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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 12. 영국 중심의 해양유럽편

마드리갈, 2024-07-25 19:26:28

조회 수
140


2024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프로젝트인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열두번째는 영국 중심의 해양유럽편으로 결정되었어요.
이번에도 이 지도의 편집에 TheRomangOrc님께서 힘써주셨어요.
이 점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원본 및 편집된 지도를 같이 소개할께요.

원본이 일본어 사용자를 상정한 일본국내의 출판물인만큼 1924년 발행 당시의 일본의 관점을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원문표현은 가능한 한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점을 명시해 드릴께요. 해당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저의 주관이 배제되었으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그러면 원본을 소개할께요.
당시 표기방식은 가로쓰기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예요. 게다가 현대일본어가 아닌 터라 한자 및 히라가나의 용법도 현대일본어와는 차이가 여러모로 두드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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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TheRomangOrc님께서 편집해 주신 한글화 지도를 소개할께요.
손글씨로 표기된 것은 자연관련 사항으로 남색은 해양 및 도서지형, 녹색은 각 지형, 국가 및 속령, 보라색은 도시, 검은색은 기타 특기사항인 반면, 고딕체로 표기된 것은 각 지역의 특이사항이니까 참조해 주시면 좋아요.
원문자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는 각 지역의 상황, 그리고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는 추가설명이 필요한 각 지역에 대한 표시임에 주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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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이 시리즈가 드디어 근현대문명의 본산인 유럽에 왔어요. 그리고 유럽의 변방이지만 전세계에 영향력을 광범위하게 골고루 투사한 세계제국 영국을 중심으로 주변국가인 아일랜드(Ireland), 아이슬란드(Iceland), 노르웨이(Norway), 프랑스(France) 및 네덜란드(Netherlands)에 대해서도 영국과 접점이 있는 사항을 중심으로 다루어 볼 거예요.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는 아일랜드가 독립국이 된지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영국의 오랜 지배를 받아왔던 아일랜드는 고유어인 게일어(Gaeilge)로는 에이레(Éire)라고 불리는 지역. 독자적인 문명이 있었던 아일랜드에는 8세기말에 바이킹(Viking)의 정복을 시작으로 12세기 후반에는 브리튼 및 노르만(Norman) 세력이 개입하지만 아일랜드인들의 저항으로 노르만 세력은 약화되어요. 그러나 1536년에 영국의 왕 헨리 8세(Henry VII, 1491-1547)가 아일랜드 정벌을 단행하여 그 이후 영국의 지배가 계속되어요. 단 지배의 형태는 계속 바뀌어 1691년부터는 지금의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에 신교도 세력들이 다수를 점하게 되지만 신교도와 가톨릭(Catholic) 구교도의 갈등은 계속 첨예화도고 1798년에 대규모의 반란이 일어나자 1801년에는 아일랜드의 자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이후 영국은 여전히 아일랜드를 지배하면서 국명을 그레이트 브리튼과 아일랜드의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Ireland)으로 개칭했고 이 체제는 대략 1912년까지 유효해졌어요.

단 1912년을 기점으로 아일랜드의 상황은 급변하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영국은 밖으로는 독일과 싸우고 안으로는 아일랜드인들의 독립요구를 폭력으로 짓누르거나 회유하거나 하면서 이중고를 겪었어요. 특히 1916년 4월 26일 더블린(Dublin)에서 발생한 부활절 봉기(Easter Uprising)에서는 자유군(自由軍)으로 통칭되는 무장독립조직이 여럿 생겨 그 규모도 4천명을 넘을 정도로 커졌고, 비록 그 자유군이 1주일도 못 가서 영국군에 눌려서 무조건 항복을 하고 그 독립조직의 핵심인물 16명이 사형당했지만 그 자유군의 4배 규모의 영국군은 더욱 큰 피해를 입고 말았어요. 그에 더해 그 자유군은 아일랜드 공화국군(Irish Republican Army, IRA)으로 계승되었고, 영국군은 1919년에서 1921년에 걸쳐 게릴라전을 수행하면서 계속 피해가 누적되어 갔어요.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1922년의 아일랜드 자유국(Saorstát Éireann). 그러나 영국은 1920년에 아일랜드 분할을 단행하여 북부 벨파스트(Belfast) 주변인 신교도 다수 거주지역을 영국령 북아일랜드로 편입했고 이것은 이후에도 계속 분쟁의 불씨가 되었어요. 20세기 후반에 횡행했던 IRA의 영국 각지의 테러도, 그 20세기 전반의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정신을 계승하여 북아일랜드에서의 영국세력의 철퇴를 희망했던 것이었어요. 20세기 후반의 IRA 조직원들은 단식투쟁(Hunger Strike)로 목숨을 잃기도 하고 폭탄테러나 총격전으로 영국의 민간인과 군인들을 살상하기도 했지만 결국 1994년에 북아일랜드 평화과정(Northern Ireland Peace Process)으로 무장투쟁은 20세기중에 끝났어요. 
그러나 2011년에 그 협정체제도 깨지고 IRA의 전직 조직원들이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여 무장투쟁 재개를 선언했어요. 그리고 1세기 뒤인 2024년에도 테러리즘 노선을 천명하는 방식으로 비극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 항목으로 시선을 옮겨볼께요. A부터 I까지 9개 항목이 있어요.
지도 위쪽인 북쪽에서 남쪽으로 시선을 옮기시다 보면 모든 항목을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A. 에스키모의 어업
북방원주민을 가리키는 에스키모(Eskimo)는 차별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서 요즘은 사어가 되었고 북방원주민이나 이누이트(Inuit) 등의 대체용어가 쓰이고 있어요. 그 원주민들은 얼어붙은 북빙양 이곳저곳을 썰매로 다니며 대구나 연어 등의 대형 어류를 잡거나 바다표범이나 고래 등의 대형 포유류를 잡는 등으로 식량을 확보하고 모피 등의 부산품은 의류 제작에 충당하거나 교역품 등으로서 외부에 파는 등으로 현금수입을 얻기도 했어요. 그리고 행동범위는 덴마크의 북미영토인 그린란드(Greenland), 지도의 발행시점 당시 아직은 덴마크의 일부였던 아이슬란드(Iceland) 및 당시 스피츠베르겐(Spitzbergen)이라는 독일어 명칭으로 잘 알려졌던 노르웨이의 북방도서인 스발바르(Svalbard)까지 얼어붙은 그린란드해 전체에 걸쳐 있었고, 현대문명으로 제작된 총기도 수렵수단으로 도입되었어요.
특기할만한 것은 아이슬란드가 빙주(氷州)라는 한자어로 번역된 것. 그리고 그 북대서양의 한랭지에는 지하수가 데워졌다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간헐천(間歇泉, Geyser)도 다수 있어요. 이 점을 이용하여 아이슬란드는 이후 지열발전(地熱発電, Geothermal Power Generation)으로 국내 전력생산의 30% 정도를 충당하는 지열발전의 선도국가가 되어 있어요.

