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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 10. 서아프리카편

마드리갈, 2024-06-23 15:09:31

조회 수
229


2024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프로젝트인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열번째는 서아프리카편으로 결정되었어요.
이번에도 이 지도의 편집에 TheRomangOrc님께서 힘써주셨어요.
이 점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원본 및 편집된 지도를 같이 소개할께요.

원본이 일본어 사용자를 상정한 일본국내의 출판물인만큼 1924년 발행 당시의 일본의 관점을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원문표현은 가능한 한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점을 명시해 드릴께요. 해당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저의 주관이 배제되었으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그러면 원본을 소개할께요.
당시 표기방식은 가로쓰기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예요. 게다가 현대일본어가 아닌 터라 한자 및 히라가나의 용법도 현대일본어와는 차이가 여러모로 두드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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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TheRomangOrc님께서 편집해 주신 한글화 지도를 소개할께요.
손글씨로 표기된 것은 자연관련 사항으로 남색은 해양 및 도서지형, 녹색은 각 지형, 국가 및 속령, 보라색은 도시인 반면, 고딕체로 표기된 것은 각 지역의 특이사항이니까 참조해 주시면 좋아요.
원문자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는 각 지역의 상황, 그리고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는 추가설명이 필요한 각 지역에 대한 표시임에 주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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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이번에 다루는 지역인 서아프리카는 한 세기 전에는 프랑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한가운데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및 포르투갈의 영향이 부분적으로 드러나 있어요. 게다가 식민제국이 해체된 현재에도 프랑스어가 가장 널리 통용되는 등 불어권(Francophonie)이라는 것이 여실히 보이고 있어요. 

여기에는 기니아(Guinea) 또는 기니로 불리는 곳이 빈번하게 보이다 보니 먼저 설명을 해 둘께요.
사실 유럽인들에게 지중해 너머의 세계를 인식하는 기준은 서아프리카 대서양안으로 흐르는 1,086km(=675마일) 세네갈강(Senegal River). 현재의 모리타니(Mauritiania)와 세네갈의 국경인 이 세네갈강을 기준으로 북부에 거주하는 백인 계열의 원주민들은 무어인(Moor)으로 불렸고 남부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기니인으로 불렸어요. 그 이외에도 무슬림 월드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라센(Saracen)이라는 용어도 있지만 이것은 아랍인들은 물론 아랍인들의 오랜 노예무역으로 인해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흑인들도 포함하는 개념이라서 다소 다르다는 것을 밝혀 드릴께요.

그렇게 기니아 개념이 투영된 사례는 이미 7편에서도 파푸아뉴기니라는 사례로 나타났어요. 계통상으로는 아프리카 흑인과는 별개인 오스트로네시아(Austronesia) 계열이긴 하지만 검은 피부를 지닌 원주민이 있어서 유럽인들이 보기에는 그곳도 기니아로 인식되었으니까요. 게다가 세네갈강의 남부라는 개념도 계속 넓어져서 적도 근처의 지역의 바다가 기니아만(Bay of Guinea)으로 명명되어 오늘날에도 그 이름으로 통하고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 항목으로 시선을 옮겨볼께요. A부터 E까지 5개 항목이 있어요.

A. 트라팔가해전 1805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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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attle of Trafalgar, BritishBattles.com 웹사이트, 영어

1803년에서 1815년에 걸쳐 전유럽이 말려든 나폴레옹전쟁(Napoleonic Wars)에서 프랑스의 영국 본토침공에 대한 영국의 카운터펀치가 바로 이 트라팔가해전(Battle of Trafalgar)이었어요. 스페인 남서부의 항구도시 카디즈(Cádiz) 인근의 트라팔가 곶(Cabo de Trafalgar) 앞바다에서 벌어진 이 해전의 직전 프랑스 및 스페인의 연합군은 영불해협(English Channel)의 제해권 장악을 위해 33척의 전열함을 주축으로 한 40척의 군함을 동원하여 북상중이었어요. 이에 맞서 남하한 영국군은 7척의 전열함을 주축으로 한 33척 규모로 수적으로 매우 열세였어요. 군함의 수도 그랬지만 문제는 대포에서는 연합군 2,632문 대 영국군 2,148문, 병력수에서는 연합군 30,000명 대 영국군 17,000명. 여러모로 불리했지만 결국 영국군은 458명이 전사하면서 연합군 전사자를 4,395명 내게 하는 등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 냈어요. 그 결과 프랑스군의 피에르-샤를 빌뇌브(Pierre-Charles Villeneuve, 1763-1806) 제독은 백기투항한데다 스페인군의 페데리코 그라비나(Federico Gravina, 1756-1806) 제독은 중상을 입는 등 연합군 지휘부 자체가 붕괴되었어요. 그러나 영국군도 호레이쇼 넬슨(Horatio Nelson, 1758-1805) 제독이 전사하는 등, 매우 큰 대가를 치루어야 했어요.
이 트라팔가 해전은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의 이름의 기원으로도 되어 있어요. 영국의 수도 한복판에 스페인의 지명이 있는 기이한 사연은 바로 이렇게 설명되어요. 

그때 넬슨 제독이 탑승했던 기함 빅토리(HMS Victory)는 현재에도 실물이 남아 있어요. 그러나 같은 시대에 미국의 군함으로 활약했고 후술하는 제1차 바르바리 전쟁(First Barbary War)에도 참전했던 컨스티튜션(USS Constitution)이 현재도 항해가능한 데에 반해 이 빅토리는 1759년에 건조되어 1765년에 취역한 이래 영국 해군에 계속 등록되어는 있지만 1922년에 포츠머스(Portsmouth)의 도크에 고정된 채로 박물관함으로 쓰여 있고 더 이상의 항해는 불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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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1713년의 위트레흐트 조약(Treaty of Utrecht)으로 스페인이 영국에 할양한 지브롤터(Gibraltar)에 대해 스페인이 조약체제를 계속 파기하려 시도했지만 결국은 모두 실패하고 트라팔가해전에서 영국이 제해권을 장악하면서 현상변경은 더욱 어려워젔어요.


