블로프스크-캄챠트스키(Петропавловск-Камчатский/러시아어, ペトロパブロフスク・カムチャツキー/일본어)의 카타카나 표기를 줄인 것이었어요.

참으로 긴 이름의 이 도시의 의미는 "캄챠트카에 있는 베드로와 바울의 도시" 인데 사실 이렇게 쓴 이유가 있어요. 제정러시아의 내륙도시에 페트로파블로프스크라는 동명의 도시가 있다 보니 구별을 위해서 이렇게 쓴 것인데, 문제의 내륙도시는 설립시기도 1752년으로 캄챠트카반도의 것의 설립시기인 1740년보다 한참 뒤인데다 이제는 러시아가 아니라 카자흐스탄에 속해 버렸고 이름도 페트로파블(Петропавл)로 변경된 것. 이슬람교 다수의 국가내에 기독교 성인의 이름이 둘이나 들어간 기묘한 사례이죠.
캄챠트카의 이 도시를 설립한 사람은 러시아해군 소속으로 활동하던 덴마크인 탐험가인 비투스 베링. 그가 1740년에 아바차만(Авачинская бухта)에 도착하여 설립한 이 정착촌이 그 시작이고 이름은 그 원정대가 탄 배인 성 베드로 및 성 바울에서 따서 붙였어요. 그 이후 천혜의 항구로서 입지가 좋은데다 크고 깊은 아바차만 내측에 도시가 발전하여 캄챠트카반도 제1의 도시로 성장해요. 캄챠트카지방(Камчатский край)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 도시에 살 정도로.

여담이지만 캄챠트카반도 자체는 에도시대의 일본에도 꽤 많이 알려져 있었어요. 카무사스카(勘察加)라는 이름으로.
또한, 의외로 크림전쟁의 전장이 되기도 했어요. 영국과 프랑스의 연합군이 페트로파블로프스-캄챠트스키를 공격했지만 209명이 전사하면서 결국 물러났어요. 그리고 제정러시아군은 115명이 전사했지만 결국 도시를 지켜냈어요.
미 해군의 시설도 제2차 세계대전의 종료 직후 캄챠트카반도에 세워진 적이 있었어요. 1945년 9월에 페트로파블로프스크-캄챠트스키 근교에 있었던 그 시설은 오래 가지는 못했어요. 


2. 올류토르스크
올류토르스크(Олюторск)가 이 지도에 언급된 건 솔직히 꽤 충격이었어요. 캄챠트카지방 북동부의 이 도시는 작정하고 찾아보는 게 아닌 이상 들을 일도 없고, 그 올류토르스크가 속한 올류토르스키지구(Олюторский район)는 우리나라 수도권 넓이의 6배가 넘으면서 인구가 5천명 미만이라서 존재감도 상당히 떨어져요.
이 올류토르스크에는 1714년에 제정러시아가 세운 요새가 있었고 캄챠트카와 아나디르스크요새(Анадырский острог)를 잇는 항로를 감시하는 역할이 있었어요. 그러나 오호츠크(Охотск)에서 캄챠트카로 가는 항로가 개척되면서 감시역할은 불필요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퇴락해 버렸어요.


3. 아라칸체첸섬
베링해협 남부에 있는 큰 섬이라면 당연히 미국령 세인트로렌스섬(St. Lawrence Island)를 생각하고 문제의 그 섬의 다른 이름이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예상이 틀렸어요. 아라칸체첸(Аракамчечен)이라는 이름의 섬인데 이것도 크긴 하지만 세인트로렌스섬의 1/17 미만의 이 섬을 왜 강조했지 하는 의문만 들고 있어요.


4. 유콘
여기서 말하는 유콘은 캐나다의 준주(準州, Territory)인 유콘준주(Yukon Territory)가 아니라 유콘강(Yukon River) 하구지역인 유콘델타(Yukon Delta)를 말해요. 사실 이미 유콘준주는 1989년에 출범하기는 했지만 인구가 현재에도 5만명이 안될 정도로 극히 적은데다 그 이름의 기원이 되는 유콘강이 알래스카로 흐르고 그 강의 하구에 건설된 정착촌이 어업이나 광업으로 번성하다 보니 캐나다의 유콘준주보다는 이 유콘델타가 많이 알려졌으리라 유추할 수 있겠어요.


5. 카스나크(불명)
이 지명이 어디를 가리키는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묘사된 강으로 봐서는 카스코큄강(Kuskokwim River/영어, Река Кускокуим/러시아어) 하구의 정착촌일 것이라는 추정인 가능해요.