여기서 백문이 불여일견. 아이슬란드의 간헐천 영상을 소개할께요. 
사실 간헐천의 영어명인 가이저 또한 아이슬란드의 게이시르(Geysir)에서 유래해요.



B. 북극의 고래 노르웨이의 배를 살찌우다.
오늘날에는 노르웨이가 세계적인 강소국(強小国)으로 명성이 높은데다 기술강국이자 자원부국인 동시에 수산대국이긴 하지만, 이 때의 노르웨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1세기 전의 노르웨이는 수산업을 제외하면 외화획득의 수단이 거의 없었던 가난한 신생 독립국으로, 1905년에야 스웨덴(Sweden)과의 연합왕국체제가 해소되어 독립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그런 나라였어요. 포경업은 당시 기름, 고기, 가죽 및 수염고래의 수염 등 여러 산업에 쓰였던 유용한 자원공급의 원천이다 보니 신생국 노르웨이의 외화획득에는 필수불가결했어요.

사실 영국은 노르웨이인인 로알드 아문센(Roald Amundsen, 1872-1928)이 세계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것을 장기간 인정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 대신 영국 해군의 장교이자 탐험가인 로버트 스코트(Robert Scott, 1868-1912)가 2번째로 실시한 테라노바 원정(Terra Nova Expedition) 도중 1912년에 남극에서 고난 끝에 돌아오지 못하고 현지에서 타계한 것을 더욱 영웅시하는 경향이 매우 짙었어요. 새로운 땅이라는 라틴어로 불렸던 그 테라노바를 탐사 중 명예로운 죽음을 맞은 군인 스코트가 중요할 뿐이지 갓 독립한 약소국 주제에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에 앞서서 남극점에 도달한 노르웨이의 공 따위는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는 이후 1세기 가까이 영국에서 노르웨이를 폄하하는 주된 심리로 작용했어요. 이제는 영국도 2011년 이후로는 아문센을 인정하기 시작했는데다 양국간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해저송전선인 노스시링크(North Sea Link)도 가동중이지만요(영국과 노르웨이의 전력망이 이어졌다 참조). 또한 그 이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이기도 하고.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긴 하지만, 노르웨이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영국을 도운 적이 있어요. 노르웨이는 1905년부터 중립을 유지했지만 그 지위를 이용하여 노르웨이의 상선이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작전으로 고립된 영국의 곤경을 많이 해소해 주었고, 1960년대에는 그런 역사적 사실이 중립동맹국(The Neutral Ally)이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했어요.


C. 영국과 독일의 함대가 유틀란트에서 싸우다.
1916년 5월 31일에서 6월 1일에 걸쳐 덴마크(Denmark)의 유틀란트(Jutland) 앞바다에서 일어난 이 양국간의 해전은 완전 강철제 군함끼리의 전투로서는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과 제정러시아의 황해해전(Battle of the Yellow Sea) 및 1905년의 츠시마해전(Battle of Tsushima)에 이어 3번째로 벌어진 해전이자 유럽전역에서 발생한 첫 해전인 동시에 승부가 나지 않은 해전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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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attle of Jutland: What happened and why was it important?, 2019년 5월 31일 THE WEEK 기사, 영어

당시 해군력 세계최강의 영국과 그 영국의 패권질서에 도전하던 독일제국은 그 덴마크 근해에 함대를 집결시켜 이틀간 격렬한 전투를 벌인 끝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어요. 영국은 151척의 함대전력 14척을 잃었고 소실된 함정의 배수량총합이 113,300톤에 달했음은 물론 6,094명이 전사한 한편 독일은 99척의 함대전력 중 12척을 잃고 소실된 함정의 배수량총합이 62,300톤에 달했음은 물론 2,551명이 전사하고도 승패는 분명히 나지 않았어요. 양국 모두 승리를 주장하기는 했지만...

이 지도에서는 지명이 "쥬틀란드" 로 표기되어 있어요. 영어로 된 문헌을 읽고 그렇게 그대로 옮긴 듯해요. 참고로 독일어 표기는 스카게락슐라흐트(Skagerrakschlacht)라는 전혀 다른 방식. 그리고 이 전투의 영향은 덴마크 프로축구에도 있어서 덴마크의 알보르크 BK(Aalborg BK)와 아루스 GF(Aarhus GF)의 경기도 이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D. 스코틀랜드의 인정과 풍경이 아름다운 게 일본과 닮았다.
이건 일본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상당부분 사실. 그러면 몇가지를 거명해 볼께요.
그레이트브리튼 섬의 북부지방의 스코틀랜드는 독자성이 매우 강한데다 하이랜드(Highland)라고 불리는 고원지대는 동일본(東日本) 및 중부지방(中部地方)의 산악지대와 매우 비슷한데다 실제로 석탄도 많이 생산되고, 저 당시에는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석유 및 가스도 부존해 있는 것까지 동일해요. 단 일본의 경우는 저 시대의 동일본 각지의 유전(油田)에 유정(油井)이 다수 설치되어 상업적으로 석유와 가스가 생산되기도 했어요. 또한 문화도 동북아시아의 대륙과 다른 점이 있는데다 처음에는 상당히 배타적이지만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상당히 깊은 친교를 유지할 수 있는 심성 또한 신기할 정도로 닮았어요.

스코틀랜드 하면 유명한 것이 바로 맥아를 발효시킨 양조주를 증류하여 나무통에 넣어 장기간 숙성시킨 증류주인 스카치위스키(Scotch Whisky). 일본 또한 위스키가 잘 발달한 국가이기도 해서, 특히 1934년에 세워진 닛카위스키(NIKKA WHISKY) 산하의 홋카이도(北海道) 소재 요이치증류소(余市蒸留所) 및 산토리(SUNTORY) 산하로 1923년에 세워진 오사카부(大阪府) 소재 야마자키증류소(山崎蒸留所)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고급 위스키의 산실이예요. 참고로 야마자키증류소가 교토부(京都府)에 있는 것으로 혼동하기 쉽지만, 사실은 가장 가까운 JR서일본의 야마자키역이 교토부에 있고 교토부와 오사카부의 경계를 넘어 오사카부의 동쪽 끝에 야마자키증류소가 입지해 있는 것을 지도에서 확인가능해요. 물론 이 두 증류소 모두 현재에도 운영되고 있어요.

또한 스코틀랜드의 철도규격이었던 4피트 6인치(=1372mm)의 스카치게이지(Scotch Gauge) 또한 일본에 있어요. 16대 메이저 사설철도 중의 하나인 케이오전철(京王電鉄)의 케이오본선(京王本線)이 이 궤간을 채택한 유명한 사례이고 이외에도 토큐세타가야선(東急世田谷線), 도영지하철 신쥬쿠선(新宿線) 및 아라카와선(荒川線) 및 하코다테시(函館市) 노면전차가 이 궤간을 쓰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이 궤간이 탄생한 스코틀랜드에서는 1846년에 철도궤간규제법(Regulating the Gauge of Railways Act 1846)이 통과되면서 그레이트브리튼 내의 철도는 원칙적으로 4피트 8.5인치(=1435mm)의 표준궤로 통일되고 아일랜드 내에서는 5피트 3인치(=1600mm)의 궤간이 유지되는 등으로 정리되어 예의 스카치게이지는 영국 내에서는 몇몇 흔적만 남은 채 상업적으로 운전되는 노선에서는 소멸했어요.