B. 카나리아제도는 카나리아 새의 본가본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새인 대서양카나리아(Atlantic Canary/영어, Serinus canaria/라틴어)의 본고장이 바로 스페인의 역외영토이자 북아프리카 대서양안에 인접한 카나리아제도(Canar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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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면적 7,493평방km(=2,893평방마일)의 이 카나리아제도는 인구규모도 꽤 많은 비옥한 환경이어서 1920년대에는 이미 48만명을 넘었고 오늘날에는 223만명이 거주하고 있어요. 또한 관광업과 농업이 성행하고 있어요.

지도에서 확인되는 카나리아제도의 위치는 꽤 미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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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Kaart van de Canarische Eilanden, Canarische Eilanden 웹사이트, 네덜란드어

스페인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카나리아제도는 1924년 모로코 및 서사하라에 매우 근접한데다 포르투갈령인 마데이라제도(Madeira Islands)가 오히려 스페인에서 가까울 정도. 참고로 마데이라제도는 한때는 세계를 호령하던 수퍼스타였지만 인성 논란과 경기력 쇠퇴로 논란이 되고 있는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1985년생)의 고향으로 매우 유명하고 2개의 공항 중 마데이라 섬의 고향에 있는 국제공항은 공식명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마데이라 국제공항(Aeroporto Internacional da Madeira Cristiano Ronaldo)으로 명명되었어요.


C. 1922년 12월 프랑스육군 자동차부대가 처음으로 사하라사막 횡단에 성공
저는 이것을 처음에 파리-다카르 랠리(Paris-Dakar Rally)의 기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사실 파리-다카르 랠리는 1979년부터 열렸던 장거리 레이싱대회로 이 사안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요. 예의 파리-다카르 랠리에 대해서는 오빠의 글인 동경했던 레이서 시노즈카 켄지로(篠塚建次郎)의 영면을 참조해 보시면 되어요.

프랑스의 육군장교이자 탐험가인 죠르쥬-마리 아르트(Georges-Marie Haardt, 1884-1932)와 루이 오두앙-뒤브레이(Louis Audouin-Dubreuil, 1887-1960)는 1921년에 프랑스의 자동차기업 시트로엥에서 개발한 트럭인 시트로엥 케그레스(Citroën Kégresse)를 타고 사하라사막 횡단여정에 나섰어요. 단 여기에는 프랑스육군의 관리하에 차량 5대를 제공한다는 조건이 있었고, 사진기자, 지리학자 및 정비공이 1명씩 추가되고 육군장교도 5명 더 배속되어 결국 10명으로 구성된 원정대가 꾸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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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he First Motorized Crossing of the Sahara, 2008년 9월 1일 never was 기사, 영어

차량 앞에 선 인물이 아르트(좌) 및 뒤브레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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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는 앞의 것과 동일하니 생략할께요.

차량에 기관총이 장착되어 있고 프랑스의 국기인 트리콜로르(Tricolore)가 보이는 데에서 이 프로젝트가 프랑스군 주관인 것이 드러나고 있어요.

이 시트로엥 케그레스라는 차량은 조향부분은 일반적인 자동차의 앞바퀴이고 뒷바퀴는 무한궤도로 된 형태로, 프랑스군의 공병장교인 아돌프 케그레스(Adolphe Kégresse, 1878-1943)가 고안한 하프트랙(Half-track)이라는 차량형식으로 앙드레 시트로엥(André Citroën, 1878-1935)이 창업한 자동차제작사 시트로엥에서 제작되었고 험준한 사막지형을 45km/h(=28마일)로 누비고 다닐 수 있었어요. 이러한 차량의 형식은 제2차 세계대전까지는 각국에서 많이 쓰이다가 이후 궤도차량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결국 퇴조했지만, 그의 다른 발명품인 듀얼클러치 변속기(Dual-clutch Transmission)은 빠른 기어변속과 높은 에너지효율로 고성능차량에 채택되어 있고 또한 지금도 여러 완성차기업 및 변속기 제작사에서 개량이 가해지며 제조되고 있어요.

이 프랑스군 원정대는 정확히는 1922년 12월 18일에 알지에를 떠나 3,120km(=1,950마일)의 여정을 거쳐 이듬해에 프랑스군 아프리카주둔지인 팀북투(Timbuktu)에 도착했어요. 도중에 초원에서 발생한 불에 갇히기도 했지만 기적적으로 탈출하여 인명도 차량도 손실없이 이렇게 도착한 끝에 1923년 1월 7일 팀북투의 프랑스군령사령관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면서 이 여정도 공식적으로 완료되었어요. 우여곡절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원정대 출발전 앙드레 시트로엥이 "이 여정은 3주 안에 마무리되고, 그 정도는 견디도록 만들었다" 라고 공언한 게 그대로 증명된 것이 놀랍기 그지없어요. 이전에는 사하라사막을 낙타를 이용한 카라반(Caravan)만이 건널 수 있었지만 이 탐험을 계기로 기계 또한 사하라사막 횡단이 가능해졌어요.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하라사막은 거친 극한의 땅이지만, 이제는 뛰어난 기량의 레이서가 민수용 4륜자동차나 모터사이클로도 건널 수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된 건 이 용감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지도에서는 1922년 12월에 이 원정이 성공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사실 정확히는 그때는 출발시점이었고 성공한 것은 해가 바뀐 1923년 1월. 왜 저렇게 틀리게 표현했는지는 알 길이 없어요.


D. 신기루가 나타난다.
지표면의 가열로 인한 이미지 왜곡인 신기루(蜃気楼, Mirage)는 사막이나 대양을 오가는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하는 여러모로 기이한 현상이죠. 어딘가에는 그 이미지의 근원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 이미지를 따라가 보면 찾을 수 없다 보니 신기루는 여러 함의를 지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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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izarre Floating Tanker Ship is Rare ‘Superior Mirage’, 2022년 8월 1일 PetaPixel 기사, 영어

사실 사막에서만 신기루가 생기는 것은 아니예요. 즉 표면의 가열로 인해 이미지 왜곡이 일어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이렇게 영국 연안에서 유조선이 공중을 떠다니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어요.