6. 알렉산더크리크
원문에는 알렉산더(アレキサンダー)라고만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 지역은 알렉산더크리크(Alexander Creek)라는 지명을 가진 정착촌으로 그냥 알렉산더라고도 통하고 있어요. 1898년에 그 존재가 처음으로 기록된 알렉산더인구는 극히 적어서 1990년 센서스에서도 40명으로 집계되었을 정도로 작고 주로 관광 및 천연자원채취 등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주의할 점은 이 지역이 해안지대의 항구도시인 인구 100명 미만의 포트알렉산더(Port Alexander)와는 전혀 다른 도시라는 것. 1920년대에는 인구 2,500명이 넘었고 연어잡이의 수도(The salmon fishing capital of the world)라고 불렸을 정도로 번성했던 이 도시는 알래스카주 남부 끝에 있는데다 연중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일이 거의 없는 이례적으로 온화한 지역이기도 해요.


7. 맥킨리산
당시에는 맥킨리산(Mount McKinley)로 불렸던 이 산은 6,190m(=20,310피트)를 기록한 북아메리카의 최고봉으로서 잘 알려져 있어요. 지명의 유래는 미국의 제25대 대통령인 윌리엄 맥킨리(William McKinley, 1843-1901)로, 아직 그가 대선후보였던 1896년에 금 투기업자가 맥킨리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당시 러시아어 지명은 발샤야 고라(Большая Гора) 또는 금 투기업자 프랭크 덴스모어(Frank Densmore)의 이름을 딴 덴스모어즈 마운틴(Densmore's Mountain) 같은 이름 대신 맥킨리라는 이름으로 그 산을 붙인 것에서 시작해 이후 미국 정부에서 1917년에 당시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1856-1924) 대통령이 그 산을 맥킨리산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그 이름으로 정착했어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름이 바뀌어 있어요. 그 산 주변의 북방원주민의 부족명에서 유래하는 디날리(Denali)라는 이름으로의 교체를 원하는 청원이 1975년부터 시작되어 40년을 끈 끝에 2015년에 당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1961년생) 대통령이 승인하여 공식명이 디날리로 교체되어요. 

이 맥킨리산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어요. 1977년 9월 15일에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고상돈(高相敦, 1948-1979)이 1979년 5월 29일에 맥킨리산 등정에 성공했지만 하산 도중에 추락사했어요.


8. 마르구브(불명)
지도 원문에 마르구브(マルグーブ)라고 표기된 이 도시는 대체 어디를 가리키는지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어요.


이렇게 제정러시아 및 소련편의 한글화지도가 완성화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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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그럼 다음 지역의 지도는 4월부터 공개할께요.
아직 어느 지역으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DDretriever

2024-04-05 18:20:44

러시아는 땅이 넓다보니 분량도 엄청나게 많네요.

중국도 많았는데 러시아는 그 배 이상은 되겠네요.

그만큼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들었을탠데 좋은 양질의 자료에 감사드립니다.

마드리갈

2024-04-05 19:20:09

우선, 좋은 말씀에 깊이 감사드랴요.

지도에 명시적으로 드러난 정보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닌데, 직접 저렇게 해보니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어요. 사실 제정러시아든 소련이든 현대의 러시아든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는 것은 남미나 아프리카보다도 더 적은 감을 떨칠 수 없는데다 언어의 장벽 또한 매우 크거든요. 게다가 제 러시아어 구사능력이 높은 편이 아니라서 상당히 애먹기도 했어요. 일본어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른 언어들도 잘 할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그래도 이렇게 양질의 자료를 소개할 수 있는 것만큼은 기쁘고 또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말씀에 거듭 감사드려요. 다음은 어느 지역으로 할지, 즐거운 고민이 될 듯해요.

Lester

2024-04-06 00:35:22

A. 창작물에서 말 안 들으면 시베리아로 보내버린다는 얘기를 쉽게 하던데, 생각보다 유구한 형벌이었군요. 게다가 아무리 강제노동이라 효율성이 떨어진다 한들, 안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인력은 얼마든지(?) 있었을 테니까요. 문득 정치 및 통치 수준이 비슷한 아프리카에서도 그런 일이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웬걸, 블러드 다이아몬드 채굴이 딱 떠오르네요. 딱히 보답받지 못한다는 것도 똑같고...

B.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꽤나 여기저기서 활약한 사람이군요.

E. 고대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로라는 정말로 신이 내려주신 불빛과도 같았겠네요. 지금 봐도 경이로운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충격이었을지. 말 그대로 '경외감'이 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4. 레나강은 가 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 석벽은 아름답네요. 그런데 두 사진에서 보이는 강의 폭이 꽤나 다른데, 위가 상류고 아래가 하류이려나요?

7. 하바로프스크는 '하바롭스크'라는 표기로 더 익숙하죠. 아마 8번의 블라디보스토크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라 2차대전 종전 이후에 비중이 크지 않았나 싶네요.