E. 그리니치 천문대
1675년에 설립된 왕립 그리니치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는 지구좌표계의 표준이 바로 영국에서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원칙적으로는 이 천문대 상공을 지나 남북극을 잇는 자오선(子午線, Meridian)이 경도(経度, Longitude)의 기준이 되는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 Prime Meridian)이 만들어져요. 이 자오선의 서쪽이면 서경(西経), 동쪽이면 동경(東経)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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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Plan Your Visit To Royal Observatory Greenwich, LONDON TICKETS by headout 웹사이트, 영어

이 아름다운 천문대 건물은 찰스 2세(King Charles II of England, 1630-1685) 당시인 세인트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의 설계자로도 유명한 크리스토퍼 렌 경(Sir Christopher Wren, 1632-1723)이 담당한 것으로, 20세기에도 여전히 천문대로 쓰였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경우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어요. 그리고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 처음으로 시보방송도 시작했어요. 개시일은 1924년 2월 5일.

그러나 오늘날의 본초자오선은 이 천문대 사공보다 동쪽으로 102m(=335피트) 이동해 있어요. 1984년에 국제기준자오선(IERS Reference Meridian)의 새 기준이 만들어져서 1세기 전의 본초자오선과 지금의 것은 근소하게 달라진 상태임을 기억할 필요는 있어요.


F. 셰익스피어
영국을 대표하는 대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점이적인 경계에서 활동했던 극작가, 시인 및 배우이자 살아 있을 때에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누린 영국문학의 입지전적 인물이고 영어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만들 수 있음을 자신의 능력으로 증명해 보인 인물이었어요.
그의 고향은 영국 남부의 스트래드포드-어폰-에이븐(Stratford-upon-Avon)이라는 소도시로, 글자 그대로 에이븐 강변의 스트래드포드라는 의미. 셰익스피어를 저렇게 크게 그려놓은 것도 그래서일지도요?

그러면 셰익스피어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된 노래도 하나 소개해 볼께요.
영국의 작곡가 로저 퀼터(Roger Quilter, 1877-1953)가 셰익스피어의 시 "사랑에 빠진 젊은이와 그의 여자친구(It was a lover and his lass)" 를 가사로 하여 만든 노래. 독창자는 영국의 카운터테너 알프레드 델러(Alfred Deller, 1912-1979), 류트(Lute) 반주자는 영국의 류트니스트 데스몬드 뒤프레(Desmond Dupré, 1916-1974).



G. 캠브리지 대 옥스포드대학의 보트레이스
영국을 대표하는 양대 명문대학인 캠브리지(Cambridge University)와 옥스포드(Oxford University)의 라이벌 관계는 옥스브리지(Oxbridge)라는 합성어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이 두 대학은 1829년부터 조정경기를 시작해서 1856년부터는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및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2020년을 빼고는 매년 정기적으로 템즈강(Thames River)을 거슬러 올라가는 경기를 개최해 왔어요. 공식명은 더 보트레이스(The Boat Race)이지만 대학 보트레이스(University Boat Race) 또는 옥스포드-캠브리지 보트레이스(Oxford and Cambridge Boat Race) 등으로도 불려요. 그리고 1927년부터는 여성부 경기도 추가로 생겼어요.
2024년 현재의 전적은 남성부와 여성부가 꽤 달라요. 모두 캠브리지가 2024년 승자이지만, 남성부는 캠브리지가 87승을 기록하고 옥스포드가 81승을 기록하여 캠브리지가 근소히 앞서 있었고, 여성부는 캠브리지가 47승을 기록하고 옥스포드가 30승을 기록하여 캠브리지가 크게 앞서 있어요. 무승부는 1877년 남성부의 것이 유일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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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Oxford verses Cambridge: The guide to the 2022 annual Boat Race, 2022년 3월 30일 TATLER 기사, 영어

이런 대학간의 라이벌 경쟁문화는 일본에도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이식되어 있어요.
일본의 경우는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케이오의숙대학(慶応義塾大学)이 겨루는 소케이센(早慶戦)이 유명하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연세대학교(延世大学校)와 고려대학교(高麗大学校)가 겨루는 연고전(延高戦)이 유명해요.


H. 워털루에서 나폴레옹 끝내 몰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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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he American at the Battle of Waterloo, 2015년 6월 15일 Smithonian Magazine 기사, 영어

1815년 6월 18일 당시 네덜란드왕국의 강역에 있었고 현재는 벨기에에 속한 워털루(Waterloo)에서는 엘바 섬을 탈출하여 복귀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1세가 친히 이끄는 7만여명의 프랑스군이 영국, 네덜란드 및 독일어 사용국가인 프로이센(Preußen), 하노버(Hanover), 브라운슈바이크(Braunschweig) 및 나사우(Nassau)로 구성된 12만명 내외의 연합군과 맞붙어서 결국 프랑스군이 대패하고 나폴레옹 1세 본인도 패주한 뒤 파리로 돌아가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북미로 피신하려 들었지만 영국군에 붙잡혀 항복하고 말았어요. 그 결말은 나폴레옹 본인이 영국의 대서양상 해외영토인 세인트헬레나(Saint Helena)라는 낙도로 유배되는 것이었고, 엘바 섬 탈출 이후 백일천하와 다르게 나폴레옹은 두번다시 유럽에 발을 딛지 못하고 1821년에 타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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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attle of Waterloo, National Army Museum 웹사이트, 영어

당시 제1대 웰링턴 공작 아서 웰슬리(Arthur Wellesley, 1st Duke of Wellington, 1769-1852) 휘하의 영국군은 프랑스군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렇게 프랑스군의 군기도 뺏았어요. "나폴레옹 황제, 제106 전열보병연대" 라고 적힌 것은 지금도 영국 국립육군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어요.
게다가 이 워털루 전투는 음악사에서도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어요. 그 중 그 시대에 나온 음악이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교향시 웰링턴의 승리(Wellingtons Sieg oder die Schlacht bei Vittoria). 이것에 대해서는 오빠의 글인 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10. Rule, Britannia!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까 이걸 참조해 보셔도 좋아요.