E. 얼룩말의 산지
아프리카의 초원에 사는 초식동물로 유명한 것이 발굽이 짝수인 우제류(偶蹄類, Artiodactyla)로서는 물소나 영양 같은 것들이 있고, 발굽이 홀수인 기제류(奇蹄類, Perissodactyla)로서는 코뿔소나 얼룩말 등이 있어요. 그 중 개체수도 많은데다 흑백의 줄무늬패턴이 돋보여 시선을 잡아끄는 것들이 바로 얼룩말(Zebra/영어, Hippotigris/라틴어). 일본어에서는 시마우마(縞馬)로 표기되고 이것의 역어가 얼룩말이니까 말의 일종이라고 여겨지기 쉽지만 정확히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얼룩말은 말속(genus Equus)에 속하지만 가축으로 기르는 말과는 다른 아속인 얼룩말아속(subgenus Hippotigris)에 속하거든요. 즉 속 단위에서는 조상이 같지만 아속(亜属) 단위에서 다른데다 말보다는 당나귀에 혈연이 가깝다는 의외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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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he African Zebra, Visit Africa 웹사이트, 영어

얼룩말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얼룩무늬가 굵고 배에까지 있는 사바나얼룩말(Plains zebra/영어, Equus quagga/라틴어). 이외에도 여러 아종이 확인되어 있어요.
여담이지만, 얼룩말을 길들여서 타고 다니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 다음은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 1부터 12까지 12개 항목이 있어요.

1. 모로코
국명도 도시명도 모로코라서 이상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도시로서의 모로코는 현재의 마라케쉬(Marrakesh)를 의미해요. 사하라사막 북부의 마그레브(Maghreb) 지역의 주요 교역도시이자 문화거점이었던 이 마라케쉬는 모로코의 국명의 유래가 되었고 또한 "붉은 도시", "사막의 딸" 등의 별명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복잡한 모로코의 영혼에 주입시키는 북 소리같은 존재" 라는 평이 있어요.  게다가 모로코의 독일어나 네덜란드어 표기는 Marokko로, 위에서 언급된 마라케쉬의 영향이 영어나 프랑스어 표기에서보다 더욱 선명하게 나와요.
이 마라케쉬는 모로코 4대 제국도시의 위상을 지니고 있지만, 도시의 위상은 바로 북부에 위치한 페스(Fez)에 따라잡힌 이래 50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마라케쉬의 인구가 92만명 규모인 한편 페스의 인구는 이미 111만명을 넘었어요.

국가로서의 모로코에 대해 좀 언급해 볼께요.
모로코는 영국에서 독립한 미국을 세계최초로 주권국가로 승인한 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저 시대에는 북부의 모로코 왕국은 프랑스의 보호령(Protectorate)이었던 데에 반해 리오데오로(Rio de Oro)를 포괄하는 남부는 스페인의 보호령이었고 그래서 "황금의 강" 이라는 스페인어 지명이 붙어 있어요. 이 리오데오로는 현재의 서사하라(Western Sahara)의 2/3 정도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1914년에는 이 지역의 앞바다에서 영국 해군이 독일제국 승리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어요. 원래는 한때 세계최대의 여객선으로 대서양 횡단항로에서 활약했던 카이저 빌헬름 데어 그로세(Kaiser Wilhelm der Große, 위대한 빌헬름 황제)는 독일제국 해군에 징발되어 군함으로 개장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연합국 선박을 나포하거나 격침하고 다녔지만 영국의 장갑순양함(装甲巡洋艦) 하이플라이어(HMS Highflyer)에 발견된 뒤에 맞서 싸웠지만 1914년 8월 26일에 격침되었어요.

현재의 서사하라는 모로코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알력의 큰 원인이 되어 있고, 아프리카통일기구(Organisation of African Unity)에서는 서사하라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어요. 서사하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중인 모로코는 이에 반발하여 1984년에 아프리카통일기구를 탈퇴했고, 모로코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계는 소원해 있어요.


2. 알지에
국명인 알제리(Algerie/프랑스어, Algeria/영어)와 수도의 이름인 알지에(Algiers)는 로마자 표기로는 이렇게 달라져 있어요. 이것을 반영하여 지도 발행당시의 일본어표기로는 알제리를 영어 발음을 따른 알제리아(アルゼリア)로 표현하고 수도를 알제리야(アルゼリヤ)로 표기하고 있어요. 단 현대일본어에서는 알제리의 일본어 카타카나 표기가 アルジェリア로 달라진 반면 수도 알지에는 アルジェ로 표기방법이 확연히 달라져 있음은 물론 글자수도 달라서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이 알지에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창작물로서는 알제리계 프랑스인인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의 1942년작 단편소설 이방인(L'Étranger)이 있어요. 그리고 이것이 그의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있어요.


3. 튀니스
가베스 만의 해안을 마주하는 국가인 튀니지의 수도이자 최대도시인 튀니스(Tunis)의 기원은 고대 로마제국과 대결했던 카르타고(Carthago) 왕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죠. 그리고 북아프리카 연안에 위치하면서 지중해 북안의 유럽 도시들과도 가깝다는 이점이 주목되어 이슬람 세력이 일찍부터 지배하였고 오토만 제국 시대에도 튀니지 속주의 중심도시로 기능했지만 1881년에 프랑스가 그 튀니지 속주를 지배하고 프랑스의 보호령으로 편입함에 따라 이후에는 유럽인들의 이주가 급증하여 인구의 절반을 차지했어요. 특기할만한 것은 프랑스령이 되었는데도 이상하게 이탈리아인들이 대거 이주했다는 사실. 게다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은 채 평온한 상태를 유지했어요. 

특기할 것이 둘 있어요.
하나는 튀니스에 근대식 상하수도 시스템, 가스등 및 쓰레기 수거시스템 등이 오토만 제국 통치기의 말기인 1860년대부터 도입된 것.
다른 하나는 즐겨듣는 영국의 작곡가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의 1689년작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Dido and Aeneas)의 캐릭터인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 엘리사(Elissa)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알려진 그녀는 카르타고 왕국을 창건한 군주이자 카르타고의 첫 여왕이었어요. 사실 디도는 그리스어 발음이고 영어로는 "다이도" 지만요.