8. 한국인들에겐 아마 모스크바 다음으로 가장 유명한 러시아 도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키릴 문자의 발음이 달라서 영어와 병행하다 보면 가끔씩 헷갈리기도 하더군요. 영미권에서 모스코 모스코 하길래 철자를 보니 모스크바moscow라든가...

9. 냉전이 배경인 게임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중 보르쿠타 탈옥 에피소드(플레이 영상)에서 죄수들 중에 '마가단의 괴물'이라 불린 사람이 있길래 마가단이 뭔가 했었는데, 도시 이름이었군요. 지리적 배경으로든 내용으로든 냉랭하기 그지없는데 봄의 도시에서 온 괴물이라니 뭔가 묘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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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기도 '캄차카 반도'라는 명칭이 더 익숙하죠. 비투스 베링은 탐험 관련 책자에서 잠깐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옆에 작살 사진이 있었고 (무슨 동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름을 이래저래 써먹었다는 내용이 달린 것도 똑똑히 기억나네요.

B. 북극여우 귀엽죠. 북극곰 따라다니면서 얻어먹을 기회를 노린댔던가요.

C. 토템 폴은 꽤나 인상적인 물건이죠. 찾아보니 아메리카 원주민 기준으로 동물마다 의미가 있다네요(링크).

D. C에서 말한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옛날에는 그냥 '인디언'이라고 했다가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바뀌었고, 그것도 이제는 각 부족별 이름(ex. 모호크, 이로쿼이, 포우하탄...)으로 불러주는 편이죠.

E. 골드 러쉬에서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은 금 캐는 사람보다 장비를 팔아먹는 사람이었다는 게 꽤나 충격적이고도 인상적인 사실이었죠. 덧붙여 말씀하신 솔리테어 중 클론다이크는 옛날 윈도 95~98에 기본으로 들어 있던 게임이기도 했네요.

G. 유럽과 북미에서 '크라켄'을 무서워했던 것도 갑각류 알레르기에 대한 공포가 그렇게 형상화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죠.


7. 당시 맥킨리 산 등정 후 하산 중에 추락사한 고상돈은 저도 잘 알고 있죠. 특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지 2년 만이라 더더욱 충격이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는 그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았으니 잘 모르겠지만요.


이번에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드리갈

2024-04-09 16:48:01

먼저, 길고 자세한 코멘트에 깊이 감사드려요.

편의상 3개로 나누어서 답해 드릴께요.


세계 여러나라에 유형이 많았지만, 러시아의 시베리아 유형은 그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악명높았어요. 게다가 소련의 태동기를 이끈 레닌과 스탈린도 모두 시베리아 유형 경험자이기도 하고, 소련시대가 종식된 지금은 과거같은 유형은 없더라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같은 한랭지에 설치된 형무소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블러드 다이아몬드라든지 또한 콩고민주공화국 각지의 콜탄 광산같은 것도 바로 그런 좋은 사례예요. 게다가 러시아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계속 개입중이라서 이것도 결코 줄 것 같지 않아요. 어떻게 이런 것만 수렴진화하는 것인지...


후쿠시마 야스마사는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져 있을만한 인물은 아니겠죠. 그 시대의 인물이라면 한국사에 직접 연관있는 정치가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을 거예요. 당장 생각나는 인물만 하더라도 이토 히로부미, 테라우치 마사타케, 하라 타카시,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이지 후쿠시마 야스마사는 확실히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역시 대단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요.


오로라는 정말 신비해서 언젠가는 실제로 극지방을 여행하면서 보고 싶어요. 영상으로 본 것만 하더라도 경외감이 드는데 실제로 밤하늘을 수놓는 그 오로라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그 오로라를 길잡이 삼아 극한의 땅을 종횡무진했던 고대인들의 행동력을 역시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마드리갈

2024-04-09 22:29:13

그리고 두번째 코멘트.


레나강의 석벽은 야쿠츠크 시에서도 가까운데다 이미 2012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등 명성도 높은데, 러시아가 침략전쟁을 계속 진행중이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보니 러시아가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국가의 국적자라면 입국이 거부될 게 뻔해요. 그리고 우리나라 또한 그렇게 비우호국으로 지정되어 있고, 이후에 상황이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저런 곳의 여행은 100% 가이드 동반여행이예요. 지형과 기후 그 자체로도 위험한데다 야생동물 또한 크고 빠르고 사나우니까요. 겨울에는 섭씨 -60도(=화씨 -76도)에 여름에는 섭씨 35도(=화씨 95도)라는 지독한 연교차로 악명높은 환경인 데에서 이미 답은 나왔어요.

사실 인용된 사진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어요. 그리고 구글이나 얀덱스 등에서 레나강의 하상을 관찰해 보면 하중도가 꽤 많다 보니 강의 폭으로 상류인가 하류인가를 판단하기에도 난점이 있어요.