I. 런던-칼레 구간의 항공수송
영국의 런던(London)과 프랑스의 칼레(Calais)를 잇는 최초의 항공수송이 1909년 7월 25일 프랑스의 조종사 루이 블레리오(Louis Blériot, 1872-1936)가 자작한 단엽기(単葉機, Monoplane) 타입11(Type XI)로 이루어졌어요. 구간의 거리는 36.6km(=22마일)로 극히 짧기는 하지만 1903년 미국에서 라이트형제(Wright Brothers)가 동력비행기를 최초로 성공시킨 이후 불과 6년만에 상업적인 용도로 항공기가 쓰이기 시작했다는 데에서 항공기술의 발달이 이미 저 태동기에도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었던 게 이렇게 증명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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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Late great engineers: Louis Blériot - aviation pioneer, 2023년 7월 25일 THE ENGINEER 기사, 영어

지금 기준으로 보면 정말 빈약하기 그지없는 이 단엽기는 요즘의 경차만도 못한 25마력의 엔진을 탑재했을 정도로 빈약했지만, 이렇게 동력비행기의 첫 성공 6년만에 영불해협(English Channel)을 건넌 것은 그야말로 경이 그 자체. 그리고 이 해협횡단비행의 최초성공자를 위해 준비된 1천파운드의 상금의 주인도 블레리오로 결정되었어요. 그 상금은 영란은행 공식사이트(사이트 바로가기/영어)에서 환산해 보면 2024년 6월 기준 99,852파운드 62페니가 되어요. 이것을 다시 원화로 환산하면 매매기준율로 1억 7736만원 이상.




그 다음은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 1부터 8까지 8개 항목이 있어요.
대부분의 항목이 지도 가운데의 영국 본토의 섬인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에 집중되어 있고, 예외적으로 1번 더블린은 아일랜드(Ireland)에, 그리고 8번 암스테르담(Amsterdam)은 대륙유럽에 위치한다는 것을 주의하시면 편리해요.

1. 더블린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은 그 기원이 7세기로까지 올라가는 유서깊은 고도(古都)로 아일랜드 최대의 도시임은 물론 영국의 오랜 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1916년 4월 26일 부활절 봉기의 중심이기도 했어요. 그 뒤로도 영국의 진압에 짓밟혔다가 다시 일어났다가를 반복하는 등 아일랜드의 대영투쟁의 중심지로 그때마다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수복과 재건을 반복하고 오늘날에서는 유럽 제일의 비즈니스거점으로서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요. 미국의 기술컨설팅기업 액센츄어(Accenture)도 미국의 높은 법인세를 회피하기 위해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본점을 옮겼어요.


2. 플리머스
플리머스(Plymouth)는 런던보다 남쪽에 있는 도시로서는 인구최다인 항구도시로 영국 조선업의 산실이었는데다 서유럽에서 가장 큰 해군시설인 영국 왕립해군 데이본포트 해군기지(HMNB Devonport)가 위치한 도시임은 물론 1862년에 플리머스 항해학교로 출범한 영국의 명문대학인 플리머스대학(University of Plymouth)의 소재지이기도 해요. 그리고 영국에서 성공적이었던 양모산업의 수출항이자 미주로 향한 첫 항해가 성공하여 옥수수, 감자, 담배 등의 새로운 작물을 들여온 무역항으로 번성하는가 하면 20세기에 들어서도 밀, 보리, 사탕수수, 칠레초석 등의 상품자원들을 세계 각지에서 매입하여 영국 본토로 들여오는 관문으로 충실히 기능했고 제1차 세계대전에는 영국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해군거점이자 탄약생산 거점으로 활약하기도 했어요.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이 플리머스는 미국의 크라이슬러(Chrysler) 산하에 있었던 자동차브랜드 플리머스와도 갈색 껍질의 알을 낳는 닭은 플리머스락(Plymouth Rock)과도 직접 관련이 있지는 않아요. 두 경우 모두 미국내에 3번째로 설립된 식민지인 매사추세츠주(Commonwealth of Massachusetts)의 플리머스락에서 유래하니까요. 게다가 그 식민지를 건설한 청교도들이 탄 배인 메이플라워(Mayflower) 또한 플리머스가 아니라 런던에서 출항했어요. 사실 길게 보면 예의 플리머스 식민지(Plymouth Colony)의 이름이 영국의 플리머스에서 유래했다 보니 아주 무관한 거라고 단정할 것까지는 아니겠지만요.


3. 에딘버러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Edinburgh/영어, Dùn Èideann/게일어)는 철자를 보고는 바로 발음을 유추하기는 힘들어요. 사실 이 도시의 이름은 스코틀랜드 게일어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버러(Burgh)는 영어의 타운(Town)에 대응되어요.
에딘버러는 스코틀랜드 지방정부의 중심이자, 인구는 50만명을 좀 넘을 정도로 적기는 하지만 영국에서는 런던 다음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도시로 연간 내국인 250만명과 외국인 240만명을 합친 49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있는 관광지이기도 해요. 특히 에딘버러에는 영국사의 전설적인 군주로 여러 이야기에 언급되는 아서 왕(King Arthur)과 접점이 있다고도 전해지는 높이 251m(=823피트)의 사화산(死火山)인 아서즈 시트(Arthur's Seat)도 있고 암벽등반 애호가들이 즐겨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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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rthur's Seat, Viator 웹사이트, 영어


4. 뉴캐슬
새로운 성이라는 의미를 지닌 뉴캐슬(Newcastle)이라는 지명은 영국에 여럿 있긴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타인강변에 있는 잉글랜드 북동부의 항구도시인 뉴캐슬 어폰 타인(Newcastle upon Tyne)을 말해요.
뉴캐슬은 로마제국의 브리타니아 정복 당시 세워졌던 도시인 폰스 아엘리우스(Pons Aelius)에서부터 시작해요. 이 이름은 오현제(五賢帝)라고 불리는 로마제국 최고의 황제 중 1명으로 건축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도 명성이 높았던 하드리아누스 황제(Publius Aelius Traianus Hadrianus, 76-138)에서 유래하는 "하드리아누스의 다리"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리고 로마제국의 퇴조 이후 앵글로색슨족이 집권했을 때에도 여전히 거점도시로 중시되었고, 지금의 이름은 정복왕 윌리엄의 아들인 로베르 2세(Robert II, 1051-1134)의 명령으로 나무로 축조된 새로운 성의 라틴어 이름인 노붐 카스텔룸(Novum Castellum)의 영어명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잉글랜드의 북방거점으로서도 중요하게 취급되었어요.

뉴캐슬은 인쇄업이 매우 발달한 곳으로 런던, 옥스포드 및 캠브리지에 이어 4번째로 큰 인쇄업 거점이었는데다 1767년에 정신병원이 설립되는 등 여러모로 사회시스템도 발달했고 19세기에는 산업혁명의 거점으로서 1842년에는 석탄수송용 지하도인 빅토리아터널(Victoria Tunnel)이 개통되는가 하면 해양국가인 영국답게 조선업을 비롯한 각종 중공업이 발달하여 영국의 전성기를 견인했고 20세기의 시작부터 자동차교통망도 충실히 갖추어지는 등 현대화의 최첨단을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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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이라는 지명이 매우 안 좋은 쪽으로 알려지게 된 사건이 발생했어요. 닭을 비롯한 각종 조류 최악의 질병 중의 하나로 인간에게도 감염가능한 뉴캐슬병(Exotic Newcastle Disease/과거표현, Virulent Newcastle Disease/현재표현)이 바로 그 원인으로 1898년에 스코틀랜드의 가금류를 거의 전멸시켜 버린 지독한 병의 정체가 그것이었어요. 이 병의 실체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도의 발행시점 2년 뒤인 1926년의 인도네시아의 자바(Java)에서였고 다음해인 1927년에는 이 뉴캐슬에서도 확인되었어요. 이 병은 가축 및 가금류의 살처분이 금지된 잉글랜드 및 웨일즈(Wales) 내에서도 예외적으로 취급될 정도로 위험해서, 양계농가에는 공포 그 자체. 이 병이 엄습했다면 양계농가는 모든 닭을 잃고 파산하는 수밖에 없어요.