4. 트리폴리
트리폴리는 아프리카의 도시 중 의외로 이탈리아식 이름을 지닌 도시로 "3개의 도시"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기원은 로마시대의 속주인 트리폴리타니아(Tripolitania)로, 오에아(Oea), 사브란타(Sabrantha) 및 렙티스 마그나(Leptis Magna)의 3개 도시를 통칭하는 용어였어요.
이 도시는 미군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참전하여 승리를 올린 전장이기도 해요. 1801년에서 1805년까지 있었던 제1차 바르바리 전쟁에서 미국은 스웨덴 및 시칠리아와 함께 바르바리 해적을 트리폴리 앞바다에서 격파했고, 이것을 기념하여 미 해병대의 군가에 트리폴리가 언급되는가 하면 미 해군의 군함 중 트리폴리로 명명된 것이 3척 있었어요. 현재의 것은 2020년에 취역한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의 2번함인 트리폴리(USS Tripoli, LHA-7). 


미 해병대 찬가(Marines Hymn)의 1절에 나오는 To the shores of Tripoli가 바로 저 리비아의 트리폴리 해변에서 기록한 미군의 첫 승리를 노래한 구절이예요. 
당시의 전쟁에 투입되었던 군함 중 이미 트라팔가해전 항목에서 언급되었던 컨스티튜션이 있어요. 1794년에 건조가 시작되어 1797년에 진수한 뒤 다음해인 1798년부터 취역한 이 군함은 지금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영국의 빅토리와는 다르게 항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실제로 항해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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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Constitution, Military.com 웹사이트, 영어

또한, 이 도시는 우리나라와도 깊은 관련이 있었어요. 20세기 세계최대의 토목공사로 기록되는 리비아 대수로(Great Man-Made River Project) 또한 한국기업의 힘으로 달성한 쾌거였고, 대한항공 서울-트리폴리 항공노선이 1989년까지 운행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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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What’s next for Libya’s Great Man-Made River Project?, 2022년 8월 10일 Policy Analysis 기사, 영어

이 대수로는 수도관 총연장 2,820km(=1,750마일)의 세계최대의 지하수도관 네트워크이자 리비아 전체의 상수도 공급량의 70%를 담당하고 있어요.


5. 산루이스
오늘날의 세네갈 북부의 항구도시인 산루이스는 프랑스어 발음인 생루이(Saint Louis)를 철자 그대로 음차한 것. 이 생루이는 제7차 십자군원정에 참전하여 이슬람제국인 아이유비드 왕조(Ayyubid dynasty, 1171-1260)를 멸망시킨 공적으로 성인으로 추존된 프랑스의 왕 루이 9세(Louis IX, 1214-1270)의 이름에서 그 지명이 유래하는 곳으로, 1673년부터 프랑스령 세네갈 식민지의 수도였고 이후 프랑스령 서아프리카(Afrique-Occidentale française, 1895-1958)가 출범한 뒤로는 1902년까지 서아프리카의 수도로 지정되었다 이후 다른 도시인 다카르(Dakar)가 새로이 수도로 지정되어서 수도의 지위를 잃었어요.

이 생루이가 바로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무어인과 기니인의 거주지가 달라지는 세네갈강의 하구에 있는 도시로, 정확히는 세네갈강의 남안에 있고 현지의 공용어인 월로프어(Wolof Language)로는 은다르(Ndar)로 불려요. 


6. 기니아
북부의 기니아는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현재의 기니비사우(Guinea-Bissau)에 해당되고 남부의 기니아는 프랑스령 서아프리카의 일부로서 오늘날의 기니에 해당되어요. 두 지역 모두 세네갈강의 남쪽에 있지만 지배세력에 따라 이후에 별개의 국가가 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참고로 기니비사우는 저 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포르투갈 속령인 카보베르데(Cabo Verde)와의 국가통합도 추진한 적이 있어요.
지배세력에 따라 나라가 갈린 경우는 나이저 강(Niger River) 유역에 입지하지만 영국의 지배하에 있덨던 해안지역의 나이지리아(Nigeria)와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던 내륙지역의 니제르(Niger)가 있고, 콩고 또한 프랑스령 및 벨기에령으로 나뉘어져 프랑스령은 수도 브라자빌에서 유래한 콩고브라자빌(Congo-Brazzaville)로 불리다가 오늘날의 콩고(Congo)로 독립하는 한편 벨기에령은 수도 킨샤사에서 유래한 콩고킨샤사(Congo-Kinshasa)로 불렸다가 자이르(Zaire)로 독립한 이후 오늘날에는 콩고민주공화국(République démocratique du Congo)으로 재편되어 있어요.


7. 프리타운
시에라리온이라는 표기로도 잘 통용되는 시에라레온(Sierra Leone)의 수도가 바로 이 프리타운(Freetown). 수심이 깊은 천혜의 항구인 이 도시는 1792년에 미국을 떠난 흑인노예들이 노예폐지론자인 영국군 장교 존 클락슨(John Clarkson, 1764-1828)의 지도하에 도착하여 건설한 정착촌에서 출발하여 북미 및 카리브해에서 노예생활을 했던 흑인들의 해방구같은 곳이 되었고 지금도 인종적 다양성이 상당히 높은 도시로 기록되고 있어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리타운은 영국군의 대서양함대의 주요보급거점이었고 공해상에서 나포된 독일 상선도 프리타운에 유치되었어요.

오늘날의 프리타운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오랜 내전, 산사태 및 유조선 폭발 등의 온갖 재해를 겪은데다 치안도 사실상 포기한 상태이고, 각지의 묘지가 도굴되어 그렇게 채취된 인골이 마약의 제조원료로 사용되는 등의 정신없는 상황으로 타락해 가고 있어요. 존 클락슨의 뜻은 과연 어떻게 되어 버린 걸까요.


8. 먼로비아
라이베리아(Liberia)라는 나라는 미국에 노예로 팔려갔던 흑인들 중 일부가 미국을 떠나 서아프리카의 해안지역에 정착해서 1847년 6월 26일에 건국한 공화국으로 아프리카 최초의 공화국이었으나 미국은 1862년 2월 5일까지는 국가로서 승인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1924년 당시에는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와 동아프리카의 아비시니아 제국만이 아프리카대륙의 독립국이었어요. 