러시아의 인명지명표기는 정말 애매한 게 많아요. 러시아어의 해득능력이 있는 저는 풀어쓰는 것을 좋아하지만요. "하바로프스크" 라고 쓰면 "하바로프의 도시" 라는 의미가 보다 잘 부각되는 등 러시아어 문법의 요소가 분명해지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확실히 하바로프스크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함께 극동러시아의 국제도시라는 위상이 걸맞는데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과의 교류도 있어요. 하바로프스크의 일본측 자매도시는 니이가타시(新潟市), 블라디보스토크의 경우는 니이가타시 및 아키타시(秋田市)와 하코다테시(函館市)가 더 있어요.

블라디보스토크는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가 볼 기회를 못 만들었죠. 예전에 포럼에서 마시멜로군님이 블라디보스토크 수학여행기를 써 주신 적이 있어요(북방견문록러시아 코카콜라 VS. 한국 코카콜라 참조).

러시아 인명지명의 발음은 확실히 언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데, 말씀하신 모스크바는 영어에서는 모스코(Moscow), 독일어에서는 모스카우(Moskau), 프랑스어에서는 모스코(Moscou) 등으로 발음된다든지 해서 원래의 발음과 크게 동떨어진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게 아무래도 고대 라틴문자에서 u와 v의 구별이 애매했거나 없었던 것에 원인이 있지 않나 하고 추측할 뿐이지만...그게 영어에는 알파벳 W가 "더블유", 즉 U를 겹쳐쓴 것으로 인식되는 관습으로 남아 있을 뿐이지만요.


마가단은 러시아에서 오지 중의 오지로 손꼽히는 곳이죠.

게다가 R504 콜리마 하이웨이는 러시아 연방고속도로 중 가장 동쪽으로 뻗은 곳으로 마가단 시에서 끝나는데 이 도로는 사실상 고속도로라는 이름 자체가 민망할 정도의 비포장도로인데다 건설할 때 소련인, 독일인, 우크라이나인, 일본인 죄수들이 현장에서 죽으면 그냥 그 도로에 갖다 묻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뼈의 길로도 잘 불려요. 게다가 마가단의 풍부한 금속자원을 캐내는 각종 광산 또한 그런 식이었어요. 

소개해 주신 게임 영상은 정말 살벌하네요. 처음에 나오는 남자는 격투기선수 최홍만을 닮은 듯하고, 총격전의 장면은...

마드리갈

2024-04-09 22:49:11

이제 세번째 코멘트로 이어져요.


어느 언어든지 그 언어체계가 수용하기 좋은 방향으로 외래어를 받아들이겠지요. 그러니 "캄챠트카" 보다는 더 간단한 "캄차카" 가 더욱 쉽게 수용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할 거예요. 덴마크인 비투스 베링은 그의 이름이 극동러시아의 지명에 남을 것이라고 예측은 했을지 그게 참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렇네요.

북극여우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예전에 길렀던 개인 여우쥐가 눈 내리는 겨울에 뛰노는 것을 보면 북극여우같기도 했어요.

토템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의미는 모르고 있었는데, 소개해 주신 자료가 정말 유용해요. 정말 잘 읽었어요.

인디언에 대한 호칭은 참 미묘한데, 인도인이 아닌데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고,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말하는 것도 현재 미주에서 태어나서 생활중인 미주 각국의 국민들을 뭐로 보는가 하는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고, 역시 각 부족별 이름이 가장 무난한 것 같네요.


사실 탐험가든 전사든 먹지 않고서는 답이 없죠.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을 잘 하는 것을 직접 가르치기보다는 전쟁은 비용을 크게 요하는 국가의 중대사라는 성격을 강조해서 전쟁은 되도록 일으키지 말고 불가피하게 해야 한다면 속전즉결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전술로 들어가는 식이니까요. 그래서 탐험가들을 따라다니면서 장사를 한 상인들이야말로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승자였을 거예요.

말씀하신 그 솔리테어 게임은 요즘의 윈도우즈에서도 Solitaire & Casual Games라는 이름으로 계승되어 있어요.


크라켄 공포가 갑각류 알레르기에 대한 공포의 형상화일 수도 있다...

그렇겠네요. 저는 갑각류 등에는 그런 게 없다 보니 생각도 못했지만, 체질상의 이유로 가지를 못 먹는 것을 생각해 보니 과연,,,


무엇이 사람을 산에 오르고 싶어하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등산이란 그 자체로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 1초 후조차도 젼혀 보장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는 산악인들은 그래서 정말 대단할 수밖에 없고. 산악인들이 도전해 온 여러 산에는 수습하지 못한 시신도 꽤 남아 있어요.



긴 글을 읽어주시고 정성스럽게 코멘트해 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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