5. 리버풀
리버풀(Liverpool) 하면 20세기 후반의 최대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4인조 남성음악그룹 비틀즈(The Beatles)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20세기 후반의 이야기이고, 대헌장(Magna Carta)으로 유명한 존 왕(King John of England, 1166-1216)이 1207년에 설립한 이 항구도시는 바다 너머의 아일랜드 및 미주를 대상으로 한 무역항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19세기에는 토목기술자 조지 스티븐슨(George Stephenson, 1781-1848)이 발명한 혁신적인 교통수단인 증기기관차로 운행되는 철도교통에 힘입어 영국의 공산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역할도 부가되었음은 물론 영국의 전략적인 항구로서의 위치도 더욱 늘어났어요. 1912년에 미국을 향한 첫 출항에서 도중에 빙산과의 충돌로 침몰해 버린 당시 최대의 여객선이었던 타이타닉(RMS Titanic)의 모항도 소속사인 화이트스타라인(White Star Line)의 본사소재지인 리버풀이었어요. 상업적인 처음이자 마지막 출항은 1912년 4월 10일에 남부의 사우스햄프턴(Southampton)에서 시작되었지만요.


6. 런던
영국의 수도 런던(London)은 유럽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최대의 도시이자 세계 3대 금융도시로 불리는, 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영국의 심장 그 자체예요. 그리고 기원도 로마제국 당시 로마인들이 세운 도시인 론디니움(Londinium)으로까지 소급하는 등 도시로서의 역사도 이미 2천년에 육박하고 있어요. 문제는 연약지반이 많아서 한동안 고층건물을 세우기 부적합한데다 수백년에 걸친 템즈강의 오염 문제는 한때 개선되었다가 도로 악화되었을 정도로 답이 없는 상황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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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관광 추천스팟 22선! 명소에서부터 공원, 역사적건조물까지, 2024년 6월 6일 VELTRA 여행가이드 기사,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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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Your London Tower Bridge Tickets, London Tickets 웹사이트, 영어

역시 런던 하면 강변의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Palace of Westminster) 및 타워브리지(Tower Bridge), 그리고 런던 시내의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빨간색 2층버스인 루트마스터(Routemaster). 움직이는 것들은 오늘날의 것이지만 고정된 것들은 1세기 전에도 여전히 굳건히 있었어요.

도쿄도(東京都)의 지방경찰인 경시청(警視庁, Metropolitan Police Department)이 바로 런던광역경찰청(Metropolitan Police Service)을 모델로 한 것으로 경시청의 영어표기에서 그 영향이 잘 보이고 있어요. 게다가 놀랍게도 근무인원수도 4만명대로 비슷해요. 런던의 경우는 43,000명 이상이고 도쿄의 경우는 46,000명 이상으로 도쿄의 것이 좀 더 크지만요. 게다가 일본의 미디어에서는 런던광역경찰청을 런던경시청으로 표기하는 관례도 많아요.


7. 포츠머스
영국 남부의 항구도시 포츠머스(Portsmouth)는 영국해군(Royal Navy) 최대의 기지이자 극작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라든지 토목기술자이자 철도발전의 선구자인 이삼마드 킹덤 브루넬(Isambard Kingdom Brunel, 1806-1859)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1912년에서 1914년까지 영국 사회를 뒤흔들어놓은 페미니스트들의 폭탄테러 및 방화사건(Suffragette bombing and arson campaign)에서는 포츠머스도 예외없이 공격대상이 되었고 특히 여성사회정치연합(Women's Social and Political Union)이라는 극렬 페미니스트 단체가 1913년 12월 20일에 방화사건을 벌여 해군수병 2명이 피살되고 전함 퀸메리(HMS Queen Mary)가 급히 모항을 탈출하는 사건도 벌어진데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후인 1916년 10월 1일에는 독일제국의 체펠린(Zeppelin) 비행선의 전략폭격을 받기도 했어요. 다행히도 폭탄은 조선소를 거의 맞추지 못하여 피해를 많이 주지는 못했고, 전시에 대략 1,200척 정도의 각종 함정들이 차질없이 포츠머스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영국의 해상전력을 지켜내는 가장 중요한 군항(軍港)으로서의 지위를 증명했어요.

단 이 포츠머스는 러일전쟁의 강화조약이 체결된 그 포츠머스가 아니라는 것에 주의!!
1905년의 포츠머스조약(Treaty of Portsmouth)의 체결지역은 미국 북동부의 메인주(Maine) 소재의 군사시설로 1800년에 개업한 이래 현재도 미 해군의 잠수함전력 정비기지로 쓰이는 포츠머스 해군공작창(Portsmouth Naval Shipyard)이었어요.


8. 암스테르담
영국과 직접은 관계없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Amsterdam)은 네덜란드를 여러모로 의식하는 영국의 정서가 강하다 보니 추가로 언급해 두기로 했어요. 이 점에 양해를 부탁드려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암스텔 강의 제방이라는 의미의 도시로, 역시 런던과 마찬가지로 연약지반 위에 세워져서 한동안 고층건물이 없다가 현대에 들어서야 토목기술이 발전하면서 속속 들어서고는 있어요. 단 런던의 최고층건물이 310m(=1016피트)의 더 샤드(The Shard)인데 반해 암스테르담의 최고층건물은 150m(=492피트)의 렘브란트타워(Rembrandt Tower)로 암스테르담 쪽이 보다 고층건물 건설에 불리한 듯하네요. 연약지반이라도 역시 천연지형과 간척지는 차이가 있는 듯해요.

게다가 영국은 뭔가 쪼잔하게 보이는 것에는 네덜란드를 갖다 붙이는 경향도 있어요. 이를테면 값을 올려부르는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게 값을 깎아나가는 경매를 화란식경매(Dutch Auction)라고 부른다든지, 각자 알아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더치(Dutch)라고 부른다든지 등...아무래도 대항해시대 당시의 라이벌 관계였지만 국력이 훨씬 강한 영국 쪽이 많은 경우 우위였다 보니 그런 것일까요?

여담이지만, 앞에서 언급했던 청교도들의 배인 메이플라워도 원래는 네덜란드에서 건조된 화물선의 한 종류인 플뢰위트(Fluyt)였어요.




이렇게 영국 중심의 해양유럽편을 마쳤어요.
다음에는 북유럽으로 가 볼께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5 댓글

Lester

2024-08-14 06:44:51

영국 중심이라 항목은 적지만 그 소수만으로도 내용이 꽉 찬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위엄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A. 찾아보니 에스키모가 알곤킨어로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라 비하 단어라며 싫어한다고는 하는데, 애초에 에스키모라는 단어 자체의 기원부터가 불명이라 해석이나 사용례가 분분하다네요. 그래도 극지방에서의 생활에 대해 잘 알아서 로알 아문센의 남극정복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죠. 설령 어원이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고 한들, 당시로서는 작정하고 요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을테니 '날고기=야만인'으로 단정짓는 것도 배부르는 소리일 테고요.