수도 먼로비아(Monrovia)는 1822년에 설립된 도시로 미국의 제5대 대통령이자 미국 식민협회(The Society for the Colonization of Free People of Color of America)의 후원자였던 제임스 먼로(James Monroe, 1758-1831)가 그 이름의 기원이예요. "유럽은 미주문제에 간섭하지 말라" 라는 먼로주의를 제창한 그 먼로.
그런데 먼로비아의 상황도 상술한 프리타운처럼 좋지 않아요.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중의 하나로 불리는데다 고질적인 가난과 행정력 부족은 답이 없을 정도. 게다가 라이베리아에서는 흑인만이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세계최악의 인종차별 행태가 횡행하고 있어서 이 배타성이 혁파되지 않는 한은 현안의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요.


9. 진데르
잔데르라는 발음으로도 통하는 진데르(Zinder, Sinder)는 니제르에서 3번째로 큰 도시로 의외로 독일식 지명을 지니고 있어요. 사실 최초에 도착한 유럽인이 독일의 탐험가 하인리히 바르트(Heinrich Barth, 1821-1865)로 1851년에 도달한 것이 최초였거든요. 독일식 철자인 Sinder로도 알려진 것은 그것이 이유.
사하라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들의 중간경유지로 번성했던 그 진데르는 프랑스군 장교이자 탐험가로 현지에 주재중이었던 마리우스-가브리엘 카제마조우(Marius-Gabriel Cazemajou, 1864-1898)가 피살된 이후 1899년부터 프랑스군의 요새가 설치되어 니제르 군정지역의 본부로 재편되었어요.


10. 쿠카
나이지리아 북동부의 내륙도시인 쿠카(Kuka)는 오늘날에는 쿠카와(Kukawa)라는 지명으로 불리는 교역도시로 현재의 나이지리아(Nigeria), 니제르(Niger), 카메룬(Cameroon) 및 차드(Chad)에 걸친 지역내에 건국된 이슬람제국인 보르누 제국(Bornu Empire, 1893년 멸망)의 수도이자 상술한 트리폴리로 이어지는 사하라사막 종단 무역로의 남쪽 교통거점으로 중요했어요. 이곳 역시 상술한 진데르에 도달했던 하인리히 바르트가 트리폴리에서 출발하여 이 쿠카에 도달한 이래 유럽인 탐험가들이 많이 왕래했고 1893년에 수단에 복속되었다가 1902년에 영국이 복속시켜 영국령 나이지리아의 도시가 되었어요.
19세기에도 이미 인구 6만명에 도달했던 이 쿠카는 현재는 20만명 규모의 인구를 기록하지만 종교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11. 라고스
2100만명이 거주하여 나이지리아에서 인구 1위를 기록하는 대도시이자 아프리카의 도시권 중 최대규모인 라고스(Lagos)는 1991년까지는 나이지리아의 수도였어요. 그 이후 나이지리아 정부에서는 내륙의 아부자(Abuja)로 천도했지만 여전히 아프리카 대서양안을 대표하는 경제 및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이 높은데다 아프리카 영화산업의 중심지라서 21세기에는 놀리우드(Nollywood)라는 별칭까지 생겼어요.
단, 라고스 서쪽의 다보메(ダボメ)는 프랑스령 다호메이속령(Colonie du Dahomey et dépendances, 1894-1958)의 잘못된 표기. 해당 지역은 1904년 이전에 존속했던 다호메이 왕국 때도 지도의 발행시점 때에도 여전히 다호메이로 불렸고 1960년에 독립한 후 1975년에 베냉(Benin)으로 개명하기 전에도 여전히 다호메이라는 지명이 통용되었어요.

이 도시는 의외로 저와도 접점이 있어요.
대학생 때 교내에서 만났던 외국인 유학생 중에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에서 온 사람이 있었거든요. 


12. 세인트토마스
이 지도를 편찬하면서 주로 영어권의 자료를 인용한 것인지 포르투갈의 속령이었던 상투메프린시페(São Tomé e Príncipe) 중 상투메 섬이 세인트토마스(Saint Thomas)라는 영어명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이름의 유래는 포르투갈인들이 처음으로 이 섬에 도착한 날이 1471년 12월 21일고 그 날이 성 토마스 축일이라서라고 해요.
기니아만에 있는 이 도서지역의 주요도서가 바로 상투메 섬과 프린시페 섬으로, 그 중 상투메 섬이 면적 854평방km(=330평방마일)로 오늘날의 상투메프린시페 전체 면적의 88.58%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 또한 노예제도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한 지역이어서 물라토(Mulatto)라고 불리는 흑백혼혈인도 많은 등 아프리카의 대륙과는 꽤 다른 면모가 있었지만 이후 노예무역의 중간거점이 되고 사탕수수, 커피 및 코코아 플랜테이션(Plantation)이 성행하면서 노예 수요도 급증해서 포르투갈 본토에서 1876년에 폐지된 노예제가 여전히 유효하게 지속되기도 했어요.

이 지역이 영어명으로 알려진 데에는 짚이는 데가 하나 있어요.
독일의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1915년에 발표하여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은 그 자체로도 파격적이었지만, 1919년 5월 29일에 상투메프린시페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을 토대로 영국의 물리학자인 아서 에딩턴(Arthur Eddington, 1882-1944)이 성공적으로 검증한 결과 타당성이 확인되었거든요. 아서 에딩턴이 그 결과를 영어 논문으로 발표해서 전세계에 알렸으니 그렇다면 이게 유력한 이유로 보일 근거는 충분히 확보되어요.




이렇게 서아프리카편을 마쳤어요. 
그 다음은 남아프리카편이 될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Lester

2024-07-04 00:54:31

중동보다 인지도와 비중이 낮아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아프리카까지 왔네요. 당장 기니부터가 유럽 편의주의적인 호칭이니... 그나저나 이전 글에서 당시의 일본어 표기 방식에 대해 좀 당황했는데, 라리스탄라리와 비슷한 지명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본문에 일본어 표기가 없어 Daum 사전 편집기로 한자 한자 옮겨적었거든요. 그 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고 명시된 것을 미처 못 보고 '리라탄스리라'로 받아적은 후 구글 검색에 돌려봤더니 결과가 딴판으로 나와서 황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음은 관심지점에 대한 감상입니다.