간헐천은 자연분수나 역방향 폭포처럼 솟구치는 게 인상적이죠. 물론 엄청나게 뜨겁다보니 구경할 때 조심해야 하지만요. 아랑전설과 KOF 시리즈의 캐릭터인 테리 보가드의 초필살기 이름이 '파워 가이저'인 것도 여기서 왔다고 하네요.


B. 고래는 구석기&신석기 시절부터 어촌 사람들의 배를 살찌웠던 고마운 동물이죠.

앞에서 아문센 이야기를 했었는데 역시 노르웨이 하면 빼놓을 수가 없네요. 인터넷에서의 비교분석에 의하면 '당시로서는 아직 낭만주의적인 해석이 성행했기에 스콧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지만, 실리주의가 등장하면서 아문센을 고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스콧의 동상을 세울 때 스콧 본인이 개썰메 같은 건 쓸모없다고 거절했건만 개를 같이 넣은 게 결정적이죠. 앞뒤 사정 모르는 현대인들이 보면 스콧도 개썰매를 사용했지만 다른 이유가 있어서 실패한 거라고 생각하기 쉽게 말이죠. 스콧 대신 어니스트 섀클턴이라는 대체재(?)도 있고.

그나저나 '중립동맹국'이란 표현은 꽤나 모순적인 듯하면서도 수긍하게 되네요. 완전한 중립이 있다고 한들 갈라파고스화를 피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이 경우는 갈라파고스화보단 이념전쟁이겠지만...


D.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는 로버트 번스의 시 "내 마음 하이랜드에 있네"로도 유명하죠. 만화 "바텐더"에도 인용된 시이고, 말씀하신 요이치 증류소, 정확히는 그 설립자인 타케츠루 마사타카와 그 아내 타케츠루 리타에 대해 반 권을 할애하면서까지 소개하기도 했죠(바텐더 16권). 북쪽 사람들이 순박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은 "라면요리왕"의 조연 중 한 명인 요네하라 신이치(모델은 유도 은메달리스트 시노하라 신이치)가 순박한 거인으로 나오거나 "워스트"에서 '북쪽 나라에서'가 우리나라의 '전원일기' 격인 드라마라고 소개되는 등 몇몇 만화책에서 보긴 했지만, 정말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E. 그리니치 천문대는 유명해서 그리니치 평균시(Greenwich Mean Time, GMT)로도 익숙하네요. 시간 계산법은 아직도 버겁지만;;; 그리고 크리스토퍼 렌이란 이름이 어쩐지 익숙하다 했는데,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템플 교회(어느 한국인의 방문기) 지하에 있는 모종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후손이라고 행세할 때 등장한 이름이었네요. 찾아보니 템플 교회 역시 1666년의 대화재 이후에 크리스토퍼 경에 의해 복구됐다고 하고요.


F. 셰익스피어는 그 자체로 컨텐츠가 되었고 전세계의 창작물에서 지금도 사용될 정도니 코멘트할 게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생략해야겠네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셰익스피어의 문장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모든 세상은 하나의 무대이고 모든 남녀는 그저 배우일 뿐. 등장과 퇴장이 있고 각자 자기 인생에서 다양한 역을 연기한다. (뜻대로 하세요, 2막 7장)"

"세상에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햄릿, 2막 2장)"

"우리는 현재의 자신을 안다. 그러나 자신의 가능성은 알 수 없다. (햄릿, 4막 5장)"

"위대함을 두려워하지 마라. 어떤 사람들은 위대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들은 위대함을 성취하며, 어떤 사람들은 위대함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십이야, 2막 5장)"


G. 학계에서만이 아니라 이런 외부적이고 건전한 경쟁도 단합을 이끌어내기는 하죠. (원문이 풍자시라는 사실은 차치하고)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할 수 있다고 할까요. 엘리트 의식이라고 까내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쩌겠어요. 어차피 문화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인데.


I. 루이 블레리오는 찰스 린드버그의 만화 위인전에서는 보지 못했지만, 비주얼 박물관의 '탐험'과 '항공기' 편에서 봤네요. 말씀하신 대로 블레리오 11형을 직접 설계하기도 했고, 해당 비행에 성공한 뒤엔 세계 최초의 대규모 비행기 제작자가 되었다죠.


지역 관련 코멘트는 분할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24-08-16 23:47:23

영국이란 여러모로 신기한 나라임에 틀림없어요. 국토는 그리 크지 않지만 대륙유럽과 다른 면모가 많은데다 일찌기부터 도전의 역사를 개척해 나가서 영국인들의 언어인 영어가 사실상의 세계공용어가 되었을 정도로 소프트파워 또한 놀랍고 경험주의 철학 및 영미법은 대륙유럽에서 발달한 합리주의 철학 및 대륙법과 나란히 세계의 정신사의 주축이 되기도 했어요. 또한 그와 동시에 온갖 이상한 것도 많이 고안하거나 실시했다 보니 세계사에서 이상하거나 더러운 짓을 한 랭킹으로는 역시 프랑스와 1, 2위를 다투는 그런 나라이기도 하고...


북방원주민의 생활습관은 그 지역에 최대한 적응한 결과이니까 비하할 거리는 전혀 아니라고 봐요. 1세기 전만 하더라도 그런 점에는 그다지 깨어 있지가 않았으니 지난 1세기 동안 얼마나 세계가 많이 변했는지도 확실히 느껴져요. 세계최초 남극점 도달을 달성한 아문센 이외에도, 행적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최초 북극점 도달을 달성한 로버트 피어리(Robert Peary, 1856-1920) 또한 북방원주민의 습속을 잘 익혀서 극지에 잘 적응했으니 그런 선구자들이야말로 대단한 것임에 틀림없겠죠. 영국인들은 그저 그런 아문센이 신생독립국 노르웨이 출신인데다 북방원주민의 생활방식대로 남극탐험에 나서고 도중애 썰매를 끄는 개를 죽여서 대원들과 남은 개의 식량으로 충당한 것을 비난했으니 여전히 선민사상에 찌들어 있기도 한 것이겠죠.

포경업은 석유화학이 본격화된 대략 1890년대부터는 퇴조해 갔지만 노르웨이와 일본에서는 여전히 고정수요가 많았고 20세기 후반까지는 대규모 산업으로 유지되었죠. 게다가 양국은 21세기 들어서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포경업을 사실상 유지중이고, 노르웨이는 석유가 생산되면서 부를 대거 축적할 수 있었는데다 양국 모두 연기금 운용규모에서 수위를 다투고...이런 것도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어요.