A. 트라팔가(혹은 트라팔가르) 해전은 맥락까진 몰라도 이름 자체는 아주 익숙할 듯해요. 만화 "원피스" 조력자 중 한 명인 '트라팔가 로'라는 캐릭터가 있으니까요. 이마저도 이후엔 풀네임이 '트라팔가 D. 워텔 로'로 밝혀지면서 워털루 전투까지 섞는 패기(?)를 보여줬으니, 세계사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피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관심이 생겨서 좀 찾아봤더니 알고 있었던 것과 달리 트라팔가 해전 자체는 나폴레옹에게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고 하네요. 지자마자 바로 오스트리아로 방향을 틀어서 연합군을 박살냈다고 하고, 그냥 대륙 봉쇄령을 폈어도 됐을 것을 군인 정신으로 해보려다가 손해를 자처했다...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기는 한데, 자세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아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B. 찾아봐야 알겠지만, 포르투갈에 비해 스페인은 지브롤터를 통해 아프리카로 훨씬 쉽게 건너갈 수 있었으니 보다 육지에 가까운 카나리아 제도에 더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카나리아는 역시 색깔도 다채롭고 아름답네요. 광부를 비롯한 전문가들에게는 유독가스를 사전에 탐지하는 용도로 유용하다고 하고요. 카나리아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요.


C. 기관총과 무한궤도가 장착된 차량으로 사막을 달렸다니, 뭔가 (2편과 X 및 3편에서 사막 배경이 나오는) 메탈슬러그 같기도 해서 기묘하네요. 1920년대라면 자동차도 제법 대중화되기 시작했지만 사막이라는 험준한 환경에서는 역시 일반 승용차보다 자갈 따위 으깨고 지나가는 탱크 같은 군용차량이 적합하겠다 싶어요.

시기에 대해 미묘하게 오차가 생긴 건, 지도의 아기자기한(?) 스타일로 보아 유초등 교육이 목적이라 세세한 디테일은 넘어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제가 닳도록 읽었던 "만화로 만나는 20세기의 큰 인물" 시리즈도 영미권이 아닌 인명 혹은 지명은 발음이 틀리게 적혀 있지만 사실관계에 딱히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ex. "펠레" 편에서 펠레의 국가대표 시절 파트너였던 '토스타오' → 올바른 발음은 '토스탕'이라 합디다)


D. 신기루는 말씀하신 것처럼 바다 근처에서도 보기 쉽지만, 유독 사막에서 나타나는 것이 더욱 '약올리는' 느낌이 더욱 강해서인지 인지도가 높더군요. 오아시스가 보이길래 미친듯이 달려갔더니 전혀 딴판인 것이 나타나는 식이죠. 일전에 언급했던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괴물새는 사실 타조의 신기루를 보고 지어낸 상상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 시마우마의 시마는 줄무늬 팬티를 의미하는 시마판의 시마와 같은 건가 봅니다... 는 제쳐두고, 말이 아니라 당나귀와 혈연이 가깝다고 하니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이군요. 하지만 의외로 말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말씀하셨다시피 얼룩말을 길들여서 타고 다니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고 하는데, 당나귀가 외국에서는 바보 혹은 고집쟁이 이미지(ex. 이솝 우화의 '부자와 당나귀')가 있을 정도로 성격이 제멋대로인 걸 감안하면 역사적으로 탈것이었던 말과는 확실히 다르구나 싶거든요. 물론 당나귀도 품종에 따라서는 말만큼은 아니어도 역시 인간을 돕는 일을 많이 했으니까 억지다 싶지만요.


지역 관련 감상은 다음에 작성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24-07-05 17:37:56

이번에도 길고 자세한 코멘트에 감사드려요!!


일본어의 표기방식이 바뀐 게 사실 그렇게 역사가 길지는 않아요.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텍스트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전후의 일이고 그 이전에는 가로쓰기 자체가 거의 없었는데다 그나마 있는 것조차도 세로쓰기와 방향이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아프리카의 경우는 여러 사항을 아는 게 이상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었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남을 수는 없겠죠. 당장 저같이 아프리카 문제에 관심이 꽤 많은 사람도 드물긴 하지만 있기도 하잖아요? 


사실 나폴레옹이 제대로 타격을 받은 것은 반드시 그 트라팔가해전만은 아니었어요. 엄밀히 말하자면 이베리아반도에서 거의 6년을 끌어왔던 반도전쟁(Peninsular War)에서 1814년에 프랑스가 패배하자 이듬해에 1815년에 프랑스 제1제정이 붕괴한 것이었어요. 트라팔가해전에 프랑스의 동맹국으로 영국에 같이 맞섰던 스페인이 이 반도전쟁에서는 프랑스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과거의 적이었던 영국과 손잡고 프랑스를 대적하기 시작한 것이었어요. 그렇게 과거의 동맹을 잃은 프랑스는 영국, 스페인 및 포르투갈을 모두 적으로 돌려야 했고 이베리아반도 각지의 게릴라전에 피폐해졌고 그 상황에서 러시아 원정까지 감행했으니 프랑스의 국력은 절대로 회복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소진될 수밖에 없었어요. 이렇게 패한 직후인 1814년말에 나플레옹은 이탈리아 북부의 엘바 섬(Elba)으로 유배되었어요. 탈출후 북귀를 노렸지만 그것도 워털루(Waterloo)에서 참패하면서 결국 대서양의 절해고도인 영국령 세인트헬레나(Saint Helena)에 유배된 채 재기의 기회를 영원히 얻지 못하고 거기서 생을 마쳐야 했어요.

결국, 전쟁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예요. 손자병법에서 하는 말인 "전쟁을 오래 해서 잘한다는 말은 들은 적 없다" 가 이렇게 나폴레옹으로 잘 증명되었고, 이때의 후유증이 세계사에 남긴 것도 지대해요. 프랑스의 농업생산력이 경이적인데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지금도 인구가 6천만명대 후반이예요. 그리고 나폴레옹 전쟁을 계기로 스페인 식민제국이 붕괴하고 중남미 국가들이 독립할 수 있었지만 200년 넘는 정국불안이 계속되고 있어요.


카나리아가 광부들의 유독가스 탐지센서로 쓰였던 이유가 아마 그 화려한 색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광산의 갱도내는 일부러 조명을 쓰지 않는 한은 전혀 보이지 않고, 전등이 나오기 전에는 조명수단도 매우 제한적이었으니 색이 화려한 카나리아는 시인성이 매우 좋아서 그 악조건에서도 매우 잘 보였을 거예요. 그래서일지도요. 확실히 카나리아에는 안타까운 일일 거예요.


코멘트가 길어지니 여기서 분할해야겠어요. 

마드리갈

2024-07-05 22:39:41

그러면 이어서 쓸께요.

사실 스페인이 카나리아제도를 확보하게 된 것은 서사하라를 확보하기 수백년 전의 이야기였어요. 카나리아제도는 사탕수수 재배 및 노예거래 등에 필요한 주요 무역거점이었고, 지금의 스페인을 주도한 세력인 카스티야 왕국이 항해를 거쳐 찾아낸 것이었는데 사실 육지에서 가까운 쪽이 항해하기에 유리하다 보니 그 결과로 카나리아제도가 발견된 것이죠. 포르투갈은 그 스페인의 루트를 피해서 탐험에 나섰는데 마데이라 및 아조레스제도를 찾게 된 것이구요.

사실 카스티야 왕국은 이베리아반도에서 사라센 세력을 축출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북아프리카에 상륙해서 그렇게 모로코를 종단할만큼의 여력은 없었고 설령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막혔을 것이 분명해요. 지금의 서사하라인 스페인령 사하라를 확보한 것은 한참 후인 1884년이었고, 북아프리카의 지중해 연안에 있는 스페인 영토는 세우타(Ceuta) 및 멜리야(Melilla) 덩도밖에 없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1920년대에는 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가 꽤 많이 보급되어 있었죠. 특히 19세기의 마지막해인 1900년에는 프랑스의 타이어제조사 미쉐린(Michelin, 프랑스어 발음 미슐랭)이 자동차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안내서인 미쉐린가이드(Guide Michelin)를 내놓기 시작하는데 오늘날에는 식당에 대한 정보만 남은 것으로 달라진 채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어요.

그러나 궤도차량은 기본적으로 자갈을 으깨고 달리는 것은 아니예요. 물론 궤도차량에 눌리면서 깨지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겠지만, 사막이나 습지 등의 험한 지형을 달리는 데에는 접지압이 낮아야 덜 빠져서 유리하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바퀴처럼 딱 붙어 다니는 차륜과는 달리 연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궤도 위를 미끄러지듯이 달리는 게 궤도차량의 원리인 것이죠.

언급하신 "토스탕" 이 "토스타오" 로 오기된 건 아무래도 포르투갈어 표기를 몰라서 생긴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포르투갈어에서 온 빵의 포르투갈어 표기는 Pão, 그리고 본문에도 언급된 상투메프린시페는 São Tomé e Príncipe로 표기되니까요.


신기루는 어딘가의 실상을 비춰주지만,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허상으로 보는 사람을 골탕먹이니 그게 참 그래요. 하긴 아라비아낙타가 20세기 전반까지는 일단 있었다고 하니 아라비안나이트의 그 괴물새가 타조의 신기루일 가능성도 확실히...


맞아요, 그 줄무늬팬티의 일본어가 시마판(縞パン)이고, 우리나라에 흔한 줄무늬다람쥐는 일본어 표기가 시마리스(シマリス). 같은 원리로 얼룩말도 시마우마인데 오늘날에는 한자 대신 카타카나 표기로 シマウマ가 되어요.

역시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당나귀의 성격을 보면 얼룩말을 길들여 타려는 시도가 모두 실패한 이유가 잘 이해되네요.

Lester

2024-07-05 04:57:00

다음은 지역 관련 감상.


1. 마라케시는 게임 "히트맨: 암살의 세계" 3부작 중 1편에서도 무대로 나오는데, 목표물이 쿠데타를 일으키느라 계엄령을 선포해서 밖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고 안에서는 군인들이 즐비한 게 인상적이었네요. 그리고 현재 시점을 보니 서사하라의 영유권을 주장하느라 아프리카통일기구를 탈퇴할 정도면 자칫하면 뭔가 일으킬지도...


2. 당시 알제리가 프랑스의 식민지여서 프랑스의 여론이 반으로 나뉘었는데, 알베르 카뮈는 이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태어나서인지 알제리 독립에 드세게 반대했다네요. 실제로 알제리 독립은 카뮈가 사망한 지 2년 뒤(1962년)에 이루어져서 카뮈 생전에는 '알제리'라는 나라가 없었으니, 카뮈로서는 난데없이 나라가 분열됐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정확히는 독립은 반대하지만 프랑스인과 평등하게 살게 해주자는 쪽이었다고 나오네요. 하지만 이 주장은 프랑스 정부와 알제리 독립파 둘 다 만족시킬 수 없었고, 결국 독립에 성공한 알제리에서는 카뮈의 흔적이 모조리 지워졌다고 합니다.


4. 리비아 대수로가 한국기업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였군요. 중동건설신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리비아 쪽은 처음 들어봅니다. 그러고 보니 비정상회담에서 광복절 특집으로 지배국과 피지배국 출신의 청년들을 모아 이야기하는 회차가 있었죠. (링크) 다행히 이탈리아는 지배국치고 리비아에게 진심으로 사죄한 편이지만, 카다피가 다 해먹는 바람에 직접적으로 전달된 건 별로 없었다고...