언급해 주신 북쪽 나라에서(北の国から)는 사실 보다 정확한 번역은 "북쪽 고향에서" 가 되긴 해요. 일본어의 쿠니(国)는 문맥에 따라 국가가 되기도 하고 고향이 되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남자아이 쿠로이타 쥰(黒板純)의 아버지 쿠로이타 고로의 고향이 홋카이도의 후라노시(富良野市)에 있는 한 촌락인 로쿠고(麓郷)이고 그 고로가 아내 레이코가 불륜을 저지른 이후 도쿄 생활을 포기하고 아들 쥰과 딸 호타루를 데리고 고향에 자리잡으면서 쥰이 도쿄에 사는 친구 케이코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드라마가 이어져 나가거든요. 그 드라마를 보면 홋카이도 사람들이 투박하지만 확실히 정감있고 어려울 때 도움을 많이 준다는 건 확실히 많이 나와요. 특히 쿠로이타 고로가 무능한데다 한심한 면모도 굉장히 많이 보여서 소라치 강의 뗏목 축제 때 만난 코고미라는 스나쿠(スナック) 종업원과 섹스를 하는 한편 동급생이었던 미도리가 아들 쇼키치를 맡기고 도주했는데 그녀의 도박빚 700만엔을 떠안는다든지 등 보다 보면 정말 용케도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의 인덕 하나는 끝내준다는 게 잘 나와요.


여기서 코멘트를 분할해야겠어요.

마드리갈

2024-08-16 23:59:02

크리스토퍼 렌은 영국의 건축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건축가예요. 영국에 가면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미사일공격을 기적적으로 피한 채 변함없이 런던 시내에 서 있는 세인트폴 대성당을 직접 보고 싶은데 아직 영국에 갈 기회가 없네요. 뭐 영국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가야겠지만요.

요즘은 표준시의 용어가 GMT에서 UTC로 바뀌어 있어요. 협정세계시(協定世界時)로 번역되는데 영어표기가 Coordinated Universal Time이고 프랑스어표기가 Temps universel coordonné인데 약칭은 두 표기의 어순을 동일하게 맞추어서 어느 언어로도 쓰든 똑같이 만든 것이죠. 즉 UTC는 영어로는 Universal Time Coordinated인 동시에 프랑스어로는 Universel Temps Coordonné라는 의미.


언급해 주신 셰익스피어의 문장들은 역시 아름답고 깊어요.

그러니 지금도 전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음에 틀림없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학계의 외부활동을 통한 건전한 경쟁은 참 좋은 요소임에 틀림없어요. 욕하는 사람들은 욕밖에 하지 못하죠. 이런 것이 엄연히 존재하고 꾸준히 이어지는 현실을 조금도 못 바꾸니까요.


루이 블레리오에 대한 것은 저는 항공기의 역사를 공부하다가 알게 되었어요. 그가 인수한 항공기회사인 스파드(SPAD)는 이후 블레리오항공(Blériot Aéronautique)으로 개명된 이후 SNCASO, 쥐트아비아시옹(Sud Aviation), 아에로스파시알(Aérospatiale) 등을 거쳐 오늘날의 에어버스(AIRBUS)로 계승되어 있고, 쥐트아비아시옹은 고정익기 분야에서는 초음속여객기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기항공노선에 쓰였던 콩코드(Concorde)라는 걸작을 만들어낸 것은 물론 회전익기 분야에서는 소형범용헬리콥터 알로엣(Aloutte), 중형헬리콥터 푸마(Puma) 및 영불합작의 함재형 경량 군용헬리콥터인 링스(Lynx)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작을 탄생시켰어요. 그 중 푸마 및 링스는 오늘날에도 계속 개량형이 개발되고 생산중이예요. 사실 우리나라의 수리온 헬리콥터 또한 예의 푸마의 계보를 이어받는 것이니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에도 루이 블레리오의 영향이 이렇게 이식되어 있는 것이죠. 에어버스 컨소시엄 결성국 이외의 국가로서 최초로 에어버스의 여객기를 구매한 것도 물론이죠.

Lester

2024-08-15 04:18:46

이번엔 지역 관련 코멘트입니다.


1.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일랜드 태생 캐릭터는 보통 출신지가 더블린으로 설정되어 있더군요. 그 모든 캐릭터가 반영감정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더블린 말고는 딱히 알려진 도시가 없기도 하고...


2. 이름이 뭔가 낯익어서 말씀하신 자동차 브랜드 플리머스(플리머스 바라쿠다나 플리머스 퓨리 등)와 관련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그러고 보니 초창기의 GTA 시리즈를 만든 게 영국계 제작진들이어서 그런지, 뉴욕이 모델인 리버티 시티는 은근히 영국에서 따온 지명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GTA 4) 랭커스터, 튜더, 웨스트민스터, 서포크, 랜싯(영국의 의학저널 이름)... 그런 와중에 뉴욕이 원래 네덜란드에 의해 뉴암스테르담으로 명명된 것을 감안해서 네덜란드 같은 유럽계 국가의 흔적도 있습니다. 홀랜드(게임에서 할렘에 해당), 노르망디, 베흑셩(Berchem, 벨기에의 도시)... 게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로테르담 타워'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질 않나, 메트라이프MetLife 본사 빌딩은 겟어라이프GetaLife('너나 잘하세요'에 해당)로 패러디되지 않나... 뉴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저런 패러디에서 웃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3. 에딘버러는 말씀하신 대로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저 같은 셜로키언들에게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 경의 출생지로도 유명하죠. 홈즈의 하숙집으로 설정된 베이커가 221B번지(원래는 없는 주소였으나 런던이 확장되면서 자연스레 생겨남,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다가 현재는 홈즈 기념관이 들어섰음)도 성지이긴 하지만 작가의 생애 또한 알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서술자인 왓슨은 여러모로 아서 경 본인을 투영했다고 하니. 게다가 에딘버러에 있는 에딘버러 대학교는 상술한 아서 경을 비롯해 찰스 다윈, 제임스 맥스웰, 데이비드 흄, 다니엘 러더퍼드, 토머스 칼라일 등을 배출했기도 하고요. (토머스 칼라일은 홈즈 시리즈 안에서 직접 언급되기도 합니다. 선배에 대한 예우?)


4. 뉴캐슬이란 이름은 (국내 아파트를 제외하면) 처음 듣기도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발견된 질병이 어떻게 영국까지 건너왔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인도네시아에 다녀온 사람이 옮긴 걸까요? 상술한 홈즈 시리즈에서도 중국에 다녀온 사실을 신기하게 여기거나, 쿨리 병이라는 게 있다고 하거나, '수마트라의 큰 쥐' 운운하는 등 아시아에 대해 '색다른' 시각으로 보긴 하거든요.


5. 실지왕으로 악명 높은 존 왕이 항구도시 리버풀을 세웠다니 뜻밖이네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하면 존 왕에겐 너무한 표현일지도...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는 너무 유명하죠. 게다가 비극적인 해난사고인 타이타닉의 모항이기도 했다니, 비틀즈 말고도 여러모로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네요.