5. 새로이 수도로 지정된 다카르는 다카르 랠리의 그 도시겠군요. 그리고 산루이스가 현지 공용어인 월로프어로 '은다르'라고 불린다기에 어딘가 귀에 익어서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의 등장인물인 은두르에 대해 찾아봤더니, 역시 유래가 된 유수 은두르(세네갈의 음악가이자 前 문화관광부 장관)도 세네갈 출신이었네요. 아마 유럽에서 흔했던 지명에 기초한 성씨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6. 아프리카 국가들(주로 중부)의 국경선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자로 잰 듯 뚝뚝 나뉜 것에 대해 대개 '양차대전 당시 강대국들의 소행이다' 정도로 짚고 넘어가는데, 더 자세하게 파고드니 이런 사정이 있었군요. 그런데 원래 부족들끼리 모여 살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와서 다시 합치라고 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부정부패도 원인이긴 하지만, 이러한 부족사회 특성이 오히려 현대 도시에 맞지 않아서 발전이 더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7-8. 이름과 실제가 전혀 다른 곳이네요. 그나마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에 경보가 2단계로 하향조정되기는 했지만 관광거리도 없으니 굳이 갈 이유는 없겠죠. 존 클락슨의 유지가 사라지고 막장스런 동네가 된 이유는... 글쎄요, 장님 나라에서는 애꾸눈이 왕이라는 논리로 그런 거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흑인만이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는 전제야 '다시는 백인들에게 농락당하지 않겠다'라는 집념도 느껴지지만, 자기들이 장악하고 있으니까 개입하지 말라는 제스처 같기도 해서.


12. 에딩턴의 개기일식 촬영은 아인슈타인의 만화 위인전을 읽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셨다시피 1915년에 발표했지만 1차대전 때문에 검증하기가 힘들었는데 1818년 말에 1차대전이 끝나면서 한 숨 돌릴 틈이 생기자 에딩턴의 지휘하에 관측 및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하죠. 아인슈타인의 이론대로라면 시공간이 구부러지는 것 때문에 촬영에 오차가 생기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아동서적이라 그런지 뭉뚱그렸더군요.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대대적인 명성을 얻었으니 그 섬이 영어 명칭으로 알려진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프리카 쪽은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지역 관련으로는 도저히 언급할 게 없네요. 아프리카 토속문화라면 좀 더 흥미로울 텐데(부두교라든가), 유감스럽게도 대부분 식민지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마드리갈

2024-07-05 22:57:13

모로코는 세계최대의 인광석(Phosphorite) 보유국이라서 농업 및 화학공업에 매우 큰 영향력을 끼치기는 하지만 그 위상에 비해서는 여전히 정국불안이 많은데다 모로칸 마피아(Moroccan Mafia)라는 악명높은 범죄조직의 근거지이기도 해요. 모로칸 마피아가 손대는 분야는 광범위하지만 특히 인접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물론 다른 대륙유럽에까지 마약을 공급하는 유럽 마약범죄의 중핵적인 존재로 연간 마약밀매량이 이미 100톤을 초과했어요.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들과의 마찰도 꽤 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힘이 변변찮아서 모로코에 어떻게 할 수 있는 나라가 없는데다 대서양으로 바로 나갈 길이 절실한 알제리가 그나마 모로코와의 관계를 중시하여 개선에 나오는 것일까요?


알제리는 여러모로 프랑스 식민통치의 악영향을 많이 받은 곳인데, 알제리의 국토 한가운데의 사막지대가 프랑스의 핵실험으로 쓰인 것은 물론, 그 이전의 피에누아(Pieds-noir, 검은 발)로 불리는 알제리계 프랑스인들의 후예를 둘러싼 문제가 지금도 여러모로 이어지고 있어요. 알베르 카뮈 또한 피에누아로, 1830년에 시작된 알제리 식민통치가 1962년에 종료된 이후 피에누아들은 알제리에서는 프랑스에 부역한 반역자로 대대적 박해를 당하고 프랑스에서는 이방인이라고 배척받는 이중고를 치루기도 했어요.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인 입장에서는 반역자의 일원이었으니 알제리 내의 그의 위상은 없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죠.


그러시군요. 중동건설신화 중에서도 유독 두드러지는 게 리비아 대수로공사인데 오래된 것인데다 아프리카 관련으로는 대체로 관심이 없으니 모르셔도 이상하지는 않을 거예요. 최근의 중동건설신화라면 삼성물산이 담당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같은 게 있겠지만요.


그러면 여기서 다시 코멘트를 분할할께요.

마드리갈

2024-07-05 23:25:40

그렇죠. 파리-다카르 랠리의 그 다카르가 프랑스령 서아프리카의 수도였어요.

그러고 보니 은다르가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의 적 캐릭터 은두르와도 비슷하니 그렇게 추론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국경선이 그렇게 나누어진 것에 대해서는 11편인 남아프리카편에서 좀 더 자세하게 풀어놓겠지만, 이전에는 대부분이 무주지였고 기항지 및 전략거점만 제한적으로 관리되던 것과는 달리 1884-1885년의 베를린 회의 이후에는 유럽열강들의 아프리카 분할이 본격화되어 국경개념이 반영되는 것으로 달라졌고, 명확한 경계를 위해서는 하천이나 산 등의 자연국경은 당시의 측량수준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지도상에서 보다 정확히 나타낼 수 있는 좌표계를 이용한 직선으로 국경이 획정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사실 다시 합친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이미 비극이 있었어요. 1990년에서 1994년까지 지속되었던 르완다내전(Rwandan Civil War)이 바로 그것이고, 수십만명이 학살되었어요. 부족간의 감정대립은 이미 세기 단위로 누적된 것이었는데다 벨기에의 식민통치가 그런 부족간의 갈등을 악용한 것이었다 보니 죽고 죽이는 일이 빈번했어요. 그리고 그런 부족사회 특성이 문화지체에 일조하고 있어요.


프리타운이 있는 시에라레온 및 먼로비아가 있는 라이베리아는 그냥 무시해도 좋은 제4세계같지만 그것도 또 그렇지만도 않아요. 상선의 등록상 편의치적(便宜置籍, Flag of Convenience)이 횡행하고 있고 실제로 이 양국도 그런 편의치적 국적국이라서 상선 및 승무원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안되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편의치적은 혁파했으면 좋겠지만...


그러시군요. 역시 제 추론이 신빙성이 높겠네요. 게다가 지금도 그 근간은 유지되지만 당시는 특히 그런 관행이 강했다 보니...


사실 저 제한된 지면에 저 정도만 담아냈어도 굉장히 많이 넣은 편이예요. 여러모로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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