덧붙여 영어를 잘 모르는 시절엔 리버풀이Riverpool이나 Riverfull인 줄 알았더랬죠. 그런데 철자를 알고 보니 Liverpool이던데... 간장 웅덩이라니 뭔가 괴상하다 싶어서 내친김에 찾아보니, 최초 기록상으론 lifer(진흙) + pol(계곡) = Liuerpul이었고 이런저런 변화를 통해 지금의 Liverpool이 되었다네요.


6. 템즈 강의 오염 문제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장편들 중 두 번째인 "네 사람의 서명" 후반에도 나오죠. 예전에 대강당에 적었던 글에서도 더 뒷부분, 그러니까 거의 결말 즈음인데 (스포일러를 감수하고 적자면) 악당이 기껏 '되찾은' 보물을 경찰에게 압수당할 처지가 되자 피눈물을 머금고 도망치는 과정에서 템즈 강에 뿌려버렸다고 합니다. 더구나 상자째로 던진 게 아니라 여기저기 풀어놨기에 대대적인 수색을 벌일 수 있을지도 의문인 거죠.

그리고 무심코 런던 브리지인 줄 알았는데 타워 브리지였네요. 게다가 별개로 존재하는 줄은 이제서야 알았어요.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이란 동요가 워낙 유명하기도 하다보니...


7. 이삼바드 킹덤 브루넬의 이름은 비주얼 박물관의 '열차' 편이나 기타 서적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어느 서적에 의하면 진공 호스를 이용해 기관차를 움직이는 구상을 실현에 옮겼는데 쥐들이 고무관을 씹어먹어서 공기가 새는 바람에 쓸모가 없었다던가 하는 이유로 실패했다죠.

그리고 위에 2번의 플리머스를 잠깐 포츠머스로 잘못 읽었는데, 역시 포츠머스 조약과는 상관이 없었군요. 이렇게 보니 과연 미국은 영국에서 나왔고 좋든 싫든 여러모로 관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8. 간척지는 뭐라고 할까, 물쿠션 같은 지형이라 건물을 너무 올려버리면 쿠션이 터져서(?) 폭삭 가라앉을 위험이 있기에 자제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한편 먼나라 이웃나라 구버전에서는 네덜란드 인구라거나 주거 환경이 빽빽하다고 적었던데 지금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사실 네덜란드만이 아니라 프랑스도 여기저기 이용되죠. 그것도 (조승연의 주장에 의하면) 영국 역사상 프랑스어는 귀족들이 쓰는 언어라 고급명사(ex. beef, 먹는 소)를 가리킬 때 쓰고 영어는 천민들의 언어라 저급명사(ex. cow, 키우는 소)를 가리키는 등 범주가 다르고요. 현대 영어(주로 미국 영어)에 들어서는 더더욱 많은 프랑스어들이 (주로 건축이나 예술 측면에서) 차용되던데, 욕설을 해놓고 "어이쿠 프랑스어가 나왔네요 죄송해요(Pardon my French)" 같은 것도 있는 걸 보면 그냥 영국 사람들 심리가 배배 꼬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애초에 영국식 유머가 에둘러서 놀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마드리갈

2024-08-18 17:39:27

아일랜드 섬에 일단 인구 10만명을 넘는 도시가 그리 많지 않죠. 인구최다의 도시가 아일랜드 공화국의 수도 더블린(Dublin)으로 60만명이 채 안되고, 그 다음에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Belfast), 아일랜드 공화국의 코크(Cork)와 리머릭(Limerick) 정도밖에 없어요. 이외의 도시는 모두 10만명 미만이라서 우리나라의 읍 정도. 그러니 역시 아일랜드인 캐릭터라면 더블린 출신으로 하는 게 무난할 거예요.


미국의 많은 지명이 역시 미국인들의 원류가 영국에서 건너간 사람들이니 역시 지명도 영국에서 유래된 게 많죠. 플리머스라든지 포츠머스라든지. GTA에서는 뉴욕의 여러 측면을 잘 이해하고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패러디를...역시 꼼꼼하네요. 

에딘버러는 역시 여러모로 유서깊네요. 아서 왕 이야기는 물론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소설에까지. 그런데 이 지도에는 왜 스코틀랜드 최대의 도시이자 제가 좋아하는 도시이기도 한 글래스고우(Glasgow)가 언급되지 않았을까요. 그건 좀 섭섭했어요. 


뉴캐슬은 영국의 정복사라든지 축구 등을 좋아하면 알게 되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면 접점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서 못 들어보셔도 이상하지는 않을 거예요. 예의 뉴캐슬병은 반드시 사람이 옮긴다는 보장이 없고, 영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해 왔다 보니까 물자를 통해서도, 특히 물자의 하역 도중에 몰래 숨어든 쥐 등이 옮겼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요. 생각해 보면 1세기 전에도 얼마든지 판데믹은 가능하다는 게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죠. 인도 중심의 남아시아편에서 언급했던 봄베이독감이 스페인독감의 일종으로서 인도의 인구를 처음으로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전해졌음을 상기하면 이미 글로벌시대는 일찍부터 시작되었음이 증명되고 있어요.


존 왕의 의외의 면모가 바로 이 리버풀이죠. 게다가 근현대의 여러 단면이 녹아있는 흥미로운 점이 많은 도시. 게다가 무역항으로 번성했다 보니 저속하다는 이유로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는 일절 방송하지 않던 미국의 록음악이 리버풀에서는 미국에 갔다온 외항선원들이 사 온 레코드를 통해 유행한 사정도 있어요. 이런 것을 보면 일본의 가라오케가 부산에 우선 소개되어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고 노래방이라는 이름을 정착한 것과도 매우 비슷해요.


영국의 템즈강의 오염은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을까요. 사실 이번 파리올림픽의 세느강 문제와 매우 비슷하다는 추정은 하고 있지만요. 과거의 하수도 시스템이 오수와 우수를 구분없이 방류하는 시스템이라서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하천이 오염물질이 집중하는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템즈강이 일시적으로 깨끗해진 적도 있다 보니 프랑스와는 또 다른 변수가 있나 싶네요.

브루넬의 집념은 결국 런던에 세계최초의 지하철을 만드는 것으로도 결실을 맺었는데 그렇게 이루기까지가 너무 험난했죠. 


추정하신대로, 간척지로 새로이 조성된 땅은 그 자체로 지반침하, 특히 부등침하의 문제가 매우 큰 편이고 그걸 극복하는 게 관건이예요.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는 도시의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았다 보니 건물의 폭으로 세금을 매기는 제도까지 있기도 했고 좁은 국내환경을 타개하러 어떻게든 항해에 나서 동남아시아, 카리브해 및 남아메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하는가 하면 남아프리카로 대거 이주하기도 하여 그들의 후손이 보어인(Boers)이 되기도 하고 그랬죠. 

사실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으면서 같은 조상의 독일어와 크게 달라졌고, 철자법은 물론 말씀하신대로 어휘에서도 분화가 많이 일어나고 그랬어요. 이게 영어의 체계성을 많이 약화시키긴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영어의 범용성을 넓히긴 했어요. 그나저나 그 배배꼬인 그 영국인들의 심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렇게 자세한 코멘트를 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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